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벤저민 카터 헷 지음, 이선주 옮김 / 눌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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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윤석열을 선택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20세기 초반에 히틀러를 선택한 사람들보다 
21세기 정보 시대에 윤석열을 선택한 사람들이 
훨씬 더 해괴하고 파렴치한 것 아닌가? 
수많은 시민들과 지식인 나부랭이들이 
알량한 세금 몇 푼을 위해 윤석열을 추앙하는 
이 비루한 대한민국에서 
히틀러라니? 
그렇게 대한민국은 한가한가? 
아니면 정신분열을 즐기는 대한민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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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 - 복수하는 여자들
한수옥 외 지음 / 북오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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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무거운 물건이 떨어지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나의 몸을 파고든다. 멀리서 어슴푸레 다가오는 진동과 함께. 눈꺼풀이 무겁다.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힘겹게 눈을 떠보지만 눈은 뿌옇고 어둠만이 느껴진다.


누워있는 것 같다. 여기가 어디지? 난 뭘하고 있는 거지? 생각을 더듬지만 송곳같은 두통만이 답을 한다. 손을 뻗어 보지만 보이지가 않는다. 억지로 몸을 일으킨다. 순간, 바람에 찢기는 듯한 통증이 왼쪽 무릎을 덮친다.


악! 쓰러진다. 심호흡을 하면서 잠시 몸을 추스른다. 조금씩 시야가 밝아진다. 간상체가 어둠에 적응한다. 어슴푸레한 빛이 보인다. 새벽, 새벽이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왼쪽 무릎을 살핀다. 빨갛게 부풀어올라 있다. 피? 어둠속이라 정확하게 식별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흐르는 건 없다. 이미 굳은 건가?


침대에 누워 있었던 모양이다. 조심스럽게 침대밖으로 다리를 내려본다. 또다시 왼쪽 무릎에 찢어지는 통증을 느끼지만 억지로 다리를 내딛는다. 움직일 수 있다. 주위를 살펴본다. 방같다.


탁자가 보인다. 탁자 위에 가위와 전기 포트가 보인다. 포트의 뚜껑은 열려있고 바닥은 검게 그을려 있다. 그 옆에는 뭔가 둥그런 것이 검은 봉투에 싸여있다. 매듭이 단단하게 묶여 있고 크기는 사람 머리 만하다.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돋아온다.


검은 봉지를 외면하고 일단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몸을 움직여 본다. 움직일 수 있다. 왼쪽 무릎을 절룩거리며 걸어간다. 문이 보인다. 현관 문이다. 현관문은 잠겨있다. 뭐야? 잠겨 있잖아? 잠겨있다는 건...밀실이잖아...


그래도 일단은 문을 연다. 소리의 원인은 봉투다. 붉은 봉투. 봉투를 들어본다. 묵직하다. 봉투를 들고 들어온다.

탁자 위의 가위를 줍는다. 길게 심호흡을 한다. 똑! 정적을 찢는 미세한 소리에 심장이 덜컹거린다. 아, 땀이 떨어지는 소리다. 내 이마에서 흐른 식은 땀이 방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다. 호흡을 다시 한 번 가다듬고 가위로 봉투를 개봉한다.


쿵! 봉투에서 묵직한 물건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책인가? 표지에 검은 머리의 여인이 보인다. 글씨가 적혀져 있다. “죽어. 죽어. 죽어버려. 내 인생을 망친 악마.”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박혀있는 굵은 서명 '네메시스'


헉! 숨이 막혀온다. 

네메시스?  나를 증오하는 복수의 여신? 

누구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아무도 떠오르지 않는다. 손을 들어 책을 열어보려 하지만 손이 떨려 책갈피가 넘겨지지 않는다. 손에 침을 묻혀보려 하지만 입이 바싹 말라 입술이 달라붙어 있다.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조심스레 책을 열어 본다. 책이 열린다. 검은 색 페이지가 보인다. 글자가 보인다!


아! 깨달음은 섬광처럼 찾아온다!

연인들의 발자욱이 새겨있는 해변을 덮치는 성난 해일처럼, 하늘을 찢고 땅을 울리면서 분노하는 제우스의 벼락처럼, 댐이 터지듯 몰려드는 마틴 스콜세지 영화의 반전처럼, 새벽을 포효하는 성난 아침 발기처럼!

그렇게 깨달음은 한 번에 찾아온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쿵 소리와 함께 나의 몸이 무너진다. 두 무릎이 꺾이고, 두 손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머리가 떨궈지고, 폐부에서는 신음과 울음이 쏟아져나온다.


아! 알겠어! 모든 걸 깨달았어! 

눈이 뿌연건 노안 때문이고, 땀이 난 건 전기 담요 위에 내복을 껴입고 잤기 때문이고, 전기 포트의 검은 자국은 가습기 대용으로 계속 물을 끓이다가 과열된 거고, 무릎의 통증은 통풍이 재발한 거고, 검은 비닐 봉지는 휴지통이 차서 종량제 봉투에 넣을려고 묶은 거고, 새벽에 떨궈진 책 봉투는 양탄자 배송 때문인거야. 밀실 살인이 아니라 밀실 망상인거야. 

그리고 이 모든 일의 발단은...이 글 때문이야.

검은 색 페이지에 피울음처럼 굵게 새겨진 글자!


Mother Murder Shock 158


오체투지하여 절규하는 나의 울음 소리는 점점 커져간다. 울음은 오열이 되고 울림이 되어 집안을 뒤흔든다. 이때, 삑 소리와 함께 천장에서 침착하게 절제된 말소리가 들려온다.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말씀 드립니다. 요즘 반복되는 층간 소음 문제로 인하여....

나는 급히 입을 틀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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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즈온 해킹 - 침투 테스트의 전 과정을 알려주는 모의 해킹 완벽 가이드
매슈 히키.제니퍼 아커리 지음, 류광 옮김 / 한빛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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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에 익숙치 않은 사람으로서 프로그램 설치와 실행에서 자꾸 암초들을 만나게 된다.

나중에 책을 끝까지 한 번 보거나 아니면 책 보는 걸 포기했을 때 그때까지의 간략한 로그를 남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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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소신의 대통령 윤석열
주헌 지음, 임하라 그림 / 깊은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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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서갱유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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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헝겊인형
최미선 지음, 이재희 그림 / 다인아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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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떨어져 사는 할머니와 손녀가 있다. 

할머니는 손녀가 그립고 

손녀는 할머니가 보고 싶다. 

근데 교통약자인 할머니와 손녀는 서로를 만나기가 어렵다. 


이때 손녀를 그리워하며 할머니가 만든 헝겊 인형들이 나선다. 

나무 인형도, 자동 인형도 아닌 헝겊 인형들이 

할머니의 그리움을 손녀에게 전해준다. 

바람의 도움으로, 새의 힘으로 


디지털 시대의 대화와 만남은 너무도 쉽고 간단하다. 

문자로, 카톡으로, 이메일로, 전화통화로, 줌으로.

그러나 그리움의 아련함과 만남의 살가움은, 

0과 1의 디지털 변조로는 만져지지 않는다. 

편하지만 건조한 디지털 세상에서 

이 동화의 아날로그 감성이 나를 위로해준다. 


할머니가 만든 헝겊 인형들이, 

편지를 배달하는 집배원 아저씨가, 

비를 막아주는 나뭇잎이, 

고마운 바람이, 

은빛 날개의 새가 

나의 갈라지고 거칠어진 마음을 위로해준다. 

이 짧고 단조로운 이야기가

누구하고나 얘기하지만 아무하고도 터놓지 못하는, 

터진 밤같은 내 속내를 위로해준다.


2.

이 책은 창작 연극을 그림 동화책으로 만든 작품이다. 

코로나 이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

단절과 격리가 강요되는, 

지금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더욱 와닿는 이야기다. 


책의 뒷면 속지를 보면 연극 포스터가 작게 보이는데

2020년 초연이다.

연극을 그림 동화로 만든 책에 

연극에 대한 소개가 포스터 한 장으로 그친 건 아쉽다. 

공연 사진이나 연극 장면들이 추가되었으면 

좀 더 흥미롭고 다양한 상상을 보탤 수 있을텐데 말이다. 


이 이야기가, 이 그림이 

연극으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어떻게 묘사되었을지 상상할 때

더 흥미롭고 더 생기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아날로그적 예술인 연극은 

이 판타지적 아날로그 감성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3.

헝겊 인형들아 

너희들의 귀엽고 따뜻한 위로를 

이렇게 무겁고 진지하게 해석하는 

아저씨를 용서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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