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성년의 나날들, 박완서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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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자전 소설이자 전쟁 중 서울의 경제 상황을 여실히 만나 볼 수 있는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읽었다.

어릴 때 읽었고, 몇년 전에 한 번 더 보았지만 이번에는 한 문장씩 눌러서 읽었다. 그러느라 좀 더디게 읽기도 했고.

이 소설은 6.25가 배경이다. 전작 [그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와 이어진다는 것은 이젠 박완서 작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정보다. [그 많던 싱아...]가 박완서 작가의 유년을 대표하는 자전 소설이라면, [그 산이...]는 청년시절을 대표하는 자전 소설이랄까.

내가 경찰에 의해 이곳에 맡겨졌을 때 어떤 혐의를 받고 있었다는 본색까지 남의 입초시에 오르내리는 수모를 참아 내야 했다. 그래도 대 놓고 강요를 못하는 것은 거동이 불편하고 피골이 상접한 오빠를 핑계 댈 수 있어서였다. 나는 겨울에 인민위원회에서 일할 때하고 너무도 상황이 비슷해서 문득문득 지금 어느 쪽 세상에 살고 있는지 헷갈리려고했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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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책을 끊어가며 읽고 있다.

미국 여성 종군기자 린지 아다리오의 회고록이다.

프롤로그부터 강렬하게 사로잡혔다!!

로버트카파도 생각났고!!!



앞 부분은 다복했던 시절을 거쳐 사진기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적혀있다.

그리고 쿠바를 여행하면서 사진을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찍을 수 있음을 느끼고 인도에서 살면서 사진에 전념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로부터 아프가니스탄에 가기를 추천받는다.

200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치하 여성들의 삶을 찍기 위해 중동으로 날아간 린지 아다리오.

그들에게 무례하지 않기위해 부르카를 쓰고 현지인의 비호를 받으며 취재를 한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취재는 너무 제약이 많으며 어길시에는 목숨도 보장할 수 없었다.

남성의 허가 없이는 여행이 불가해서 항상 남성과 다녔으나 그가 모든 것을 찍게 허락해주지 않았다.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린지가 남편을 잃은 여성들을 보호하는 단체에 갔을 때 린지가 부르카를 입은 여성을 안타까워하자 그 여성은 ‘부르카는 하나도 불편하지 않다. 우리가 힘든 것은 여성이 일하지 못하는 문화다.‘ 라고 말했다. 린지는 자기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 했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린지 아다리오의 회고록이지만 취재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연애사도 출현한다. 그것도 재밌다. 지독한 사랑, 배신, 연인끼리의 마찰 속에서 상실과 아쉬움을 사명감으로 이겨내는 린지의 열정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다가 911테러가 터진다. 린지는 파키스탄, 이라크 등지로 떠난다. 그리고 이스탄불에서 탈레반에게 억류되기도 한다. 이번엔 제대로 죽을 뻔 했다. 그녀의 동료이자 애인 매슈는 결국 기자를 포기한다. 그러나 린지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이라크로 돌아가 종군기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한다!!

와 진짜 너무 멋진 언니!!!

내 임무를 소홀히 하면 나는 스스로를 해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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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의 시간을 찍는 여자 - 여성 종군기자 린지 아다리오의 사랑과 전쟁
린지 아다리오 지음, 구계원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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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책을 끊어가며 읽고 있다.

미국 여성 종군기자 린지 아다리오의 회고록이다.

프롤로그부터 강렬하게 사로잡혔다!!

로버트카파도 생각났고!!!



앞 부분은 다복했던 시절을 거쳐 사진기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적혀있다.

그리고 쿠바를 여행하면서 사진을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찍을 수 있음을 느끼고 인도에서 살면서 사진에 전념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로부터 아프가니스탄에 가기를 추천받는다.
200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치하 여성들의 삶을 찍기 위해 중동으로 날아간 린지 아다리오.

그들에게 무례하지 않기위해 부르카를 쓰고 현지인의 비호를 받으며 취재를 한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취재는 너무 제약이 많으며 어길시에는 목숨도 보장할 수 없었다.

남성의 허가 없이는 여행이 불가해서 항상 남성과 다녔으나 그가 모든 것을 찍게 허락해주지 않았다.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린지가 남편을 잃은 여성들을 보호하는 단체에 갔을 때 린지가 부르카를 입은 여성을 안타까워하자 그 여성은 ‘부르카는 하나도 불편하지 않다. 우리가 힘든 것은 여성이 일하지 못하는 문화다.‘ 라고 말했다. 린지는 자기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 했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린지 아다리오의 회고록이지만 취재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연애사도 출현한다. 그것도 재밌다. 지독한 사랑, 배신, 연인끼리의 마찰 속에서 상실과 아쉬움을 사명감으로 이겨내는 린지의 열정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다가 911테러가 터진다. 린지는 파키스탄, 이라크 등지로 떠난다. 그리고 이스탄불에서 탈레반에게 억류되기도 한다. 이번엔 제대로 죽을 뻔 했다. 그녀의 동료이자 애인 매슈는 결국 기자를 포기한다. 그러나 린지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이라크로 돌아가 종군기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한다!!

와 진짜 너무 멋진 언니!!!

이제 나는 내 목숨을 걸고
대중에게 깨우침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취재하는 사진기자가 되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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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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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아이들을 어디까지 보호해 줄 수 있을까?
적어도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게 해서는 안되는데.
못난 어른의 세계에서 어린이로 살아남기에는 역부족이라 입을 닫아버린 오거스트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는데에 어린이의 영혼을 기꺼이 포기해 버린 한 아이 엘리의 이야기 [우주를 삼킨 소년]을 읽었다.

우주를 삼켰다는 것은 다양한 의미가 있고 내가 그 의미를 잘 파악했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한 발 더 나아가는 고통스러운 성장기를 우주를 삼켰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소년 엘리가 깨우쳐나간 우주적 깨달음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엘리가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험악한 고통 코스를 한 번 더 뛰어넘을 때 우주를 삼킨 걸지도.

이 소설은 일찌감치 어미로서의 나의 감성을 건드렸다. 이런 말은 좀 상투적일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된 후의 독서는 그렇지 않았을 때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이혼 후 다른 남자와 아이 둘을 데리고 사는 여자. 하필이면 남자가 마약판매원이어서 마약을 하는 엄마. 그런 엄마가 죽을까봐 그 곁에서 이불을 덮어주는 12살, 11살의 어린이들. 엄마가 아무렇게나 삶을 낭비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생의 끈을 놓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의 애인은 갑자기 떠난다. 예견된 결말이다. 아이들을 학대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근데 왠일? 그는 돌아온다. 그리고 엘리의 엄마를 방에 가두고 독하게 마약을 끊게 만든다. 엥? 병주고 약 주니?
그렇지만 여기서 나는 매의 눈으로 사랑을 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여자친구가 아무리 예뻐도 사내애가 둘이나 딸린데다가 심지어 하나는 실어증이고, 하나는 천방지축 호기심 대장이라면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라일은 달랐다. 나는 그가 진심으로 두 형제와 여자친구를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그래도 마약 파는데 애들을 데리고 다니면 안되지.!! ㅎㅎ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대체 어디가 자전인지 궁금해 죽겠다.

행복했다. 다소 삐걱거렸지만 모두 제자리를 찾는 듯 했다.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고, 괴롭히는 일진들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절친으로 만들기도 했다. 아자씨는 늘 친절했고, 돈도 벌어왔고, 엄마는 요리도 하고 멋지게 차려입고 모임에 나가기도 했다. 다른 엄마들처럼 학부모회에 참석하기도 했고. 엘리는 행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소설 속 주인공은 문제적 유니버스를 갖고 태어나기 마련이다. 어린 엘리와 오거스트 앞에 엄청난 시련이 도킹을 시도한다. 그리고 독자는 엘리를 응원하느라 정신 못차린 채 속절없이 고난의 행군에 참여하게 된다. 달려, 엘리!

엄마를 찾아, 사라진 라일 아저씨를 찾아, 형을 찾아,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줄 기자를 찾아 헤멘다. 그래도 아주 고마운 것은 엘리에게 엄청난 조력자가 있다는 것.
그 이름하야 슬림 할아버지.
이 츤데레 할아버지는 희대의 살인마로 지금은 잠적중이다. 심지어 탈옥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엘리와 오거스트의 베이비시터이다. 아무런 보수없이 아이들을 지켜준다. 곁에서 또는 멀리서 또는 우주에서.
엘리는 슬림할아버지 때문에 찡그리고, 울고 웃었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할아버지도 죽었다. 엘리는 자주 외로워졌다. 심지어 아주 오랫만에 만난 아빠는 알콜중독에 공황장애에 인격장애까지 겪고 있었다. 오거스트와 엘리는 특유의 치유력으로 아버지도 서서히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아버지가 애서가였다는 것이다. 그에겐 책이 굉장히 많았고, 엘리와 오거스트는 책을 읽었다. 아버지는 정신을 차리고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하기도 한다. 그래도 아버지와 잘 살면 좋으련만 엘리는 안주하지 않는다. 그에겐 찾아야 할 라일아저씨와 엄마가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데 아빠가 보러가지 못하게 한다. 우리의 불쌍한 엘리는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은 좀 길다. 600페이지가 넘으면 벽돌책이라 규정하는 나로서 벽돌 인정이다. 혹자는 지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지루할 틈이 없었다. 어떤 날은 더 읽고 싶어서 너무 늦게 자는 바람에 다음날 일과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만큼 가독성 있었고 재밌었다. 그런데도 두께의 압박은 이기기 어려워 오래 읽었다. 장면을 마음에 새기고 싶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영화로 나오면 굉장히 재밌을 것이다. 울고 웃고 가슴 아플 것이다. 그리고 서스펜스에 몸서리 칠 것이다.

엘리가 이런 저런 일을 해결해 나갈 때쯔음 엄청난 일이 터진다. 계속해서 풀리지 않았던 의아함. 라일은 어디로 갔을까? 엘리의 손가락을 자른 악당들은 어디로 간걸까? 너무 웃기는 건 악인들이 지역의 유지가 돼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었다는 것. 심지어 상을 준다고?

우주가 아니라 폭포에 있는 것처럼 갑자기 급물살을 타는 소설 때문에 또 정신이 혼미했다. 나 여기 에버랜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인줄 ; 갑자기 뚝 떨어진다. 빠르게 달려가는 엘리호는 어디로 갈 것인가.

너의 마지막은 죽은 솔새!

암호 같은 서두의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훗, 녹슨 철문은 열리기 마련이다.
결말을 이야기 해줄 수 없지만 요건 정말 재밌는 물건이었다. 스릴, 휴먼, 철학, 범죄, 사회문제 등 상하좌우 잘 돌려서 끼워 맞추는 종이퍼즐처럼 착착 맞아 떨어지는 구성까지 세세하게 잘 쓴 소설 [우주를 삼킨 소년] 이었다.

작가 트렌트돌턴의 첫번째 작품인데 다음 작품도 기대기대!! 오스트렐리아 현대추리소설의 정수로 남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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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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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아이들을 어디까지 보호해 줄 수 있을까?
적어도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게 해서는 안되는데.
못난 어른의 세계에서 어린이로 살아남기에는 역부족이라 입을 닫아버린 오거스트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는데에 어린이의 영혼을 기꺼이 포기해 버린 한 아이 엘리의 이야기 [우주를 삼킨 소년]을 읽었다.

우주를 삼켰다는 것은 다양한 의미가 있고 내가 그 의미를 잘 파악했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한 발 더 나아가는 고통스러운 성장기를 우주를 삼켰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소년 엘리가 깨우쳐나간 우주적 깨달음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엘리가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험악한 고통 코스를 한 번 더 뛰어넘을 때 우주를 삼킨 걸지도.

이 소설은 일찌감치 어미로서의 나의 감성을 건드렸다. 이런 말은 좀 상투적일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된 후의 독서는 그렇지 않았을 때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이혼 후 다른 남자와 아이 둘을 데리고 사는 여자. 하필이면 남자가 마약판매원이어서 마약을 하는 엄마. 그런 엄마가 죽을까봐 그 곁에서 이불을 덮어주는 12살, 11살의 어린이들. 엄마가 아무렇게나 삶을 낭비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생의 끈을 놓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의 애인은 갑자기 떠난다. 예견된 결말이다. 아이들을 학대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근데 왠일? 그는 돌아온다. 그리고 엘리의 엄마를 방에 가두고 독하게 마약을 끊게 만든다. 엥? 병주고 약 주니?
그렇지만 여기서 나는 매의 눈으로 사랑을 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여자친구가 아무리 예뻐도 사내애가 둘이나 딸린데다가 심지어 하나는 실어증이고, 하나는 천방지축 호기심 대장이라면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라일은 달랐다. 나는 그가 진심으로 두 형제와 여자친구를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그래도 마약 파는데 애들을 데리고 다니면 안되지.!! ㅎㅎ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대체 어디가 자전인지 궁금해 죽겠다.

행복했다. 다소 삐걱거렸지만 모두 제자리를 찾는 듯 했다.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고, 괴롭히는 일진들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절친으로 만들기도 했다. 아자씨는 늘 친절했고, 돈도 벌어왔고, 엄마는 요리도 하고 멋지게 차려입고 모임에 나가기도 했다. 다른 엄마들처럼 학부모회에 참석하기도 했고. 엘리는 행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소설 속 주인공은 문제적 유니버스를 갖고 태어나기 마련이다. 어린 엘리와 오거스트 앞에 엄청난 시련이 도킹을 시도한다. 그리고 독자는 엘리를 응원하느라 정신 못차린 채 속절없이 고난의 행군에 참여하게 된다. 달려, 엘리!

엄마를 찾아, 사라진 라일 아저씨를 찾아, 형을 찾아,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줄 기자를 찾아 헤멘다. 그래도 아주 고마운 것은 엘리에게 엄청난 조력자가 있다는 것.
그 이름하야 슬림 할아버지.
이 츤데레 할아버지는 희대의 살인마로 지금은 잠적중이다. 심지어 탈옥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엘리와 오거스트의 베이비시터이다. 아무런 보수없이 아이들을 지켜준다. 곁에서 또는 멀리서 또는 우주에서.
엘리는 슬림할아버지 때문에 찡그리고, 울고 웃었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할아버지도 죽었다. 엘리는 자주 외로워졌다. 심지어 아주 오랫만에 만난 아빠는 알콜중독에 공황장애에 인격장애까지 겪고 있었다. 오거스트와 엘리는 특유의 치유력으로 아버지도 서서히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아버지가 애서가였다는 것이다. 그에겐 책이 굉장히 많았고, 엘리와 오거스트는 책을 읽었다. 아버지는 정신을 차리고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하기도 한다. 그래도 아버지와 잘 살면 좋으련만 엘리는 안주하지 않는다. 그에겐 찾아야 할 라일아저씨와 엄마가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데 아빠가 보러가지 못하게 한다. 우리의 불쌍한 엘리는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은 좀 길다. 600페이지가 넘으면 벽돌책이라 규정하는 나로서 벽돌 인정이다. 혹자는 지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지루할 틈이 없었다. 어떤 날은 더 읽고 싶어서 너무 늦게 자는 바람에 다음날 일과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만큼 가독성 있었고 재밌었다. 그런데도 두께의 압박은 이기기 어려워 오래 읽었다. 장면을 마음에 새기고 싶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영화로 나오면 굉장히 재밌을 것이다. 울고 웃고 가슴 아플 것이다. 그리고 서스펜스에 몸서리 칠 것이다.

엘리가 이런 저런 일을 해결해 나갈 때쯔음 엄청난 일이 터진다. 계속해서 풀리지 않았던 의아함. 라일은 어디로 갔을까? 엘리의 손가락을 자른 악당들은 어디로 간걸까? 너무 웃기는 건 악인들이 지역의 유지가 돼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었다는 것. 심지어 상을 준다고?

우주가 아니라 폭포에 있는 것처럼 갑자기 급물살을 타는 소설 때문에 또 정신이 혼미했다. 나 여기 에버랜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인줄 ; 갑자기 뚝 떨어진다. 빠르게 달려가는 엘리호는 어디로 갈 것인가.

너의 마지막은 죽은 솔새!

암호 같은 서두의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훗, 녹슨 철문은 열리기 마련이다.

결말을 이야기 해줄 수 없지만 요건 정말 재밌는 물건이었다. 스릴, 휴먼, 철학, 범죄, 사회문제 등 상하좌우 잘 돌려서 끼워 맞추는 종이퍼즐처럼 착착 맞아 떨어지는 구성까지 세세하게 잘 쓴 소설 [우주를 삼킨 소년] 이었다.

작가 트렌트돌턴의 첫번째 작품인데 다음 작품도 기대기대!! 오스트렐리아 현대추리소설의 정수로 남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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