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요리하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가끔 특별식 해주는 남자.
그리고 먹는 남자가 있다.
요리하는 남자와여자는 식성이 비슷해서 서로간에 잘 해주고 잘해먹는다 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요즘 그 남자가 꽂힌 아이템이 또띠아 피자다.
집에 줄지어 놓은 토마토 소스들.. 항상 있는 소시지.
여러 종류의 치즈들.. 또띠아 사서 피자해드신다.
그냥도 아니고 양파썰어 볶고 소시지 썰어 볶고..
베이컨은 피자에 넣어보니 맛이 죽어서 안 넣는단다. 나름 맛을 고려한다..
내가 개밥같다고 만날 놀리는데....
어제도 늦게 들어와서 보니 밥이 없더라..
그 남자도 합창단갔다 와서 밥 먹을려는데 밥이 없었단다..
피자를 해 먹기로 했다.
나? 나는 방에서 폰 보고 놀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열심히 보고~~
완성!!
맛나게 먹는데 먹기만 하는 남자가 와서 껄떡댄다.
요리하는 남자.. 주지 마란다.
그래도 내가 줬다. 반응이 띠껍다.
맛있는거 같은데~
요리하는 남자..내가 저러니까 뭐 안해줘~~
특별식하는 남자도 기웃거린다.
조금해서 별로 없는데 아들이 한거니까 먹어봐~~
크게 한 입줬다.
별 반응이 없다.
맛있지? 괜찮지 않아? 머 별거 안들어갔는데 밖에서 사먹는것보다 더 맛있지 않아?
몇번을 물어봐서야 응~ 맛있어..
요리하는 남자 ... 영혼없는 대답이얌~
나 왈~ 그러니까 현빈이가 당신들 둘한테는 요리안해주는거야~
특별식 하는 남자~ 아빠가 해달라고 하면 해줘야지~
요리하는 남자왈~ 그런게 어딨어? 요리를 맛있게 먹어줘야 요리해주지~ 영혼없이 대답하면서~~

그것이었구나..
나한테만 만들어주는 이유가.
내가 해달라면 해주길래 나를 좋아해서 인줄 알았는데 ㅋㅋㅋ
그게 아니었어 ㅋㅋ
난 현빈이가 해주는 볶음밥이 맛있고
스파게티가 맛있고 피자가 맛있고 ~ - 그냥 맛있는것이 아니라 진짜 맛있다-
맛있으니까 또 해주라고 하고
츤데레 우리 요리하는 남자 투덜대면서도 볶음밥 30분걸려 해줘서 맛있게 먹어주고~~

당연한건 없는데
동생이어서 당연하고 아빠여서 당연하고~~
해 준 음식은 무조건 맛있게 먹어야한다니까~~
리액션 거지 우리 두 남자..
세상에 당연한것은 없답니다
부모자식간이라도~~~
맛있으면 물어보기 전에 맛있다고 하고
먹었으면 뒤에 사족을 붙이는것 아니랍니다~~ ㅋㅋㅋ

우리집 요리하는 남자의 요리철학을 알게 된 하루였다~~ ㅎㅎ


요즘은 밖에 나가기가 싫다.
너무 시끄럽다.
심야식당처럼 소박한 음식이지만
요란하지 않고 조용한 그런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간단한 야식과 간단한 술 한자~ 건넬수 있고 조곤조곤 이야기할수 있는 그런곳~~

어제 북플에서 본 심야식당에 꽂혀 밤새~~~~ 는 아니고
늦게까지 눈 벌게지게 보다가 아침에 늦잠자서 특별식하는 남자 아침 못 먹고 나갔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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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7-28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행복하시군요?^^
아~어젯밤 행복하셨겠어요ㅋ
아드님이 만드신 피자(맞지요?요즘 서재마실 댕기면서 행간에 숨은 뜻 찾아내느라 눈에 핏발이 설 지경이랍니다ㅋ) 저도 앙~~먹어보고 싶네요!! 아들이 만들어주면 더 맛있었을 것같아요^^

덥다고 방학이다고 상 차리기가 짜증이 나던차에 심야식당 읽으면서 밥상차림에 경건함을 얹기로? 했습니다^^
아침엔 애들 경건하게 ᆞ김밥을 말아줬네요ㅋ 큰애 점심도시락을 싸줘야 했거든요ㅜ
심야식당에 김밥도 나오나요?
4,5,6권은 대출중이라 못읽었거든요ㅜ
오늘 또 심야식당 다른 권을 빌리러 갈참예요 이거 다 읽음 식객을 읽어볼까?싶네요~요즘 저도 음식만화책에 꽂혔어요^^
그리고 님의 말씀처럼 소박하고 단아한 밥상을 차려주는 한적한 식당에 가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마음 맞는 사람과 끝없이 얘기 나누면서 그밥을 함께 먹는거죠~~상상만으로도 좋으네요^^
오늘도 무덥겠습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5-07-28 15:44   좋아요 0 | URL
방학이 되면 머리가 아파오죠~~
스스로 해먹을 줄 아는 나이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열심히 훈련시키기도 했지만요~~
소소히 밥 먹는것에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있어요. 대강 배만 안고프면 되지 주의였는데... 아이들이 커 갈수록 제 나이가 들어갈수록 귀찮다고 느껴졌던 일상이 다시 생각되고 있어요. 아들이랑 음식해먹는 것도 해달라고~ 애교부리는 것도 ~ 그런 소중하게 생각되는 일상의 하나이고요 ㅎ

정말 무덥네요~ 소나기가 와도 습하기만 하고~
시원하게 상큼하게 하루 보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28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아아... 입문하셨군요. 이 책 한 번 읽으면 계속 읽게 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7-28 15:40   좋아요 0 | URL
몰아보는 즐거움이 있는데요~~ ㅎㅎ

cyrus 2015-07-28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네 대형마트에 가면 또띠아칩을 팔더군요. 기회가 되면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

지금행복하자 2015-07-28 20:16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쉽게 만들더라고요~ 또띠아 굽고 토마토 소스 바르고 햄. 소시지 양파등 있는 야채 볶아서 올리고 치즈 올려 프라이팬에 다시 구우면 끝~~ 오븐도 안 써요 ㅎ 귀찮다고 ㅋㅋ
아 어제는 렌지에 넣고 돌렸어요~
파마산 뿌리고 파슬리가루 뿌리고 없음 말고~~ 이런거죠 ㅎㅎ

보슬비 2015-07-29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귀여운 요리사예요.
저는 피자라 안부르고 퀘사디아라고 하고 만들어요.
비슷하게 토마토 소스 바르고 파프리카 양파 소시지 다져서 피자치즈 듬뿍 또띠아에 올리고 그위에 다시 또띠아 덮어 옅은불에 살짝 굽고 다시 뒤집어 바삿하게 구어숴 내니 맛있더라구요.^^

거기에 고수만 있으면 죽음인데... 고수 구하기 힘들어요.. ㅠ.ㅠ

지금행복하자 2015-07-29 07:53   좋아요 0 | URL
퀘사디아도 비슷하게 만드는군요 ㅎㅎ 저위에 또띠아만 똬~~~ ㅎ
그것도 해달라고 해야겠어요 ㅎㅎ

고수는 저희집에서는 안 좋아해서, 생바질을 노래부르고 있어요.. 허브키우자고~ 근데 제가 미다스의 손이라 손만 대면 식물이 죽어서.. ㅋㅋ
 

다시 보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당신의 기억. 행복하세요?˝
라는 말에 끌려 봤던 마담 푸루스트의 비밀정원.
기억이라는 것이 참으로 요물같아서 내 맘대로 기억하기도 하고 잘못 기억하기도 하고..
잊어버리기도 한다.
행복했던 기억만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불행했던 기억만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어째든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겠지..

˝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실험실과 비슷하다.
아무렇게나 내민손에 어떨때는 진정제가 어떨때는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 나쁜 기억은 행복의 홍수밑으로 보내버려. 수도꼭지를 트는 것은 네 몫이란다˝

˝Vis ta vie˝

지금 보고 있는 책에서 마들렌이 나오는데
마들렌하면 전에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였는데 이제는 마담 프루스터가 연상.

나도 마들렌 좋아하는데~
생각해 보니까 요즘은 통 못 먹었네~

전에는 어떤 느낌으로 영화를 봤었지? 가물가물..

어째든 이번에 다시보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는 프루스트 부인이 내 주는 차- 완전 뽕가게 해주는 차- 와 마들렌에 꽂혔다 ㅋㅋ
그리고 슈게트빵~ 이 빵이 아니었다면 마담 프루스트를 만날일도 없었을테니까~
우박설탕이 오도독 씹히는것이 재미있을것 같은 빵. 마들렌의 포근하면서도 부드러운 맛. 은은히 느껴지는 레몬향까지~~
와~~ 상상만으로도 미치겠다~~~
마들렌 먹고싶다...

누군가에게 마들렌과 홍차를 내 줄수 있는 그런 하루가 되었으면....
내가 내 준 차 한잔에 쉬었다가도 되고
차 한잔에 위안을 얻어도 되고~~
그냥 차한잔이라는 말이 주는 그 따스함을 같이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나에게도 저런 차 한잔 주는 사람이 있어도 좋고
아무도 안 주면 내가 나한테 주지 뭐~~

아무리 봐도 저 꽃무늬 테이블보에 파란 찻잔이 예술이다.. 찻잔 생각만 나네~~ ㅎㅎ
찻잔을 테이블 위에 딱~~~~~ 올려 놔야하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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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7-27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기억은 행복의 홍수 밑으로. 수도꼭지를 트는 것은 내 몫. 얼마나 멋진 표현인지요.
저도 이 영화 봤어요. 어떻게 가락을 잡아야할지, 중반까지 갸우뚱 하면서 봤지요.
우박설탕이 묻혀져있는데 크기가 아주 큰, 그런 빵을 국내 어느 유명 빵집에서 팔고 있더군요. 호기심에서 먹어봤는데, 아주 달달했어요. 홍차랑 마시면 정말 잘 어울릴것 같네요.

지금행복하자 2015-07-27 20:45   좋아요 0 | URL
실제 파는군요~ 맛만 상상하고 있어요. 우리동네 빵집에서 버터 듬뿍 넣어 굽고 그 위에 우박설탕 뿌린 빵을 파는데 그런 맛이 아닐까.. 생각만 ㅋㅋ

라로 2015-07-2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를 못 봤어요!!ㅠㅠ 님의 글을 읽으니 꼭 보고 싶어요!!!!!!! 불끈
저도 마들렌 좋아라 하는데 요즘 먹는 마들렌은 스타벅스에서 파는 것. 다 맛있는 마들렌을 유럽에서 먹은 기억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아요!! 맛은 역시 추억이 거의 차지하고 있는 듯요~~~^^;;

라로 2015-07-27 14:19   좋아요 0 | URL
이 영화 보려고 찾아보니 2013년 영화라 여기선 볼 방법이~~ㅠㅠ 알라딘에서 디비디를 찾아봐야 하나봐요~~ㅠㅠ

지금행복하자 2015-07-27 21:07   좋아요 0 | URL
어떡해요~ 파일이라도 있음 보내드릴텐데~

맛은 추억이고 함께 먹는 사람들과의 이야기인듯 해요~~ ㅎㅎ

프레이야 2015-07-27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 저 참 좋아해요. 2014년 7월 초에 봤네요.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 마르셀 프루스트의 이 문장을 인용하며 시작하지요. 사랑스럽고 따스하고 유머러스하면서 인간의 품위를 유지한다,고 저의 작은 창고에 메모해 뒀네요. 좋은 기억을 떠올려주셔서 쌩유~에요^^

지금행복하자 2015-07-27 23:43   좋아요 1 | URL
여러번 보아도 좋을 영화였어요. 처음에 볼때는 이야기전개가 좀 황당하다고 느꼈었는데 전개과정을 아니까 디테일한것들이 눈에 들어와요~~

프레이야 2015-07-27 23:51   좋아요 0 | URL
네, 저 마들렌 굽는 틀과 파란색찻잔도 기억나요. 자잘한꽃무늬 테이블보에 어울려요~
 

축복 받은 집
줌파 라히리


말만 듣던 작품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왜 여자들이 좋아하는지 알것도 같고
왜 그렇게까지 좋아하는지는 모를것도 같고

여러편의 이야기속에 세편의 이야기가 남는다


* 일시적인 문제

삶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교점이다.
사산을 한 쇼바. 그리고 세미나를 갔다고 믿고 있었던 슈쿠마. 하지만 그는 쇼바가 쓰러져 누워있던 병실이 아니라 아이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병원에 있었다. 쇼바는 모른채..
몇개월을 남처럼 외면한채 힘들게 살아왔던 쇼바와 슈쿠마. 정전으로 인해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게 되지만.. 이미 쇼바의 마음은 정해진 상태..
그리고 마지막이라고 털어놓는 아이 이야기..
과연 쇼바에게 위로가 되었을까?
쇼바에게 다시 그의 곁에 남을 만한 이유가 될까?
나는 글쎄다..
내가 필요한 그 순간. 그 때 있어줘야한다.
그때의 상실감은 그 때밖에 채워지지 않는다.
이후의 이야기는 그렇구나..그럴수도 있겠지라는 스스로의 납득일뿐...
다만 슈쿠바를 떠나는 쇼바가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이 조금은 풀렸을 가능성은 있겠다.
이 후... 충분히 스스로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후 그래도 슈쿠바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다면 다시 돌아올수도...
물론 슈쿠바도 같은 마음이어야겠지..
그래서 삶은 타이밍이다. 교점이다.


* 질병통역사

28살의 피 끓는 청춘.
하지만 현실은 아이가 주렁주렁.
남편은 나에게 관심이 없어..
여행에서 만난 가이드가 뭐라고? 질병통역사라고?
고뤠? 그럼 내 이야기좀 하면 치료가 될까?
그.
러.
나.
이 질병치료사..
딴 생각을 하고 있네~ 이렇게 이쁜 여자가 나같은 사람에게 관심을... 전화번호도 받고..
꿈을 꾸는 이 남자~

잃어어린 시간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이 28살의 미나가 나 28밖에 안됬다고 아무리 소리 높여 외쳐봤자 그 시간은 돌아오지도 되돌리수도 그 누구도 찾아주지 않는것을...
미나에게는 결혼의 시간이 잃어버린 시간들이었지만
나에게도 20대는 잃어버린 시간이다.
그 누구에게라도 잃어버린 시간은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잃어버린 시간이 아닌 시간으로 만들것인지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사는냐일 것이다.
계속 잃어버리고 있으면서 나중에 후회하는 삶을 살지 지금이라도 채워가면서 살다가 후에 그 시간이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었음을 알게 될지는..

모든 미나에게 건배를 !!



* 세번재이자 마지막 대륙

어떻게 표현해야하지?
생각 못 했던 진행이라고 해야하나?
아마 나이가 좀 더 어렸다면 이해하지 못 했을지도 모를 작품.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합리화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과거의 삶을 포용하고 현재 미래까지 지켜나가는 것.
잔잔하지만 아름답다.
삶이 항상 자신의 욕망의 분출만으로 채워지지는 않는다.
내 욕망을 발현하기위해서는 나를 포함 내 주위의 배려와 포용속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나!!!!!!!!! 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지만
나!!!!!!!!!!만을 생각해서는 삶이 팍팍해진다는 것을..
줌파 라히리의 작품이 왜 인기가 있는지 잘 모르겠었는데 <세번째이자 마지막 대륙>을 읽으면서 이런 느낌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뻘소리~~
철들면 죽는다는데~
아직은 철들고 싶지 않는데
가끔 철들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직은 철들지 않음을 즐기고 싶다..
조금은 성숙된 철듬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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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7-2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번째이자 마지막 대륙 마음에 드셨다는 거죠???헤헤헤

지금행복하자 2015-07-27 21:05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아무 이야기가 없다고 느껴질수 있는데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듯한 느낌이었어요~~ ㅎㅎ
평범한 삶이 더 어렵다는 말 절감하고 있어서 더 그런가봐요~~
비비아님의 밑줄 그어준 그 글도 마음에 콕 박혔어요~^^
 

님의 노래

김 소월


그리운 우리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 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어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데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어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데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무심

김 소월


시집와서 삼년
오는 봄은
거친 벌 난벌에 왔습니다
거친 벌 난벌에 피는꽃은
졌다가도 피노라 이릅디다
소식없이 기다린
이태삼년
바로 가던 앞 강이 간봄부터
구비 돌아 휘돌아 흐른다고
그러나 말 마소 앞 여울의
물빛은 예대로 푸르렀소
시집와서 삼년
어느 때나
터진 개 개여울의 여울물은
거친 벌 난벌에 흘렀습니다.


시는 잘 모른다
그래도 가끔 소월의 시는 뒤적여본다.
산산히 부서지는 이름이여~
덥고 습기가 가득한 오늘
티비 보면서 소월 시집을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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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7-25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월 시를 읽으면 마음이 차분히 내려앉거나 환하게 피는 듯 저미거나 그래요. 난벌에 흐르는 개여울의 무심을 배워야겠어요

지금행복하자 2015-07-26 01:45   좋아요 0 | URL
알려진 시 이외에도 좋은 시가 많은데.. 소월시 좋아요. 처연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무심. 다시 한번 되뇌이고 갑니다~~
 

1주일에 한번.
금요일. 심포지아.
작품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이야기 하고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해결책이야 어차피 각자의 안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
그냥 이야기하고 들어주고 같이 욕?해주고
공감해주는 시간들.

문학작품이 삶을 이야기하는것이기에
그 안에 우리의 삶이 녹아있고
우리가 살아야할 방향이 녹아있고
그걸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배불러하는 부잣님마나님 시간보내기가 아니라
고상해보이고 싶어하는 지적허영심이 아니라
척하고 싶은 지식쇼핑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먹고살기도 힘들지만 사는게 팍팍하고 버둥버둥하고 있기는 하지만 ......
그래도 이시간들이 없다면
더 팍팍하고 살기 힘들었을지도 모를 시간들.
이들과 함께
책들과 함께
함께 먹고 웃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이 시간들을 사랑한다.
이들과 함께 하기위해 시간내고
음식 준비하고.. 이 시간들이 좋다.
음식으로 힐링하는 기분이라는 건..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이 느껴져서 겠지..
그 마음이 고맙고
맛있게 먹어주는 그들이 고맙고...

내가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과 시간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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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07-25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과 시간들을 사랑한다-
참 맞고 좋은 말씀입니다~~
아유~~차리신 밥상이 참 걸지고 맛나 보입니다~!!!^^
덕분에 대리만족,하며~~좋은 주말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5-07-25 19:25   좋아요 0 | URL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시나요? 한상 푸짐하게 차려서 맛있게 먹는것이 최고 즐거움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