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런저런 옷 ㅣ 짓다 시리즈 1
최미소 지음, 조에스더 그림, 김태훈 감수 / 상상의집 / 2017년 5월
평점 :
짓다 ① 옷 :: 이런저런
옷
글 최미소, 그림 조에스더, 감수 김태훈
상상의집
오늘도 옷장 서랍을 열어 입을 옷을 살피는 아이들.
아이들에겐
편한옷이 최고인듯 하다. 가끔 체육복처럼 편하지는 않지만 단정하고 격식에 맞는 옷을 입히려면 아이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벌써
말이다.
이 책은 마법에 걸려 옷이 된 재단사가 꼬마 '사자'에게 마법을 풀어주기를 기대하며 쓴 편지형식으로 진행된다.
첫
소제목이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어서 혹시 나니아연대기와 관련이 있나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여기의 사자는 옷을 무조건 '사자'고
우기는 아이의 모습에서 붙여진 별명이니
말이다.
옷의 역사는 인류의역사와 함께한다.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가죽옷의
시작에서
신석기 농업혁명이후 먹을 것이 안정된 상황에서 가락바퀴와 바늘같은 기구들이
등장하고
기후에 따라 솜을 누빈 옷과 모피등의 옷도 등장하게
된다.
중세 교황의 지위가 높아지고, 암흑기라고 불리는 그 시대가 지나 르네상스
시대가 되면서
바뀌게 되는 사람들의 옷차림
몸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자기의 신분을 과시하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옷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옷에 대한
이야기인데, 역사책을 보는 듯 한 느낌!
샤넬, 디오르 라는 일명 '명품'브랜드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옷이 등장하게 된 것도 시대 흐름과 맞물려있다는 것은 새삼 알게된
사실이다.
샤넬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후 귀족들에게 고급맞춤복을 지어주던
의상실에서
고급스럽지만 편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세상에 내 놓은 디자이너였다.
미니
드레스, 윗옷과 아래옷이 따로 된 여성용 정장.
높아지는 여성의 지위와 더불어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의상.
지금은 당연시 되는 이런 옷차림이 그때는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다니, 신기했다.

결혼식이라고 하면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떠올린다.
언제부터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었을까?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결혼식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하얀색 천이 그리 특별한 천이 아니지만, 당시에는 흰 천은 여러 가공을 거치고 관리하기도
어려운 천이었다고 한다.
왕실의 결혼식에서 자신들의 특별함을 드러내기 위해 흰 드레스를 선택한 것이었을
거다.
그 이후에 흰 웨딩드레스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 것.
빅토리아 여왕은
남편이 죽고 나서 40여년동안 검은색 옷을 입고 남편의 죽음을 애도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가 검은 상복을
입고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것도 이 빅토리아 여왕의 모습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하니,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입는
옷에 이 빅토리아 여왕의 영향력이 참 컸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시대 문화와 발전상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 옷이구나.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옷을 입을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만드는
것이 또한 '옷'이구나는 것을 보게된다.
버버리의 '트렌치 코트'가 처음에는 군인들을 위한
옷이었다니!
기록 갱신을 위한 스포츠 의류, 운동하기에 맞춤으로 만들어진 신발들.
더
나아가 경찰복, 의사의 가운, 스티븐 잡스의 잡스 룩 등
옷이 하나의 묵인된 메시지를 전하는
것 까지 볼 수 있었다.
역사를 '옷'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책.
우리가 입고있는 청바지와 SPA매장에서 산 옷을 보고 있자니 내가 역사를 입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별한 옷을 만들어달라던 마녀에게 노여움을 사, 옷으로 변해버린
재단사는
이 모든 이야기를 전해주고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마법이 풀어진다.
특별한
옷은 입을 사람을 생각하고 그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으면서 말이다.
그나저나, 마녀가 원한
특별한 옷은 어떤 모습의 옷일까?
독자에게 상상해볼 수 있도록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 되는
책
'짓다' 시리즈의 첫번째 책 [이런저런 옷]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