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책들의 천일야화를 밀어놓고
대신 고른 인디고의 아라비안 나이트.
리처트 버턴의 작품을 번역한 책.
익숙한 아라비안 나이트 버전.
삽화가 이쁘니 책 읽는 맛도 배가 되고
열린 책들의 천일야화보다 더 읽기가 매끄럽기도 하고...
달달하고 예쁜 사랑이야기가 송알 송알 포도송이 포도알 처럼 달려있어
하이틴 로맨스 소설 읽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기에는 안성맞춤
구성도 사랑이야기로만~
아름다운 사랑. 목숨을 건 사랑. 슬픈 비극적인 사랑 등등..
아~ 달콤 달콤.
인디고 책의 매력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듯..

전권 읽기는 정말 포기하고 이 책 읽고 만족해야하는건가 싶다. .
그렇다고 리처드버턴의 전집을 사기는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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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0-15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서문화사 버튼 판 2권까지 읽어봤는데 끝까지 완독하려면 다른 신간에 눈 돌려선 안 됩니다.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았어요. 지루한 이야기도 있거든요.

지금행복하자 2015-10-16 00:29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한꺼번에 보면 재미없어요.. 지루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만 골라읽으면 좋은데 그건 또 잘 모르고 ㅎㅎ
인디고버전은 예쁜 사랑이야기만 모아 두어서 지루한 줄 모르고 읽었어요~^^ 일러스트도 한 몫 제대로 하구요 ㅎ
 

푸른 여름
여름이 다 지나 여름을 읽다는 좀 너무 시원한 감이 있다
하지만 푸르른 짙은 녹색의 여름이야말로 청춘을 이야기하기 최고의 계절이 아닐까 싶다 상큼한 고1 여학생의 운명같은 사랑찾기가 이 만화의 주된 이야기인데
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직업에 관한 내용이다
아직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고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는 아이와 이미 미래가 정해져 버린 아이가 나온다
꿈을 묻은채 집안의 가업을 따라야하는 정해져 있는 미래.
예전같으면 생각하지 못 했을 부분인데
취업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보니 저절로 내 초점이 거기로 모이나 보다

잘 나가는 맛집이나 오래된 식당들을 보면 요즘은 가족들이 나와서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일 손 구하기가 어려워서 그러는 경우도 있지만 하기 어려운 취업보다는 부모의 일을 배워서 인수받으려는 경우도 제법 있는것 같다.
실제로 개업을 하는 가게도 자본은 부모가 경영은 아들이 하는 경우도 내 주위에도 제법있다.
이 전같으면 이런 일 하지 마라고 직장구하라고 했을텐데~~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식당이나 가업이 있다면 굳이 취업걱정안하고 좋겠다는 생각을 예전보다 훨씬 많이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가끔 놀라곤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비록 원하는 일은 아니지만 가업을 이어받을 의무를 지고 가야하는 건지 .
둘다 쉬운 일이 아닌 것만은 사실이다.

그런 가업을 물려주지 못하는 나의 현실에 슬쩍 썩소를 날려본다..

왜 이런 상큼발랄한 표지의 책에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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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4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0-15 02:02   좋아요 1 | URL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위로 언니가 적어지고 있어요 ㅎㅎ 그래도 아직 29이라고 무조건 우기고 있지만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나이에 대한 염려는 계속 되겠죠? ㅎ
서류상의 나이만 그 나이인걸로 해요~~^^
 

현관문을 열어 제끼면서 둘째 아들이 들어온다
일번 엄마, 나 라면 먹어도 돼?
이번 라면 먹었어?
삼번 어? 라면 냄새난다
음~ 이놈의 라면


우리 도서관은 매달 나름의 주제어를 정해놓고 책을 골라내어 책바람을 쐬어준다
다음 달 주제어는 `향`이다
이런 저런 책들을 골라보지만
이거다 하는 책이 없어 고심하다가
세 권의 책을 골라냈다 드디어~

정은우의 잉크냄새 진동하는 《아무래도 좋을 그림》
고소하고 따뜻한 빵 굽는 냄새가 풍겨나는 《브래드 앤드 버터》
그리고 김 훈의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라면 냄새를 풍기는 《라면을 끓이며》
김 훈의 라면은 좀 담백하고 시원한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읽고 있는 동안 우리 집은 계란 들어가서 라면이 끓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꽉 차있었다.
보글 보글 소리와 함께
파와 섞인 라면에
계란의 독특한 비릿하면서 달큰한 냄새와 시골엄마의 손 맛? 같은
복합적이고 미묘한 그 냄새~ ㅎㅎ

라면이 맛일까 냄새일까
잠깐 고민을 하기는 했지만
우리 집에서 라면은 냄새에 더 가깝다.
조미료가 들어가는 모든 음식들이 끓으면서 나는 냄새를 통틀어 라면냄새라고 하는 둘째가 있어서 더 그렇다
감자탕을 먹으러 가도 라면냄새
집에서 김치찌게를 끓여도- 가끔 얻어오는 김치에 조미료가 들어갔는지 금방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되었다ㅎㅎ-
MSG의 모든맛을 라면냄새 한 마디로 퉁 쳐버리는 두번째 아드님..
거의 매일 실랑이.
라면 먹어도 되? 밥 먹어
밥 말아 먹을께.. 그냥 밥 먹어
요즘 아이들에게는
예전 우리가 느꼈던 밥 익어가는 냄새보다
누룽지 눌어가는 냄새보다
라면냄새에 더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닌지


김 훈의 라면 끓이는 방법은 내가 끓이는 방법과 비슷하다.
파대신 김치를 넣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 끓인 라면 맹탕같다고 안 먹는 남자도 있다
짭짤하게 끓여야 라면에 대한 예의라나 뭐라나~
이 책은 옆에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읽어야 제 맛이 날것 같다 ㅎㅎ

이제 밥 먹으러? 아니 읽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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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0-14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공 너무 배가고파지네요 ㅎㅎ 오늘 점심은 라면으로다가! 주제를 정해 바람을 쐬어주는거 정말 좋은데요 ㅎ 세 권다 관심이 갑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0-14 21:46   좋아요 0 | URL
점심 맛있게 드셨어요? 실제로 점심으로 라면을 먹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주로 일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에 라면찌게로~ ㅎ

yureka01 2015-10-1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은 먹는 것의 안쪽에 대한 비애라고 딱~~~적혀 있으니..흐..

지금행복하자 2015-10-14 21:47   좋아요 0 | URL
인 박히는 음식인데.. 왠지 처량한 음식인데.. 그래도 맛있어요 ㅎㅎ

레삭매냐 2015-10-1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라면 먹으러 왔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0-14 21:48   좋아요 0 | URL
맛있게 드셨어요? 요즘은 라면 종류가 정말 많아요~ 저는 삼*라면이 젤 좋아요~~

낭만인생 2015-10-14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면 좋아했는데... 글이 맛깔스럽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0-14 21:4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지금도 라면 좋아해서 가끔 먹어요~
 

달콤달콤 & 짜릿짜릿
Gido Amangakure

혼자아빠의 딸키우기

누군가에게 음식을 해서 먹인다는 것
관심과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어쩌다 가끔 해주는 음식이야 입에 맞고 맛있는 그런 음식을 해줘도 되지만
집에서 매일 매일 먹는 음식은 아무래도 더 신경이 쓰이면서 또 무심해지기도 쉽다
특히 음식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마 하기싫은 일이 되어버릴수도 있다.
가족이 아니라면.
가족이기에.
이런 저런 변명으로 밥을 해먹이게 된다
근데 왜지? 생각하게 된다
집에서 하는 밥은 당연한것이다
엄마는 당연히 밥을 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당연한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엄마가 하는 밥은 당연하다
아무리 그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 놈들이 뼈속까지 그 의식을 심어놨나
밥 해주란다. 무조건 맛있는 밥으로..
밥은 해주되 이제는 혼자는 안 한다
최근에 나는 인정했다
난 밥 해주고 빨래해주면서 행복을 느끼는 타입은 아니야. 아무리 내 새끼입으로 들어가는 밥이지만 밥 해놓으라고 하면 무조건 이뻐보이지는 않네..
나 밥먹을때 뺏어먹는 것도 싫고 ㅋㅋ
솔직히 각자 알아서 먹으면 정말 좋겠다 ㅎㅎ 정말 배 고파 밥 뜰 힘도 없으면 어쩔수 없지만 ㅋㅋ

신랑도 인정. 애들도 인정. 나도 인정.
맞아 엄마는 집안일 하는거 진짜 싫어해~

그니까 같이하자고
도와주는게 아니라~~
분담해 주면서~~
이제 니들이 밥도 해먹어라~~
종용도 해가면서 ㅎㅎ 이미 해 먹고 있기는 하지만~

나한테 밥 얻어먹고 싶으면 다함께 재미있게 만들어 먹기 그리고 무지하게 고마워하기 ㅎㅎ


솔직히 제목보고는 좀더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내용을 기대했었는데
유치원생 딸과 혼자아빠 그리고 바쁜 엄마를 둔 여고생의 맛있는 집밥 해먹기일줄은 꿈에도 생각못 했다.
그래도 밥을 먹는 행위로만 아닌 함께 하는 활동으로 밥 해먹는 함께 먹는 즐거움. 고마움을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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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좋을 그림
글.그림 정은우

제목이 너무 좋다
아무래도 좋을 그림
내가 좋아하는 단어는 `그냥`이다.
왜 좋아?
그냥
왜 책읽어?
그냥
왜 그거 해?
그냥
별 목적도 의도도 없다
그냥한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지금도 그냥 책 읽고 그냥 쓰고
그냥 뒹굴뒹굴 거리고 있다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

아무래도 좋은거라고 해서
함부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
막 대하라는것도 아니다
가끔 이를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목적과 의도가 있어야 가치가 있다고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목적의식적인 삶은 힘들고 불편하다
왠지 두뇌가 쉬지 못할 것 같다
고단해보인다.
그래서 왜? 를 물어보면 난 할 말이 없고 그들은 답답하다
심지어 이런 말도 듣는다
그 열정 변하지 말고 오래가시길 바래요~
그 사람이 불편해지는 순간이다

아무래도 좋을 그림이라 더 좋을수도 있다
더 오래할 수도 있다
그냥 하는 일이라 더 열정적으로 보일수 있다
더 오래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별로 지치는 일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


`여행을 기억하는 만년필 스케치`
제목에 붙어있는 글귀다.

만편필을 써 본지 얼마나 됬을까
요즘엔 펜 자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키보드가 익숙해지고
뭔가늘 쓸때도 느린 손 글씨가 자꾸 생각을 걸고 넘어지는 것 같아 컴으로 더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
부러 손글씨를 쓰다가도 다시 키보드로 돌아가기도 한다
뭘 많이 쓰지도않으면서..
편리성이 인스턴트한 생각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것이다

잉크색을 좋아한다
만년필의 서걱거리는 그 느낌이 좋아
많이 사다나르기도 했다.
다 어디갔을까?
고등학교때에는 만년필가지는것이 큰 소원이어서 돈 벌면 꼭 만년필 살거라고 다짐했었는데..
그때는 빠이로트- 파이럿은 어색하다 빠이롯트여야한다- 만년필이 최고인줄 알았다. 십수년전 서울에서 잠깐 살 때 종각에서 종로 3가쪽으로 걸어오다 보면 그 중간쯤 모퉁이에 빠이롯트 대리점이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구경하고 들어가서 구경하고 틈틈히 사기도 하고..
잉크도 블루블랙 뿐만 아니라 여러색도 나왔던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만년필에 가장 어울리는 색은 아무래도 블루블랙. 잉크색이다.

지금은 만년필을 쓰지 못하고 잉크색 시그노펜을 쓴다. 이 펜을 발견하고 얼마나 좋았던지..
잉크색 펜이 있다니~
신세계야~

책속에 러스킨의 이야기가 나온다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서 인상깊은 구절이었는데 이 책의 저자 정은우씨가 다시 떠올려준다
풍경을 소유하는 방법에 관하여 사진과 데생과 글쓰기의 관계에 대해..
그 때는 유일하게 그나마할수 있는게 글쓰기라고 생각해서 이거라도 해야지 했는데 아직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대신 사진을 하고 있다.
스케치도 글도 시간과 정성이 사진보다는 더 많이 필요한 작업이다.
손글씨를 쓰다가 키보드로 넘어가버린 이유와 비슷한 것 같다.

-- 풍경의 진정한 소유는 그 요소들을 살피고 그 구조를 이해하고자 하는 의식적노력에 달려있다...... 이 아름다움이 기억속에서 얼마나 오래 남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의도적으로 파악하느냐에 달려있다.... . 카메라는 진정한 지식을 선택할 기회를 줄 수도 있지만, 어느 새 그 지식을 얻으려는 노혁을 잉여의 것으로 만들어 버릴수도 있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음으로써 우리 할 일을 다 했다는 느낌을 줄수도 있다...
-- 여행의 기술중에서 --


아직 사진도 제대로 못 하는데.
더한 욕심은 없다
그렇다라는 거.
아직은 사진에 집중하고 싶다.
사이에 뭔가가 들어오기도 할것이다.
그것들이 나에게 들어오기를 기다리는거다
책장 한 귀퉁이에서 말라가는 내 수채물감이 나를 기다리고 있듯이~


* 관계에서 사랑의 유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 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삶을 온전히 이해했다는게 중요하다 - 20p

여행이란 게 원래 그런식으로 서로 만날 일 없었던 것들이 만나가는 이야기의 축적이다. 길고양이 한마리에도 여행의 놀라움이 있는 것이다 - 24p

다만 만드는 정성 못지 않게 보는 이의 정성도 일종의 예의라는 이야기정도는 하고 싶다. 보는 정성이 만든 정성을 완성한달까. 건축가의 감정과 집념이 어떻게 스며 있으며, 보는 이이와 어떻게 관계 맺는지 끝내 감지 못한다면 지은이로서는 적지 않게 섭섭할 것이기 때문이다. - 31p

나는 재현보다 간섭을 좋아한다. 눈으로 풍경시 들어올 때는 잠자코 있다가 보고 있는 장면을 종이위에 옮기는 순간 끼어드는 제 나름의 해석이 간섭이다. 간섭은 어떤 대상을 지우기도 하고 특정장면은 강조하기도 한다. 지금은 그저 타자화 된 대상을 내 식대로 해석해 쓰고 싶다는 속셈으로만 그림을 그린다
- 98p

갈수록 어딘가에 글씨를 끄적이는 사람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이러다가 아무도 글을 쓰지 않는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닐까싶을 정도다. 아무도 글을 쓰지 않는 시대는 내가 나이길 포기하는 시대 혹은 내가 나라는 것을 남들이 증명해주어야하는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 119p-

생의 꿈이나 열정 운운하는 사람을 멀리하고 산지 오래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가슴 속 깊이 잊었던 염증이 도지는 기분이다. 뭔가를 간절히 이루려는 사람은 경험상 주변의 누군가에게 꼭 상처를 준다... 삶과 자신에게 날이 서 있는 사람은 그 세월을 지나며 누군가에게 생채기를 내기 마련이다. 요즈음엔 차라리 꿈이 없는 사람이 더 건강해보인다. 더는 이루려는 것이 없는 사람은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다. 굳이 누군가와 함께 어깨를 맡대고 살아가야 한다면 나는 이런자들의 곁에 서 있겠다 -157p

전통은 멋이 아니라 생존이다 - 159p

개인이 살아가는 이유는 살아가는 것 자체를 위한 것이지 그 이외의 어떤것을 위해서도 살아가지 않는다고 했던 중국작가 위화의 말이 그래서 거짓말이 아니다 - 161p

내가 먹고 싶은 건 추억이지 그 맛이 아니란 걸 나도 이제 잘 안다 - 219p

인간은 돼지를 기르며 살찌라고 먹이를 주지만 그게 돼지의 안녕을 위한 것은 아니다 - 228p

물론 견주는 총명하다거나 빠르고 힘이 세다는 이유로 어떤 개만 총애하지 않는다. 견주의 역할은 각각의 개가 가진 역량을 파악하고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있기 때문에 특정한 개를 편애하지 않는다. 견주가 그들 한마리 한마리의 이름을 불러주고 안아주느라 하루를 다 보냈던 것이 이제야 이해가 갔다. 개들의 역량을 파악하고 조화를 이뤄내는 것이 견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리라. 견주는 그래야만 썰매개들이 인간에게 잘 보이려는 욕심이 아닌, 스스로 잘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 달릴수 있다고 했다... 그저 각자의 능력에 맞게 땀 흘리고 `달렸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해한다. 개들조차도 할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아는 것이다 - 232~233p

앙코르와트의 거대함에 압도되어 감탄을 연발하는 우리 모습은 그래서 인간적이지 못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세계유산이 아니라 그 돌덩이 밑에 깔린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는 감수성일지도 모른다 - 236p

남들의 기이한 삶. 뜻 있는 삶을 바라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그 이상으로 `지금 여기` 내가 저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마음이 여행에서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마음이 들어야 비로소 남의 삶. 남의 풍경이 내 일부가 되어준다. -245p

우리의 삶은 결국 직접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서 지나칠수도 모를 수 많은 일상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누가 내게 여행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이 세상의 사소한 것들을 들여다보는 가치를 깨닫는 과정이라 말하고 싶다 - 2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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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10-12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냥`이라는 단어 아주 좋아하는데!!!!요~~~^^;;;

지금행복하자 2015-10-12 20:08   좋아요 0 | URL
그냥이라는 단어 정말 좋아요. 사는데 실상 의미를 담고 하는 것보다는 그냥 하는 일이 더 많잖아요. 후에 그 의미가 부여되는거지 ㅎ
그냥 행복하게 즐겁게 사는게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고기자리 2015-10-1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위화의 `인생`을 좋아해요. 살아가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는 것.. 있는 대로 힘을 잔뜩 주고, 대단한 목적을 위해 사는 순간도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그저 삶 자체를 위해 살아가는 삶을요../ 책에서 인용하신 내용들이 다 좋습니다^^ /저도 시그노펜 좋아해요ㅎ

지금행복하자 2015-10-12 20:11   좋아요 0 | URL
한동안은 힘 잔뜩주고 살았는데 저도 제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참으로 고단한 삶이었던것 같아요. 굳이 그리 살 필요가 없었는데.. 왜 그렇게 살았는지. ㅎㅎ
시그노펜.. 롤링도 좋고 색깔도 다양해서 더 좋아요. 브라운블랙. 보르도 블랙. 그린블랙 ㅎㅎ 그중에 최고가 블루블랙이구요~

AgalmA 2015-10-13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도 이 책 보다가 <존 러스킨의 드로잉>을 제대로 읽어보자 싶었던 것 아니겠음요ㅎ?

지금행복하자 2015-10-13 08:26   좋아요 0 | URL
ㅈ저는 보통의 여행의기술 보다가 러스킨의 드로잉을 샀어요. 데생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에세이 읽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던것 같아요. ㅎㅎ
독특하게 매력있는 책이에요~^^ 저 책 덕분에 보통의 여행의 기술. 드로잉 다시 뒤적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