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고흐 :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 전통과 도덕적 가치를 허문 망치 든 철학자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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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 독일의 철학자. 본 대학,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문헌학 전공. 그리스 정신, 쇼펜하우어, 바그너 러빗!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여명>, <즐거운 지혜> 등을 펴넸고, 그 유명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펴냈다. 그 후에도 <선악의 피안>, <도덕의계보학>를 펴냈다. 그렇지만 정신이상으로 <권력에의 의지>는 미완으로 그쳤다고 한다.

'신은 죽었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김으로 더 유명해졌겠지만 크리스찬인 프리다는 동의하지 않는 바! 사실 뭐 일부러 찾아 읽은 적도 없었다. 물론, 자주 거론되니까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다. 애독자는 자고로 불편한 책도 읽는 법이 아닌가. 그렇지만 읽을 책이 넘쳐나므로 읽어보지 않았고, 실존주의에 대해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으므로 그러니까 한번도 안 봤다!

그런데 이게 왠일 니체가 굴러왔다. 저 많은 저서를 다 읽을 수 없는 나를 위해 그가 알아서 내게 도착했다. 정말 애독가 박프리다는 운이 좋다. 게다가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고흐랑 함께 왔으니 더욱 좋지 아니한가!


네덜란드의 화가이자 서양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로 손꼽힌다는 (책날개에 써 있다) 고흐는 10년이라는 기간동안 어마어마하게 많은 작품을 남겼고 비교적 잘 관리돼있다. 그렇지만 좋아는 했어도 고흐의 모든 작품이 실려있는 책은 한번도 본바가 없는 고로 뭐 남들이 알만한 작품에서 몇 개 더 아는 식이다. (역시 미술사 책은 많이 읽고 볼일이다.)


하여튼간 그는 서른 일곱 해의 짧은 생을 살면서 엄청 가난했고 고단했다. 그렇지만 그의 눈은 빛나서 수 많은 작품들을 남겼고, 그 작품 속에서 그의 세계는 물론이고 그 시대 농민들의 모습이나 노동자의 모습, 종교인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나중에는 귀도 잘랐고, 정신병원에도 갇혔지만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많은 작품과 이야기를 남겼다. 죽고나서 값어치가 올랐다는게 안타깝지만 아직도 살아 있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일런지..


고흐는 그림으로만 말하고 니체는 글로 말하기 때문에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니체에게 집중되었다. 고흐의 그림은 오래 바라봐야 하는 반면, 니체의 글은 잠깐 읽어도 무릎을 탁치고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니체가 예술가에 대해 말하는 부분도 재밌었다. 평론가적 입장에서 대문호와 음악의 거장들을 아주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는데 건방져보이기도 하고 용감해보이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했다.


나는 니체가 이렇게 많은 말을 글로 남겼는지 사실은 몰랐다. 그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물음 그리고 고찰 등이 매우 흥미로웠고 나도 세상을 볼 때 좀 더 고차원적으로 봐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개똥철학이라도 적어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알어? 프라다리히 두루미가 돼서 저명한 저서를 좀 남길지.

상당히 흥미로운 인문학서였다.




과연 그대의 마음 깊숙한 곳이 삶을 긍정하고 있는가?
그대는 만족하는가?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가?
만약 그 대답이 진실이라면 이 잔인한 삶에서 해방될 것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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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보다 재미있는 정사 삼국지 2 - 20만 유튜브 독자들을 소환한 독보적 역사채널 써에이스쇼의 삼국지 정사 삼국지 2
써에이스 지음 / 원너스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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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에이스쇼는 잘 모릅니다만 정사가 재밌을 수 있다는 말에 기대가 뿜뿜입니다. 중2 아들과 같이 읽을거에요^^넘 좋아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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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고흐 :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 전통과 도덕적 가치를 허문 망치 든 철학자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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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기대가 됩니다. 명작 묻고 떠블로 갈 생각있습니다. 빨리 읽고 싶네요. 니체 사실 제겐 어렵습니다만 좋아하는 고흐만나면서 한번 제대로 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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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칠레 선생님의 물리학 산책
안드레스 곰베로프 지음, 김유경 옮김, 이기진 감수 / 생각의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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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엘의 아버지로 알려진 이기진 교수님이 감수를 했다고 독서회 회원이 함께 읽자고 했던 책이다.

물리라는 말 자체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그런 마음이 다소 누그러진다.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생활 속 물리가 재밌는 이야기처럼 다뤄져 있어서 읽기가 좋다.



사우나는 100도씨여도 들어가서- 어험~ 하고- 앉아 있을 수 있지만 물 100도씨 수영장에서는 사람이 수영할 수 없다며 너스레를 떤다. 100도씨면 죽는 온도인데 ㅎㅎ 그런데 만득이 시리즈같은 농담따먹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지 설명해준다. 물 속에서는 땀이 증발할 수 없고, 인간을 죽일만큼의 열 전달율이 공기보다는 물속이 빠르고 강력하다고 하니 왜 내가 삶겨죽을 수 밖에 없는지 절대 잊지 않을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열과 에너지, 그러니까 이른바 줄 어쩌고 외울 때 시험 때매 외우긴 했지만 절대로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이럴때 꼭 한 번 쓰는 말, 내가 오리지널 문과라서 그랴!!~~) 나이 마흔이 다 돼가서야 이 책을 보고 줄의 에너지법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1L의 물을 섭씨 1도 높이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500kg의 물건을 1m 들어올리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같다. p.24


제발 부탁인데 역사든 과학이든 이렇게 쉽게 설명 좀 해주라. 예를 들어주고 이야기를 좀 만들어서 귀에 박히게 예?!



나는 크리스찬으로 믿음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애독자로 이 세상에 모든 명저를 섭렵하고 싶은 입장에서 자꾸 부딪히는 것은 종교는 미신이고 과학은 진리라는 짜증나게 터무니없는 말들이다. 환경에 따라 동식물의 생활습관이나 형태가 나름 변모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창조의 말씀은 거역할 수 없는 바 나만의 가치관을 확립하며 세상의 온갖 지식을 만나보고자 하지만 늘 창조의 설화엔 증거가 없다고 말하는 과학서적과는 다르게 이 책은 나에게도 자유함을 주었다.




과학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는다.

그저 단순히 증거들을 모으고

이론을 정립할 뿐이다.

과학은 절대 진리가 아니다. p.27


옳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많은 우주적 먼지들이 도처에 있다. 누구도 확신하지 마라!!



재밌는 지식들도 많았다. 마그네슘의 색깔이 초록색이라는 것도, 색이 우리를 자극한다는 것도 재밌었다. 사진을 보정할 때 왜 대비를 높이는 것이 매력적인지(p.56)도 잘 적혀있고 말이다. 가산혼합, 감산혼합 등 학교 다닐 때 배운 것들도 속속 생각나니 추억 돋고 재밌었다. 엇, 배운게 있긴 있네. 도움도 되고 말야.



예전에 읽었던 책들도 많은 도움이 됐다. <천개의 태양보다 밝은> 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 원자폭탄 얘기라 하이젠베르그, 오펜하이머, 이렌퀴리 같은 사람들 많이 나왔는데 여기서도 나와서 반가웠다. 물론 아인슈타인도^^

20세기 초만해도 인간의 평균수명은 거의 30세였다고 한다. 지금은 3배가 훌쩍 넘으니 유구한 지구 속에 내가 우뚝 서있구나 생각하니 사뭇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또, 살충제나 비료, 유전공학등을 너무 무서워할 것 없다. 약간의 규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없애기에는 우리가 받은 것이 더 많다고 보는 시각은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첼 카슨이 보면 천국에서 살아돌아와 경을 칠 일이었다.




뜨거운 것은 차가운 것으로 갈 수 있어도 차가운 것이 다시 뜨거운데로 갈 수는 없다.p.149

물리학도면서 문학적 감수성을 듬뿍 넣은 문장들도 좋았는데 읽다보니 질투도 났다. 원서로 읽을 수는 없겠지만 글을 잘 쓰는 남자임이 분명하다.



사람들이 백신의 위험성을 이야기 할 때 곧잘 수은중독을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먹는 생선 속에 들어있는 수은의 양이 평생 맞는 백신 속의 수은보다 많다고하니 과학발달의 폐해에 딴지 걸지 말고 가지고 있는 것을 잘 활용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생각해보라는 작가의 조언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제목이 물리학 산책인데 산책이라기보단 주제가 있는 강연같은 느낌이었다. 정재승 교수님의 <열두발자국>도 생각나고. 그냥 이런 책들은 청소년도 함께 읽고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식의 발견을 넘어서 지혜의 단추가 될 수도 있는 물리학. 참 재밌었다.

술은 못하지만 안드레스와 와인한잔 따라놓고 그 안에 담긴 우주를 이야기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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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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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이 이렇게 재밌기도 한가?
어떨땐 서문은 제치기도 하는데 이런식이라면 본문읽기에 앞서 서문을 정독해야할지도.
아마 박완서 작가니까 가능하겠지.
서문만 모아놔도 정말 멋진 한권의 책이 될수 있는건.
아껴서 읽겠다고 했는데 진짜 한자한자 정성스레 읽었다. 켜켜이 쌓은 추억의 일기장처럼 시대와 자기를 성찰해 그때그때 써놓은 그 서문들이 박작가의 후예들은 물론 그녀의 글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소중한 선물이됐다.
많이 안다고 자부했는데 모르는 작품도 너무 많아서 찾아서 다 읽어보리라 다짐도 하고
끝끝내 다 듣지못한 이야기들이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오길 기대하기도 했다.
특히 <서있는 작가>라는 소설이 진짜 궁금한데 가정을 왜 여자만 지켜야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출발했다는 그 소설의 서문을 읽으며 최진영의 <이제야 언니에게>가 생각났다. 꼭 읽어보고 싶다.
읽고 싶은 책에 치여 반드시 읽어야할 책을 지나치고 있진 않은지 반성했고, 작가가 되든지 않든지와 관계없이 내가 반드시 읽어야하는 책들이 이 안에 많구나라는 생각도 떨칠 수 없었다.
작가의 마지막 책이라지만 내겐
시작과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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