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혜의 열매를 먹는다고 똑똑해질 리 없어. 
지혜는 키우는 거야. 중요한 건스스로 알아보고 나만의 언어로 깊게 생각하는 거라고."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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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힘든 시기에 많은 힘이 되었다며 '감사일기' 책을 선물로 보내줬다.

받고 난 후 매일매일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작심삼일도 안 되어서 이틀이 지나자 그 의욕은 금방 시들었다.

6월 말, 동생이 잘 쓰고 있냐는 소리에 양심에 찔러 부랴부랴 감사일기를 썼다.



책선물을 받은 지가 6월 7일인데 한 달에 겨우 두 번을 썼다.

이게 100일 감사 일기인데 나는 1년 동안 쓸 것 같다며 웃자 동생이 말한다.

"언니, 우리는 그동안 차질이 생기면 도중에 멈춰버렸잖아. 그러다보니 제대로 해 낸 게 없는 것 같아.

비록 늦더라도 끝까지 해내는 거 그것이 중요한 거 같아."


동생의 그 말을 들으며 알겠다고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다른 일들에 치여 잘 쓰지 못하고 있다.

도서 인플루언서 '나디아'님의 고전 필사모임 '펜클럽'에 참여하고 있다.

매달 새로운 고전 한 권을 각자의 분량에 맞게 필사하며 한 달에 한 권을 끝내가는 모임이다.

부끄럽지만 나는 한 달에 한 권을 제대로 완독, 완필한 경험이 적다.

조금씩 하려고치면 어느 새 한달이 훌쩍 지나고 새로운 책들이 시작되어 엉겹결에 새 책을 시작하지만 새로운 책도 제대로 끝내지 못할 때가 많다. 참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 소통도 하지 못하고 완독하신 분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만 볼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분이 지난 2월에 읽은 <1984> 필사를 인증하시는 것이 아닌가!


나의 경우 주변에 휩쓸러 한 권을 완필하지 못하고 다른 책으로 넘어갔는데 다른 멤버분은 자신만의 속도로 몇 달에 걸쳐서 한 권을 완독완필해나가신 것이었다.

함께 해도 성공하기 힘든데, 혼자서 중심을 잡으며 해 나가시는 그 분을 보면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끝까지 해낸 회원님의 글을 보며 최근에 읽은 《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이 떠올랐다.









최진영 작가의 작업 노트에는 장편소설을 써야 하는데 다른 원고 마감에 장편소설을 쓰지 못하는 고민등을 이야기한다.

써야 하는 건 알지만 다른 일들에 치여 제대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작가는 말한다.


달리 말하자면 장편을 못 쓰고 있다. 지연되고 있다.

너무 오래 지연되어서 결항이 아닌가 싶지만 그건 아니다.

언젠가는 출발할 것이다.

승객들이 떠나지 않기를, 기장이 포기하지 않기를, 비행기에 문제가 없기를,

날씨가 부디 나를 도와주기만을 바라고만 있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로 비행기가 지연되지만 결항은 아닌 것처럼 자신의 장편 소설도 지연은 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출발할 것임을 작가는 믿는다.

그리고 시작했으니 이제 남은 건 끝내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3달 늦게까지 홀로 필사를 해 나가신 그 회원의 마음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시작했으니 끝내는 것 밖에 없다고.

지연되고 있지만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그러니 나도 마저 못한 일들을 해 나가기로 한다.

7월의 목표가 조금씩 늦춰져도 포기하지 말고 조금이나마 해나가자.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모임들을 늦게나마 열심히 쫓아가야지.

내게 지연될지언정 결항이라는 선택지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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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
최진영 지음 / 핀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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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작가의 에세이 《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 를 읽는다.

글로만 만나는 최진영 작가가 아닌 만년 꼴찌 야구팀 '한화 이글스'의 팬이며 사랑하는 연인 다크니스와의 에피소드, 그리고 글을 쓰며 겪는 인간적인 고뇌등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작가의 작업노트라고 하기에는 작가의 '비밀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의 에세이다. 그래서일까. 작가 또한 초반의 다짐은 늘 동일하다. 자신을 글쓰기로 시원인 '일기' 그 일기쓰는 마음으로 매일 초심을 되찾는다.


일기 쓰는 마음은 나의 초심.

다시 그와 비슷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을까?

이제는 청탁을 받아야 쓴다. 언제나 읽을 사람을 전제하고 쓴다. 보여줄 글을 쓴다. 그런 글이 아닌 건 일기뿐.

초심을 잃지 말자.

일기를 쓰자. 날씨라도 쓰자.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작가가 정의하는 자신의 의미를 보게 된다. 북토크에서 독자들의 질문을 통해, 또는 모교 방문과 교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기도 하며 새로운 자신을 알게 되기도 한다. 40년을 넘게 살아왔지만 과거에 대한 자신의 모습은 늘 새롭게 변한다. 경험이 덧입혀지고 새롭게 보게 되면서 작가는 늘 반문한다.

어떻게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대학 시절에 어떤 학생이었는지 알게 되며 꺠닫는 건 늘 한 가지다.

우선 살아봐야 알 수 있다는 것.

살다보면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과거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일은 현재를 하는 것 뿐이다라는 것.

책 곳곳에 작가가 말하는 '일단 살자'라는 문장들이 지금의 많은 고민을 하는 나에게 말하는 듯하다.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그러면 답을 찾게 되어 있다고 말이다.



사랑을 말한다면 최진영 작가의 프로 야구팀 꼴찌를 달리는 '한화 이글스'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싶다.

매번 잘하는 사람과 팀을 응원하기 쉽다. 하지만 매번 지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다. 하지만 작가의 사랑법은 다르다.

10연패를 해도 어쩌다 승리하는 기적의 1연승의 소중함을 알고 다시 시작하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은 팀의 간절함을 안다.

끝없는 팀의 부진을 탓하고 원망하기보다 오히려 좀더 사랑하는 편을 택해버리는 작가의 사랑법. 그래서 작가는 장편소설의 집필이 자주 늦춰지는 자신 또한 다르게 받아들인다.

비행기 지연이 결항이 아닌 이상 늦더라도 꼭 비행기가 출발할 것을 아는 것처럼 자신 또한 시작할 것을 안다.

꼴찌 한화 이글스가 도약할 일만 남은 것처럼 자신의 장편소설도 첫 삽을 떴으니 이제 도약뿐이라고 말하는 건 작가의 한화 이글스에 대한 사랑과 글에 대한 사랑법이 동일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마치 사랑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교과서 같다고나 할까?



《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 에서 매번 글을 쓰기 위한 다짐들을 하고 글 이외에 관심이 덜한 저자의 고백 및 기후위기에 대한 저자의 고뇌 등이 곳곳이 드러난다. 매일 쓰자고 하지만 매일 쓰기까지 지금의 할 일을 하자고 되새김질이 필요하고 지연되고 있는 작업에서도 끝까지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을 격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의 팬으로 사랑과 다크니스와의 새로운 시작까지. 동기부여 글이 하나도 없는데 어느 책보다 더 열심히 살고 싶게 만들어지는 문장들이 가득하다.

야구에 문외한인 나도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게 만들고 싶고, 팬이 되려면 작가와 같은 마음의 팬이 되고 싶게 한다.

작가가 '우왕좌왕 했지만 결국 썼다'라는 경험처럼 나 또한 우왕좌왕하더라도 지금의 일을 해 나가라고 격려하는 듯하다.

그러니 지금을 살라고. 어떻게든 살아가자고 하는 작가의 다짐이 나의 다짐이 되게 한다.

지금을 살자. 아직 나도 늦어지고 있을 뿐 끝은 아니라고. 도약하는 한화 이글스처럼 나 또한 곧 도약할 수 있다고 말이다.

작지만 묵직한 이 작은 글 속에 무한한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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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지음 / 양양하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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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인터뷰어의 새로운 인터뷰 시리즈가 돌아왔다.

국내외 14명의 인사들을 인터뷰한 이 시리즈의 제목은 『의젓한 사람들』이다. 김지수 인터뷰어는 이 시대에 필요한 키워드로 '의젓함'이라고 말했다. 의젓한 존재.

'단 한 사람에게라도 의젓한 사람이 되어보았는가?'라고 묻는 김기석 목사의 말을 필두로 김지수 기자는 묻는다.

의젓함이란 무엇인가?

의젓함은 어떻게 발견될 수 있는가?

열 네 명에게서 발견되는 책임과 의젓함에 대해 가만히 들여다본다.


『의젓한 사람들』에서는 총 14명의 국내외 인물들을 인터뷰한다. 우리가 잘 아는 양희은씨나 배우 박정민부터 목사이자 순례자인 김기석목사, <신경끄기의 기술>의 저자 마크 맨슨 등 다양한 인터뷰이들의 대담이 수록되어 있다.



이 열네명의 인터뷰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공통점 '의젓함'과 '책임감'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먼저 첫번째 인터뷰이 김기석 목사의 인터뷰에서 '삶'에 대한 고찰에서 얻을 수 있다.

김기석 목사는 우리 모두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임을 말한다. 사람 모두가 '불안'과 '암담함'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라는 것.

그러므로 자기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끝내 무의미를 이겨내지 못한다. 그 무의미함과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힘.

그것은 대속의 사명을 지고 가셨던 예수님처럼 '타자'에게 책임지는 존재로 살아갈 때 우리는 인생의 근본적인 불안을 견뎌낼 수 있다




열 네 명의 인터뷰이들 중 모두 자신의 인생들을 확신하는 이들은 없다. 가수 인생 30년을 넘어선 관록의 양희은씨도, 배우 인생 10년이 넘은 박정민씨도, 그리고 작년 음악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지멘스상'을 수상한 진은숙 작곡가 또한 불확실성과 끝까지 싸운다. 365일중 65일을 포기하고 300일은 버텨가는 박정민씨도 유럽인들의 정통인 독일 클래식계에서 동양인 음악가로 버텨나가는 진은숙 작곡가들도 모두 동일하게 말한다. 그저 하루 하루를 버티는 거라고 말이다.




인생이 불확실하기에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며 즐긴다. 양희은씨는 주변의 평가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며 어진은숙 작가도 수상 소식 이후에도 곧 이어질 곡 작곡을 위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책에 수록된 인물들이 모두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인들이기에 명성에 좌지우지할텐데 그들은 어떻게 일상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그 질문을 <신경 끄기의 기술>의 저자 '마크 맨슨'의 인터뷰에서 찾는다.


자신을 과시해야 살아남는 세상 속에서 오히려 마크 맨슨은 '평범함'을 강조한다.

정체성을 희귀하고 귀하게 잡을 수록 세상이 만만해 보이고 함부로 하게 된다는 마크 맨슨의 말을 보면서 왜 유명인들의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지 알게 된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으로 인식해야 일상을 지킬 수 있으며 실수에도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양희은씨도 가장 좋은 노래가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부르는 '콧노래'라고 말하고 진은숙 작곡가도 일상에서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첫 시집을 자비로 출판해야 했던 나태주 시인이 어느 날 문득 노년에 인기 시인이 되었지만 시인은 말한다. 그건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라고 말이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프랑스 장관에까지 오른 플뢰르 펠르랭 또한 성공은 '운과 실력의 칵테일'이라고 말한다. 세상적인 성공이 평생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열 네명의 답은 모두 동일하다. 그저 함께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일상을 살아가라고.

가수 양희은씨는 '아무도 듣지 않고 나 혼자 부르는 노래가 가장 살아 있는 노래'라고 말하고

아담 그랜트는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천편일률적인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들을 통해 '의젓한 사람들'이란 바로 일상에서 감동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일상을 충실히 살며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타인을 도와가는 존재들의 모습이 바로 '의젓함'임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의젓한 존재인가?

이 질문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한다. 하지만 약속할 수 있는 건 하루 하루를 버텨내고 다시 툴툴 털고 일어서기.

그것이 바로 의젓함의 출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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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
주언규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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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자기계발, 그리고 사업 등에 대해 기본기를 다져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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