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에디슨, 록펠러, 스티븐 스필버그, 마크 저커버그... 누구라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사람들. 이들이 모두 유대인이다.
게다가 노벨상 수상자의 30%,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교수의 1/3 이상이 유대인이라 한다. 소수민족이라면 소수민족이라 할 수 있는 지극히 작은 나라, 아니 나라도 없었던 민족, 유대인이 어쩜 이렇게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우리나라 역시 교육열로는 오바마 대통령이 칭찬할 만큼 대단하지만, 그에 못지 않는 민족이 바로 유대인들의 교육이 아닌가 싶다.
사실 우리는 지극히 없던 시절 부모님 세대의 못다한 자기 열망을 대신 채워줄 것으로 자녀 교육에 열을 내었다면, 유대인은 그와는 사뭇 다른듯 하다.
이 책에서는 시대가 흘러도 왜 유대인에게서 꾸준하게 세계를 이끌어가는 인재들이 나오는지 이야기하며 유대인 자녀교육 6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생존 역량 6가지이자 목차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1. 공부를 즐기는 아이 - 유대인의 공부를 대하는 자세
2. '남보다 잘하기'가 아닌 '남과 다르게' - 유대인의 창의 개성 교육
3. AI 시대에 꼭 필요한 능력 - 유대인 인성 교육
4.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지내는 법 - 유대인 소통 교육
5. 역경은 아이를 강하게 한다 - 유대인 역경 교육
6. 내 아이의 경제 머리를 키워라 - 유대인 경제교육
책을 하나하나 곱씹어 읽어보며 어느것 하나 놓칠 것이 없었다. 밑줄을 또 치고, 또 치고 공감을 하며 읽은 책이 아닌가 싶다.
1. 유대인의 공부를 대하는 자세
'유대인의 공부를 대하는 자세'에서는 한때 우리 교육에서 유행했던 하브루타, 독서 교육에 대해 말한다.
책의 민족이라 불리는 유대인은 책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는 민족이라 한다. 연평균 64권의 책을 읽는다고 하니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대한민국 성인이 참으로 많다고 언뜻 뉴스에서 보았던 걸 생각하면 정말 가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게 유대인의 저력이 아닌가 싶다.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 근육을 키우고, 그것이 글쓰기로 이어지는 일련의 교육이 유대인을 만든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부터 아이의 독서 습관을 잡는데 열과 성을 다하는데, 돌쯤 부터 자기 전 책을 읽어 주는 '베갯머리 독서'를 실천한다고 하는 점이 나에게 자극을 주었다. 요즘 주변에 많은 엄마들을 보면 자기 전 책 읽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에 비해 나는 아직 아이가 어리다는 핑계로, 쌍둥이라는 핑계로 실천하기가 참 어려웠다. 이제 곧 돌을 앞둔 우리 쌍둥이들에게 이제 베갯머리 독서를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리더(reader)가 리더(leader)가 된다는 말! 참 공감이 된다.
2. 유대인의 창의 개성 교육
두 번째 챕터에서는 '여행, 독서, 예술, 놀이'에 대해 이야기 한다.
유대인들은 '경험'을 사는 데 돈을 쓴다고 한다. 물건은 쓰면 쓸수록 낡아지지만, 경험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이 경험을 바로 '여행'이란 도구로 한다. '경험을 산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여행을 한다'보다 '경험을 산다'는 표현.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면, 이런 새로운 경험들은 뇌를 자극하게 되고, 또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는 평생 몸에 남는다고 한다.
독서가 머리로 하는 것이라면, 여행은 몸으로 하는 공부라고 하는데 그래서 유대인 부모들은 어릴 때부터 친척집에 보내거나 해외여행을 가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것만큼은 아낄지 몰라도 '여행'을 통해 우리 아이들과 경험을, 추억을, 멋진 기억을 쌓는 최고의 적금을 아끼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독서(이야기 들려주기), 예술(2~3살부터 미술 놀이, 5~6살에는 음악 교육), 놀이(역할놀이 등)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준다고 한다.
특히 놀이야 말로 창의성을 기르는 최고의 도구다. 실제로 어릴 때 과도한 문자 학습에 노출이 되면 뇌에서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어 오히려 신경세포 발달을 억제한다고 한다.
반대로 놀이는 전두엽을 발달시키기 때문에, 유대인 부모는 최소 만 7세 이전까지는 놀이와 체험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 상상력을 키워준다는 사실.
퍼즐, 그림 맞추기, 찰흙놀이, 블록놀이, 공놀이, 뒹굴기, 하물며 간지럼 피우기까지 아이와 함께 적극적으로 놀아주는 유대인들의 부모.
어릴 때부터 학원, 학습지에 시달리게 만드는 우리 시대의 많은 부모들이 이들의 삶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3. 유대인 인성 교육
자녀교육을 중시하는 유대인은 '인성 교육' 또한 어렸을 때부터 중요시 여기며 가르친다.
다른 사람을 돕고 배려하는 마음, 친절한 태도 이러한 인성 교육의 첫 시작은 가정에서 부모와의 간단한 일상 대화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독서, 여행, 놀이.... 그리고 대화. 결국 부모와의 좋은 관계가 유대인의 힘인듯 싶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어머니 역시 바쁜 와중에도 늘 아들과의 식사시간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흔히 가족과의 식사 시간을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한다. 같이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그런데 이렇게 대화를 하며 배우게 되는 단어는 단지 독서를 통해 얻는 단어와는 비교도 안된다고 한다. 실제 실험을 통해서도 가족 식사 횟수가 많은 아이일수록 학업 성적이 높았다고 한다. 단지 학업의 문제일까, 아이의 행복감과 자존감 이런 것은 감히 계산할 수도 없을 것이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인품이 다져지고, 인성이 형성되는 것 같다.
4. 유대인 소통 교육
친구를 사귈 때 유대인들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경청'이라 한다. 대화의 3,2,1. 법칙이라고 있는데, '3분간 경청하고, 2분간 맞장구치며, 1분간 말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소통 교육의 하나로 '외국어 교육'을 상당히 강조한다.
특히, 조기 교육을 반대하고 적기 교육을 중요시하는 유대인들은 외국어만큼은 조기 교육을 한다고 한다.
요즘 영어를 일찍 배우면 모국어와 혼동이 와서 늦게 배우는 게 좋다는 이론, 언어에는 결정적 시기가 있기 때문에 빨리 배우는 게 좋다는 이론.
다들 나름의 설득력 있는 이유들이 많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요즘 부모들은 나름의 철학으로 아이들 외국어 교육 시기를 정하지 않나 싶다.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으로, 그리고 교육학, 영어교육을 조금이나마 배운 입장에서 우리 아이들의 영어 교육은 뱃속부터로 정했다.
물론 지금 돌이 되어 가는 아이에게 현재 잘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원칙만큼은 있다. 하지만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 혼란스러웠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유대인들 부모의 외국어 교육에 대한 자세를 보면서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하는 영어 교육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점검해보게 되었다.
우선 그들은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언어는 문화이기에.
그리고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통을 잘 하게 하기 위해서 가르치는 것이었다. 우리는 단지 영어를 잘 하게끔 하기 위해 영어를 가르친다. 근데 유대인들의 부모는 영어, 외국어 그 이상의 것을 가르친다.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들이 생각하고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5. 유대인 역경 교육
유대인들의 부모는 역경은 아이를 강하게 한다고 믿는다. 역경을 유머를 통해 이기고, 감사를 통해 이기도록 그 힘을 길러준다.
실제로 사람의 뇌는 한 번 크게 웃을 때마다 엔돌핀을 포함한 21가지 쾌감 호르몬을 쏟아낸다고 한다. 그중 엔케팔린이란 호르몬은 진통제로 잘 알려진 모르핀보다 300배나 강한 통증 완화 효과를 낸다고 하니 유대인들의 부모는 잘 나갈 때는 유머로 자신을 낮출 줄 알고, 실패했을 때는 유머로 상황을 이겨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감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실제로 랍비 아키바의 '감사'를 읽고 정말 감동이었다. 그리고 놀라웠다.
감사의 힘.
아이의 눈에 '감사 렌즈'를 선물하자
저자의 말. 아이에게 '감사 렌즈'를 선물하라니....
나부터 감사 렌즈로 세상을 보는 모습을 보여야겠다.
6. 유대인 경제 교육
우리는 흔히 '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민감한 부분으로 여긴다. 돈을 소중하게 여기면 안 될 것처럼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유대인 격언에는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죽을 때까지 돈이 쌓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는 들어봤지만, 그런 사람에게는 부가 따르지 않는다니!
적기 교육을 강조하는 유대인들의 유일한 조기 교육을 꼽는다면 앞서 말한 '외국어'와 바로 '경제'가 아닌가 싶다. 그냥 부자가 아닌 억만장자로 통하는 록펠러 등 많은 거부들이 유대인 중에 많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들의 돈에 대한 인식 때문인 듯 싶다.
특히, 유대인들은 어려서부터 '숫자'를 생활속에서 구체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늘 너무 덥네." → "오늘은 32도가 넘네."
"중견 기업이야," → 우리 회사는 직원이 100명 넘는 회사야."
이런 식이다.
어려서부터 간단한 심부름으로 아이에게 용돈을 주고, 그리고 어디에 쓰는지 확인하며 버는 것 못지 않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용돈을 소비, 저축, 자선 3가지로 나눠 사용하도록 한다고 한다.
유대인으로 유명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역시 엄청난 재산의 99.9%를 사회에 환원한다 했으니 그들의 기부 문화, 기부 교육을 알 만하다.
이 책을 읽으며 유대인들이 왜 시대가 변해도 시대별로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많은 팁들을 얻게 되었다.
또, 이미 알고 있었던 거지만 책을 읽으며 다시금 다짐하고 반성하는 부분들도 참 많았다.
교육은 좋은 대학을 보내는 20년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진검 승부는 사회에서 펼쳐진다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남들보다 빨리 배우고, 외우고, 바쁘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진정한 행복함을 가르치는 부모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