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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색칠 - 명화에 숨은 감정 읽기
김유진 그림, 지경화 글 / 상상의집 / 2015년 1월
평점 :
마음 색칠 _ 명화에 숨은 감정 읽기
지경화 글, 김유진 그림
상상의 집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 이다.
말로써, 글로써 드러나기도 하고
음악이나 그림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요즘 '힐링'분위기와 맞물려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색칠공부'가 '컬러링'이라는 이름으로
어른들에게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마음색칠' - 명화에 숨은 감정 읽기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머문건, 이런 시대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불편한 감정들은 묻어두어야했고, 괜찮은 척 아무렇지도 않은듯 일상을 보내야 했던 시절을 지나
엄마가 되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아이가 점점 크면서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며 표현할 때
엄마의 표현방법을 보고 따라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내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데...
아이들은, 자신은 감정을 잘 표현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더욱 이 책이 궁금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아트 테라피 (Art Therapy)
여러시대와 사람을 거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명화'를 통해 감정을 다루면서
시대를 뛰어넘어 보는 이에게 풍부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명화를 보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감정의 색을 발견하게 하는 책!
내 안의 감정을 잘 알고 그것을 충분히 느끼는 것 부터 시작하게 도와주는 이 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에는 어떤것이 있을까?
기쁨, 슬픔, 아픔, 두려움, 환희, 경이로움, 부끄러움, 무서움...
이 책의 장점중 하나는
50여점의 명화와 함께 다양한 감정의 이름을 함께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읽어 보면, '아! 이 감정을 이렇게 표현하면 되지!'하고 무릎을 탁 치게된다.

또한, 단순히 명화를 소개하는데서 그치는 책이 아니다.
감정을 다루는 아트 테라피.
그래서
엄마는 물론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편지글이 전체 글을 이끌어간다.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은 엄마가 연지에게 보내는 편지.
...
연지에게 큰 아픔이 있었던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일까?
연지에게 보내는 엄마의 마음.
명화와 함께 '기쁨'이라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글에는
미술관 해설가들에게는 들을 수 없는 친밀한 그 무언가가 느껴진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좋은'감정이라는 개념을 심어준다.
때로는 고통과 슬픔, 두려움이라는 감정도 맞닿들이게 마련인데 말이다.
그림을 통해 그림을 그리면서 화가는 어떤생각을 가졌을까 질문해보며
그림을 보는 나의 감정, 나의 일상을 이야기해 볼 수 있게 된다.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명화를 접하는 즐거움도 책에서 누리게 된다.
칸딘스키의 <푸른하늘>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에게
그 설렘과 희망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림이다.
칸딘스키가 살 던 시대가 현미경같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과학 기계들이 발달하기 시작한 시대였기에
그 영향이 그림속에서도 나타난다는 이야기는
명화를 보는 상식까지 더해준다.
우리나라 화가의 그림도 보인다.
김환기 화가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라는 시와 함께 '그리움'에 대해 들여다 보게 되는 시간.
*
얼마 전 이사를 해서 낯선 곳에 온 아이.
아이에게도 그리움이란 감정이 가슴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책에서
엄마가 연지에게 보내는 편지글,
보라가 연지언니에게,
할아버지가 연지에게 보내는 편지글과 함께 글이 전개된다.
그리고,
연지가 연수에게 보내는 편지글.
연지의 마음이 어떤상황에서 이런 감정을 맞닿들이게 되었는지 추측하게 해준다.
바로, 자기 동생 연수가 사고로 더이상 볼 수 없게되었기 때문이었다.
엄마와 여행을 하면서 본 수많은 그림들이
연지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제야, 용기를 내어 보고싶은 동생 연수에게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자기 동생을 잃어버린 언니의 심정...
절박한, 상실감, 분노, 죄책감, 간절함...
그림과 함께 자신의 마음을 풀어가면서 연지는 회복되고 있었다.
잊을 수 없는 상처지만 마음에 딱지가 앉고 아물어 가고 있는 과정들.

마지막에는
동생 연수가 언니 연지에게 보내는 글이 나온다.
실제할 수 없는 글이겠지만,
편지를 보냈다면 이렇게 보내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오는 그림들은
포근한, 풍요로운, 소망하는 등의 감정을 담은 그림들이다.
'간절함이 소망의 힘으로..'
구스타프 클림트의 <생명의 나무>를
연수가 가족들 곁에 없지만, 가족의 보살핌을 여전히 받고 있다는 사실과 연결시킨 '연수의 나무'.
*
책을 보면서 연지의 마음이 어떻게 회복되어 가는지 들여다 보게 된다.
덩달아 순간순간 나와 아이의 감정이 그 장면과 겹쳐지면서
그림에 머물게 되고 말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명화를 억지로 해석하기보다
그저 바라보면서
화가는 어떤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는지,
나라면 이런 상황을 겪을때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림을 볼 때의 내 마음은 어떠한지 질문하게 하는 책.
감정의 형태와 색깔을 찾는 연습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아트 테라피,
[ 마음 색칠 ]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