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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평점 :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리즈 위더스푼이 이 책에 대한 극찬을 하는 기사를 접해서 알게 되었고 이 책이 언젠가 국내에 출간되기를 기다려 왔었다.
리즈 위더스푼이 왜 그토록 이 책을 추천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에 빨리 책을 읽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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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의 저자인 델리아 오언스는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 온 생태학자에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 펴낸 소설이다.
자신의 전문 분야인 습지와 야생동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에서 저자는 자신이 평생 보고 들은 모든 해안 습지와 동물들을 과감하게 펼쳐보인다.
그리고 그 넓은 해안 습지 속에 습지와 함께 야생동물처럼 홀로 성장해가는 카야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1969년, 습지에서 마을의 유명 인사인 체이스 앤드루스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 살인 사건과 함께 이 책은 시간을 거슬러 1952년 카야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난폭한 폭력꾼인 아빠의 학대에 못이겨 떠난 엄마를 시작으로 언니,오빠, 그리고 가장 의지했던 손위 오빠 조디마저 카야만을 남겨놓고 떠나버린 후 카야는 홀로 키워진다.
난폭꾼 아버지마저 떠나버린 후 철저하게 홀로 된 카야는 습지의 갈매기와 동물들과 함께 자라나며 혼자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간다. 외로움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카야에게 찾아온 사랑과 배신, 그리고 점점 맞물려가는 살인 사건 추적은 제발 카야가 이 사건의 범인이 아니기를 간절히 응원하게 된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는 단지 카야의 이야기만을 담지 않는다.
습지가 집인 카야와 지키려 하는 테이트, 그리고 습지를 개간하려는 개발업자들,
카야에게 호의적인 가게 주인 점핑의 모습을 통해 보여지는 유색 인종과 흑인 차별그리고 살인 사건에 대한 법정 이야기까지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이 한 권의 소설에 녹여낸다.
누구 하나 사는 법을 알려주지 않아 야생으로부터 사는 법을 터득하고 함께 살아가는 카야에게 습지는 자연이 아닌 바로 카야 자체였다.
그 긴 외로움을 견딜 수 있게 버틸 수 있었던 건 바로 습지와 동물들이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야생동물이 야생동물답게 살고 있는 곳.
카야에게도 습지는 카야답게 살아갈 수 있는 곳이었다.
카야는 학교에 가기 거부하고 (후에 글자를 배우게 되지만) 끝까지 습지에서의 삶을 살아간다. 카야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곳, 가재가 노래하는 곳 안에 바로 카야 또한 있었다.
책을 읽노라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이 습지와 함께 카야의 모습이 그려진다.
저자는 자신의 전공답게 습지 이야기를 아름답게 펼쳐 보이며 그 습지 가운데 독자들을 초대한다. 그리고 홀로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며
"오늘이 내 생일이야"라고 읊조리는 쓸쓸한 소녀 카야를 보게 해 준다.
리즈 위더스푼이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는 이 소설을 읽으면 확신할 수 있다.
그리고 나 또한 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