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문세
문학동네

그치지 않는 비의 작가 오문세의 두번째 작품이다.
그치지 않는 비를 읽었을때의 그 묵직함이 맘에 들어 기억해 놓았던 작가이다.

전작보다는 훨씬 성장소설스럽다.
줄거리도 있고 사건도 있고 해결책도 있으니까.
더 가볍기도 하다
물론 여타의 성장소설보다는 추를 두세개 더 가지고 있기는 하다.

싸우는 소년.
누구와 싸우는 걸까.
무엇과 싸우는 걸까.
왜 싸우는 걸까..
과연 싸운다고 이길수는 있을까?
어떻게 싸우지?


나는 싸우는 것이 싫다.
이긴다 진다의 문제가 아니라 굳이 싸워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도피적일수도 있다.
내 권리를 못 찾을수도 있다
바보같다는 말도 들은적 있다.
싸우고 싶을 때도 있다
억울할 때도 있다.
하지만 싸우지 않는다
싸운다고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냥 둔다
내버려 두기도 하고
버티기도 하고
피해버리는 일도 많다.
소위 찌질함과 소심함을 ˝COOL˝이라는 미덕으로 포장하는 자신을 보고 챙피해하는 경우도 많고..

싸움에 대해
싸워야 할 대상에 대해
싸움의 당위성에 대해
싸움의 기술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보통 2번째 작품은 조금은 실망스러운데
이 작품도 그치지 않는 비만큼의 전율은 약했지만
나는 이 작가의 글쓰기가 좋다.
이 작가의 세상바라보기가 좋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선과악 두개만 존재한다면 세상살기는 수월하겠지..
하지만 회색이 더 많은게 삶이라
잘 싸우는 방법을 아는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떻게 하면 잘 싸울수 있을까
지금까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눈에 보이는 적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쎄서 힘들고
적의 형태가 눈에 띄지 않아서 힘들고
혼자만 싸운다고 고립감에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 싸움이 아닐까 ..

그 중 제일 힘든건 나와의 싸움이겠지
비겁함. 변명과의 싸움.


싸우는것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우리사회의 지금 모습은 혼자 싸우는 사람이 많아서 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사회적인. 개인적인 이유로 목숨을 버려도
우리는 같이 싸우지 않는닺
잠시 마음 아파하고 혀 끌끌 차는 것으로
다 했다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같이 잘 싸우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 책속에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당연해질때, 사람은 병신 같아지는 거야.


아무것도 하지마. 앞으로도 계속 아무것도 하지말고 살아 -- 70p


참고 견디는 건 이기는 것이 아니야. 그냥 참고 견디는 거지 -- 80p


싸움이 무작정 나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는 쪽의 변명에 불과해.
싸움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 간간히 비나 눈이 쏟아지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벌어지는 일일 뿐이안....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아무리 몸을 사려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다 싸워야 할 때가 오는거야 -- 99p


이겨야해.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스포츠에서는 이기든 지든 둘 다 좋은 경험이 되지만, 싸움은 그렇지 않아. 이기는 것이 전부야. 오직 이겼을 때만 싸움이 가치를 가지는 거야 -100p


싸움이 떳떳하고 정당하게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야.... 할 필요가 없는 싸움은 하지 말아야해. 하지만 어째거나 싸우기로 마음먹었다면. 할수 있는 한 최고로 치사하고 더럽고 악랄하게 싸워라. 그럴 각오가 없다면 너는 무조건 져. -- 102p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당연해질 때, 사람은 그렇게 병신같아 진다. 그런점에서 보면 짐승이나 다를바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수 없는 충격을 반복해서 개에게 주다보면 나중에는 어떤 해를 가하더라도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된다.
조금만 움직이면 피할수 있는 상황이 되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 136p


강하다는 건 비겁해지지 않는 거야 -- 187p

착하게 살지 말라고 전해주게 ... 있는 힘껏 부딪혀
자신을 믿어야 해 -- 197p


나는 서찬희의 아버지가 원하는 진실을 모두 전할 것이다. 하나 하나, 빠뜨리지 않고.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싸워야 한다. 비겁하게 고개를 드는 온갖 변명들. 핑계들을 쓰려뜨려야 한다. 미래에 어떤일이 닥쳐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쨋거나 내가 앞으로 걸어갈 거라는 사실이다.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싸우면서.

이렇게 시작한다 -- 2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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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5-18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공평한가> 판결문 책 읽고 있는데, 이 글 보니 더 절절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5-24 00:18   좋아요 0 | URL
공평이 진리인데.. 과연 진정한 공평이란 가능할까 생각이 들때가 있기는 합니다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나의 작당에 동조한 몇명과 일상 탈출을 예정한 그 날이다.
흐흐흐흐


요즘 일만하고 있는것 같다.
하나 끝나면 또 하나..
일에 연속인듯하다
분명히 처음 시작할땐 일 만들지 말자고 했는데 ㅠ
어느새 일더미에 파 뭍혀있다

이번주....
느끼지 못 했는데 몸이 힘들었나보다.
오늘은 수업이 취소되면서 시간이 비어
하루 종일 잤다..
잠깐 오후 수업하고 와서 또 잤다.
온 몸이 쑤시고 머리가 아프고..
머리는 전야제 보러가기로 했는데 생각만 하고
몸은 일어나지지 않는다...

암말 안하고 설겆이하고 대강 집을 치워주는 남자들.
고맙다.
갈수록 불량주부가 되고 있다
불량 아내에
불량 엄마..
아무말 안하는 세 남자들이 고맙다.
알아서 챙겨먹고 시키는 것 해주는
세 남자들이 고맙다





그건 그거고
나는 나만의 충전이 필요하다..
이놈의 이기주의..
어떻게든 충전이 필요하다..
일단 미나쌤이랑 그 날 무조건 나를거다..
그 날은 잠수다.
무조건 잠수다.

그 날을 위해 준비한다
용돈도 모아야하고
지식도 채워야하고...

이번주가 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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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8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5-18 03:26   좋아요 0 | URL
작은 도서관 관장일을 하고 있어요. 사서는 따로 있구요.. 책정리같은 섬세한 일에는 소질이 없어서요 ㅎㅎ
거의 머리쓰는 일하고 막일을 하고 담당하고 있어요~ ㅎㅈ

AgalmA 2015-05-18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지금행복하자 2015-05-18 03:30   좋아요 1 | URL
😆 끝나기 전에 갑니다 ㅎ

세실 2015-05-1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디로 나르실까요.
그저 부러워요. 여행은 갈수록 더 가고 싶어져요^^

지금행복하자 2015-05-19 15:49   좋아요 0 | URL
서울로 마크 로스코전 보러갈려고요~ 여행보다 그런게 더 좋아요 ㅎㅎ

나와같다면 2015-05-19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크로스코전 일정이 얼마 안 남았네요.. 작품을 보면 감정이 압도당해요..책으로 느끼는 감정의 크기랑 분명 달라요..

지금행복하자 2015-05-19 15:48   좋아요 0 | URL
끝나기전에 꼭 가보려고 해요. 책으로는 비교할수가 없겠죠~
 

YouTube에서 `Michel Polnareff : qui a tué grand maman tournée 2007` 보기
https://youtu.be/6AIpWjbEQIY

오월의 노래 원곡이란다.
프랑스 샹송.
원곡은 훨씬 더 서정적이네.
슬픈 사연을 담고있는건 원곡이나 우리 노래나..


https://youtu.be/cAZow0_3moA
이루마도 피아노 곡으로 냈었구나.
when the love falls . .



Qui A Tue Grand Maman

미쉘 뽈나레프 (Michel Polnareff)
1944년생 프랑스 가수

Il y avait, du temps de grandmaman
Des fleurs qui poussaient dans son jardin
Le temps a passe Seules restent les pensees
Et dans tes mains ne reste plus rien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정원에는 꽃들이 피어 올랐지
세월은 흐르고 기억만 남았네
그리고 네 손엔 더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

Qui a tue grand maman?
Est-ce le temps ou les hommes?
Qui n`on-t plus le temps de passer le temps?
La la la la....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무심한 사람들인가?

Il y avait du temps de grand-maman
Du silence a ecouter
Des branches sur des arbres, des feuilles sur des arbres
Des oiseaux sur les feuilles et qui chantaient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나무위에 가지들이, 가지위에 나뭇잎들이
나뭇잎 위에 새들이 노래했었지

Qui a tue grand maman?
Est-ce le temps ou les hommes?
Qui n`on-t plus le temps de passer le temps?
La la la....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무심한 사람들인가?

Le bulldozer a tue grand-maman
Et change ses fleurs en marteaux-piqueurs
Les oiseaux, pour chanter ne trouvent que des chantiers
Estce pour cela que I`on vous pleure

불도저가 할머니를 죽이고
꽃밭을 짓밟았지
새가 노래할 곳은 이젠 없어
이게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한건가?

Qui a tue grand maman?
Estce le temps ou les hommes
Qui nont plus le temps de passer le temps?
La la la....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무심한 사람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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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을 기억하는 방법

마을과 부대끼는 오월

노란길을 만들어 의미있는 숫자들을 기억해보고
노란 주먹밥은 1980년과 2014년을 관통해 흐르고
노란 사진관은 그날과 함께 오늘을 기록한다
마을 인기가수는 노래부르고
마을 해금연주자는 오월의 노래의 원곡을 연주한다
마을 가족합창단은 노래가 마을로 마을로 전국으로 퍼져나가기를 기원하고
햇살마루 바퀴달린 이동도서관은 책으로 마을을 오월의 마음으로 노란색으로 물들인다
뻣뻣한 중.고딩이들의 자원봉사와 대학생들의 마을주민과 함께하는 플래시 몹의 몸짓은 널리 널리 퍼져나간다

광주의 저 쪽 끄트머리에 있는 한 마을은
이렇게 마음과 마음이 한데 모여 오월을 기억하고
잊지않기 위해 작은 몸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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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5-17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4월과 5월의 트랜드는 노란색이네요....

세실 2015-05-17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도 예쁜 도서관에서 뜻깊은 행사를 했네요. 참 의미있는 하루셨을듯요.
대딩 딸도 어제 광주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하러 갔어요

프레이야 2015-05-1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월!! 게다가 그분이 가신 지 6주년. 이 도시에선 곳곳에 노란 현수막이 걸려있어요. 노란풍선 속 여자아이가 특히 밝네요^^

수이 2015-05-17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라로 2015-05-17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노란 주먹밥이 인상적;;;;
 

사진이 좋다고 추천받은 책이다.

사진을 보기위해서 샀는데
그 이상의 것을 얻는다.

글도 좋고 사진도 좋다.

새벽에 ...
읽으면서 보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휘리릭 넘기기엔 글이 잡고 사진이 잡는다.
길지 않는 글인데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한 페이지..한 페이지.. 호흡이 길어진다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야한다
내가 찍는것이 아니라 그들이 들어오는 것이란다
무엇을 찍을까가 아니라 먼저 사유란다
쉽게 가는 길이 없다
아무것도 아닐수 없는것에
아무것이나를 만드는것도
아무것이 아닌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것은 가치이다.
그 가치는 주어지는것이 아니라
내안에서 내 사유의 산물인것이다

사유. 사유. 사유
시간의 문제가 아닌데 자꾸 시간탓을 하는 내가 보였다
그게 아니구나..
다시 원점이다
고마운 책이다.
좋은 사진에 마음까지~





THE ROAD NOT TAKEN
-- Frost --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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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1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번째 사진은 프리드리히의 고요한 풍경화 같아요. 저도 이 책 읽어보고 싶군요. ^^

지금행복하자 2015-05-24 00:17   좋아요 0 | URL
저는 프리드리히 폭풍속에 있는 남자 그림 좋아해요.
외로워보이지만 다부져보인다고 할까요. 맘 잡을 일 있을때 보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