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라이버그로 가는 기차 안


약 석달동안 이곳에 머물기로 했다.

 

 

 

 

 

후배의 집
큰방을 내게 주었다.
한동안 이곳은 나 홀로 쓰는 방이 되었다.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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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_ 두바이

 

 

 

 




유로를 쓰는 그리스에서 두바이로 넘어오니 당연히 돈의 단위가 바뀌었다.

유로에서 드르함이라고 말하는  돈 단위.


공항 환전소에서 소량만 환전을 했다. 그때 환전 금액을 큰 단위 없이 작은 단위로 바꿔야 했었는데 생각없이 받았더니 큰돈만 남게 되었다. 이동을 위해 택시를 타고 택시 기사에게 100디르함을 내 놓으니 자신은 잔돈이 없단다.

택시 요금은 36 디르함이 나왔다. 우리 나라 돈으로 100 디르함은 약 3만원 정도 된다. 아니, 택시 기사에 잔돈도 없이 타다니...결국 잠시 주차된 택시 기사들에게 양해를 구해 돈을 작은 단위로 바꾸다. 택시 기사는 나에게 60 디르함만 주었다.

돈 바꾸느라 시간 갔고, 자기는 잔돈이 전혀 없다며 나에게 4디르함을 주지 않았다. 4디르함은 1200원 정도 되는 돈.



사실 유로로 치면 4디르함은 1유로 정도 되는 금액이다. 며칠전에 우리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같이 간 언니가 잘 모르고 잔돈은 주지 마세요 한 그 잔돈이 4유로 였다....5천원 넘어 언니....이 언니야!ㅋㅋ) 이렇게 팁도 준적 있으니 그냥...줘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우리가 주는 것이랑 빼앗긴 것이랑 너무 다른 문제다.


그런데 이게 택시만 그런게 아니었다. 간혹 작은 마켓도 그렇게 잔돈을 주지 않고, 택시는 제일 많이 그랬다.

(두바이 너무 더워서 우리는 택시 투어라고 할만큼 이동 거리를 대부분 택시로 했으니...택시 탈만큼 탔고 잔돈 못 받을 만큼 못 받았으니...)



그래서 택시를 타기 전에 음식점에서 큰 돈을 내고 잔돈을 받자며 큰 돈을 냈다. 맛있는 음식점에서 음식값을 내고 잔돈을 가져다 주기전까지 우리가 한 일은 남은 금액을 큰돈이 아닌 작은 단위로 찢어 놓는 것이었다. 그전에 상점에서 기념품을 몇 가지 사고 남은 금액을 어떻게 소량으로 찢어 가져야 하냐며 서로 머릴 맞대고 있는데, 이런 우리의 모습이 웃겼는지 음식점에서 이렇게 음식값의 남은 잔액을 5디르함씩 총 8장을 줬다.



그렇게 원했던 잔돈을 받아 들고 우리는 서로를 보며 빵터졌다.

잔돈을 가져다 준 직원을 보자 직원이 우리를 보며 웃고 있었다.

우리는 엄지척을 하며 고맙다고 얘기 했고, 그녀는 흐믓해 하는것 같았다. 옆에 남자 직원도 같이 "어때? 맘에 들어?" 뭐 이런 얼굴로 웃으며 우릴 보고 있었으니....사실  민망하다가 그들의 센스에 다시 또 한번 엄지척! 너희들 너무 좋다!  


택시 기사 때문에 짜증난 마음을 그녀의 배려가 깃든 5디르함 폭탄 센스에 누구러졌다. 그녀 때문에 그날의 음식은 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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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참 검소하게 나오는 호스텔의 조식.
너무 먹고 싶은 그리스의 그릭 셀러드였다.
삼일동안 매일 이렇게 똑같이 나와도
이상하게 맛 있고 든든하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렇게 검소하게 살아야지.
하지만 반전은 역시 그리스 물건으로 가득찬 케리어라는것.
아직 삼일이나 남았는데 케리어 확장했다.

큰일이라면서도 쇼핑엔 눈이 번쩍 뜨인다.
다행히 명품은 안중에도 없고 1~3유로짜리 마그넷과 그림 액자라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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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0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후즈음 2017-05-18 21:05   좋아요 0 | URL
쇼핑은 정말 ㅋㅋ 멈출수없어요

2017-05-18 0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8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리스 메테오라로 넘어온지 4일째다.

저 높은곳에 수도원을 지은 인간의 무한한 능력.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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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5-14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오후즈음님 지금 여행중이신가봐요^~^

오후즈음 2017-05-16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
김규회 지음 / 끌리는책 / 2017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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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서 첫문장이란 어떤 의미일까?

독자들과 첫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기 때문에 첫 문장을 쓸 때 많은 시간을 들인다고 어느 작가의 인터뷰에서 읽은 것 같다. 사실 첫 문장, 그 처음 이라는 것이 소설 속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첫 인상도 그랬고, 대입 시험에 떨며 마주한 면접관의 첫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 긴장했던 순간들도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어디 그것뿐인가. 처음은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위한 첫 번째 발 돋음일 것이다.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문장]은 작가들의 좋은 글귀보다 소설을 마주하게 한 첫 문장들을 엮어 놓은 책이다. 작가들이 쓰고 지우고 다시 고치며 고민했던 문장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있다. 책속에는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는데, 굳이 다섯 개로 나누지 않아도 될것 같다. 마지막 다섯 번째 장은 고전으로 되어 있어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고전들을 떠 올리게 해서 좋았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문학상들을 받은 작가 위주의 소설들을 고르고 그들의 첫문장들을 소개했다. 저자의 대표작들이 제일 먼저 나왔지만 사실 그것보다 훨씬 더 감흥에 와 닿았던 책들이 내게는 더 많아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잊고 있던 작가들의 첫문장을 다시 보는 시간동안 내내 그 책을 읽었을 때의 그 감동에 다시 젖어 들어 책장 어디에 있는지 모를 그 책을 찾느라 한동안 시간을 소비했다.

작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한강의 [채식주의자]의 첫문장을 이 책에서 소개 했는데 나는 그녀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게 된 책이 [소년이 온다]였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한강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소년이 온다]의 첫문장이 오버랩 되면서 그녀의 차분한 음성으로 읽히는 그 문장에 매료되고 말았다.


"비가 올 것 같아. 너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 정말 비가 쏟아지면 어떡하지. 너는 눈을 가늘게 뜨고 도청 앞 은행나무들을 지켜본다.'' 소년이 온다. 첫 문장은 한강이라는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은희경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새의 선물]이었다. 새의 선물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 내가 왜 일찍부터 삶의 이면을 보기 시작했는가. 그것은 내 삶이 시작부터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진희라는 주인공의 시점부터 시작된 이 얘기는 첫 문장에 그녀의 삶이 평탄하지 않음을 알리고 했다. 그녀는 부모 없이 외할머니 댁에서 삼촌과 이모와 함께 살게 되었다. 부모 없이 사는 초등학교 5학년이 느끼는 삶이 얼마나 허무하겠는가. 그녀가 나중에 만나게 될 아버지의 존재 또한 그녀가 살아왔던 삶의 다른 이면을 장식하고 있으니 이 첫 문장에 소설의 플롯이 다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개인마다 느끼는 감동의 스펙트럼이 다르기 때문에 첫문장의 감동 또한 다를 것이다. 내게는 근간 나왔던 소설의 첫문장 베스트 1은 한강의 소설이었고 고전은 이상의 [날개]였다.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이상의 [날개]속 화자는 마치 이상 자신 같다.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나버린 이상을 생각하면 더 안타까운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문장]에 없는 나만의 소설 속 문장들을 떠 올려 보느라 한동안 멀리 던져 놓았던 책들을 꺼내보는 시간이 많았다. 나를 위로 했던 문장들을 떠 올려보기도 했다. 책을 읽는 것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된 며칠이었다. 문득 내가 나를 위로 할 수 있는 문장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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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5-0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빨리 읽게 되니까 소설의 첫 문장을 음미하지 못하고 그냥 넘긴 적이 많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