캔터베리 이야기 하권

캔터베리 이야기 - 하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20
제프리 초서 지음, 최예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등장인물이 많아 노트에 메모하며 읽지 않으면 기억하기 힘들 정도인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이야기]는 다양한 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시대상을 알게 되고 그들의 기질과 행동을 통해 이상적 인간형과 그 반대의 인간상을 뚜렷하게 목격할 수 있다.

전쟁과 흑사병으로 참혹하고 궁핍한 시대를 살게 되면서 교회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타락한 때를 배경으로 하는 [캔터베리 이야기]는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회상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30여 명의 등장인물간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계층 간의 갈등 구조가 보인다. 그만큼 생생한 날것의 이야기들이 나오다 보니 소설임에도 소설같지 않은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캔터베리이야기 하권은 의사와 면죄부 판매인,선장, 수녀원장, 토파스 경, 멜리비, 수도사, 수녀원 지도 신부, 두번째 수녀, 도제, 식품 조달업자, 신부의 이야기 순으로 등장한다. 상권에 비해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 특징이 있는데 인물 묘사가 사뭇 길게 표현되었던 상권보다 더 이야기에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운문설화집이라는 문체가 다소 어색할 수도 있지만 만연체에 비해 술술 읽히기도 한다. 교구주임신부의 이야기는 교훈적이며 계몽적인 내용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그중에서도 나는 교만의 죄에 대한 치유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졌다. 교만의 치유책으로 제시되는 것은 '겸손'이다. 이것까지는 교회나 성당, 여러 좋은 책들을 통해 익히 들었던 터라 새롭진 않았는데 겸손의 3가지 방식, 마음의 겸손 4가지, 행위의 겸손 4가지로 분류하며 겸손의 행위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교구 주임 신부는 직업처럼 여러 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을 주려고 한다. 아마도 초서 자신이 대중에게 하고 싶었던 메시지라는 생각에 귀결된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보다는 독자의 몫으로 남긴 초서의 의도가 다분하게 느껴졌다. 드디어 [캔터베리 이야기 하권]도 이렇게 정리가 끝났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인생, 예술

인생, 예술
윤혜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7월

자주 가는 국제갤러리는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전시가 열리는 곳이다. 공간이 주는 에너지에 예술이 풍기는 아우라가 더해지니 언제나 그곳에서는 일상을 내려놓게 되고 오롯이 예술에 내 모든 감각의 초점을 모으게 된다. 좋아하는 국제갤러리의 디렉터 윤혜정이 쓴 예술에세이 [인생,예술]은 그녀가 독자에게 말해주고 싶은 28명의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5개 키워드로 분류해 정리하고 있다. 멋진 갤러리의 아트 디렉터는 인생과 예술을 감정, 관계, 일, 여성, 일상이란 키워드 안에 어떤 교집합과 합집합으로 예술가를 분류하고 예술을 논할지 책을 읽기도 전에 궁금했다.

디렉터의 개인적 사유는 특별했다. 사실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작가가 의도한 것을 몇 %나 관람객이 이해할 수 있겠으며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수치로 표현한다면 현저하게 낮겠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놓쳤던 것들, 감상에서 미처 못 느꼈던 감정들까지 얻은 기분이었다. 최근 감상했던 장 미셸 오토니엘의 '그래서 더 없이 아름답다'를 읽으며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 깊은 작품에 대한 의미와 주제를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예술이란 오토니엘 세계의 언어로는 아름다움을 구원하고자 하는 희망과 동의어'란 말에 밑줄을 그으며 내가 예술에서 느끼고 싶었던 것이 희망임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엄선한 28명의 현대 예술가의 작품과 생각에 몰두하고 심취하다 보니 예술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에 빠져든 듯 하다. '미술 작품이 주는 첫 번째 감동은 예술가의 손을 떠나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우여곡절 가득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며 예술과 진하게 데이트한 시간들을 정리해본다.

[을유뮨화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전국일주 가이드북

전국일주 가이드북 - 2022-2023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7월

대한민국 전국여행 백과사전인 [전국일주 가이드북] 최신 개정판이 나왔다. 때마침 휴가기간이라 어디로라도 떠날 채비가 되어 있었기에 반갑기만 했다. 최신 개정판으로 더 두꺼워진걸 보니 전국일주 코스 가이드북으로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책을 펼치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의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각각의 깨알같은 정보가 무려 1300곳이나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행 전문가 4명이 모여 전국일주 가이드를 해주니 절반 이상의 여행준비가 완료된 듯 든든하다. 전국 지도와 함께 사계절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 공짜여행지 정보, 단풍놀이 꽃놀이 여행지, 언택트 관광지 100선, 세계문화유산 등 알고 싶었던 여행 코스가 수록되어 있어 마음이 분주해졌다. 책에서 말해주는 곳을 그대로 따라 어서 빨리 떠나고 싶은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아직까지 여행에 있어서 불안한 마음이 많기에 책 속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언택트 관광지 100선은 꽤 유용한 정보로 다가왔다. 가고 싶은 관광지의 여행 코스를 짜는 데 있어서 필요한 숙박 시설, 음식점 정보, 함께 둘러보면 좋을 근처의 시설 등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볼 수 있다. 특히 가고자 하는 관광지의 배경지식이 담겨 있으니 아는 만큼 여행의 깊이와 넓이가 확장되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가고자 하는 곳의 개장 시간과 입장료 정보, 주차시설, 음식점 정보와 sns 핫플레이스까지 이 책 한 권으로 여행 전문가가 된 것만 같다. 당장 여름휴가 계획부터 이 책과 함께 해보련다. 즐겁고 신나게 아름다운 휴가를 즐겨볼까!

<상상출판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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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란 무엇인가

리더란 무엇인가 - 변화되는 세상에서 성공하는 리더의 노트
한근태 지음 / 샘터사 / 2022년 7월

세상은 훌륭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리더십은 크게는 세상을, 작게는 개인의 역사를 뒤바꿔 놓는 힘을 가진다. 누구나 멋지고 세련되며 능력 있는 리더십을 가진 리더를 원하지만 그런 리더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리더는 많다. 직장에서, 모임에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리더는 존재하며 가정에서도 리더는 있다.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는 어떤 모습일까?

[리더란 무엇인가]의 저자 한근태는 자고 일어나면 패러다임이 바뀌어 버리는 변화 무쌍한 이 세상에서 어떠한 리더가 진정한 리더인지, 리더의 자격은 무엇인지,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정답은 없지만 그 안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내고 있다. '리더십 뷔페'라고 표현하는 이 책을 통해 내게 필요한 리더십을 받아 들이고 내가 추구하는 리더십의 모습을 체득하며 나아가길 저자는 바라고 있다.

여러 번 리더의 자리에서 일을 하다 보니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내지는 '나는 리더로서 자질이 있는가?'라는 의문에 종종 빠지게 된다. 열심과 노력만으론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없음을 많은 경험치로 체험했기에 상황에 적합한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순간 깨달았다. 리더는 만들어지며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고인 물이 썩듯 리더 역시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눈과 귀를 열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고독한 자리가 주는 외로움에 침몰해서는 안되며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닌 소통하고 명료하게 대처하며 질문을 던질줄 알아야 한다.

[리더란 무엇인가]를 읽다 보면 책 속에 밑줄이 그어져 있는데 그 밑줄 그은 문장들이 리더의 본질적인 면을 잘 나타내고 있다.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는 이런 표현을 쓴다. '여러 우물가를 뛰노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라는 말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는데 여러 우물을 뛰어 다니라는 말은 신선했다. 그렇구나.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이 우물, 저 우물을 뛰어 다니며 앞 뒤 상황을 살피고 주변 경치도 볼 줄 알아야 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성공적인 리더가 되는 방법을 말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그런 방법은 없다며 '학습'과 '훈련'을 강조한다. 성장하지 않고서는 성공하는 리더가 될 수 없음을 책을 통해 다시한번 짚고 넘어가는 시간이 되었다. 유능한 리더십을 장착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당신이 가장 먼저 할 일은 학습하고 훈련해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샘터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나만의 생각을 담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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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마인드셋

스카우트 마인드셋 - 감정 왜곡 없이 진실만을 선택하는 법
줄리아 갈렙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2년 7월

자신의 신념을 요새화해서 방어하는 '전투병 관점'이 아닌 '정찰병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책인 [스카우트 마인드셋]은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쉬운 현대인에게 사실 그대로를 직시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주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강조하는 책이다. 전투병 관점이나 정찰병 관점 모두 익숙한 개념이 아니기에 먼저 개념 정리가 필요한 듯 하다.

전투병 관점은 신념을 수호하고 강화하기 위해 증거를 찾으며 합리화, 자기기만, 희망적 사고를 관련 개념으로,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전투에 패배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반면 정찰병 관점은 지도를 더 정확히 그리기 위해 증거를 찾으며 지적 정직성, 객관성에 관련하여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지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일 뿐이며 '사실 그대로를 직시하는 태도'를 뜻한다. 이것을 저자는 '스카우트 마인드셋'이라고 칭한다.

대부분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발전된 길로 나아가기 보다는 덮고 가거나 은폐하거나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즉 자신의 실수와 결함을 최대한 합리화하려는 본성적인 마음을 가진 인간들이기에 실수마저 합리화하게 되며 생각도 자주 바꾼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을 속이지 않으면서도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선보이며 함께 자각-> 훈련-> 적용의 과정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올바로 해 합리적인 결정에 이를 수 있도록 해주려고 한다.

"우리가 공을 밀어 앞으로 약간이라도 나아가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죽더라도 어쩌면 다른 회사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더 전진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쓸 만한 일을 한 거죠!"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의 말>

오늘날의 세게는 갈수록 정찰병의 세계가 되고 있는데 여전히 전투병의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옳지 않음을 다양한 이야기와 사례들로 조목조목 알려주는 책 덕분에 나만의 유혹과 편협적 사고에서 벗어나 시실 그대로를 직시하는 태도가 왜 중요한지 그 가치와 함의에 대해 깊이 있게 묵상하며 생각해본 시간이 되었다.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확신하는지 제대로 알려면 관점을 바꿔보는 게 좋다'(p123)는 것을 명심하며 더 정확하게 나 자신을 바라보며 조금 덜 자주 틀리기를 희망하게 만들어 준다.

<와이즈베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