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시험도 제재받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3월 13일부터는 러시아인과 벨라루스인은 토플 시험도 제대로 치를 수 없게 됐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합니다. 한국도 대북재재할때는(표면적으로) 인도적 교류를 막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미국의 러시아 경제제재는 인도적 차원의 교류도 제재하는 야만성을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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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수렁으로 들어가는 미군 병사들의 모습)

오늘 드디어 터닝 포인트 4화를 봤다. 1화부터 3화까지 다큐멘터리가 사실상 미국이 겪은 9.11 테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4화부터는 본격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 본격적으로 초점을 맞춘다.

전쟁 초기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지지했던 반면, 알카에다와 아무런 연관이 없던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에는 입장이 갈렸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명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미국이 동원한 것이 바로 여론조작이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네오콘들은 명분없는 전쟁임을 알고 있었지만, ˝사담 후세인이 신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대사기극을 벌였다. 이런 사기극이 바로 이라크 전쟁이었다. 미국의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 몇몇 곳에 신무기가 있다고 전쟁전에 주장했지만, 이라크 침공 결과 그곳에는 신무기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침공한 이후 모든 면에서 명분이 없었음이 드러났고, 미국은 4,500명 이상의 병사를 잃었으며, 수십만의 이라크인이 미국의 침공으로 사망했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 독재 타도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미국이 한 것은 상황악화였고, 2008년 대선에 출마한 오바마 후보는 이라크 철군을 주장했다.

대선 시기 오바마는 이라크 철군을 주장했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은 ‘옳은 전쟁‘으로 포장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또한 이라크 전쟁을 거치며 수렁에 빠지게 됐지만, 미국은 올바른 명분이 있다며 이 전쟁을 포장했다.

여기서 이 다큐멘터리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명분이 없었음을 드러내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들을 통해 보여준다. 전투 현장에 배치됐던 한 병사는 ˝우리가 이 전쟁에서 무엇을 하는지 몰랐다.˝고 증언한다. 결국 자신들이 그 나라를 돕기는 커녕 폭격으로 파괴했음을 시인한다.

이번 화는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의 실책을 제법 여과없이 드러냈다. 물론 몇몇 점들은 미국의 입장에서 부각된 측면이 있지만,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제법 객관적으로 중동사태를 분석했다고 본다.

이제 이 다큐멘터리도 마지막화만 보면 된다. 다음에는 마지막화인 5화 리뷰를 올릴 예정이고, 마지막으로 다큐멘터리 총평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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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언론의 태도가 다른데, 이거 비판하는게 친러입니까? 러시아 반대는 하면서, 친미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분들에게 제가 꼭 말해주고 싶었던게 바로 이런 이중성입니다.

반대를 하는걸 뭐라하는게 아닙니다. 최소한 일관성은 있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첫번째 기사) 1. 우크라이나 병원에 가한 폭격은 미국과 동맹으로 하여금 러시아를 막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함(현재 CNN의 기사)

(두번째 기사) 2. 펜타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병원 폭격은 전쟁범죄가 아니다.(2016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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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3-12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기님! 친미라고 해서 미국의 전쟁에서의 잔혹행위까지 두둔하는 사람은 아마도 극히 일부분일 꺼예요. 저는 친미는 아닌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반대해요.
우크라이나 공격에 반대하는데 친미인지 아닌지는 요건이 되지않는다고 생각하고요.

NamGiKim 2022-03-12 21:45   좋아요 0 | URL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저는 그들이 극히 일부분이라는 주장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우크라이나 공격을 반대하는걸 문제삼는게 아니라 그걸 대하는 이중적 태도를 비판하는 겁니다. 요즘 우크라이나 관련해서 조금이라도 반대되는 입장을 가지면, ‘너 친러지?‘하는 논리가 판을 칩니다. 전 그걸 비판하는거고요.

NamGiKim 2022-03-12 21:54   좋아요 0 | URL
그리고 극히 소수라면, 이런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겠죠. 당장 CNN의 태도를 봐도 알 수 있지 않나요?

1. 우크라이나 병원에 가한 폭격은 미국과 동맹으로 하여금 러시아를 막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함(현재 CNN의 기사)

2. 펜타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병원 폭격은 전쟁범죄가 아니다.(2016년 기사)

제목만 보더라도 과거와 현재의 보도가 차이가 있죠.

미미 2022-03-12 22:11   좋아요 1 | URL
미국이 베트남이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을 살상한것은 다큐나 영화로도
많이 나왔죠. 잔혹행위는 모든 전쟁에 필연적이기도하고요. 그걸 두둔하는 사람이 북플에 과연 있을까 싶어요. 불가능하진 않겠지만요.

문제는 그게 푸틴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명분을 주는건 없잖아요. 누군가 친미이고 이중적이라고 해도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인지요
푸틴은 지금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략했잖아요.

덩치가 약한 사람을 힘으로 짓밟고 있다고요.

푸틴 자신은 안전한 곳에 앉아있고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고향도 집도 버려둔채 도망치고 있잖아요.

미미 2022-03-13 11:20   좋아요 0 | URL
미국의 전쟁범죄를 비난하시면서 푸틴의 전쟁범죄를 옹호하시면 안되잖아요.

NamGiKim 2022-03-12 22:17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옹호한 적이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옹호하는 글은 제 글 어디에도 없을텐데요?

친미주의에 대한 비판은 단순히 북플만의 얘기가 아니라 사회에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비판입니다.

러시아의 침략이 잘못됐죠. 그걸 옹호하는게 아닌데 왜 자꾸 사람들이 오독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상관이냐고 물어보셨으니 대답하겠습니다. 푸틴이 잘못한게 있죠.

그 잘못이 있다고 해서 우크라이나 군 내에 나치를 찬양하는 2개사단 수준의 아조프 부대가 존재하는건 언급하지 말아야 하고 비판하지 말아야 하는걸까요?

그리고 돈바스 내전에서 그 아조프 부대가 인종학살한거는 왜 얘기가 안될까요? 그들의 민가 폭격과 납치 및 테러로 15,000명이 죽었는데.

NamGiKim 2022-03-12 22:19   좋아요 0 | URL
당연히 러시아군에 의해 파괴되는 상황이 왜 안타깝지 않겠습니까? 그걸 제가 당연한 일이라고 옹호했나요?

적어도 러시아 전쟁범죄를 비판하되, 맥락적으로 생략된 부분을 비판하는게 어떻게 해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옹호하는 것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미미 2022-03-12 22:25   좋아요 0 | URL
남기님이 직접적으로 옹호하진 않으시지만 간접적으로 분명히 옹호하시는걸로 보여서 말씀드렸어요. 자꾸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계시는 느낌이예요.(어쩜 존재하지 않는?)

남기님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닌 남기님의 푸틴에 관한 관점을 비판한 것임을 분명히 할께요.

남기님의 글쓰기 계속 응원합니다!

NamGiKim 2022-03-12 22:26   좋아요 0 | URL
그리고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미미님께서 언급하신 베트남 전쟁만 하더라도 여론조작은 존재했고, 이는 저명한 학자 촘스키도 많은 시간을 할애에서 체계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언론들은 베트남 전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심의 보도를 중심적으로 했습니다. 전쟁 과정에서 양측 다 테러와 학살이 있었죠.

그러나 여기서 여론조작이 생깁니다. 예를 들면 만취한 남베트남군이 수류탄을 던져 민간이 5명이 죽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 미국의 언론은 베트콩의 테러로 보도됐죠. 즉 미국 언론은 이러한 편향성이 있었고, 따라서 촘스키는 이를 비판했죠.

주제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돌려봅시다. 저 또한 러시아의 침략전쟁으로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과연 언론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선 공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NamGiKim 2022-03-12 22:29   좋아요 0 | URL
저 또한 미미님을 포함한 분들이 러시아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적이라는 표현은 동의하기 힘드네요. 일베라는 존재가 실체 자체는 보이지가 않지밀
만, 그들의 여혐적 극우적 폭력적 성향은 당연히 비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설사 실체가 다소 불분명하더라도 말입니다.

네 저도 미미님의 폭넓은 독서와 글쓰기를 응원합니다.
 

공룡 연구에서 최신 연구가 중요한 이유?

공룡관련 연구들을 보면, 정말 흥미로운 점이 있다. 고생물학은 기본적으로 발굴한 화석을 바탕으로 하는 연구이기 때문에, 학계의 입장이 주기적으로 자주 바뀌는 편이다. 물론 이점이야 어느 학계든 간에 공통적인 분모일 수는 있지만, 고생물학 연구에서 특히 공룡 연구는 더욱 그러한 것 같다.

2001년작 쥬라기 공원3에서 전편에 등장했던 티라노사우루스 만큼의 위엄을 보여주었던, 스피노사우루스만 하더라도 2족보행이다 혹은 4족보행이다를 놓고, 학자들 간의 논박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2018년에는 스피노사우루스가 기본적으로 수중생활에 적합한 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심지어 현생 악어가 가지고 있는 비슷한 꼬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학자들 간의 논쟁도 치열하다. 앞에서 말한 스피노사우루스의 2족보행설과 4족보행설 그리고 반수생 생활까지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스피노사우루스의 예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공룡들도 주기적으로 학설이 바꼈으며, 또 변형되고 있는 중이다.

백악기 시절 서식했던 대표적인 초식 공룡인 이구아노돈을 보자. 이구아노돈은 현재 우리들에게 친숙한 공룡의 존재를 알린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구아노돈은 영국의 치과의사인 멘텔 박사에 의해 발견된 이래 영국의 오언 박사나 프랑스의 조르주 퀴비에 박사 등 저명한 학자들에 의해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기도 했다.

1820년대 이구아노돈 복원도를 보면, 코뿔소의 뿔을 가지고, 4족 보행을 하며, 도마뱀 처럼 긴 꼬리를 가진 파충류처럼 묘사됐다. 당시 공룡들은 파충류의 종류로서 간주되었으며, 현재도 그러한 경향을 완벽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발견 초창기 이구아노돈은 코뿔소의 뿔을 가진 도마뱅처렁 묘사됐다.

그러나 나중에 학자들은 이것이 이구아노돈의 본 모습이 아닌 것을 밝혀냈다. 사실 이구아노돈의 뿔로 묘사됐던 펴는 이구아노돈의 엄지 발가락이었다. 그 이후 연구와 검증을 거치며, 이구아노돈은 앞다리보다 뒷다리가 더 긴 것을 보고 두 발로 설 수 있는 공룡으로 밝혀졌다.

이구아노돈 외에도 대다수의 공룡들은 연구와 검증을 통해 이러한 과정들을 거친다. 목이 긴 공룡으로 알려진 브라키오사우루스는 과거에는 물에서 사는 공룡으로 묘사됐다. 이는 1940년 디즈니에서 제작한 만화 판타지아(Fantasia)에서도 잘 묘사된다. 그러나 고생물 학자들은 브라키오사우루스의 골격이 수중생활과는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최근들어 브라키오사우루스에 대해선 흥미로운 학설이 나왔다.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의 거대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던 브라키오사우루스에게는 현재 코끼리와 비슷한 모양의 코를 가지고 있었다는 학설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이것도 논박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외에도 공룡으로 판단했다 포유류임이 밝혀진 종도 있다. 대표적으로 바실로사우루스가 그러하다. 19세기 당시 바실로사우루스를 발견한 학자는 군주 도마뱀이라는 이름을 붙혀 자신이 발견한 화석을 바실로사우루스라 이름 붙혔다.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결과, 바실로사우루스는 중생대 해양 파충류가 아닌 신생대 에오세 당시에 서식했던 고래과 포유류였다. 현생 고래들의 먼 조상님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공룡 학계의 학설은 최신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1999년에 제작된 BBC의 공룡 대탐험 시리즈 중 하나인 공룡 대탐험에선 남극 공룡을 다루며, 백악기 남극 지역에 알로사우루스가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그 육식 공룡은 현재 알로사우루스가 아닌 아우스트랄로베나토르로 불린다.

여러 예시가 보여주듯이, 공룡 학계의 최신 연구들은 공룡의 명칭과 습성 그리고 묘사도까지 손쉽게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아직도 그러한 연구를 통해 검증을 거친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공룡 학계의 최신 연구는 다른 학문들에 비해 최신 연구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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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중국을 탄생시킨 지도자 마오쩌둥(모택동, Mao Tse Dong, 毛泽东)에 대해선 몇 권의 책을 읽었다. 알렉산더 판초프와 스티븐 레빈이 쓴 <마오쩌둥 평전><폴포트 평전>의 저자 필립 쇼트(Philip Short)가 쓴 <마오쩌둥 1,2(Mao: The Man Who Made China)> 그리고 에드가 스노(Edgar Snow)의 저서 <중국의 붉은 별(The Red Star Over China)>를 읽은 적이 있다.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이 엮은 <마오쩌둥(Slavoj Zizek present Mao: On Practice and Contradiction)>도 읽어보았으며, 범우사에서 출간한 마오쩌둥이 쓴 철학서인 <실천론><모순론> 그리고 <신민주주의론>까지 읽어봤다.

 

마오쩌둥에 대해 제법 적잖은 책을 읽어보았지만, 주로 서방의 학자들이 쓴 책들은 긍정의 시각보다는 부정의 시각이 앞서는 것 같다. 판초프가 쓴 책과 필립 쇼트가 쓴 책 두 권을 읽어봤지만, 마오에 대한 훌륭한 연구서임에도 불구하고 서방주의적 시각의 한계도 분명했다. 학술적이고 서술도 자세하지만, 서방 학자들 특유의 서구적 편향성은 피하기가 힘들다. 그런 점에서 나는 군복무 시절 에드가 스노가 쓴 <중국의 붉은 별>을 감명 깊게 읽었었다. <중국의 붉은 별>은 듀이커의 <호치민 평전>과 커밍스의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과 더불어 군복무 시절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3권 중 하나다.

 

3자의 입장에서 마오쩌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에서 쓴 책은 없을까? 최근에 읽은 책 만화 <모택동>은 내가 읽고 싶어했던 그런 책이었다. 리우스는 제3세계 입장에서 서술하는 멕시코의 만화 작가다. 그의 만화는 1980년대 국내에 제법 많이 번역됐다. 이번에 읽은 <모택동>도 그러한 입장에서 집필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마오쩌둥을 하면, 학살과 문화재 파괴 등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나는 마오쩌둥에 대해 그렇게 비판적이어야 하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 물론 그가 저지른 과오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나치게 악마화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오쩌둥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읽었지만, 리우스가 쓴 <모택동>은 거의 다 아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재밌었다. 무엇보다 저자가 제3세계 입장을 지지하는 인물이기에, 마오쩌둥의 생애를 다루면서 서구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이 들어가는 점이 내 생각과 많이 겹쳤다. 170페이지 밖에 안되는 만화 책이기 때문에 마오쩌둥의 생애에 대한 내용이 제법 부실하게 들어간 점이 좀 걸리긴 한다. 예를 들면, 2차 세계대전 이후 마오쩌둥이 중국을 통일하는 과정은 고작 2페이지만 할애했다. 2차 국공내전의 과정은 마오의 대장정만큼이나 감동적이고 혁명적인 과정인데, 그 점 장제스의 부정부패로 망했다는 서술과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서술로만 끝낸점은 아쉽다. 또한, 냉전의 과정에서 중국이 소련 대신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했던 한국전쟁 참전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도 아쉽다.

 

이러한 점들은 분명 한계지만, 마오쩌둥의 생애를 누구든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은 만화의 큰 장점일 것이다. 저자 리우스는 대약진 운동과 문혁에 대해 긍정적인 의의를 강조하는 한편, 마르크스주의의 원칙에서 벗어났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이 중국이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석하고자 한다. 아마도 중국 공산당과 마오쩌둥을 싫어하는 사람이 이 단락을 본다면, 많이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관점도 하나의 담론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오쩌둥이 혁명가가 되어 중국 혁명을 진행하는 과정은 여러 모로 대단하다. 군사적으로 10배의 전력을 가진 장제스군에 맞서 포위전을 견뎌내고 대장정을 완수하며, 중일전쟁에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을 통해 공산당을 성장시켰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이러한 혁명사적 과정은 분명 감동적인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 탄생 이후 마오의 노선은 몇몇 오류들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956년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 운동에 대한 수정주의 논쟁에서 소련을 비판하는 것은 원칙적으로는 옳았다. 그러나 당시 제3세계 인민의 투쟁을 지원한 세력은 중국이 아니라 소련이었다.

 

마오쩌둥은 흐루쇼프가 드와이트 아이젠 하워나 존 F. 케네디와 같은 미국의 제국주의자들과 평화공존을 추구한다고 비난했지만, 정작 마오는 1972년 미국의 리처드 닉슨과 화해공존의 길을 선택했다. 당시 미국의 닉슨 정부는 중국의 동맹이었던 북베트남에서 야만적인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자행하고 있었다. 심지어 중국은 칠레의 친미 피노체트 세력과 앙골라의 제국주의 용병 세력을 지원했다. 즉 이러한 점에서 마오의 중국은 흐루쇼프가 했던 실책만큼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오쩌둥이 위대한 혁명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분명 위대한 혁명가였고, 그의 이데올로기 마오이즘은 제국주의에 맞선 저항 이데올로기로서 자리 잡기도 했다. 즉 마오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마오쩌둥은 몇몇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오에 대해 제법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저자 리우스의 말대로 마오쩌둥이 중국 인민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 1842년 아편전쟁 이례로 서구 제국주의자들에게 침탈당하던 중국을 더 이상 그들로부터 침탈당하지 않는 중국으로 탈바꿈시켰으며, 여성해방과 글자 간소화 그리고 신분제 철폐 등의 인민해방을 실천했다. 그러한 점에서 마오쩌둥이 중국 인민을 위해 헌신한 지도자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리우스의 말을 인용하겠다.

 

필자도 앞으로 중국이 어떤 진로를 택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확실한 판단을 못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만은 분명합니다. 모택동이 중국인민을 위해 일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모택동의 삶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중국인들이 그가 죽었을 때, 마치 자기 아버지가 죽은 것처럼 슬퍼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출처: 모택동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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