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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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개정판 2023년 (초판 2004년) | 544쪽

모든 감각이 깨어나 풍성해지고 황홀하다.
<감각의 박물학>은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그리고 공감각까지 여섯 가지 감각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모든 분야의 학문을 넘나들며 탐구한다. 문화에 따라 감각이 얼마나 다르며 또 얼마나 유사한지, 감각을 언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다른 생명체의 감각의 세계까지... 모두 살펴본다.


'다른 감각과 달리 냄새는 해석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냄새의 효과는 즉각적이며, 언어나 사고 혹은 번역에 의해 희석되지 않는다. 냄새는 강렬한 이미지와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에 압도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p. 28)'

냄새라는 감각은 정확하지만, 그 냄새를 맡아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설명할 수 없다. 숨 쉴 때마다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탓에 냄새를 맡지 않으려면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한다. 냄새는 모든 감각 가운데 가장 직접적이라 해석이나 설명이 필요 없다. 공기가 없다면 냄새도 없다. 맛은 냄새에 의존하기에 무중력 상태라면 음식 개발에 문제가 생긴다. 사람들은 지문처럼 개인적인 체취를 간직한다. 그래서 인종 차별적 표현에 냄새가 쓰이기도 한다. '냄새난다'라는 말로. 모든 것에서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너무 당연시해서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프레데릭 작스가 <사이언스>에서 말하는 바와 같다. "촉각은 최초로 점화되는 감각이며, 대개 맨 마지막에 소멸한다. 눈이 우리를 배신한 뒤에도 오랫동안, 손은 세계를 전하는 일에 충실하다...... 죽음에 대해 설명할 때, 우리는 촉각의 상실에 대해 말하는 일이 많다." (p. 128)'

자극에 반응하는 촉각은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고 반응을 멈춘다. 그 덕에 우리는 계속되는 스웨터의 감촉이나 바람의 자극 때문에 미쳐버리지 않고 일상을 산다. 따뜻한 손길은 정서적 안정을 선사한다. '키스는 우리를 욕망의 사원으로 안내하는 촉각의 순례 여행이다. (p. 192)' 나라마다 금기시하는 신체 부위가 다르다. 하지만 연인들 그리고 엄마와 아기에게만큼은 금기가 사라진다.


'다른 감각들은 혼자서도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즐길 수 있지만, 미각은 대단히 사회적이다. 혼자 식사하는 것을 꺼리는 인간에게 음식은 대단히 사회적인 구성 요소다. (p. 221)'

사회적 교류는 식탁에서 이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미각은 친밀함의 감각이다. 우리에겐 쓴맛, 신맛, 단맛, 짠맛으로 분류된 1만 개 이상의 미뢰가 있다. 그중 쓴맛의 미뢰는 혀 뒤쪽에 자리 잡고서 위험한 것이 넘어오면 구역질을 일으켜 삼키지 못하게 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맛은 네 가지 미각 중 하나이거나 합쳐진 맛이다. 인간은 음식을 얻기 위해 다른 생명을 죽인다. 혀끝에서 느끼는 맛은 때로 도덕에 무감각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들기도 한다.


'청력을 잃은 사람은 중요한 끈이 끊어진 것과 마찬가지여서 삶의 논리의 궤도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은 땅속에 묻힌 뿌리처럼, 세상의 일상적 교류에서 차단된다. (p. 303)'

소리는 분자의 파동이다. 지구상의 모두가 소리를 낼 줄 알므로 우리는 소리로 세계를 해석하고, 소통하며, 소리로 나를 표현하여 알린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음으로써 삶에 의미를 더한다. 외국어는 번역이 필요하지만 음악이 외치는 울음, 웃음, 슬픔, 기쁨 등 모든 감정은 본능적으로 이해한다. 우리가 나무를 들고 숨을 불어넣을 때 그 악기는 신음하고 노래한다.


'대단히 관능적인 화가 조지아 오키프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어떤 점에서는 아무도 꽃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꽃은 아주 작고, 우리는 바쁘다. 그리고 본다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친구를 사귀는 일이 시간 걸리는 일인 것처럼." (p. 466)'

역설적이게도 추상적 사고는 구체적으로 눈이 본 것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어떤 장면도 익숙해지면 희미해진다. 다행스럽게도 끔찍한 광경도 마찬가지다. 빛은 기분을 전환시키고,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고 생체 리듬을 활성화하면서 우리 삶에 적극 개입한다. 색깔은 반사되는 빛이어서 우리가 보는 것은 거부당한 색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과의 색은 붉은색을 제외한 모든 색이라는 정의가 맞다. 낙엽을 밟을 때 귀 기울이면 '쉬잇!' 하고 말하는 낙엽의 목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침묵의 언어로 색깔은 너무나 훌륭해서 모든 동물들이 색이란 언어로 공격하고, 경고도 하고, 유혹하고, 고백하고, 울부짖고, 놀람을 표시한다.


'일상생활은 지각에 대한 끊임없는 폭격이나 마찬가지여서 누구나 감각의 뒤섞임을 경험한다. (p. 496)'

감각은 동시에 자극받는다. 뒤섞여 알 수 없는 감각도 느끼게 한다. 색깔이 음악이 연결되는 등 공감각은 예술가들의 감각의 문을 활짝 열어젖혀 창조적인 힘을 만든다.


여섯 가지 감각의 원리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마치 이들 감각들과 목욕탕에서 속속들이 알아가듯 친숙함을 더해준다. 감각을 한껏 사용하도록 잊었던 사용법을 일깨워준다.

에세이스트이자 시인답게 표현이 너무 절묘해 아름답기 그지없다. 키스에 대해(192쪽), 오케스트라 악기에 대해(355쪽),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이유(357쪽), 밤이 내릴 때부터 동이 틀 때까지(423~429쪽)... 다시 한번 '황홀하다!!!'라는 감탄을 해야겠다.

감각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으로 이 책을 읽은 것도 즐겁지만, 아름다운 글투성이인 이 책은 시집을 읽듯 책을 펼쳐도 좋다. 한번 읽고 밀어놓지 말고, 깨우고 싶은 감각이 있을 때마다 그 감각이 담긴 페이지를 찾아 시를 감상하듯 읽어야 할 책이다. 강력추천!!!

'감각은 우리를 여태까지 살아온 모든 이들과 연결시켜주는 유전의 사슬의 연장이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과 모든 우연한 사건을 넘어서 우리를 다른 사람들, 동물들과 연결시켜준다. 감각은 인간과 비인간을, 한 영혼과 그의 많은 친척들을, 개인과 우주를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다 이어준다. (p.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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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 뇌과학이 밝힌 인간 자아의 8가지 그림자
아닐 아난타스와미 지음, 변지영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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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자아가 있다, 없다 하는 논쟁의 중심에 이 '나'가 놓여 있다. 주체로서의 자아, 아는 자로서의 자아, 주체성이라는 경험을 만드는 자아란 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어디에서 오는가? 자아는 있는가 없는가? (p. 359)'

덩달아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한 적은 있지만 '자아가 있을까? 없을까'하는 의문은 가져본 적이 없다. 자아가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해서였다.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헷갈린다'였다.


'나'는 누구인가, 또 무엇을 가지고 '나'라고 할 수 있나.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에서 우리는 '나'를 잃어버린 사람 여덟 명을 만난다. 뇌과학의 힘을 빌려 여덟 명이 드리우는 자아의 8가지 그림자를 통해, 과학 저널리스트 아닐 아난타스와미는 '자아'에 관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죽었다고 믿는 코타르 증후군, 존재를 부정한다. 나의 이야기를 빼앗아가는 알츠하이머, 내가 사라졌다. 다리가 낯설어 없애고 싶어 하는 증후군 BIID. 자각의 주체인 독립체로서의 느낌이 줄어들어 자아가 없는 빈 껍데기의 조현병. 어둡고 안개가 자욱한 세상에서 영원히 헤매는 이인증 환자. 자아의 성장이 멈췄고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자폐인. 또 다른 자신을 보는 유체이탈, 도플갱어. 무아지경이 되면 자신을 잃어버리는 황홀경 간질.


'결국 그들은 남자 몸의 모든 부분을 시체의 것과 맞바꿨다. (...)
그의 몸은 이제 다른 누군가의 신체 부위들로 완전히 대체되었다. 이제 그는 몸을 가진 것일까, 아닐까? 만약 몸을 가졌다면 그것은 그의 몸일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몸일까? 만약 자기 몸이 아니라면, 그는 어떻게 그 몸을 볼 수 있을까? (p. 8 프롤로그)'

존재를 부정하고, 나의 이야기가 사라졌고, 신체가 내 것이 아니다. 빈 껍데기에 딴 세상에서 헤매고, 성인으로서의 자아가 없다. 또 다른 나를 목격하고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인식한다면 도대체 나는 어디 있는 건가. 시체의 몸으로 바뀐 나는 누구인가? 혼란스럽다.

'나'를 형성하는 것은 기억, 정신, 마음 뭐 그런 건가? 아님 뼈, 피부, 다리 등과 같은 몸인가? 관념과 신체적인 요소를 모두 포함해서 '나'라고 하는 건가?

'자아'는 자신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라는데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해를 못 한다면 자아는 상실된 건가?

철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도 자아가 실재한다고 주장하는 쪽과 그렇지 않다는 쪽, 두 개 진영으로 나뉜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헷갈릴 수밖에...


'긴긴 겨울밤을 밝히며 번역을 끝내고 나서 내가 얻은 하나의 깨달음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아의 본질' 따위는 없다는 사실이었다. (...) '자아'에 관해 굳이 한마디로 정리하라면 나는 비트겐슈타인의 구절을 빌려 답할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물들의 측면은 그것들의 단순성과 일상성으로 인하여 숨겨져 있다. 우리들은 그것을 알아차릴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언제나 우리들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p. 374, 375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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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제너레이션 : 챗GPT가 바꿀 우리 인류의 미래
이시한 지음 / 북모먼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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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신기하다. 놀랍다. 두렵다. 챗 GPT를 사용한 사람들의 단계적 반응이라고 한다.

'그래서 Chat GPT라고 하더라도 이거 하나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언어 기반의 생성형 AI를 이르는 말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Chat GPT는 처음 포문을 열었기 때문에 대표적인 이름일 뿐인 거예요. (p. 7)'
Chat GPT는 더 이상 고유명사가 아니다. 생성형 AI나 언어 기반 생성 AI를 대표하는 보통명사가 되버렸다.


이 책의 저자는 유튜브 <시한책방>에서 '성심여대 겸임교수이자 비지니스, 인문, 테크로 글을 쓰고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북튜버이자 지식 크리레에터인 이시한 작가다.

작가는 Chat GPT가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리라 예견한다. '시리'같은 AI 스피커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이제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는 AI가 나오면서 드디어 꿈꿔왔던 모든 기술을 쏟아 넣을 수 있게 된 겁니다. (p. 6)'
Chat GPT가 일하는 방식을 바꿔버릴 테니, 새로운 판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기술을 잘 적용하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한다.


Chat GPT의 잠재력이 놀랍다. 이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AI가 다른 프로그램과 연결된다면, 새로운 생태계가 탄생한다. 검색 정도를 훨씬 뛰어넘는다. 게다가 입력 도구가 문자에서 음성으로 바뀌는 순간, Chat GPT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와 같은 개인화된 비서, 집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새로운 AI는 과제, 논문, 자소서, 기획서, 스토리와 같은 글쓰기와 마케팅, 교육, 코딩 등에서 인간이 하고 있는 일들은 훌륭히 대체 중이다. 누구나 글을 쓰고 작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다가온다. GPT를 사용 중인 미국 마케터가 벌써 30%나 된다. 이제 우리는 글쓰기 보다 말하기가 더 중요한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GPT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도 바꿀 예정이다. 학교의 예를 들어, 학습은 디지털 상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학교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관계 맺는 연습을 하는 곳이 될 전망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성인이 됐을 때 쓸모없는 지식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교육도 지식이 아닌 지혜와 통찰을 얻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개념으로 바뀐다. 작가나 기자의 역할도 바뀌고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물론 GPT가 만들어 내는 문제점도 생긴다. 대표적으로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면 이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생길 테고, 살아남으려면 그 새로운 일자리에 맞는 인재로 탈바꿈해야 한다. 인간이 입력한 데이터에 의해 차별과 혐오를 지닌 AI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AI는 감정이 없어 수정이 가능하다. 그밖에 활용 정도에 따른 양극화, 저작권, 어마어마한 전력 사용에 따른 환경문제 등 문제점이 뒤따르겠지만 언제나 그랬듯 인간은 타협과 과학기술로 이를 해결할 것이다.

AI 시대에 생존하려면 그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 저자는 모니터에서 반짝이는 빈칸 'PROMPT'의 머리글자로 갖춰야 할 6가지 능력을 제시한다.

'방향과 프로세스를 설정하는 기획력과 예측력 Planning&Prospect. 구성하고 편집하는 구성력 Reconstruction. 연결의 힘, 통합의 능력 organize. 질문력 Make a question. 효과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 Persuasion. 휴먼터치를 넣어 공감을 자아내는 능력 Together&Touching. (...) 이런 능력들의 머리글자를 모으니 'PROMPT'가 되었습니다. (p. 282 편집)'


새로운 기술을 앞세운 GPT라는 트렌트는 사회 구조와 우리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꿀 것이다. 이 책은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때 반드시 필요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그리고 저자는 GPT를 적대적이고 두려워할 대상으로 삼지 말라고 조언한다. GPT는 경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GPT와 업무를 나누는 동료로 삼으세요. 귀찮은 일 다 떠넘겨도 불평 한마디 없고, 가장 믿음직하고, 절대 뒷담화하지 않고, 쉬지 않고 나를 도와주는 이런 동료는 또 없거든요. (p. 323)'

새로운 시대에 상위 10%가 되기를 원한다면, GPT를 업무를 나누는 동료로 삼고, Chat GPT를 활용해서 어떤 일이 가능한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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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버텨라 - 급하고 성취욕 높은 당신을 위한 인내심 습관
메리 제인 라이언 지음, 이주영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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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모두 허둥지둥 인생을 사는 것 같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주변의 모든 것들, 모든 사람들이 더 빨라지기를 바란다. (p. 15)'

점점 빨리빨리 해야 한다고 몰아붙이는 사회다. 그래서 급하다. 기다리지 못한다. 컵라면에 물을 붓고 3분을 참지 못해 뚜껑을 서너 번 열어본다. 20초를 못 참고 자판기 커피 컵을 꺼내다 뜨거운 물에 손을 데고 만다. 타려는 버스가 오면 차도로 내려선다. 줄 서서 기다릴 때 가만히 있질 못하고 어느 줄이 빨리 줄어들지 머리를 굴리며 이리저리 줄을 바꾼다. 이런 이야기는 끝이 없다. 참기 참 어렵다.

참지 못하면 인생에 어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인내심은 꼭 필요하고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 연습해야 한다.
'인내심이 없으면 삶이 던져주는 가르침으로부터 진정으로 배울 수 없다. 성숙할 수가 없다. 짜증 내는 아기 단계에 머무르며, 만족감을 순간 이상으로 길게 연장하지 못하고 정말 원하는 것을 향해 헌신적으로 노력할 수 없다. (p. 17, 18)'

M. J. 라이언의 <원하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버텨라>는 인내심이 왜 중요한지, 인내심을 키우면 어떤 도움을 얻게 되는지, 인내심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과연 인내심은 성공한 사람들의 삶에 어떤 중요한 작용을 했을까?

인내심이 지닌 많은 가치 중에 하나는 '더 나은 결정을 하는 능력'이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인내심은 이렇게 접근한다. 사태의 결과가 좋든 나쁘든 해결할 수 있고, 화를 내는 건 결과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이런 접근 방식은 일어나지도 않는 일에 대한 걱정과 공포 대신 더 많은 정보를 모으는 침착함을 발휘한다. 모은 정보는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판단 능력으로 이어진다.

그 밖에도 인내심은 성공한 사람들에게 스트레스와 분노뿐만 아니라 시간, 에너지, 돈 낭비는 줄여주었다. 다른 한편으로 공감 능력, 끝까지 포기하지 사랑, 기다릴 줄 아는 힘을 가져다줬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내심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인내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궁극적인 과제는 자기 인식 self-awareness을 높이는 것이다. 뇌에 대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자극과 반응 사이의 시간은 0.5초에 불과하다. 자기 인식은 이 시간을 0.5초 더 늘린다. 다시 말해서, 자기 인식은 자극과 행동 사이의 시간을 두 배로 늘려준다. (p. 158)'
인식하자마자 급하게 행동하려는 충동을 알아차린 후 인내를 선택하는 능력을 키우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면, 조급해하는 자신을 질책하기보다는 정확히 무엇이 나의 인내심을 잃게 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며 내면의 나와 '대화하기'도 도움이 된다. 짜증이 난다면 혈당을 유지해야 한다...

'이들 테스트 파일럿은 상공에서 무언가가 잘못되면 "여전히 날고 있는가?"라는 한 가지 질문을 하도록 훈련받는다. (p. 231)'
이 질문은 조종사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파악하고, 침착하게 해결책을 이끌어 낼 시간을 갖도록 한다.


기다리지 못하는 이유는 세상이 내 뜻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고집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뭔가 크게 잘못됐다고 믿는다. 아니다. 가족도 친구도 내가 속한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간다. 내가 가는 방식으로 방향으로 그들을 돌릴 수 없다. 각자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조화롭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이다.

완벽주의 또한 인내심을 잃게 한다. 오류가 존재하고, 실수하기도 하고, 내 계획이 틀어지기도 한다. 멈출 줄 아는 능력, 인내심이 중요할 뿐이다. 멈추고 목적지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멈춰야 할 때 멈추지 않고 급히 간들...

'쥐 경주에서 중요한 점은 설사 이겼다고 해도 여전히 쥐라는 점이다. -릴리 톰린 (p. 110 나는 어디를 향해 급히 가는가?)'

큰 시련이 앞에 놓였을 때 맞서는 능력은 인내심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인내심을 성장시키길 원한다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버텨라>를 읽어보시길... 그리고 실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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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가 들려주는 산티아고 순례 이야기
낸시 루이즈 프레이 지음, 강대훈 옮김 / 황소걸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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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길 카미노데산티아고,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의 론세스바예스 Roncesvalles에서 출발해 큰 도시와 마을, 탁 트인 전원 지대를 지나 마냥 걷는 길이다.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인 750킬로미터의 카미노데의 끝은 산타아고데콤포스텔라 시 오브라도이로광장의 산티아고대성당이다.

'카미노 루트는 노란 화살표나 가리비 껍데기로 표시되며, 역사 명소 안내판도 마련되었다. 순례자는 순례자 여권이라 불리는 증서 credential를 들고 다니며 매일 도장을 받는다. 산티아고대성당 사무소에서는 산티아고 순례를 완수했음을 증명하는 콤포스텔라 Compostela 증서를 발급한다. (p 25)'

산티아고, 즉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의 유해가 산타아고데콤포스텔라가 있는 언덕으로 옮겨졌고, 야고보는 스페인의 수호성인이 된다. 1000년 순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종교개혁 이후 16세기에 순례가 위축됐고, 19세기에도 순례자 수가 크게 줄어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오늘날 카미노 순례는 종교 여행을 넘어 삶의 내면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여행으로 카미노는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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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가 들려주는 산티아고 순례 이야기>는 순례길 카미노데산티아고에 관한 민족지다. 조사의 시작은 순례였다. 저자인 낸시 루이즈 프레이는 9주간의 첫 번째 순례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카미노를 걸었고, 순례자 숙소 네 곳에서 13개월간 일하며 순례를 경험하며 현지 조사를 수행했다.

'사람들은 왜 순례를 떠나며, 어떤 목표와 동기를 가지고 카미노로 오는가? 순례 중에 맞닥뜨리는 기쁨과 시련, 고민은 무엇이고, 순례 경험은 집으로 돌아간 뒤 그 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 (p. 6)'

이 책은 여느 순례 기록과 다르다.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물리적 여행의 종결에서 기록을 멈추지 않고 순례자의 귀향 이후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렇다. 순례 경험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 경험이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추적 조사한다. '사람은 언제, 무엇으로 인해 변화를 맞이하는가?'라는 인류의 오래된 물음에 답을 찾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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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했던 집으로 돌아온 뒤 카미노의 경험을 어떻게 작동할까?

'순례는 여행 결심과 더불어 시작되지만, 산티아고 도착과 더불어 종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p 25)'
여행의 목표가 목적지에 도착이라면 순례의 목적은 오브라도이로광장의 산티아고대성당, 성지에 도착이 아니다. 길을 걷는 과정이 목적지이고, 집으로 돌아온 뒤 본격적인 순례가 시작되기도 한다.

순례 후 일상 복귀의 어려움도 느낀다. 관점과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순례자는 어떤 힘을 갖고 있는데, 그 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한 데서 비롯된다. 순례에서 발견한 것들을 일상에 적용하는 과정이 복잡하다. 일상의 리듬에 다시 익숙해지기도 만만찮다.

카미노를 걸으며 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일상으로 돌아와서야 비로소 카미노의 가치를 깨닫는다. 기억 속에 두 가지 카미노가 존재한다. 이웃과 나누는 과정에서 재해석하는 카미노, 또 하나는 본인 만의 기억 속 카미노다. 이 기억은 카미노를 재방문 할 때 새로운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카미노 순례는 종교로 인도하기도 하지만 종교로부터 멀어지게도 한다. 카미노는 잠재해있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선물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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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산티아고 순례를 결심하곤 했다. 왜 카미노데산티아고 찾을 결심을 했을까? 곰곰이 그때를 생각해 보면,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변화를 찾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는 카미노를 걷는 것만으로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카미노가 순레자에게 열어주는 새로운 문을 자신의 힘으로 통과해야만 한다...

'한 영국 순례자는 순례가 "정신의 상태, 삶의 방식, 마음의 형편 a state of mind, a way of life, a condition of the heart"이라고 말했다. 순례가 생각과 해석, 행동, 느낌과 감정의 집합체라는 이야기다. 순례는 순례자의 개인적·사회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강도로, 여러 층위에서 꾸준하게 영향을 미친다. 기억은 현재의 감정과 사고, 행위에 방향을 부여하며 그것의 표현에 관여한다. (p. 339 순례의 정신을 간직하기)'
뚜렷한 의미를 단박에 찾기 힘들어 참 어려운 문장이지만 곱씹어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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