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부르크 뮌스터.

시내를 갈때마다 뮌스터를 찍는데 늘 하늘 모습이 다르다. 
 
독일, 프라이부크에 온지 벌써 한달이 되었다. 처음 2주는 정말 시간이 안갔다.
시차 적응하느라  이번만큼 고생한 경우는 없었다. 오후 7시나 8시가 되면 눈이 감겨 힘들었다.
이곳은 오후 9시가 넘어도 밖이 훤하니 그 시간에 할일이 너무 많았지만, 좀처럼 몸이 움직여 지지 않았다.

2주동안 몸의 기능을 맞춰 시간을 보냈더니 그닥 한 일 없이 독일에서의 한 달이 지나갔다.

어린 과외 쌤과 수업 하느라  2주는 더 힘들었던것 같다.
그녀와 헤어지고 난 후 그녀보다 딱 한살 많은 쌤으로 변경했더니 나이 한 살이 무섭다.
1년의 경험치가  불편한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줬다. 

2주동안 시차 적응도 못했지만 마음의 시차 적응도 못했었다. 그것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다.
이제 독일의 다른 도시로 떠날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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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이렇게 3장으로 이뤄진 이 책속에서는 주인공 영혜의 말은 들을 수 없었다. 모두 그녀를 보는 제 3자의 시선뿐이다. ‘채식주의자’에서는 영혜의 남편의 시선으로, ‘몽고반점’은 영혜의 언니 인혜의 남편의 시선, 그리고 ‘나무불꽃’은 영혜의 언니 인혜의 시선이었다. 단지 꿈 때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가학적으로 변해가는 영혜의 채식주의에 대한 강박증, 그리고 ‘몽고반점’에서는 좀처럼 그녀의 행동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물론 그것은 채식주의자에 있었던 부분도 마찬가지 이었다. 더 이상 육식을 하지 않겠다는 그녀를 달래기 위해 모인 가족들중 어느 한명도 그녀의 이상한 고집이라고 생각하고 그녀의 얘기를 제대로 들어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도 가족에게 심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 속옷을 입지 않고 블라우스를 입고 부부동반 모임에 나가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만 먹으며 앉아 있는 그녀는 고집이 강하거나 강박관념이 심한 사람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녀를 이해 할 수 있는 통로는 어떤 것일까.





 

그녀를 억지로 고기를 먹이겠다는 가족들의 그 성화도 결국 그녀를 꺾지 못했다. 그녀의 몸은 오로지 순수한 것들, 피 비린내가 나지 않는 순한 것들만 들어 올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좋아 했다. 가슴은 그 어떤 것도 해치지 않는다고 했다. 살육을 해야만 먹을 수 있는 육식을 거부 하는 그녀에겐 그 어떤 것도 죽이지 않는 가슴이 소중했다. 억지로 고기를 먹이지 않았다면 그녀는 고기를 거부하기 위해 과도로 손목을 긋지 않았을 테고, 이런 그녀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이혼하지도 않았을까. 그렇다면 그녀가 그토록 원하는 채식만으로 그 어떤 것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며 살아 갈 수 있었을까.

 

운명이 나에게 찾아오는 것 같지만, 어찌 보면 운명이라는 것이 내가 만들어 놓은 덫에 걸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다. 그녀의 채식으로 인한 운명은 이미 꼬일 대로 꼬여 남편과의 관계를 틀어지게 했고, 혼자 있는 처제를 걱정하다 그녀의 엉덩이에 아직도 남아 있다는 몽고반점이 궁금했겠지만 그것을 비디오로 담을 생각은 형부로서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편이 있는 그녀에게 그렇게 쉽게 갈 수 있었을까? 물론, 자신의 아트를 위해선 위약을 벗어던지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많아 그가 그런 가능성을 떨쳐 버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면 영혜의 언니 인혜 또한 힘들게 아들을 홀로 키워 내며 정신병원에 있는 동생도 돌보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모두 영혜가 만들어 놓은 운명의 덫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런 운명을 그녀가 원했을까?

 

나무불꽃에서 영혜는 나무 형상처럼 말라갔다. 물기 하나 없이 바짝 마른 늙은 나무처럼 그녀는 점점 말라갔고, 나무처럼 되고 싶어 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제 나를 포기하라는 의사표시 같다. 나는 이제 나무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며,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 자연으로 남길 원하는 그녀는 이제는 채식이 아니라 모든 음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정신병원에서도 그녀를 더 이상 손쓰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녀의 거식증이 계속 되고 있으며 무생물처럼 살아가길 원했는지 자신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것들을 모두 거부했다.



 

이것이 인혜의 말처럼 모두 꿈이었으면 영혜는 좋을까? 모든 것을 부정하듯 숨이 넘어갈 듯 피를 토하는 동생을 보는 그녀는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었을 것이다. 꿈이라면 그녀가 새벽녘 숲길을 걸어 동생이 머문 정신병원에 가지 않아도 됐을 것이고 간신히 숨이 남아 있는 동생을 보며 그동안 자신에게 일어났던 악몽 같은 시간을 떠올리지 않아도 됐을 일이다. 매번 지옥 같은 감정이 치밀어 오를 때면 대부분 사람들은 이것이 꿈이었길 바란다. 그녀에게도 그런 순간이 온 것이다.

 

 

 

<소년이 온다.>를 통해 나는 한강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5.18 민주항쟁을 가지고 소설을 쓴 작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임철우의 <봄날>을 읽으면서도 얼마나 눈물을 흘렸던가. 계속 시간이 지나도 그 얘기를 해줘야 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시대가 그것을 그대로 옮기기에는 작가 자신에게 큰 위험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 참 불행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소년과 5.18을 엮어 놓았다. 계속해서 이런 작업을 해 주는 작가들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고마웠다. 그런 부분에서 나는 한강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동안 밀어 놓았던 그녀의 작품을 만나기 시작했다. 사실 주인공의 마음을 공감해 주기가 너무 어려웠다. 영혜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공감은 해주고 싶었는데, 그 공감도 사실 너무 괴리감이 들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너무 고지식한 것일까. 주인공 영혜보다 그녀로 인해 가정이 파괴됐지만 혈육이라는 이유로 그녀를 돌보고 있는 인혜에게 훨씬 많은 측은지심이 발동하고,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든다.

 

구급차 안에서 영혜의 삶이 끝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인혜의 삶은 현재진행중이다. 아직도 살아가야 할 시간이 많은 인혜를 더 위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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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 점심은 늘 즐거운 고민이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도 그 속에 늘 ‘김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분식으로 때로는 이탈리안 음식으로 해결한적도 많았으니 김치 하루 안 먹는다고 이상하지 않았던 날들이었지만 이상하게 나이가 먹으면서 해외를 나오기만 하면 그렇게 김치가 먹고 싶다. 김치가 뭐 그렇게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가도 느끼한 서양 음식 먹고 나면 늘 생각나는 것은 달작지근하게 익은 상큼한 김치 한 조각이었다.




후배의 남편은 오페라 극장의 성악가이다. 그는 나보다 훨씬 요리를 많이 하고 좋아한다. 심지어 하는 요리들이 다 맛있다. 그런데 내가 그의 요리중에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김치였다. 그는 나보다 다소 단 맛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김치가 달았다.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케이크는 좋아하니...아니라고 하기 그렇지만 사탕은 좋아하지 않으니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단맛이 많은 김치만은 더 이상 먹는 것이 어려워 양해를 구하고 김치만은 내가 담그기로 했다.

한국도 배추가 여름에 많이 나지 않고 나온다고 해야 전부 저장 배추일텐데, 이곳은 나오는 배추가 대부분 두꺼운 푸른 입이 벗겨진 알배추마냥 매끈하다. 그래도 이렇게 구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배추 두통을 사왔다. 배후 한통은 1.59유로 였다. 우리 나라 돈으로 하면 2천원 정도 되는 배추가. 아시안 마켓이 있어서 종갓집 배추를 살 수 있다. 하지만 500그람에 5.5유로이며, 1키로에 10유로가 넘는다. 500그람이라고 해봐야 서너번 먹으면 없어지는 아주 작은 양이다.

다행이 집에 새우젓과 까나리액젓까지 갖추고 있으니 김치를 담글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포기 김치를 담글 수 없으니 바로, 빨리 먹을 수 있는 겉절이로 해 먹기로 했다. 배추 두 포기와 무, 이곳은 조선 무가 당연히 없으니 무는 콜라비로 대신했다. 쪽파는 다행이 있다. 빨간 고추 열 개와 서양배, 양파 하나를 갈았다. 찹쌀풀을 써야 하지만 없으니 밀가루 풀로 대신한다. 뭐든 없으면 대체 품을 찾으면 된다. 그렇게 준비하고 굵은 소금을 사와 절여 놓은 배추가 적당히 절여지면 배추를 찬물에 씻어 내고 양념을 비비면 완성이 되는 김치.

후배의 남편의 직장 동료들은 대부분 독일인들인데, 그가 김치를 먹고 온 날은 늘 조심스럽게 다가와 얘기 했다고 한다. 마늘 냄새 때문에 너무 머리가 아프다고.

이를 닦고 가지만 김치에 버무려진 마늘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지 빠지지 않나보다. 그래서 그런 얘기를 들은 후부터 쉬는 날이 아니면 김치를 먹지 않는다는 그 때문에 김치가 줄어들 것 같지 않지만 나와 후배가 김치 하나 놓고 파스타 먹기, 김치 하나 놓고 라자냐 먹기, 김치 하나 놓고 요끼를 먹느라 배추 두 포기가 벌써 동이 났다.

고민했다. 우리, 김치 없으면 안 되는 걸까?

내가 없으면 잘 먹지 않았던 김치였는데, 나로 인해 두 번이나 김치를 담갔던 후배 부부들은 당분간은 김치를 먹지 않기로 했다. 후배 남편은 근무 하는 동안은 김치를 먹을 수 없으니 고통을 줘선 안될 것 같아 당분간은 김치를 담그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냉장고에 딱 한번 먹으면 없어질 김치를 보니 마음이 헛헛하다. 나도 외국 생활에 익숙해지기 위해 당분간은 김치는 먹지 않고 버텨 보자고 했는데, 한국에서 그렇게 찾지 않았던 그 김치가 왜 이렇게 애착이 가는 것일까. 며칠 전 마트에서 본 말갛게 웃고 있는 것 같은 예쁜 배추 포기를 보고 얼마나 가슴이 떨리던지. 그 배추를 집으로 가져와야만 할 것 같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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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1211 2017-07-0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치에 대한 그 맘 이해해요.^*

오후즈음 2017-07-05 23:42   좋아요 1 | URL
하지말라면 더 하고 싶은 심정인가봐요. ^^ 한국가면 일주일동안 김치만 먹고 싶은 밤입니다. ㅎㅎ

cyrus 2017-07-06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일인들이 샤우어크라우트를 자주 먹습니까? 저도 그거 먹어보고 싶어서 인터넷에 있는 레시피에 있는대로 만들어본 적 있어요. 제가 만든 샤우어크라우트의 맛은 거의 물김치의 맛에 가까웠어요. ^^;;

오후즈음 2017-07-06 21:29   좋아요 0 | URL
학센을 먹을때도 나오고, 많이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물김치를 아주 많이 익혀서 채 썰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심심한데 시고....우리나라 종갓집 김치처럼 그렇게 포장 돼서 많이 팔더라구요. 물김치 맛이 맞을겁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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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나이에 어떤 일을 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사강이 이 소설을 쓸 시대를 생각하면 결혼도 하지 않은 서른아홉의 폴이 실내 장식가로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당찬 여자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그녀도 그녀의 애인 로제만 곁에 있으면 한없이 나약한 여자가 되고 만다. 자유연애를 꿈꾸는 로제는 폴과의 사랑이 절대적이지 않다.



그는 때론 기분에 맞춰 젊은 여자와의 하룻밤이 특별하지도 않다. 지 기분 내키는 대로 사는 나쁜 남자의 정석이라고 할까. 그런데 폴은 그를 사랑함에 있어서는 동화 속에 나온 공주들과 다를 게 없다. 나른한 연애를 깨워줄 마법의 주문을 가진 왕자가 나타나야 할 것 같았다. 그런 폴에게 나타난 시몽은 그녀가 살고 있는 동화속의 액자 안으로 들어간다. 폴을 사랑하는 시몽은 그녀에게 적극적인 사랑을 표현하지만 나이차이가 나는 시몽과의 사이에서 늘 갈등을 겪는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문득 나이든 사강의 모습이 떠오른다.


공부 안하기로 유명한 사강이 19시에 쓴 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그해 비평가 상을 받으면서 엄청난 부를 지니게 되었다. 너무 어린 시절 성공을 거둔 그녀의 중년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그녀의 “슬픔이여 안녕”의 주인공은 17세였고, 그것을 쓸 때 그녀의 나이는 19세였다. 그녀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토대로 작품을 쓴다고 했으니 경험이 많지 않았던 19세의 그녀의 소설은 당연히 그녀의 17세가 녹아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생각해 보면 서른아홉의 폴은 분명 사강의 세월을 녹아 넣었던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책을 읽었는데 사실 이 소설은 그녀의 나이 24살 때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을 쓰기 전에 그녀는 고통사고로 차가 전복되어 머리에 중상을 입고 3일간의 의식 불명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 이 소설을 쓰게 되었으니 그녀는 자신의 혼돈의 시대를 시간여행자로 미리 다녀 온 것은 아니었을까.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었고, 알코올과 마약, 도박 중독으로 그녀의 노년은 정말 궁핍한 삶이었다고 했다. 마치 모든 사랑을 다 잃어가는 폴처럼 그녀는 쓸쓸 했을 것이다. 하지만 폴은 아직 젊고 젊은 시몽이 있지 않는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아니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특히 여기서 점 세 개가 중요하다고 한다.)는 당시 브람스를 즐겨 듣는 프랑스인들이 없었기 때문에 물음표가 아닌 권유 형으로 받아들여진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상대방에게 꼭 같은 감정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권하는 느낌. 브람스를 좋아해보세요. 폴은 그녀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시몽을 보며 연상의 여인을 좋아했던 브람스를 떠 올렸다. 브람스는 열네 살이나 연상이었던 클라라 슈만을 평생 동안 연정의 마음을 품지 않았던가.



폴은 브람스를 떠 올리면 시몽이 자연적으로 그려졌을 것이다. 젊은 시몽을 떠나보내기로 한 그녀가 시들해진 로제와의 사랑을 계속 가기로 선택한 부분은 어쩌면 시몽의 젊음을 계속 가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평생 연정의 마음을 품고 살아갔던 브람스처럼 시몽을 두지 않았던 그녀가 시몽의 뒤를 보며 했던 “시몽, 나는 늙었어. 늙은 것 같아......”의 대사에 그녀가 선택한 현실의 타협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코카인 소지로 인해 기소된 그녀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얘기 했다. 그녀가 그녀를 덜 파괴하고 살았다면 훨씬 더 많은 그녀의 다양한 작품을 만났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아쉽지만, 참 멋진 대사를 하며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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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름은  오후 7시 30분이 넘어야 해가 지지만

독일 이곳은 오후 9시 30분이 넘어야 해가 진다.


이제 곧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다가 올 것이다.


 

 

 



오후 10시쯤 되니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찾아 오기 시작했다.


토요일에 있었던 나의 유로 360 사건을 해결 하기 위해 아침부터 일어나 은행으로 가고,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전화로 시티은행으로 전화를 해서 인출 요류건을 접수 했다.


독일 현지 은행으로 아침에 갔더니  내가 인출 했던 기계는 고장이라는 푯말을 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보다 먼저 한 분이 나와 비슷한 경우로 이미 은행에 찾아 왔었다고 한다.


오후가 되어야 기계의 결함을 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후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아침 9시인데 오후 3시까지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동안 들었던 독일인들의 느린 일처리 방식에 비춰보면 매우 빠른 응대란다.


집으로 돌아와 시티 은행과 통화를 했다. 독일 은행은 이렇게 처리를 해 준다고 한다.

우선 나의 돈이 인출 된 것은 맞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접수는 해줬다. 그리고 시티 은행에서는 나보고 60일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이후  사건 조사를 하지만 돈을 돌려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니, 내 잘못도 아닌 기계 오류로 왜 내 돈을 못 돌려 받는단 말인가. 이게 말같지도 않은 말을 해서 상담원 잡을 것처럼 화가 났다가 참았다.

하....60일 준다고 하면 고맙긴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 독일에서 쓸 돈을 따로 인출 해서 시티 은행에 넣어 놓은것이라.

거금 50만원이 이렇게 빠져 나가면 차후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다. 비상금이 있지만,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았기에 쓸 수 없는 돈이다.

나의 인출 기록을 메일로 영어로 서류첨부를 부탁했더니 상담원이 내일 보내 주겠다고 했다.


오지 않을것 같은 점심이 지나고,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여기는 6시까지 은행이 열려 있다) 은행에서 연락이 왔다.

은행으로 달려 갔다. 기계의 결함으로 확인이 되었다고 한다. 기계에 돈이 없었다고.....ㅠㅠ


그런데 지금 돈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이미 나는 한국에서 돈이 빠졌지만,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시티 은행 한국 본사와 연락을 하고 난 후 한국 계좌로 돈을 보내겠다고 하니...기다려야 하는것 밖에 없다.



긍정적인 대답을 받은 것으로 오늘은 해지는 것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하루가 참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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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7-0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이 어느 정도 잘 해결되어서 다행입니다. ^^

오후즈음 2017-07-05 00:09   좋아요 0 | URL
아직 입금은 안됐지만, 우선 자신의 기계의 오류라는 얘기를 해 줬고...시티 은행에서도 오늘 한국은행에서 차감된 내용의 메일을 받았네요.....현지인이 있어서 이런 일을 처리 가능했던 것이라, 만약 없었으면 어찌 되었을까 정말 아찔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