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라이즈 아르테 미스터리 16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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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에겐 가족일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연인, 또는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일 것이다. T.M. 로건의 소설 <리얼 라이즈>의 주인공 조셉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멀과 네 살인 아들 윌이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그리고 조셉은 자신의 가정이야말로 행복하다고 철썩같이 믿는 평범한 가장이다. 그가 호텔로 들어가는 아내의 차를 목격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었다. 

아들을 태우고 집에 돌아가는 길, 아들 윌은 아내의 차를 발견하고 자신이 받은 상장을 엄마에게 자랑하기 위해 조셉에게 엄마 차를 따라가자고 조른다. 아내를 놀래켜주고 싶은 마음에 아내의 차를 따라가지만 그에 눈에 보인 건 아내의 절친인 베스의 남편이자 성공한 앱 개발자 벤의 모습이였다. 아내 멀을 향해 격렬한 화를 내는 벤의 모습을 보며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는 조셉은 주차장에서 벤을 만나 상황을 묻지만 벤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며 화를 낼 뿐이다. 


"아무리 멍청해도 모를 수는 없어. 모르고 싶은 거겠지, 조셉. 안 그래?"


가벼운 몸싸움이 일어난 후 가방에 걸려 넘어진 벤은 피를 흘린 채 쓰러지고 수습할 새도 없이 갑자기 일어난 윌의 천식 발작을 위해 먼저 급히 집으로 들어온다. 응급처치 후 다시 돌아오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벤도 벤의 차도 보이지 않는다. 
벤은 괜찮은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지만 그 이후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은 조셉의 모든 것을 철저히 바꾸기 시작한다. 

숨겨져 있던 아내의 불륜,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셉에게 SNS와 첨단 IT 기술 등을 통해 수시로 가해 오는 벤의 복수에 맞서 조셉은 발버둥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조셉에게 불리하게 작용된다. 
조셉이 벤과 몸싸움할 때  잃어버렸던 휴대폰이 벤의 집 근처에서 위치 신호가 잡히고 SNS 등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조셉을 용의자로 생각하게 되며 조셉은 사라진 벤의 살인미수의 유력한 범인으로 의심받게 된다. 

저자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하나 둘 씩 밝혀지는 증거들을 통해 읽는 독자들에게 주인공 조셉이 정말 범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도록 유인한다. 과연 어느 게 진실인지 그렇지 않고서야 모든 증거들이 조셉을 향할 수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도록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말미에서까지 어떤 힌트도 주지 않은 채 범인을 꽁꽁 숨겨놓는다. 

경찰은 조셉의 휴대폰 및 SNS에 올린 삭제한 게시물을 복원하며 조셉의 뒤를 바짝 쫓고 벤은 IT업종 기술자답게 첨단 기기를 이용해 조셉의 목을 조인다. 그리고 저자는 그러한 모습을 통해 우리가 의지하고 자주 이용하는 휴대폰 및 SNS을 통해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조작될 수 있는지를 꼬집는다.


사람보다 기기의 흔적을 신뢰하는 경찰의 수사와 그 약점을 이용하는 수법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가장 소중한 것,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잊고 있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동안 알고 지낸 그 사람 자체보다는 SNS 또는 기기의 흔적을 더 신뢰함으로 한 사람의 진실을 보지 않고 조작된 현실을 진실이라고 믿어버릴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벤이 진짜 범인일까? 아니면 조셉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다른 제 삼자가 범인인지는 이 책의 끝자락에 가서야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느꼈던 것처럼 우리가 그동안 가졌던 모든 의심과 추리를 철저히 배신하는 이 소설의 반전의 충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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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
장준혁 지음 / 북랩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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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나는 주로 식당에 혼자 가곤 했다. 혼자라는 것이 창피해서  뷔페나 고기집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김밥 천국과 같은 분식집에서 식사를 하곤 했다
혼자였기에 항상 주인이 먼저 일행을 묻기 전에 ,선수를 쳐서 혼자라고 수줍게 말하고 얼른 구석진 자리에 앉곤 했다
지금이야 혼술, 혼밥이 유행이고 편의점에 혼밥족을 겨냥한 여러 메뉴가 있었지만 나 때만 해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었다

장준혁 작가의 <늦은 점심>은 혼밥을 하는 준민과 예나가 만나 함께 늦은 점심을 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로맨스 소설이다
여행사를 그만둔 후 사업이 망하고 개인 식당을 위해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준민은 오후 늦게 출근하여 새벽에 퇴근한다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집에 들어가는 그의 점심 시간은 항상 바쁜 점심 시간을 피한 2시가 지나서야 시작된다
혼자인 게 신경 쓰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늦은 점심을 먹는 준민은 식당에서 자신과 같이 자주 늦은 점심을 먹는 여인, 초등학교 동창 예나를 만나게 된다

오랜 외로움에 중독되어 있는 듯한 준민과 예나는 매주 목요일 2시 늦은 점심을 함께 하며 그들의 삶에 설레임이 찾아온다
너무 오랜만에 찾아온 감정이여서일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마음속에서 애를 태우며 조금씩 다가가는 그들의 모습은 때론 답답하게 읽는 나의 마음의 애간장을 타게 만든다. 동네 식당에서, 서울 근교에서 맛집 투어를 다니며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서로의 추억과 아픔을 나누며  서로의 소중한 일부분이 되어 간다

<늦은 점심>의 대부분은 두 사람이 점심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각 음식 속에 담겨 있는 그들의 추억, 인생 이야기 등등 그리고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천천히 보여 준다
오랜 솔로 생활 때문일까? 여자의 마음을 잘 포착하지 못하는 준민과 그런 준민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예나를 보며 예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등의 내용을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여자들이 가장 지루해 한다는 군대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준민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이건 아니야! 하고 외치게 된다

준민과 예나, 두 사람의 사랑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말하고 싶다

준민도 예나도 서로에 대한 마음은 아직도 진행형이기 때문이다샹송 'Parlez-moi de lui'란 곡처럼 서로가 아직 생각한다면 그 사랑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이 책에서 아쉬움이 있다면 내용의 대부분이 두 사람의 사랑보다는 주로 준민과 예나의 옛 이야기에 상당한 부분을 할애한다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풍부하게 키워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두 사람의 추억에 담긴 대화가 읽는 이에게도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거나 서로의 사랑에 대한 기폭제 역할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소설 속에서는 사랑 따로 추억 따로 어울러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만약 대화의 내용을 좀 더 조절하였다면 충분히 맛있는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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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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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회사에서도 남자 상사의 경우 후배를 도와주며 이끌어주는 데 비해 여자 상사의 경우 자신보다 능력있는 여자 후배를 경계하며 시기해서 못 살게 괴롭힌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곤 하였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옛날 드라마에서 시기하던 여자의  모습 또한 우리들의 편견에 한 몫 하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 

소설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는 아직까지 잔재해 있는 여성들의 대한 인식에 돌팔매를 일으키는 이야기다. 
'메종 드 리버' 아파트에 사는 유미코와 카에데는 이웃사촌이다. 유미코는 현재 남편과 1년째 별거 중이며 계약기간이 끝나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는 30대 후반 여성이다.  그녀의 남편은 전화 한 통만 남기고 실종되어 이혼도 하지 못하는 어중간한 상태인 우리 눈으로 본다면 딱한 처지의 주인공이다. 
카에데는  미혼으로 요코지 절임 공장의 사무직으로 근무하다 기혼남인데도 자꾸만 추근덕거리는 사장에게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여성이다. 
특별할 것도, 잘난 것도 없는 유미코와 카에데는 최근 유미코의 남편을 본 적이 있다는 고향 분의 제보에 따라 남편의 고향으로 여행을 가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보통 친구끼리의 여행이라고 하면 여행 장소에 함께 동행하는 것을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유미코와 카에데는 제목 그대로 같이 걸어도 각자의 여행을 시작한다. 유미코는 사라진 남편의 행방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고 카에데는 섬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사기도 겪으며 우여곡절도 겪으며 서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걷기 좋아하는 유미코와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카에데, 서로 취향이 다르지만 결코 서로 함께 왔다는 명목하에 자기의 취향을 따라 줄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이 여행을 계속해 나간다. 
같이 하면서도 혼자인 여행에 유미코와 카에데는 서로가 필요햘 때면 항상 함께 해 주며 서로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준다. 

여행 말미 우여곡절끝에 남편 히로키를 찾게 되고 유미코의 확실한 이혼 의사를 통보한다. 
"여자는 일단 헤어지겠다고 결심하면 흔들리지 않으니까." 라는 히로키의 말에 유미코는 반박한다.


"여자라서가 아니라, 내가 흔들리지 않는 거야." 


유미코와 카에데는 우리가 말하는 보통의 관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유부남인 사장이 치근덕거리는 것에 대해 남자의 문제가 아닌 자기가 어떤 여지를 준 게 아닐까라는 주변의 말을 듣기도 했고 별거중이라는 말을 하면 좀 더 참고 살지 그랬냐는 참견을 듣기도 하였다. 

하지만 인생은 누구에게 보여지는 것이 아닌 나의 삶을 사는 것이라는 것을 유미코와 카에데는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같이 가면서 나 혼자>인 그들의 여행이 각자의 삶을 소신 있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으로 투영되어지고 있다. 

 "나는 죽을 때까지 나일 뿐이다. 

 장례식에서 고인은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말을 들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돈도 직장도 없지만, 아이도 가정도 없지만 각자의 길을 응원해 주며 함께 나 혼자 걸어가는 그들의 삶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소설이었다. 

삶이란 건 나만의 삶을 살아갈 때 가장 빛날 수 있다는 걸 말해 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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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재능을 발견해낸 사람들의 법칙 - 20년간 125명의 유명인을 집요하게 분석한 끝에 알아낸 재능 폭발의 비밀
가미오카 신지 지음, 유나현 옮김 / 글담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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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재능을 발견해낸 사람들의 법칙》은 비즈니스 심리 연구가이자 재능 컨설턴트인 가미오카 신지가 20년간 125명의 유명인을 분석한 끝에 알아낸 30가지의 법칙을 설명한 책이다. 
보통 재능 발견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어린이나 청소년 등의 재능 발견만 생각하고 성인의 경우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아동, 청소년기보다는 성인도 숨어 있는 재능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으며 아직 늦지 않았음을 역설하는 책이다. 

저자 가미오카 신지의 법칙은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가치관에 부합하는 일을 찾아내라. 
두번째. 발견한 그 일에 재빨리 다가가라. 
세번째. 목표를 틀어쥐고 온 힘을 다해 집중하라. 

챕터 1에서 저자는 우리가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는 한 우리의 인생은 시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재능이 수입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때만이 행복한 인생으로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비즈니스 연구가답게 저자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예언한다. 정규직이 사라져가고 국민 절반이 경쟁이 치열한 프리랜서의 세계로 내몰리게 된다. 월급통장은 스쳐 지나가는 버스 정류장이라는 웃픈 이야기를 할 만큼 월급쟁이들의 수입 천장은 매우 낮음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러한 우울한 미래 속에서 재능이 수입으로 연결되는 방법을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저자는 재능을 찾기 위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을 것을 주장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 속에 재능이 숨어 있을 확률이 높음을 설명하며 그 재능을 찾기 위해 한 우물만 파지 말고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할 것을 주문한다. 

챕터 1에서 숨어 있는 재능을 찾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면 챕터 2는 재능을 찾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하여 설명한다. 저자 가미오카 신지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 알 것을 주문한다. 
어렸을 때 자신이 좋아하던 일들, 남보다 더 빨리 할 수 있는 일, 야단 맞은 일, 부모님의 재능 등등 자기 자신을 면밀히 살핌으로서 재능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챕터 2에서 저자는 실패 속에서 재능을 발견한 사례를 인용한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 오케이웨이브 창업자 가네모토 가네토 등은 재일한국인으로서 역경을 딛고 재능을 찾아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라서 더욱 반가웠다. 마흔 여섯에 20억의 빚을 졌지만 몇차례의 고배 끝에 <진홍빛 하늘>로 쉰세 살에 나오키상을 수상한 야마모토의 이야기는 재능을 발견하는 데 너무 늦은 때가 없다라는 것을 설명해준다. 

예전에 즐겨보던 드라마 중 <성균관 유생>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남장행새를 하고 성균관 유생이 된 여자주인공이 화살쏘기 대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하던 모습을 보며 두 스승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한 스승이 그다지 재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하자 다른 스승이 하는 대사가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도 능력이지요." 

<결국 재능을 발견해낸 사람들의 법칙>의 저자 기미오카 신지 또한 같은 주장을 한다.


끝까지 계속할 수 있는 것도 재능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재능은 어느 몇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 평범하다고 여기는 우리 모두 끝까지 해낼 수 있다면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챕터3은 재능을 발견하기 위한 30가지 법칙이 설명되어 있다. 
슬픔을 재능으로 변화하는 방법, 정보 입수 및 사회 공헌을 통해 재능을 발견하는 법 등 여러 법칙들이 사례와 함께 설명되어 있다. 

쉽고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는 이 책에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많은 사례가 일본인들로 집중되어 있다. 물론 당연한 이유이지만 파나소닉이나 유명한 일부 기업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일본의 배우나 작가 등 생소한 이름 등의 경우에는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 
저자가 일본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등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재능을 발견한 유명인들의 사례를 예로 들어주었으면 이해가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었는데 오히려 나에게 더 자극이 되는 자기개발서였다. 
너무 늦지 않았음을 말해주어서 고마운 책이다. 
아직 아니라고 말해주며 재능을 발견하도록 독려해주는 책이다. 
하루하루 기계처럼 살아가는 성인들에게 다시 삶을 제대로 멋있게 살고 싶은 성인들에게 이 책이 좋은 자극제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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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으로 본 세계사 - 판사의 눈으로 가려 뽑은 울림 있는 판결
박형남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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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되고 SNS에서는 온통 법원에 대한 비난의 글로 온라인상이 떠들썩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 중 하나가 "법원이야말로 AI 판사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로봇이 하는 게 더 정확한 판결을 하겠다."라는 등의 글들이 많은 공감과 호응을 받았다.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재판관의 억지 뀌어맞추기식 판결은 법원에 대한 더욱 깊은 불신감을 주었고 사법계야말로 중립적인 위치를 지킬 수 있는 AI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 다른 어느 나라들보다 법원의 신뢰다가 현저히 낮다고 한다.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법원이라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팽팽하며 선출직이 아닌 선임직으로 영구히 집권하는 그들만의 단단한 카르텔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은 반감을 가지고 있다. 

 재판으로 본 세계사》의 저자 박형남씨도 현재 재직 중인 판사로서 이러한 현실을 공감하며 깊이 고민하는 판사 중 한 명이다. 이 책은 박형남 판사가 역사상의 중요한 몇 가지 재판들을 가려 그 판결들의 역사적 배경과 판결의 오류 그리고 현 시대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총 14건의 재판 사례가 연대별로 기록되어 있다. 아테네 소크라테스 재판부터 1996년 미란다 재판까지 뽑은 재판의 사건들의 배경을 하나 하나 자세하게 설명되어 역사적 배경이 전무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여러 재판 사례들이 인상깊지만 그 중 세계사에서 어렴풋이 들어 알고만 있던 "세일럼의 마녀재판"의 경우 저자는 한 때 한국을 들썩이게 하였던 가수 타블로의 학력위조 사건을 언급한다. 명백한 증거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증거를 부인하며 맹목적으로 가수 타블로의 학력을 인정하지 않으며 인신공격을 한 사례는 그와 그의 가정에 깊고 큰 상처를 주었다. 결국 그의 무죄가 밝혀졌지만 그가 받은 상처는 아마 깊은 후유증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무죄가 입증되었음에도 사과하는 "타진요" 사람들은 없었다. 

  이와 비슷하게 1696년 미국 세일럼 마을에서 일어난 마녀 재판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원고가 마녀라고 고발하기만 하면 무조건 잡아가고 고문으로 자백을 받아낸 이 사건으로 인해 억울한 사건이 일어난 배경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사실이 아님을 앎에도 불구하고 마녀로 몰릴까봐 이 마녀사냥에 동조하거나 침묵하고  수 많은 사람이 뜬소문과 악의적인 날조로 처형되며 한 공동체가 파괴되어 가는 과정은 결코 현 사회와 관련이 없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앞서 언급한 "타진요" 사건이나 SNS에서 떠도는 소문만으로 함부로 잘못을 덮어씌우는 사건들이 많은 사태를 되짚어보며 나 또한 쉽게 누구나 마녀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재판으로 본 세계사》의 판결 중에서 판사로서의 고뇌가 가득 묻어난 재판을 꼽는다면 나는 [브라운 재판]을 꼽고 싶다. 미국이 수정헌법 14조에서  '법률의 평등한 보호' 제정을 통해 시민의 권리를 보장했지만 미국 사회에는 여전히 흑인들에 대한 차별이 만연했다. 백인과 흑인이 사용하는 기차 객차가 다르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달랐으며 여러 시설 사용면에서도 차별을 받아야 했다. 
집 앞의 가까운 학교가 있음에도 먼 흑인 학교를 보내야 했던 부모들의 소송으로 시작된 이 판결은 기존에 백인에게 우호적인 판결을 내리던 보수적인 법원들의 판례를 뒤집고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게 된다. 교육 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하며 분리정책이 교육 당사자들에게 열등감을 소유하게 될 가능성을 줄 우려가 다분하기에 이러한 분리 정책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그의 판결은 미국 사회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법원은 공립학교 인종통합 판결이 지체없이 집행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서 미국에 분리정책을 없애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저자는 이 사건이 분명 역사적인 사건임에도 후폭풍 또한 거세었음을 말한다. 학교 폐쇄 등 백인 군중들의 저항 등이 만만치 않았음을 언급하며 진정한 사회 변화는 법원의 공정성과 함께 시민들의 사회 참여와 민주정치의 구현이 함께 어울러질 때 발전될 수 있음을 꼬집는다. 

날마다 변해가는 이 상황 속에서 법원과 입법계들 또한 법률이 헌법에 부합되는지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사회과학적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글은 현 사회에서 법원과 국민간의 깊은 괴리감, 책상행정과 현실행정의 괴리감, 현실에 맞지 않는 입법 등 여러 사태에 직면한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현직 판사라면 보통 법이야기만을 읽을 줄 알았는데 판사가 세계사에 대한 해박함에 매우 놀랐다. 
역사 상의 재판들이 현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는 저자의 시도가 매우 좋았고 법조계가 나아가야 될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저자가 느껴져서 참 좋았다. 
[미스 함무라비]를 쓴 문유식 판사는 우리에게 친숙한 소설과 드라마로 우리에게 법원을 보여주었다면  박형남 판사는 세계사와 법 이야기가 결합한 《재판으로 본 세계사 》를 통해 우리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판사들이 이렇게 글  재주까지 좋아도 되는 것일까!! 

법원과 국민들간의 신뢰성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저자와 같이 현 사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법에 대해 알려주려는 법조인이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서양사 뿐만 아니라 동양사에 대한 재판 이야기도 읽고 싶다. 
세계사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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