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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살아가는 힘 -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인생법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4월
평점 :
나를 움직이는 힘_스스로 살아가는 힘 _ 문요한
[굿바이 게으름]을 읽는 동안 그동안 내가 반성했던 일들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느낌이 들었었다. 뭔가 부족했던 시간들을 그저 게으름의 치부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며, 그것을 통해 나를 만나는 일을 하게 되었던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의 책 [스스로 살아가는 힘] 또한 읽고 나니, 벌써 14년의 1분기가 사라져 버린 것에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리게 했다.
“당신은 과연 자율적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기 때문에 불편함을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저자의 걱정보다는 이런 자율성이 부족했구나, 발견의 시작이 되었다고 느낀다. [굿바이 게으름]을 통해 한 번 더 하면 좋았을 것들을 따로 적어 놓으며 실천해 보았던 이력들을 떠올리면, 이 책은 체크 했던 부분이 나 스스로의 자율성에 의해 실현했던 것인지 판단하는 과정이고 생각된다.
개인주의 시대로 점점 넓어지고 있는 요즘에 가장 중요한 “자율성”을 내가 얼마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하루가 수동적인지, 능동적인지도 판단할 수 있다. 물론 하루 종일 회사에 있고, 집에 돌아와 밀린 집안일과 멍 때리며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빼고 나면 도무지 자율성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시간이란 것이 존재는 할 것인가 생각이 들지만. 점심시간에 남들이 다 먹는 식당 밥을 멋을 것인가 혼자 점심시간에 차 한 잔과 샌드위치를 사서 책을 읽을 것인가 선택을 하게 되는 것도 어찌 보면, 자율적인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되는 시간에 나의 자율성이 숨어 있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능동적인 삶을 탄력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되지만, 점심 한 끼 이렇게 선택한 것으로 나의 하루가 능동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요즘 재미를 붙이고 있는 취미 생활 중에 하나인 [옷 만들기]를 위해 원단 카페를 들락거리며 이야기들이 올라온 것들을 읽을 때가 많은데 간혹 비싼 물건인 재봉틀을 사야 할 때 “결정 장애”라고 말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을 위한 의견을 물어 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공업용 오버록 재봉틀은 백만 원도 훨씬 넘으니 어떤 물건이 좋은지, 안 좋은지 사용후기들은 어떤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결국에는 결정은 나의 몫이고,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 가끔 이런 비슷한 질문들, 자신이 만든 옷이나 소품을 누가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얼마 받아야 할지 질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던데 그런 질문의 요지는 너무 비싸게 받으면 안될 것 같아서가 아니라,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나 또한 결정을 하지 못하고 결국 구매를 하지 못했던 물건들이나, 여행 상품들에 대한 것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것을 요즘 느끼곤 한다.
손해를 보더라도 나의 결정에 후회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없고, 지금이 아닌 다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결정 장애를 겪었던 것 같다. 내가 선택한 것이니 후회는 하지 않겠다며 질러댔던 많은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많이 없어졌다.
몇 달 전에 있었던 일이다. 일 년에 한 번만 세일이 있는 맥 에어 노트북을 살 것인가 작년부터 고민하다 놓쳤었다. 올해도 있었던 단 하루 있었던 세일 시간에도 윈도우의 노예로 살고 있는 내가 맥 에어를 사는 것이 좋을까 하루 종일 결정 장애의 절정을 달하다가 지금 그 노트북을 사지 않아도 좋을 점과 나와 맞지 않는 노트북이라는 점을 몇 가지 쓰면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윈도우의 노예로 사는 나에게는 허세 노트북이라는 결론. 한글 파일이 필요한 나에게 맥은 그저 뚜껑만 예쁜 노트북이라는 것. 그렇게 결정을 내리니, 내년에 다가올 단 하루의 세일 기간에는 고민이 없어졌다. 스스로의 단념보다는 사실적인 나열을 적어 놓고 보니, 머릿속의 고민보다 훨씬 깨끗해졌다. 결정 장애로 고민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적어 놓고 비교 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내가 신중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신중해서 겪은 결정 장애는 머릿속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잘하게 되고, 안하면 안 할수록 점점 더 힘들어진다. 결정도 마찬가지다. 자꾸 결정을 피하고 미루게 되면 점점 더 중요한 결정은 물론 사소한 선택도 못하게 된다. 누군가 대신 결정해주기를 바라거나 한사코 결정을 미루고 변화를 피한다. 이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삶에 개입하도록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자내는 것과 같다.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P93
저자의 스마트 실천법중에 선택 일지를 쓰라는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든다. 일기가 아닌 일지이다. 오늘 내가 스스로 선택한 일은 어떤 것, 그 느낌과 평가를 적어 놓는 것이다. 매일이 똑같은 직장 생활 속에 내가 선택해서 한 사소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적어 보는 것으로 나를 일으켜 세우는 작은 힘, 자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