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과 열여덟 번째 낙타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10
요시다 미치코 지음, 오타카 이쿠코 그림, 김난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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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엄마, 열여덟 번째 낙타는 어디로 간거야?"
"열여덟 번째 낙타는 원래 없는거지?"
"코우타한테는 왜 기린이라고 한거야?"
"다카시 형이 코우타에게 왜 열여덟 번째 낙타라고 한거야?"

책을 먼저 읽은 아이는 쉴새 없이 질문을 했다.
책을 읽고 나서도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라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동화이지만 동화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아이는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쉽게 누군가를 배려하는 표면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룬 내용이라 눈에 띄는 제목을 보고 책을 읽기 시작한 아이는 자기의 생각과 다른 내용의 전개로 당황을 하였다. 그래도 끝까지 읽은 아이는 나와 이야기를 나눈 후 다시 한번 읽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군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한다. 아무도 보는 사람들이 없고 코우타처럼 혼자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상대를 위해 자신의 것을 잃어가면서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상처는 누구에게나 있다. 다른이에게 감추고 싶은 상처를 들켰을 때는 더더욱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어떤 상처들은 드러 내놓고 치료를 받지만 어떤 상처들은 꼭꼭 숨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상처를 누군가 들추어 내려 한다면 그 사람은 더 깊은 상처를 갖게 된다. 

다른 이의 상처를 가슴으로 안아주는 사람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가 상처를 보여 주지 않을 때는 굳이 보려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가 마음의 문을 열고 상처를 보여주면 난 말없이 상처를 보듬어줄 뿐...

난 열여덟번째 낙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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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일등!
미라 로베 글, 안겔리카 카우프만 그림, 김경연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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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색 앞발을 가진 카니클, 빨간색 앞발을 가진 쾨니클, 금색 귀를 가진 키니클, 회색 귀를 가진 카우니클, 점박이 털을 가진 쿠니클.
이 다섯 친구들은  서로 도우며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덩치도 크고, 근사한 콧수염을을 기른 호펠포프가 나타나 일등이 누구냐는 질문에 다섯 친구는 예전의 모습을 잃어가게 되는데...

우린 경쟁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일등은 존재한다. 누구나 일등이 되고 싶어 한다. 일등이 되기 위해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일등은 한사람뿐..그 한사람외에 다른 모든 사람들은 패배자일까?

언젠가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그 반 일등의 노트가 없어졌다고 한다. 사물함 안에 넣어 둔 노트는 누군가에게 갈기갈기 찢겨져 화장실 쓰레기통 안에서 발견 되었다고 한다. 상위권 아이들은 평균 1점이 아니라 총점1점으로 전교 등수가 바뀐다고 한다. 노트 수행평가 점수도 무시 못하기에 그 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 나이에 그 아이들은 서로를 의식하며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도 아이들에게 일등을 강요하고 있는건 아닌지..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시험이 끝나면 수고했다는 말보다는 몇점을 맞았는지, 몇 등을 했는지, 친구 00이는 몇점을 맞았는지를 물어 보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는 내내 참으로 부끄러웠다. 나도 어쩌면 일등 아이를 바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보다는 엄마의 생각대로 아이를 조정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과정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결과로 판단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는 모두 일등이고 주인공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며 일등이 되지 못했다고 일등이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는 모두 일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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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쥐 새각시는 고양이를 좋아해 난 책읽기가 좋아
박안나 지음, 구보람 그림 / 비룡소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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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들쥐 새각시가 고양이와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무모한 꿈일까?
새각시에게 고양이는 어떤 의미일까?
단지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 누구도 새각시의 생각을 존중해 주지 않았다.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난을 할 뿐이다.
새각시에게 고양이는 새로운 세상일 것이다.
아무도 꾸어 보지 않은 세상,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세상...
새각시는 단지 그런 세상을 꿈꾸었을 뿐이다.

우리는 가끔 어떤 이들에게 현실 불가능한 무모한 꿈을 꾸고 있다고 질책한다.
우리는 테두리를 그어 놓고 그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어떤 세상이 있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테두리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

낯선 길을 걸어가는 두려움. 그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각시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우리의 생각으로는 들쥐 새각시가 고양이와 결혼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것에 대해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자기를 잡아 먹는 고양이와 결혼할 생각을 하다니..우린 분명히 바보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 들쥐 새각시는 죽음이라는 문턱까지 가면서까지 고양이라는 세계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내가 새각시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난 두려울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낯선 길을 걸어가는 것을...
나에게 주어진 것에 안주하며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일은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참으로 비겁할 줄 모르겠지만 난 고양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디딜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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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조금만 더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21
존 레이놀즈 가디너 글, 마샤 슈얼 그림, 김경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월
구판절판


사람이 포기를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난단다. 사는 것을 포기하는 것 말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그렇단다. 처음에는 여기 마음에서 시작하는 거야. 그러고는 몸으로 퍼지지. 진짜 병이 나는 거야. 마음을 고치는 것밖엔 다른 치료법이 없단다.-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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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조금만 더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21
존 레이놀즈 가디너 글, 마샤 슈얼 그림, 김경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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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고 했다. 마음이 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음식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무엇 때문에 병에 걸리셨는지 그 마음을 헤아리는 윌리가 너무 대견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윌리는 조부 가정이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들을 때가 있다 얼마 전 기사에서 할아버지와 살던 한 중학생이 할아버지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얘기가 실렸다. 어릴 적 부모님이 헤어지시자마 아빠는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엄마는 소식을 모른다. 할아버지와 함께 살며 장애를 가진 고모를 엄마로 알고 살았던 아이, 그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잘못선 보증으로 진 빚을 갚아야 한다는 안타까운 사연. 다행히 주위의 도움으로 그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받았다. 

윌리도 할아버지가 빚진 500달러를 갚지 못하면 농장을 잃게 된다. 그로 인해 할아버지가 병을 앓게 된 것을 알게 된 윌리.  ’어린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 라고 생각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였다. 윌리는 할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500달러의 상금이 걸린 전국개썰매 경주 대회에 참가하기로 한다. 

어찌보면 무모해 보일 수 있는 일이겠지만 윌리는 결국 해내고 만다. 차갑고 인간미 없어 보이는 얼음 거인도 윌리의 마음을 알았을까? 마지막에 얼음 거인의 행동을 보고 진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진정한 승리자라는 것을 느꼈다.

아이가 책을 선택해서 읽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이런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 라며 아이에게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은 반대로 아이가 먼저 읽고 재미있다며 나에게 추천해준 책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책읽기를 미루고 있는데 며칠 동안 쫓아다니며 왜 책을 안 읽냐며 닥달을 해서 결국 하던 일을 멈추고 읽게 되었다, 가끔 영화를 보러 갔을 때 먼저 영화를 본 사람이 긴장감 있는 장면에서 미리 내용을 말해주어 김장감을 반감시키는 경우가 있다. 울 아이는 책 읽는 내내 옆에 앉아  "어..여기선 번개가 심장이 터져 죽게 돼." "지금 거기 읽는구나. 그 장면에선 얼음 거인이 도와줘."라며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미리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결국 눈으로 책을 읽고 귀로는 아이의 줄거리를 들으며 이 책을 읽었다. 우리 아이가 저렇게 말이 많은 아이였단가? 
책을 읽으면서 책과 하나가 된 딸아이를 보며 또 한번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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