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확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조금 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습니다. 반성하고 주위를 되돌아보고 읽고 이해하는 것이글쓰기를 계속하는 행위니까요. 작가님이 비건-에코-페미니스트를 언급하셨던 것처럼, 저 또한 꾸준히 폭력-학대-재난-슬픔 등을 언급해왔습니다. 비유하자면, 자신이디디고 있는 디딤돌에 간신히 다른 디딤돌 하나를 올려놓고 그 달라진 광경을 묘사하는 일이 글쓰기의 갱신이겠지요. 타인의 세계를 어려워하는 제가 에픽에 썼던 원고또한 남을 궁금해하고자 노력하는 원고입니다. 병원에서내내 같이 일했어도 묻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원무과 직원,
이송 기사, 간호조무사, 청소 업무원님들의 노고를 알고싶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낯섦을 이겨내며 세계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죠. 그러다보면 큰 사건에 휘말려세상에 어떤 식으로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기도 했다가,
식탁에 오른 고기를 보고 작가님의 글을 떠올리며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겠지요 - P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