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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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빨리 민주주의를 이뤄낸 대한민국이지만 아이들의 행복지수나 삶의 만족도는 현저하게 낮다. OECD국가 중 자살률은 1위이며 얼마 전 모 방송을 통해 본 언론의 자유에 대한 순위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으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굴러 가는 것일까 암담하기만 하다.

 

필립 코틀러가 이 책을 펴낸 이유는 자본주의는 저자 스스로 자신에게 자본주의란 무엇이며 지금 살고 있는 시장논리 또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그가 말한 자본주의의 단점 보완을 위해 더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그가 지금 살고 있는 자본주의의 삶은 만족스럽지만 그러지 못한 14가지의 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필립 코틀러가 바라보는 자본주의 단점 14가지

 1. 지속적인 빈곤에 대해서 해결책을 거의 또는 아예 제공하지 못한다.

2.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진다.

3. 수십억 명의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지 못한다.

4. 자동화 때문에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5. 기업들이 사업을 하면서 사회에 초래한 비용 전체를 부담하지 않는다.

6. 규제가 없을 때, 환경과 천연자원은 남용된다.

7. 경기순환과 경제 불안정을 유발한다.

8. 지역사회와 공익을 희생시키고, 대신 개인주의와 사리사욕을 강조한다.

9. 개인들이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도록 조장하고, 생산 중심의 경제가 아니라 금융 중심의 경제구조를 이끌어낸다.

10. 정치인과 기업의 이익단체가 결탁해 시민 대다수의 경제적 이익을 막는다.

11. 장기적인 투자계획보다 단기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계획을 선호한다.

12. 상품의 품질과 안전성 문제, 과대광고, 불공정 경쟁행위가 만연하다.

13. GDP 성장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14. 시장에 적용되는 공식에 사회적 가치와 행복이 빠져 있다.

 

 

 

앞에 열거한 14가지의 단점이 보완된다면 더 없이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다는 그의 논리에 의해 책이 정리됐다. 사실 이 부분에서 몇 가지 불만스러운 것도 있지만 대부분 공감되는 부분들이다. 우리나라의 GDP를 생각하면 주변에 그것보다 훨씬 못 미치는 연봉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고 열정 페이만으로 살아가야 하는 청년층도 많다. 아니 청년층도 그렇지만 장년과 노년층은 상당수의 삶이 현저하게 낙후되어 있는 부의 재분배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이가 이 세상에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인물 중에 레닌을 꼽았던데, 공산주의 속에서 공평한 삶을 외쳤던 레닌도 상당한 부자였고 대 저택에서 살았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부의 재분배는 그 어떤 곳에서든지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이 책의 말미에 나와 있는 것처럼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여러 가지 고민을 통해 성숙한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더 많이 가졌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겠지만 분명 편리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맞다. 돈이 주는 안락한 삶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행복한 삶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진정한 행복은 물욕을 없애고 물질 없이 행복한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 또한 일정 부분에서는 오류가 있다. 하지만 분명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닐 테니 그렇다면 물욕을 느끼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검소한 삶을 살아가자고 말하는 부분에서 잠시 한숨 한번 쉬었고, 저자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사실 좀 궁금했다.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실업률은 심각하지만 여전히 그 속에서 희망을 떠 올려야 하고, 행복한 나를 찾아야 하는 암울한 지금이더라도 물질적, 정신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정적인 단점들만 놓고 불만을 높여 본들 손해인 세상이니 더 똑똑하게 현실을 주시하며 살아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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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앤턴 - 살만 루슈디 자서전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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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출판된 한권의 책으로 인해 한 남자의 인생이 달라졌다. 한가롭게 거리를 거닐며 커피를 마실 수도 없으며 집 앞에 놓인 신문을 가져 올 수도 없고 어딜 가든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으면 다닐 수 없게 되었다. 아름다운 집에서 살지만 자유가 없는 불쌍한 모습이었고, 중요한 약속이 있어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간이라는 이유로 집밖 출입이 거절되어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해야 하고, 방탄유리가 된 자동차가 아니면 탈 수 없는 신분이 되었다. 해외나 어디서든 날아오는 “너를 죽이겠다”는 살인협박 편지를 매일 받아야 하고 그의 고향 인도는 입국을 허락하지 않아서 고향으로 가는 여행은 할 수 없게 되었다. 인도는 그를 추방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이야기는 한때 조지프 앤턴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살만 루슈디의 이야기다.




살만 루슈디는 암울했던 이야기를 중점으로 자서전을 썼다. 그것도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써서 처음에는 자서전이 아니라 평전인가 했지만 그는 그를 아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보통의 자서전에서 보이는 나는 너무 잘났다는 얘기는 많이 없기 때문에 3인칭의 자서전이 주는 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나만 잘났어’가 많이 들어간 그 누군가의 자서전만큼 두껍다. 800페이지가 넘는 그의 얘기가 그의 소설처럼 드라마틱하다.



그는 [악마의 시]라는 소설을 쓴 후 이란의 지도자 호메이나가 이슬람에 대한 모독이라는 이유로 살만 루슈디를 처단하라는 종교 칙령인 파트와를 발표한다. 인도에서 태어나 열세 살에 영국으로 건너가 학교를 다니며 그곳에서 생활하며 책을 출판한 살만 루슈디는 영국의 보호 속에 13년 동안 감금 아닌 감금 생활을 지속했다.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지옥 같은 삶일까.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히키코모리 생활이 다를 바가 없다. 그 생활이 얼마나 지옥 같았으면 그는 늘 눈을 뜨고 내일이 있다는 것이 절망스럽다고 했을까. 눈을 뜨면 누군가 나를 죽이겠다는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하루를 맞이해야 하는 그의 일상은 희망과 매일 멀어졌다.

“ 지독히 비통한 순간에 그는 생각했다. 내가 아직 죽지 않은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내가 죽으면 내 경호 비용이나, 내가 특별대우를 이렇게 오래 받을 만한지를 놓고 영국에서 야단법석을 떨지 않아도 될 텐데. 비행기를 탈 권리를 위해 싸우거나, 신체의 자유를 조금씩 늘리려고 경찰 간부들과 다툴 일도 없을 텐데. 어머니, 누이들, 아들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텐데. 더 이상 정치인들하고 이야기 할 필요도 없을 텐데.(이게 정말 큰 이점이다.) 인도에서 추방당한 것에 더 이상 상처받지도 않을 텐데. 스트레스지수도 현저히 떨어질 텐데.” P539

그를 이토록 지독한 순간으로 몰아세운 [악마의 시]를 읽어보지 못해 어떤 내용인지 몰라 찾아 봤다. 소설 속에 나오는 두 주인공은 인도 이민자 살라딘 참차와 지브릴 파리쉬타가 다양한 문화적 관점에서 본 세계를 묘사하고 있는데 무함마드의 삶을 소설화하고 정신병자에게 천사의 역할을 맡겼다는 이유로 이슬람인들은 모욕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살만 루슈디에게 아직까지 감정이 좋지 않다고 한다. (네이버 백과사전 참고)

결국 그를 도피생활을 하게 된 것은 소설이라는 문학의 종교 이야기가 문학으로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인도에서 태어난 사람이지만, 무신론자였던 아버지가 이슬람 종료에 매료되어 이슬람 문화와 종료를 접하면서 살았다. 그것 때문에 그가 이슬람 종료에 이권을 주거나 치중한 글을 쓴 것도 없고 그것에 역설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을 것 같다. 단지 그는 많은 상상력을 가졌을 뿐이다. 그런 그의 문학 속에 담긴 이슬람 종교와 문화가 자신들과 맞지 않다고 하여 이토록 매도되어야 하는 것일까. [악마의 시]가 왜 그들에게는 문학이 아닌 비난의 결과물이 되었을까.

“어째서 소년은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과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등지고, 지구의 절반을 돌아 머나먼 미지의 땅으로 떠날 결심을 했을까? 문학 때문이었을까? (확실히 책벌레였으니까.)” P47

인도에서 영국으로 공부를 하러 가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문학 때문이었고, 그가 [악마의 시]를 쓰게 된 것도 문학 때문이었다. [한밤의 아이들]이라는 책을 통해 3번의 부커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어린 시절 먼 타국으로 문학을 위해 떠났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집시처럼 자유는 없지만 떠돌아 다녀야 했던 날들을 견딜 수 있었던 것도 그를 지탱해준 문학이 있기 때문이었다. [악마의 시]를 쓰고 두려워 소설 쓰기를 중단하지 않았고 유명한 수잔 손택이 지금 쓰는 소설은 무엇이냐고 물어 볼 때도 그는 앞으로 더 깊은 소설을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그는 좋은 글을 쓰는 것, 그것으로 그의 사람이 행복해 지는 것만을 바랐다. 그를 비방하는 사람들이 쏟아 내는 말, 명성을 노렸다. 유대인들이 시킨 짓이다. 이슬람을 비방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읽을 수도 없는 책을 누가 사겠느냐(P158)는 비난과 공격을 이겨 낼 수 있었던 것도 오로지, 문학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를 지킨 가족, 그리고 오십에 얻은 아들과 두 번째 부인 엘리자베스의 힘도 있겠지만.


하지만 그를 가장 추켜세웠던 말은 이런 말이었을 것이다.

“조지프 앤턴,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 P388

파트와가 발표되고 십여 년을 도피와 감시 속에서 그를 다시 추켜세웠던 이름은 조지프 엔턴 이었다. 그것은 그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소설을 쓰기 위한 가명이었다. 그가 그 가명을 벋고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책을 쓰는 날이 오기 전에 그가 독자들에게 쓴 글을 읽으며 독자와 작가가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게 됐다.

“독자 여러분께

제 작품에 대해 친절한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주 기초적인 논점 하나를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책을 쓸 자유는 책을 읽을 자유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읽을 책을 성직자나 ‘분개한 공동체’ 등이 선택하거나 심사하거나 검열하는 일은 없어져야겠지요. 도대체 언제부터 예술작품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게 되었습니까? 예술은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증오가 아니라 사랑에 따라 진가가 정해지기 마련입니다. 사랑받는 책이 오래갑니다. 계속 읽어주십시오.” P412

우리는 앞으로 열심히 읽는 것으로, 그리고 그는 앞으로 더 행복한 글을 쓰는 것이 독자와 작가의 일일 것이다. 그 어떤 편견 없이 그저 예술 작품이라는 것으로만 그 가치를 논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소원은 분명 조지프 앤턴, 살만 루슈디와 똑같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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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틈에 2015-04-2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별대우 때문에 영국에서 야단법석을 떨때 작가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오후즈음 2015-04-23 23:22   좋아요 0 | URL
제가 살만 루슈디의 삶이었다면 나는 어떻게 보냈을까 생각해 봤거든요.
아, 정말 이건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겠지만 시상식도 가고...두번째 부인이랑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한걸 보면 뭐 큰 자유만 없었을뿐...이런 부분때문에 영국 시민들은 아마 살만 루슈디의 특별 보호를 곱지 않은 시각으로 봤던것은 아니었을까. 머...어찌되었던...그는 전업 작가로 부를 누리며 사는것 같으니....(우리 나라에서 전업 작가로 사는게 참 힘들다는 김영하 작가의 말에 충격받아서 다른 나라에서 전업 작가로 사는게 정말 대단한거구나 느끼거든요. 그래도 이름 값도 하고 책도 잘 팔리는데 전업 작가로 살기 어렵다는 말을 그 한테 들으니 좀....그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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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작가 글.그림 / 예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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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은 4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유난히 만발하게 꽃들이 피어나는 4월에 황무지를 보면서 생각했겠지. 나는 다른 의미로 견디기 힘든 3월이 지나 4월에 그런 느낌이었다. 봄이 참 예쁘구나. 이렇게 예쁜 봄을 앞두고 나에게 왜 그토록 버티기 힘든 일들이 일어났을까. 3월이 내게 깊은 상처를 주지 않았다면 지금 이 봄이 미치도록 사랑스러울 텐데 분홍 벚꽃들도 그저 시들해진 마음과 함께 아무 감정이 없을 때 읽게 된 책에 가슴이 훌쩍거렸다. 그녀를 통해 나의 이 괴로움은 스쳐지나가는 봄날의 바람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에 그간 훌쩍거린 3월이 미안해졌다.




지난 3월 내부적인 일들로 잠을 못자고 책도 읽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책을 읽는 일이 부질없어 보였다. 이렇게 책을 읽는다고 한들 그 어떤 것도 나를 위로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간 미뤄 놓은 책들을 모두 다 구석에 넣어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한 달을 보냈다. 그동안 시간이 아까워서 한 번에 두 가지의 일도 했었던 나였는데 이토록 아까운 시간을 휴지처럼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 제발 빨리 시간이 갔으면 했다. 지겨운 이 마음이 떨쳐 나가길 바랄뿐이었는데, 책속의 주인공은 참 부지런했다.

두 살 때 열병을 앓은 뒤 청각을 잃은 그녀는 소리 없는 세상에 놓이게 되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것에 감사드렸고 그녀의 어머니 또한 말을 할 수 있게 혀가 굳지 않도록 연습을 시켰다.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해도 그녀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고, 그녀가 마음을 담아 그린 귀가 큰 토끼 “베니”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한때 잘나갔던 싸이월드 스킨 작가로 활동했던 그녀가 사람들이 떠나서 이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스킨 작가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할 때쯤 그녀에게 찾아온 또 하나의 불행한 소식은 그녀가 앞으로 더 이상 앞을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개그맨 이동우가 앓고 있는 그 병, [망망색소변성증]. 점점 시력을 잃어 가는 그 병은 그녀가 김연아의 스케이팅을 보면서 아직은 이렇게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한 그녀였지만 또 한 번의 시련에 그녀는 말했다. 잘 들리지 않아도, 앞이 보이지 않아도 어떤 것이든 만질 수 있는 손이 있지 않느냐고. 하나를 포기하면 나머지 것들에 충실하면 행복한 하루가 되지 않느냐고. 그것을 즐긴다면 인생이 얼마나 아름답냐고 말이다.

그녀의 캐릭터 “베니”가 유독 큰 귀를 가지고 있는 것은 그녀가 듣질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은 들을 수 없으니 대신 많은 소리를 듣기 위한 큰 귀를 가지게 된 베니는 앞으로 앞을 보질 못할 그녀를 대신해 더 맑고 예쁜 눈을 가질지 모른다.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는 베니는 그녀가 적어 놓은 버킷리스트 30가지를 모두 클리어 할지 모르겠다.



그녀가 적어 놓은 버킷리스트는 사소한 것도 있고 굵직한 테마를 가진 것도 있다. 그녀만의 작업실을 갖기, 엄마에게 미역국 끓여 드리기, 우유니 소금사막에 가서 누워보기, 김연아 선수 만나기, 소개팅 해보기, 운전면허증 따기, 살빼기등 많은 것들이 있지만 이중에 살빼기에서 그녀가 참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녀 역시 여자였다. 예쁜 것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더 예뻐 보이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거리를 걷고 싶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는 그런 연애를 하고 싶은, 어쩌면 너무나 일상적인 그런 하루를 가지고 싶은 사람이다. 그녀가 살을 빼고 싶은 이유는 남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가 아닌 앞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은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지 않고 누구에게나 예뻐 보이고 싶어서라고 했다. 앞을 보지 못하니 자신의 옷을 입혀줄 사람이 아무 걱정 없이 옷을 입혀 줄 수 있도록, 그리고 그것 때문에 그 사람이 걱정을 하지 않도록 건강하고 날씬한 몸을 가지고 싶은 그녀. 자신은 모습을 볼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아무 옷이나 입어도 예쁠 수 있게 살을 빼겠다는 그녀의 이 소망에 그녀의 마음처럼 예쁜 누군가가 옆에 와줬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같이 해 봤다.


“서로가 서로를 안아주는 그 온기로

아주 작더라도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싶어요." P189

그녀가 명동에서 프리 허그를 하고 싶은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몇 주 전 힐링캠프에서 김제동의 “고마워요, 들어줘서”를 보면서 나는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이 나의 얘기를 들어주며 나의 등을 쓸어주는 위로였다는 것을 느꼈다. 나에게 3월이 힘들었던 것, 그로인해서 4월도 쓸쓸해서 책을 읽기도 싫었던 것은 어쩌면 가장 필요한 위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많은 것을 잃어가는 그녀가 느끼는 오늘 하루의 고마움이 내게는 온전한 몸으로 느끼는 가장 부족한 하루였는지도 모르겠다. 들리지 않고 점점 보이지 않은 오늘 하루도 괜찮다는 그녀는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것을 아는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그녀의 버킷리스트가 꼭 완성되길.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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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4-23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즈음님 마음은 괜찮아지셨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가끔씩 힘든 일이 생기면 모든걸 내려놓고 그렇게 흘려보낼때가 참 많아요 어떤분들은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는다지만 그 기분으론 책도 안들어오고 마음이 어느정도 진정된 뒤에야 글도 보이고 마음도 느껴지고 위안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마음이 힘들땐 굳이 무언가 생각해서 하려는것보다 마음에서 하자는데로 편히 지내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것도 참 좋은거 같아서 몇자 남기고 갑니다^~^ 맛있는 저녁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래요^~^

오후즈음 2015-04-23 23:15   좋아요 0 | URL
해피북님, 감사합니다. ^^
한달동안 리뷰 기한이 있는 책 말고는 읽지 않고 있었는데 책을 읽었던 시간만큼 참 빨리 흐르네요.
봄인데, 봄을 느끼지도 못하고...벌써 4월말이예요. 뭔가 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고....

여튼...파이팅중입니다. ^^
 
김 팀장은 왜 나한테만 까칠할까 - 회사에서 통하는 사람 공부
윤태익 지음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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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일 때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좋은 방법보다는 그것이 나의 소신이었던 것 같다. 나는 뒤에서 뒷담화를 하는 것을 싫어하니 당연히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정말로 유아기적 발상을 가지고 사회에 첫걸음마를 한 것이더라. 첫 회사를 그만두고 나의 잘못을 깨닫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었다. 빨리 알았다면 그동안의 사회생활이 그렇게 고달프지 않았을 텐데.



 

 

사회생활이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과중한 업무도 있겠지만, 사실은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었던 부분이 훨씬 많은 것 같다. 그것은 내 맘과 같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과 일어나는 화학반응으로 인한 스트레스였다. [김팀장은 왜 나한테만 까칠할까]는 그동안 내 맘과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지낼 수 있는지 알아보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내용이 담긴 책이다.



 

 

“ 결국 인간관계의 모든 갈등은 성격의 ‘다름’을 잘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 ‘다름’을 서로 몰라 직장 동료 간의 다툼으로, 더 크게는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성숙하게 자리 잡지 못한 이유 역시 서로 ‘다름’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P 21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점인데, 그렇다면 타인은 나와 어떻게 다를까 살펴 본 것이 사람마다 다른 성향을 분석해 내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의 다른 성향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를 했다.


 

 

첫째는 장형: 행동파- 도전과 용기의 용장 스타일

둘째는 가슴형: 감성파- 안화와 믿음의 덕장 스타일

셋째는 머리형: 이성파- 전략과 준비의 지장 스타일



 

이 세 가지를 다시 분석해서 나오는 성격이 총 9가지의 유형이 나오고 그 유형에 맞게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지 예를 들어 주고 있다. 그 9가지의 유형에 맞게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한 방법이나, 상사에게 인정받기 위한 부하 직원의 예시, 그리고 9가지 유형으로 분류된 형태의 고객을 내 편을 만들기 위한 실전 예시들을 많이 들어 놓았다.

 

사람의 성격을 9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공감했던 부분은 탐구형 상사와 예술가적 사원의 에피소드였다.




 

뭔가를 탐구하기를 좋아하는 직장 상사에게 감성 많은 예술가적 사원이 어떤 부분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탐구형 상사는 책을 한권 주면서 이 책을 읽어 보라고 하고 가자, 예술가적 감성 많은 사원은 알려주지 않고 가는 상사에게 기분 나빠했다. 하지만 책을 한권을 주고 간 그 탐구형 상사는 이것이 가장 큰 배려였던 것이다. 그는 남에게 알려주는 것에 인색한 탐구형 성격이고, 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 책을 빌려 준 것만으로도 큰 배려라는 것을 예술가적 성격의 사원이 알 턱이 있을까.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직장 상사에게 내게 건넨 그 책의 가치가 그의 인격과 성품상 가장 큰 배려였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흐르거나 심리학적 마인드를 가져 그를 보자마자 그가 탐구형 인간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면 그날의 일이 기분 나쁘게 받아드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과정을 겪어봐야 그 책 한권의 진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사람의 성격이 9가지이니 그것에 맞게 행동해야 하는 것보다 서로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사람의 성격이 장형이네, 머리, 가슴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를 전혀 모를 수 있는 상대에게 매몰찬 말들을 쏟아낼 필요가 있을까 생각되는 일들이 많은 것을 지켜 볼 때마다 가슴이 참 답답하다. 처음에는 참 별걸다 알아본다 생각했지만, 누군가를 위한 한 번의 배려가 나에게도 있었나 생각해보게 된 참, 재미있는 책인 것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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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4-0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팀장을...혼자 김장팀~으로 읽으며..
이런 오독의 즐거움..하곤 피식 웃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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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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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 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빠져나갔다. 특별법 제정을 요청하며 ‘살려달라’는 유가족들의 외침이 손닿을 거리에서 들렸지만 대통령은 끝끝내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창현 아버지 이남석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어 떠나려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지켜보던 이들의 가슴도 철렁 내려앉았다. 애원하는 창현이 아빠를 김무성 대표도 차갑게 외면하고 차에 올랐다. 아들이 죽은 이유를 알겠다고 나선 아버지의 간절함은 팽개쳐져 바닥을 뒹굴었다. 그날 그 두 사람이 밟고 지나간 것은 붉은 카펫이 아니라 유가족들의 피눈물이었다. 잔혹한 풍경이었다.” P137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은 19일 금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출발했던 절반의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은 금요일에 집에 올 수 없게 됐다. 아이들이 떠났던 가슴 아픈 그 날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봄에 떠났던 아이들을 맞이할 그 봄이 다시 오고 있는 것이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240여 일간 아직도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유가족 분들을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 분들이 인터뷰를 기록한 책이다. 작가 분들도 기록을 하다가 울고, 이 글을 옮기다 우셨다는 내용은 쓰지 않아도 전달되었다. 괜찮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겠냐는 답변에 할 말이 없다. 자식을 잃어 본적이 없으니 심장을 도려내는 아품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 며칠 후면 돌아올 것을 알았던 아들이, 딸이 영영 돌아오지 않는데 어떻게 그 슬픔을 내가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너무 철들었던 아이, 자신의 구명조끼를 친구를 위해 벗어주었던 아이, 반장이라는 직함의 무게를 지니고 있기에 친구들을 더 구하러 간 아이, 기도하는 엄마의 무릎이 아플까봐 방석을 사주고 싶다고 글짓기를 한 아이, 장학금으로 부모님 결혼기념일 여행을 보내줬던 아이, 봉사를 하기위해 공부를 더 열심히 했던 아이들이 왜 구해지지 못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은 부모들에게 진실은 너무 매몰차기만 하다. 그 어떤 것 하나도 시원하게 밝혀지는 것이 없다.

 

 

 

움직이지 말라고 방송을 한 선장은 가장 먼저 탈출을 했고, 선원 대부분 탈출에 성공했다. 신고한지 한 시간이 넘도록 구조요청을 했는데도 해경은 구하지 않고 있었다. 전원 구조라는 매체의 오보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배는 점점 가라앉는 것을 그저 지켜만 보게 했던 그 이유를 아이들과 일반인의 가족들 포함해서 모두 알고 싶지만 그 진실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아무 곳에도 없다. 이런 가족들은 결국 분노 할 수밖에 없고 시위를 했고 단식기도를 했다. 시위를 하던 도중 자신을 막아선 경찰의 안경을 뺏어 보니 그 사람도 어린 청년이었다. 그 어린 청년들도 유가족들에게 그저, “미안해요”라는 말을 할뿐이다.

 

“왜 책임질 사람들은 쏙 빠지고 자식 같은 애들하고만 싸우게 만들어놨더라고요” P127

 

 

 

어떤 이가 그랬다. 4월의 바다가 그렇게 차가울지 몰랐다고. 그렇게 차가운 바다에서 하루 만에 돌아온 아이의 손톱 밑이 저체온증으로 까맣게 죽어 있었다고. 진도로 내려가는 동안은 제발 살아만 있으라고 빌었다. 엄마가, 아빠가 내려 갈동안만 제발 버텨 달라고. 그때까지만 제발 살아 있으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자 제발 아이들의 시신만이라도 봤으면 했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의 시신이 한 달, 두 달 사이에 나오자 생전에 예쁜 모습만 기억하라며 보길 권하지 않아 보지 않은 부모는 끝내 그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그 무섭고 막막하고 분노가 일던 그곳을 빠져 나갈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했다. 아이가 죽어서 왔는데 감사하다니. 어떻게 죽은 아이를 찾을 수 있어서 축하한다는 말을 서로 나누다 다시 부둥켜안고 울 수밖에 없는 그 억울한 순간은 왜, 만들어 진 것일까. 점점 떠나는 진도체육관은 어느덧 몇몇 사람만이 남아 있게 되었다. 제발 살아 있어 달라고 원했던 기도가 어느덧 제발 시신만이라도 찾게 해 달라는 것으로 바뀌며 이제는 마지막으로 남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로 변했다. 모두 떠나는 것이 무서웠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잊지 않겠다고 한 그 말들이 색 바랜 노란 리본처럼 모두 잊고, 심지어는 이제 그만하라는 그 말이 무섭다.

 

 

 

“한번 대리기사를 불러서 타고 가는데 이만저만 해서 유가족인데 술 한 잔 마시고 간다고 말하니까 뭐라는지 알아요? 보상금이 3억밖에 안 나왔다면서요? 이러는 거야. 내가 3억을 누가 줬는데요? 라고 물었잖아. 정부에서 나온 거라면 안산이 특별 재난지역이 되어서 시에서 4인 가족 기준으로 108만원이 지급되는데 3인이라서 30만원 빠진 금액이 3개월 나온거, 그리고 직장 다니는 부모님 같은 경우 회사에서 급여가 안 나오면 노동부에서 3개월씩 120만원인가 지원한게 전부야.” P284

 

 

 

어떤 이의 덧글을 읽으면서 나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 사고로 인해 유가족에게 몇억씩 돌아갈 것이고 그 보상금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 돈이면 어디 가게를 하나 얻을 수 있고 먹고 살만해지는데 뭐가 문제냐고. 하나밖에 없는 딸이 세상에 없고, 부인도 없는 딸을 키우기 위해 애쓴 아버지는 매일 일하다 손마디가 짤린 손가락으로 노란 리본을 묵묵하게 접고만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죽고 싶어 하루 종일 울고, 형을 화장을 하고 온 날 동생은 이제 형은 어디서 잠을 자냐고 묻는다. 차디찬 바다가 아니라 이제 따뜻한 곳에서 잠을 자는 것이냐고. 그럼 나도 그곳에 같이 가면 안 되겠냐고. 그래서 엄마 아빠가 안 계신 틈에 자살을 준비했던 동생에게 그 돈이 무슨 소용리라고.

정부는 지금 세월호를 인양하는 부분에서도 돈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냥 그 바다 속에 세월호를 침식시키고 시키고 싶은 것 같다. 그 누구도 진실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한 달 전 [눈 먼 자들의 국가]라는 책을 읽고 리뷰를 썼는데 어떤 이가 비밀 덧글을 달았다. 내가 대통령이 진도에 내려와 눈물 한 방울 흘리고 성역 없는 수사를 하겠다고 그렇게 말하고는 이후부터 모든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얘기에, “그러면 니 생각대로 대통령이 맨날 울고 있어야 속이 시원하냐. 대통령이 사람 죽을 때마다 다 찾아가 맨날 울고 책임져야 하냐?”였다. 그 덧글을 보며 참담했다. 일을 당하지 않은 나도 덧글에 이렇게 화가 나기 시작하는데 유가족들에게 쏟아지는 냉담한 시선은 얼마나 아플까. 그 참기 어려운 날들을 대체, 이 봄날에 어떻게 참고 지내시는 것인가.

 

 

 

 

 

 

 

“그러나 가족들은 팽목항을 떠날 수 없다. 참사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기다림만이 이를 일깨워주는 것은 아니다. 아직 4월 16일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야 겨우, 304명이 희생되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P341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확률을 따지지 않는다. 단 한 사람이라도, 죽어도 되는 사람은 없으며, 모욕당해도 되는 죽음은 없다. 부인되어야 할 삶이 없는 세상으로, 가족들은 우리를 이끌고 있다. “ P343~344

 

 

 

 

 

 

 

 

 


 

3월 6일 찾았던 광화문에는 큰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이 계셨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관의 피습 사건에 화가나신 한 단체분들께서

고 노무현과 고 김대중 정부를 비판하셨다. 대표 몇분이서 돌아가면서 열번을 토하시는 말씀중에는 대부분 고인이 된 두 대통령을 논하며 그들의 정부로 인해서 나라가 망했다고 했다.


 

 

그들의 건너편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묵묵히 서명을 받고 계셨다. 그들은 모두 침착했고 더이상의 울분도 없어 보였다. 이날 광화문에서 만난 이 두 모습에 내내 슬프게 다가 왔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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