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사냥 -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샘터어린이문고 67
김송순 지음, 한용욱 그림 / 샘터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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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사냥

글 김송순 그림 한용욱

샘터


 

흰 호랑이가 책 표지에 그려져 있습니다. 책 뒷면까지 쫙 펼치면 온전한 호랑이, 백호가 위엄있는 모습으로 나와 있지요.

호랑이 하면 영험한 동물이라 여기지요. 비록 지금은 멸종되었다고 하지만, 백두산 호랑이를 비롯 우리 민족의 기상을 이야기 할 때 호랑이를 이야기 합니다. 그런 호랑이를, 특히나 보기 힘들다는 백호를 사냥한다? 책에서는 진짜 백호를 사냥하는 내용도 나오지만, 그보다 백의 민족이라 일컫던 우리 민족을 상징하여 우리민족이 일제치하에서 겪은 상황을 내포한 제목 같았습니다.

우리 민족이 겪은 수난, 일제 강점기때 일제의 거짓말에 속아 충청도에 살던 이들이 삶의 터전을 만주 지역으로 옮긴 이들이 있습니다.

정작 우리는 잊어버린 '청주 아리랑'을 기억하고 충청도의 옛말과 옛 노래, 문화가 이어지던 마을. 이 책은 그렇게 이주해간 이들, '정암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곱살 때 만주로 와 벌써 5년이 지나 어엿한 청소년이된 성호의 시선에서 쓰여진 글은, 일제가 우리 민족을 어떻게 수탈하고 부당하게 다뤘는지 또 척박한 환경에서 돌밭의 돌로 토성을 쌓고 논을 만든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루하루 살며 일제가 지운 빚을 언제 갚을까, 고향에는 언제 돌아갈까 생각하면서 일상의 삶을 꾸려간 이들. 그 속에서 애통하게 죽어간 이들도 있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걸고자 나선 청년들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주한 조선 사람들에게 마을을 지켜주는 영험한 동물로 여겨지던 백호를 일본 순사가 그 가죽을 원한다는 이유로 잡아야했던 그 날, 그것은 어쩔수 없는 복종이 아니라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한 청년의 도피를 돕기위한 희생이었습니다. 새끼 백호가 그물에 걸렸던 그 자리에 어미 백호가 새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위험속에 넣었던 상황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을 겁니다.

마을의 수호신처럼 여겼던 백호가 사라지면 희망이없는가, 일제가 통치하는 정암촌에 더 이상 소망이 없는가 이 질문에 답하듯이, 포수 아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산이 키워줄거야" 그리고 새끼 백호 이야기를 함부로 하지 마라고 합니다.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다고, 그 불씨는 결국은 살아서 소망이 될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듯말이죠.

일제시대를 살아내야 했고 그 시대를 지나야 했던 만주로 이민했던 충청도 사람들의 마을 정암촌의 이야기.

함께사는 마을 사람조차 때로는 가시가 될 때가 있지만 함부로 말하지 않고, 모든 것을 품어주고 생명을 살려내는 산 처럼 그 시대를 지나온 이야기.《백호 사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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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과 시몽 I LOVE 그림책
바버라 매클린톡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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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과 시몽

바버라 매클린톡 지음,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었어?!

책 표지만 보고 에펠탑이 있고 남매가 그려져있네 하고 그냥 지나칠 뻔 했다면,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책을 놓친것을 아쉬워했을 책!

아이들이 더 좋아하고, 보고 또 봤지만 오늘도 셋째가 학교에 가져간 책, 바로 《아델과 시몽》입니다.

책 표지에서도 보듯이 이 책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남매가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을 보여줍니다.

그냥 길이 아니라, 곳곳이 파리의 명소라는 것!

그리고, 마냥 웃고있는 남동생 시몽은 자신이 가진 물건을 그 곳곳에서 잃어버리는데요,

칠칠맞지 못한 시몽을 보면서도 마냥 웃음이 나는 건, 결말을 알고 있어서 일까요? 시몽 곁에서 엄마처럼 이야기하는 아델을 보며 어느정도 안심이 되어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이 책에 빠져든 것은 예술의 도시 파리를 보았기 때문...이었으면 좋겠으나, 실상은 시몽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것이 꼭 숨은 그림찾기 같은 재미를 주었기 때문이에요.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공룡도 흥미로워 했지만, 그곳에서 또 목도리를 잃어버린 시몽. 아델의 다그치는 목소리를 피할 순 없지요. 그럼에도 어깨를 으쓱 할 뿐, 주눅들지 않는 시몽도 참 대~단합니다.

아참, 보이시나요? 시몽의 목도리! 눈썰미 좋으신 분들은 벌써 화면을 가리키며 '여기 있네!'하시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맞아요^^ 그렇게, 하나씩 찾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박물관을 나와서 거리를 걸어가는 와중에 또 물건을 잃어버린 시몽...

이번에 잃어버린 물건은 또 어디에 있는 걸까요?

여기는 루브르 박물관이에요. 프랑스에 있는 유명한 곳은 이들 아델, 시몽 남매가 하굣길에 다 둘러보고 오구나 싶네요^^

자신의 가방에서 종이와 크레용을 꺼내 좋아하는 그림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몽.

그림을 감상하면, 도슨트의 해설 없이는 '내가 올바로 감상하고 있나.'하고 되묻게 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보고 또 보며 그 앞에서 자신이 본 것을 그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이 새삼 부러웠습니다. 아이에겐 이런 감성을 주고 싶은데, 저부터 그런 여유를 누려야겠지요.

아무튼, 시몽의 '물건 흘리기'는 여기서도 계속 됩니다. 잃어버린 크레용을 그곳에 있던 모두가 찾는 것을 도와주지만, 과연 찾을 수 있을까요?

책 앞 뒤 면지에는 아델과 시몽이 다닌 거리 지도와 이동한 경로를 표시해서 보여주고, 이야기가 끝 난 다음 장에는 앞에서 아델과 시몽이 방문한 곳이 어디인지 소개해주고 있어요. 파리가 옆동네라면, 이 책을 들고 직접 가서 그 이동경로대로 다녀보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 생깁니다. 곧, 그럴 날이 오겠지요!

시몽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며 프랑스의 주요 명소를 꼼꼼하게 들여다 보게 만드는 그림책.

마지막에 나오는 훈훈한 마무리가 있어 엄마 마음에도 안도가 되는 책.

아델과 시몽, 사랑스런 두 남매의 모습에 흠뻑 빠져서 - 특히 시몽! - 보게 되는 그림책 《아델과 시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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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나무 - 9·11 테러, 치유와 재생 그리고 회복력에 관한 이야기 사회탐구 그림책 11
션 루빈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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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나무

-9.11 테러, 치유와 재생 그리고 회복력에 관한 이야기

션 루빈 글,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한 순간에 무너졌던, 2001.9.11 을 기억하시나요? 연도를 잘 기억 못하는 제가 그 날을 기억하는 건, 마침 그 기간에 신문 기사를 읽고 발표하는 수업덕분이지요. 그리고, 그 날 신문에서 보았던 일이 이후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이 될지 몰랐습니다. 그 일이 벌어지고 벌써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곳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을까요.

이 그림책은 그 날 그 곳에 있었던 나무의 입장에서 서술됩니다.

그냥 평범한 아침이었어.

그렇지 않을 때까지는.

도심의 빌딩 숲 사이에 서 있던 나무, 나무는 그렇게 도시와 그 도시에 있는 건물,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고 살아 숨쉬는 존재였습니다.

자신의 그늘에 사람들이 머물고, 잎을 틔우고 꽃이 피고 그렇게 도시의 풍경이었던 나무에게 '그 날'의 일은 자신은 물론, 절대 흔들릴 것 같지 않은 건물과 그 속에 있던 사람들이 처참히 쓰러지던 날이었지요.

높은 빌딩이 무너지고, 나무도 큰 타격을 받습니다. 살아남을 수 있을 까 싶을 정도로요.

하지만, 뒤늦게 발견된 나무는 사람들이 새롭게 옮긴곳에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도시가 회복 되는 것 처럼 천천해 말이죠.

 

2001년 9·11 테러로 2,752명(다른 지역의 희생자 포함 시 2,983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 뉴욕 한복판 110층짜리 쌍둥이 빌딩 자리에 깊이 10m의 검은 물 웅덩이 두 개가 생겼다. 폴란드 출신의 미국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구상한 9·11 테러 추모공원에는 두 개의 깊은 폭포가 있다. 공원 주변으로 서로 다른 높낮이의 초고층 유리빌딩들이 나선을 그리며 들어섰다. 한국일보 2021.9.11 기사 인용

9·11 테러로 무너진 미국 뉴욕의 쌍둥이빌딩 자리에 인공 폭포, 숲, 박물관 등으로 구성된 '그라운드 제로'가 조성돼 있습니다.

회복 된 나무는 무너졌던 그 현장, 자신이 있던 그 거리에 다시 심겨졌습니다.

누군가 문득 머리 위의 그림자를 느낀 사람은

내 이파리들 아래 서서 평화를 찾을 수 있을거야

누군가 상처 받은 사람은 내 가지가 어떻게

치유되었는지 보고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거야.

봄이 되면 이른 시기에 꽃을 피워 봄을 알린다는 나무라기에 매화나무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책 뒤에 '콩배나무'라고 나오더군요.

하얀색꽃이 마치 매화와 벚꽃을 함께 보는 듯한 느낌의 작고 하얀 꽃.

이 꽃을 보며, 나무가 하는 말처럼 그렇게 평화와 희망을 꽃피우는 마음이 되기를.

여전히 이 땅에는 전쟁과 눈물과 고통과 신음이 있지만, 누군가는 구원의 손길을 뻗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다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을 결국은 회복될 날이 오리라는 것을 꿈꾸게하는 책 《바로 이 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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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내가 있는 비룡소 창작그림책 74
조은지 지음 / 비룡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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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내가 있는

제 1회 비룡소 사각사각 그림책상

조은지

비룡소










 

색감은 분명 다른데. 이 그림책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앙리 마티스의 <붉은색의 조화>였습니다.

단순한 배치, 선명한 색감의 식탁과 의자, 단순화된 풍경. 그림을 찾아보니 마티스의 그림과는 정말 다른데 왜 떠올랐을까요?

그만큼 인상적이라는 것,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왔다는 느낌이 닮았다고, 제 나름 결론을 내 봅니다.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붉은 색의 조화 Harmony in Red _네이버 미술백과

 

 

제 1회 비룡소 사각사각 그림책상 수상작인 이 그림책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까꿍놀이'를 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렇게 말이죠!

내가 없는 / 내가 있는

이 말을 반복하면서 일상 풍경 속에서 '나'인 아이가 그곳에 있고 없음을 스냅사진처럼 보여줍니다.

 

풍경 속으로 '내'가 들어감으로 인해 정돈된 것이 어질러지기도 하고, 가득채워 있던 것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내가 있음으로 더 풍성해지고, 의미가 부여되고, 물건이 제 주인을 만나 제 역할을 찾게됩니다.

엄마 아빠도 '내'가 없으면 폼잡고 그림그리고, 양복입고 다니는 모습일텐데

'나'와 함께 하면 스케치북은 아이의 사랑편지가 되고, 아빠는 슈퍼맨이 됩니다.

그래도 행복한 일상.

그 일상을 한 편의 그림첩으로 담아낸 듯한 그림책.

 

그림책 장면을 따라 해 봤어요.

내가 없는/ 내가 있는

책도 누군가 읽어주지 않고 봐 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고사리 같은 작은 손이 그림책을 잡는 순간, 그림책이 살아나는 듯 합니다.

 

 

벌써 다 지고 이젠 언제 환한 꽃을 피웠나 싶을 정도로 푸르른 벚나무.

그 순간, 나는 봤어. 내 기억에 남아있어. '내'가 그 풍경안에 있을 때 더 특별해지는 순간.

일상에서도 이 장면을 많이 담아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아이들과 이 놀이를 해도 좋을 거 같아요. '내가 없는, 내가 있는' 그 순간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담는 순간 가족의 추억이 될 테니까요.

단순하지만 강렬한, 마지막엔 잔잔한 감동이 다가오는 책 《내가 없는, 내가 있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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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마법 열차 웅진 세계그림책 221
미첼 토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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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마법열차

글, 그림 미첼토이 옮김 공경희

웅진주니어



 

깊은 밤. 마법. 열차.

단어에서 주는 긴장되면서도 설레는 기분이 있지요. 모두가 잠든 깜깜한 밤, 일상에서는 펼쳐지지 않는 일이 일어나는 마법같은 일이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타는 열차에서 일어난다면 어떨까요?

마법 열차 탑승권이 들어있다는 스티커에 괜히 더 기대하게 되는, 랩핑된 그림책을 살포시 열어보았습니다.

"어린이는 밤에 잠을 자야지. 얼른 가거라!" - 그렇게 말씀하시는 할아버지는 주무시지도 않으면서...앞에는 커피잔도 보이는데..

그래서일까요. 주인공 남자아이는 이불만 둘러쓴 채 뱀을 무찌르는 게임을 하며 놀다 자정이 되었어요.

눈을 비비며 창문 밖을 보는데, 창문너머로 열차가 하늘을 날고 있네요!

"깊은 밤 마법 열차에 탑승한 걸 환영합니다.

이 열차는 달나라행입니다."

양치기에 잠수부(잠수부 주위엔 물고기들이 날고 있어요!), 긴 원뿔모자를 쓴 이들과 두 발로 서있는 짐승들까지

기차를 타고 있는 이들도 놀라운데,

이 열차는 표를 사서 주는게 아니라, 차장이 기차표를 아이에게 들려주네요.

(살짝 보이시나요? 책 안에 진짜 달나라까지의 실물 편도 탑승권이 들어있어요!)

아이들이 잠을 잘 때 세는 양들로 거리를 가득 메웠기에 그 양들을 불러모으는 양치기들, 국회 의사당 안 여우와 올빼미들의 잔치, 강가에서 염소들의 축구 텔레비전 시청, 잠수부를 따라 들어간 바다에서 수중동굴 구경, 요정들의 편지정리, 달에서 음악대의 행진에 인사하는 달의 여왕...

기차에서 만난 이들이 향한 곳을 함께 다니며 깊은 밤, 달 여행을 이어가는 아이.

작가는 호주 사람으로, 멜버른에 대한 사랑을 이 그림책에 담았다고 해요. 그냥 보면 그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그림들인데, 호주의 풍경을 아는 분들이 보신다면 아, 거기!라고 이야기할 수 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지요.

어? 자정이 되어 이 기차를 봤는데, 자정을 넘긴 기차가 달 깊숙이 날아간다고 나오네요. 이 모든 일이 단 몇분만에 이뤄진 것일까요? 달의 시간은 이곳 지구의 시간과 다른 것일까요?

아이는 무사히 달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집에 돌아가서 할아버지에게 이 모든일을 말씀드리면 뭐라고 하실까요?

존버닝햄의 《마법침대》가 생각나는 그림책.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알 수 없지만 여행한 아이는 아는 '그 여행'

오늘 밤 자정즈음, 책을 읽은 아이가 잠을 자지 않는다면 너무 나무라지는 마세요. - 물론, 다음날 중요한 일정이 잡혀있다면 곤란하지만.

혹시 아나요? 책 속에 들어있는 티켓을 가지고, 달나라까지 여행을 다녀오려고 하는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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