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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이오덕.권정생 지음 / 양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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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전에 어쩌다 우연히 기고한 글이 유명한 모 영화잡지에 실리게 되었다. 독자 투고란 비슷한 것이었다. 지금은 개인정보 때문에 전체의 주소가 올라가는 일은 없지만 그때는 개인 정보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인지 내 집 주소가 전부 올라가는 바람에 한 달 동안 편지를 끊임없이 받았다. 편지가 오기 시작한 첫날은 삼백 여 통이 넘는 편지가 와서 따로 집배원 아저씨가 큰 봉투에 넣어서 주고 가셨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편지는 어느 지방 도시에 있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편지였다. 대학생이었던 나와 그는 십여 년의 나이차이가 있었는데 문학에 대한 나의 고민을 가장 잘 아는 친구처럼 느껴져 2년째 병원 생활을 하는 그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답장을 보낸 것이 시작이 되어 그가 서울로 올라왔던 그해, 그러니까 거의 5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다. 간혹 시험기간이나 장기간 여행을 가게 된 달을 빼면 일주일에 한통씩 꼬박 편지를 썼었다. 아무런 디지털 기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그 때문에 편지가 온전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언젠가 편지에 내게 연락할 방법이 편지 말고 아무 것도 없어 혹 그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나는 어떻게 소식을 알 수 있을지에 대한 무서운 고민을 써서 보냈더니 그는 내게 전보를 보내왔다. 거기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던 것 같다. “걱정마라, 내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네게 소식을 전해줄 이가 내 옆에 있으니까.” 십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 전보를 받지 않은 것을 보면 그가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병원을 떠나면서 편지는 중단되었고 핸드폰이 생기면서 서로 전화 연락을 하다가 이후에는 서로 소원해졌다. 그와 연락은 더 이상 되지 않지만 나는 그와 나눴던 수많은 편지를 간혹 떠 올린다. 누군가 내 이름을 쓰고 생각하면서 종이에 한자 한자 정성들여 단어를 골라 썼을 그 시간들과 내가 보낸 편지를 그런 마음으로 읽어줬을 그 순간들을 떠 올리면 그간 지내왔던 시절 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나날들이 아니었을까. 편지란 이렇게 허튼 시간이 없고 간절하다.




[선생님, 요즘 어떠하십니까]는 이오덕과 권정생의 30여 년간 오간 편지를 묶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를 떠 올렸다. 그가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이유는 권정생과 같은 결핵 때문이었고 그가 입원했었기 때문에 나는 그와 오랫동안 편지를 쓸 수 있었다.

권정생의 동화를 읽고 그의 글쓰기가 계속 되기를 희망하면서 찾아간 이오덕은 1973년부터 이오덕이 생을 마감한 2003년까지 30여 년 동안 편지가 오갔었다. 평생 교회 종지기로 살다가 생을 마감한 권정생은 결핵으로 많은 시간을 병과 싸워야 했다. 그의 편지를 보면 그가 아프지 않은 날이 없을 만큼 오랜 시간 그는 잘나오지 않는 소변과 기침과 고열에 시달렸다. 고열에 시달리는 날은 하루 종일 누워 열이 떨어지기를 기다려야 했고 기력이 떨어져 밖에 나가 걸어 다니는 것조차 힘든 그를 위로 했었던 것은 오로지 동화와 이오덕의 편지뿐인 것처럼 느껴진다. 힘든 날들의 연속이지만 그는 한결같은 고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이들을 생각하고 글을 썼다.




“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떳떳함만 지녔다면, 병신이라도 좋겠습니다. 양복을 입지 못해도, 장가를 가지 못해도, 친구가 없어도, 세끼 보리밥을 먹고 살아도, 나는, 종달새처럼 노래하겠습니다.” P13

순수하지만 자신의 동화에 대한 열정은 크고, 강직하다. 그의 동화속의 등장인물의 이름이 일본어 인것을 출판사에서 바꿔 달라고 하니 그는 일본 동요곡을 어엿이 표절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문학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 이름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본 이름으로 등장되었다 해서 어려워하는 것을 (P72) 이해하지 못한다며 답답한 시국을 슬퍼했다. 하지만 적은 원고료에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는 이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의 삶은 처연하지만 그 순박함을 닮고 싶기도 하다. 그런 그를 가장 걱정해주는 사람은 역시 이오덕이었던것 같다. 그의 편지에는 늘 그가 밥은 잘 먹고 살고 있는지, 연탄은 떨어지지 않는지 걱정하며 그의 차디찬 방에 온기를 줄 수 있는 연탄을 살 돈을 붙여주기도 했다. 그의 동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더 많은 원고료를 받아주기 위해 애썼고 그의 책이 나오면 가장 기뻐했다. 지금도 출판 시장이 좋지 않지만 그 시대에도 좋지 않은 출판 시장으로 기획한 날짜에 책이 나오지 않자 불안해하는 권정생을 달래는 이도 이오덕이었다. 때론 그의 보챔을 보면서 짜증 한번 낼 법도 한 나이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이오덕은 편지에서 단 한 번도 아랫사람 다루듯이 그를 대하지 않고 늘 존칭을 쓰며 그를 대했다. 권정생의 시골에서는 그는 아무것도 아닌 그저 교회 종지기였겠지만 이오덕에게는 한국 아동문학에 소중한 보물처럼 그를 대했다.




고흐와 그의 동생 태오와 오갔던 편지를 묶은 책 [영혼의 편지]를 읽을 때 고흐의 그림 그리기가 쉽지 않았던 나들이 떠올라 책을 다 읽는 것이 그가 그림을 힘들게 그리는 것처럼 힘들었었다. 고흐에게 태오가 없었다는 그의 삶은 얼마나 더 괴로웠을까. 권정생에게 이오덕은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게 태오는 고흐에게 용기를 줬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돈을 보내줬다. 이오덕은 권정생에게 콩팥에서 피가 쏟아지는 아픔을 줄때까지 동화를 쓸 수 있게 한 사람이었고 저기 어디쯤 자신의 편지를 가지고 오는 발자국을 기다리게 한 사람이었다. 그들의 운명의 끊을 부러운 마음으로 본다. 누가 이렇게 자신의 일처럼 작은 것 하나까지 반가운 마음으로 다듬어 줄 것인가.


두 사람의 다정한 편지 때문에 나는 한동안 서글펐다. 왜 이토록 오랫동안 나는 편지를 잊고 살았을까. 단 한 줄의 글이라도 내 마음을 전할 이들을 이렇게 많이 놓치고 살았을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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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5-07-2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ㅁㅋ~
 

 

 

 

 

 

 

책장에는 더 이상 책을 꼽을 수가 없게 되었다.

어쩌면 더 이상 진열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맞을지 모르겠다.

책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책들을 책장 앞에 다시 세웠다가 쏟아지고 말았다. 그 쏟아진 책들중 발견한 책을 보고는 마음이 섬뜩했다.

 

 

비닐 포장도 뜯기지 않을 채 숨어 있었던 책이 있었다. 물론 비닐 포장이 없다고 해서 다 읽은 책이라고 할 수 없는 읽지 못한 책들이 많다. 신간 평가단을 통해 얻게 되는 책도 많지만 그것보다 사들이는 책들이 훨씬 많다. 간혹 쇼핑 목록 중에 책이 있다는 것으로 이달의 쇼핑중 가장 바람직했다고 생각했던 날들을 반성해본다.

 

 

 

유독 뭔가에 빠지면 참 많이 사들인다. 그중에 원단이 있다. 옷을 만드는 재미에 빠져서 원단을 책만큼 샀던 달이 있었는데 다 읽지 못하고 책장에 들어가는 책처럼, 원단들도 옷으로 탄생하지 못하고 그저 천 조각으로 벽장에 채워지고 있었다.

 

 

서재에 책과 원단이 섞여 있으면서 나를 노려본다.

언제 다 만들어주고 언제 다 읽을 것이냐고.

 

 

그래서 석 달 동안 책은 사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알라딘 16년 기념으로 주는 사은품들이 왜 이렇게 좋은 것이 많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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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2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부터 느꼈지만, 출판시장이 더 안 좋을수록 사은품에 의존하는 출판사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알라딘마저 출판사의 마케팅 열기에 불을 지피고요. 알라딘 사은품만 소개하는 페이지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씁쓸했습니다.

오후즈음 2015-07-23 21:49   좋아요 0 | URL
그런 생각은 안해보고 그저 가지고 싶은것을 주는 사은품에 혹해서 저는 또 호로록 많이 샀네요. ㅜㅜ 아, 너무 단순하고 쉬운 여잔가 뭐 그런 자책을 ㅎㅎ . 여타 다른 인터넷 서점중에 알라딘이 사은품이 가장 후하고 많다는 느낌 간혹 받았는데 출판 시장의 다른 이면을 보여주는 것이니 마음 아프네요.

AgalmA 2015-07-2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굿즈의 마케팅 효과를 다른 온라인 서점들도 이젠 간과할 수 없는 것 같더군요... 점점 비슷한 유형의 사은품이 다른 곳에서도 확산되어가는 걸 보며 씁쓸... 알라딘은 더욱 가열차 질테고;; 흐음....

오후즈음 2015-07-26 23:45   좋아요 0 | URL
씁쓸하네요...ㅠㅠ

Soul_Play 2015-07-24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중독 특히 양장본을 좋아합니다.

오후즈음 2015-07-26 23:46   좋아요 0 | URL
헉 저도 양장본! 진열_ 장식하기에는 양장본이죠 ㅠㅠ

붉은돼지 2015-07-24 0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닐포장도 뜯지 않은 책들 몇권 있죠,,
님의 경우처럼 숨어있다 나타나서 놀래키지는 않지만요..ㅎㅎㅎㅎ

오후즈음 2015-07-26 23:46   좋아요 0 | URL
올해는 저 비닐포장된 책을 모두 읽는것이 목표입니다. ㅠㅠ

서니데이 2015-07-24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그렇지만 원단도 한 번 사면 있는데도 계속 사게 되는 것 같아요,
오후즈음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오후즈음 2015-07-26 23:47   좋아요 1 | URL
그쵸...특히 원단...저, 정말 걱정일만큼 많아서요...부지런히 좀 만들어야 하는데
봉틀신이 오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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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편견
손홍규 지음 / 교유서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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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참 따뜻한 소설을 만났었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에 있는 아저씨가 운영하는 정육점이 배경이 된 <이슬람 정육점>속의 심성이 착하고 고운 주인공을 잊지 않고 있다. <완득이>를 읽으면서 작가가 지녀야 할 덕목은 착한 심성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잘 표현해준 김려령을 좋아하게 되었었다. <이슬람 정육점> 또한 그랬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런 작가를 알게 되어서 다행이고 아직까지는 이런 따뜻한 얘기를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이 들어 그의 신작을 만나면 오랜 친구의 연락으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약속장소에 나가는 떨림을 갖게 했다고 할까. 2008년에서부터 2015년 경향신문에 연재한 칼럼들을 묶어 놓은 그의 일상의 얘기들은 여전히 그의 고향처럼 정겹다.



총 4부로 이뤄진 내용 중 그의 소설쓰기의 초창기 모습을 회상하는 부분이 가장 많은 1부의 내용들이 훨씬 마음에 가는 것은 그의 고생담이 안쓰럽다기보다 그의 하루가 문득 나의 하루와 오버랩 되었던 어떤 날의 모습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원고지 4.5매라는 분량으로만 써야 했던 그의 짧은 글속에 그가 골라내야 했던 단어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 단어들을 골라내기 위해 애썼던 그의 모습들을 떠올려 보면 마치 하루일과중에 나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는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 쉽게 쏟아진 말들에 가끔은 집에 돌아오면서 죄책감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계속 마음이 쓰여서 그 동료에게 혹 나의 말에 상처를 받지 않았는지 문자를 넣었던 적도 있었다. 긴 얘기를 하기보다는 짧은 단문으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손홍규 작가의 글을 통해 느껴 본다. 그가 골라냈던 말들은 아마도 상처를 주거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들은 모두 걷어 들였을 것이다.


 

그의 짧은 글속에는 그가 어떻게 살았고 어떤 일들이 그의 하루를 지나갔는지 알 수 있다. 그에게 글을 쓰는 일이란 어떤 것인지, 서울로 올라온 후 스무 번이 넘는 이사를 한 그가 집을 더럽게 썼다고 투정하는 주인에게 멋쩍게 던진 “그동안 잘 살고 갑니다.”라는 말에 환한 얼굴로 그를 응대했던 주인의 얼굴처럼 서울이 때로는 쌀쌀맞다가 다정한 친구가 되어준 모습들을 떠 올리면 아직은 그래도 세상이 살맛은 난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다정한 글들 속에 “팔을 번쩍 드시오”의 에피소드가 가장 좋았다. 송년회에 지쳐 내키지 않아도 참석해야 하는 자리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그에게 찾아온 불알친구를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을 때, 친구를 보고 싶다는 생각보다 나가고 싶지 않은 그의 마음이 훨씬 컸지만 막상 추운 겨울 외투를 여미고 있는 친구가 자신을 보자 팔을 번쩍 들며 인사를 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화답하듯(작가의 표현대로) 팔을 번쩍 들어 반가운 마음을 보였던 그 순간,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만남이 불편했던 그 잠깐의 순간이 미안해지고 나를 한눈에 알아봐 줬던 친구의 눈빛이 고마워 졌을 것이다. 친구를 만나지 않으려 했었던 그 잠깐의 고민은 눈밭에 흩날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모습을 그려보니 가슴이 뜨거워 졌다. 문득 오래토록 만나지 못했던 나의 그리운 친구들도 생각이 났고, 나도 친구들을 기다리며 반가운 발걸음 소리만으로 기척을 느낄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의 소설가로 서울에서 살아가는 삶이 평탄지 않았지만 그는 모질게 이분법된 세상에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 치우침 없는 소식에 그가 말하는 다정한 편견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면서 나는 그의 삶이 더 빛나 보였다. 비록 그가 살고 있는 곳이 강변이 보이는 최고의 멋진 아파트가 아닐지라도 그의 작은 방에는 분명 옳고 그름을 나눌 수 있는 작은 창이 있을 것이고 힘들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가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물음의 답을 채워 나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언젠가 지금의 나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을 때, 다음의 생은 잘 살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봤는데 작가는 이런 얘기를 했다.

“바로 지금부터 다음 생이 시작되는 법이니까. 이번 생은 틀렸어. 다음 생에는 잘 살아볼 거야. 이렇게 투덜대던 벗이여 다음 생은 벌써 시작되었다.” P81

내게 몇 달 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일들에 대해 답해주는 것 같은 문장이었다. 매일 괴로웠던 날들을 생각해보니 나는 매일 시작되는 다음 생을 고통으로 끝내고 있었다니 정신이 번쩍 났다. 이제는 정말로 다음 생을 본격적으로 맞이해야 할 때 인가. 그러기 위해선 더운 여름날에도 심하게 열나는 파이팅이 필요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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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비즈니스 모델 70 - 르네상스 메디치가부터 21세기 스타트업까지
미타니 고지 지음, 전경아 옮김, 이동현 감수 / 더난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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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즐겨 보고 있는 웹툰 중에 무적핑크님의 <조선영조실톡>이 있는데 가끔 작가의 상상력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카카오톡의 기반으로 선조와 신하들, 정조와 그의 충신들 역사적 관점으로 픽션과 논픽션이 오가는 이 웹툰은 정말 그들이 이런 말을 오갔을 것 같은 그런 상황도 만들어줘서 재미난 요소를 한층 더 첨부하고 있다.




 

 

<세상을 바꾼 비즈니스 모델 70>의 책속에도 시대가 다른 비슷한 두 사람을 끄집어내서 서로 펼쳤던 비즈니스의 얘기를 하는 것으로 만들어 놓은 “거인들의 오후”라는 코너가 있다. 그 이야기들은 그들이 이룬 비즈니스 성공 실화보다 재밌던 부분이 있었다. 이런 픽션이 때로는 딱딱한 이야기들을 부드럽게 한다고 할까. 거인들의 오후에 나오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주를 이루는 거장들은 르네상스의 메디치가부터 질레트, 자라, 월마트의 신화, 이베이의 탄생, 그리고 비즈니스 하면 떠오르는 잡스의 얘기도 다룬다.



 

200개의 기업, 70가지 비즈니스 모델들을 끌어와 140명의 기업가와 리더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들의 성공 실화들만 담지 않았다. 근간을 이루고 있었던 비즈니스 맨들의 역사를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 냈고, 그것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잘난 사람들만 잔뜩 출연하는 영화지만 그들이 모두 다 부럽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일본인이 저술한 책이라서 한국인은 없어서 따로 출판사에서 한국 기업들을 만들어 놓은 부분이 있었는데 사실 그 부분이 아주 재미있었거나 놀라울만한 부분은 아니었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한류 비즈니스 모델의 선두주자인 SM”을 다룬 부분에서 슈퍼주니어 ‘한경’을 뽑은 과정을 넣은 부분에서는 적절하지 못한 선택 같다. 한경은 슈퍼주니어를 탈회 했고 그 과정이 매우 소란스러웠다.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중국의 대규모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뽑은 멤버가 팀을 탈회 하면서 벌어졌던 소속사 갈등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유독 중국인이 SM으로 들어가면 탈퇴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할 뿐이다. 중국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만든 프로젝트가 오히려 중국인이 끼면 늘 말썽을 일으킨다는 느낌을 받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에서 언급한 수많은 기업인들 중에 가장 마음 아프게 다가온 사람은 아무래도 야후를 만들어 낸 제리 양의 이야기가 아닐까. 사랑에도 타이밍이 있듯이 사업을 하는 동안 확장, 축소를 선택하는 부분도 타이밍이 있는 것이다. 한때 야후의 로고송이 귀에 감기었을 때도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야후 사이트가 존재 하지 않으며 더 이상 검색엔진을 그곳을 통해 얻어낼 필요가 없어졌다. 구글의 탄생과 그 확장은 거대하고 견고해졌다.


 

해외여행을 나가면 가장 필요한 어플은 구글이다. 지금은 MAPS. ME와 같은 어플도 좋지만 그전에는 무조건 구글을 찾았다. 구글 만큼 정확인 길 찾기를 해주는 어플이 없다. 해외를 나가 여행을 하는 도중 가장 많이 하는 것이 길 찾기이고 길을 헤매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새로운 경험도 많지만 소매치기로 무서운 지방에서는 새로운 경험 따위는 우주 밖으로 던져 놓고 싶다. 그때는 안전한 길 찾기 동무가 필요한 것이고 그것이 나에게는 구글 이였다.



 

 

야후가 놓친 것을 구글이 찾아내고 이제는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도 쓸 수 있는 MAPS. ME 어플로 인해 또 어떤 편한 여행이 펼쳐질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저자가 찾아낸 시대를 앞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놓은 비즈니스맨들의 얘기중 “질레트” 부분이다. 면도기에 이런 철학이 있었다니 놀랍다. 저자가 이 책을 쓰기위해 생각했던 부분은 책 뒷부분에 잘 나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변혁하고, 팀을 변혁하고 사업. 기업을 변혁해야 합니다. 고중에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다른 기업이 이미 걸은 길이 아닌 아무도 걷지 않은 새롭고 험난한 길을 걸어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 길이 험난한 가시밭길이기에 경쟁전략상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P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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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실이 가장 아끼는 한 그릇
문성실 지음 / 레시피팩토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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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하, 아직도 이런 사람의 책을 만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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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7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7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