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 못지않게, 신학기가 설레었던
3월.
입학식을 하고 얼마지 않아 학부모 면담을 하고, 학교 교통봉사, 행사등에
참여하였지만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한다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농어촌에 있는 소규모
학교에서는 지금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도시에서는 생소한 단어 '가정방문'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생소한 가정방문을 하는 선생님이 등장합니다.
학교에서의 모습과
집에서의 모습, 환경을 알고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길 원했던 털보 선생님.
가정방문 신청서를 받아서 원하는 가정에
한해 찾아가기로 합니다.
3학년 1반 전체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8명이 이 신청서를
내지요.
그리고 그 중에 세 아이가 이 이 책에 등장합니다.
개구쟁이 김한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동생을 가진 장근호,
엄마 아빠가 떨어져 사는
이은혜.
한솔이네 가정과 근호네 가정은 선생님이 아이들의 집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들은
경우이고
은혜의 경우에는 엄마와의 전화통화로 상담이 이뤄졌던
경우입니다.
엄마 아빠가 선생님께 묻는 질문은 대개
비슷합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잘 생활하는지, 학습은 어떠한지, 친구들이랑의
관계,
선생님과는 잘 지내는지...
털보 선생님은 아이를 더 많이 이해하고
싶어합니다.
학교에서 보여지는 개구진모습이나 착실하고 밝은 모습 이면에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말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들.
이 세 아이들의 가정에서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진실한 대화가 오고갑니다.
그 안에서 아이는 선생님을 신뢰하게 되고, 부모도 선생님을 더 존경하게
되지요.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선생님도
아이의 집을 방문하고 그 사정을 들은
아이들에게 시선이 더 자주 머물게 됩니다.
아이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아는 선생님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은
물론이구요.
긍정적인 변화는 서로에 대한 신뢰로 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책은
보여줍니다.
학교 폭력, 깨어진 가정, 장애아를 품고
있는 가정, 맞벌이부모님으로 늘 외로운아이...
어쩌면 요즘 아이들에게 털보 선생님과 같은 분들의 가정방문이 더
절실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모습들
멀리서 두루뭉술하게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아이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장소인 가정에서 보이게 되니까요.
가뜩이나 업무가 많은
선생님들에게 더 짐을 지워주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시선에서
아이들이 정말 성장하고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가가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선생님이 엄마에게 어떤말을 해줄지, 엄마와 선생님이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해합니다.
자기가 잘 못한 것을 선생님이 이를까봐도 불안하고, 혹시나 내가 숨기고 싶은 비밀을 엄마가
말할 까봐도 긴장합니다.
아이와 선생님간의 신뢰, 그리고 학부모와 선생님, 아이 안의 진실한
대화.
전제 되어야 할 것 이 있겠지요. 아이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지 않겠다는 선생님의 다짐
말이에요.
정직하게 선생님께 가정의 상황을 이야기 하겠다는 부모님의 결심
그리고,
아이가 진정 성장할 수 있도록 티 안나게 배려하고 도와주는 모습도 가정과 학교 모두에게 있어야
겠구요.
어쩌다 보니, 이 책을 학부모 입장에서 기대하는 이상형 선생님에 대한
관점에서 보고 말았네요.
선생님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또 다르게
읽히겠지요!
[선생님, 우리 집에도 오세요]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가 서로를 신뢰하는 사회
그래서 아이들이 더 행복하게 자라게 되길
책을
읽으며 다시금 바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