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하는 남자, 권투 하는 여자 - 문학으로 찾아가는 양성평등의 길 비행청소년 7
임옥희 지음, 어진선 그림 / 풀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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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할 책들은 언젠가 꼭 만나게 되나보다. 얼마전 지인이 신간을 구매했다며 괜찮은 책이니 읽어보라고 추천한 책이 있었다.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지만 <발레하는 남자 권투하는 여자>라는 독특한 제목은 인상 깊었다. 또한 다리의 일부분만 보이는 표지도 기억이 났다. 그때는 읽어봐야지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런걸보면 읽어야할 책은 어떻게해서든 만나게 되나보다.

 

 

차별이라는것 자체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어디에서든 일어나고 있다. 남녀차별에 대한 문제는 예전부터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남녀라는 단어만으로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다. 편하게 가나다 순이라 생각하며 남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남자와 여자라는 말이 차별인 것인지 여자와 남자라는 것이 차별인 것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어떤 단어가 먼저 나오는 것인지에 민감하게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어린시절 방학때마다 외할머니 댁에 내려갔다. 부모님이 일을 하셔 우리 삼남매와 사촌들은 시골에서 방학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외할머니와의 관계가 남달랐다. 그런 외할머니가 서울 나들이를 오셨다. 외할머니가 오시기만은 기다리며 사촌들과 우리 삼남내는 문 밖에서 기다렸다. 이모네 자매 세 명과 우리 자매와 남동생. 여자 다섯에 남자 아이 한명이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이모부 차에서 내리시는 외할머니를 보고 우리들은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다. 앞에 있던 여자 아이들을 밀치고 내 남동생만 반갑게 안아주시는 것이다. 그때까지 외할머니의 그런 모습을 본적이 없기에 당황했다. 우리는 지금도 모이면 그 이야기를 한다. 외할머니는 이 세상에 계시지 앉지만 손자만을 반기고 손녀들은 반가워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그 시대의 어른들은 누구나 남아선호사상을 가졌던 것이 아닐까. 사실 그때는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는 하나의 추억이 된 것이다. 하지만 외할머니의 사건은 추억으로 남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문학으로 찾아 가는 양성평등의 길'이다. 남녀 각자의 입장에서 차별받는 것에 대해 말하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서로 불평등의 대상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어느 쪽에서든 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이 없어야 할 것이다. 여러 작품속에서 만나는 일들이지만 우리의 일상과 별개는 아니다. 결국 문학은 우리의 삶을 담고 있기에 우리가 느껴는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드러나는 것이다.

 

어릴적 누구나 읽게되는 <백설공주>,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우리의 고전인 <춘향전> 등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수 있다. 이 책을 읽기 바로전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를 읽었다. 그 책에서는 미국의 상류층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 지금도 이혼한 여성을 차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당시는 더 그렇지 않았을까. 엘런은 이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다.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 여자가 그것도 이혼한 여자가 살아가기에 힘든 세상에 놓여진 것이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많이 나아졌을까. 그 물음에 그렇다라고 확신있게 대답할 자신이 없다.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혼한 여성이라며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작품속 인물이나 사건, 시대적인 상황들을 바탕으로 양성평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자이기에 이래야하고 여자이기에 이래야하는 것은 없다. 사람으로서 각자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 뿐이다. 더이상 서로를 비난하는 일도 없고 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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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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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다. 이번에 만난 <우리가 어느 별에서>는 정호승 작가의 작품이다. 첫 산문집이 여러 차례의 개정을 거쳐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2003년에 출간된 <위안>을 가지고 있다. 그 책을 소장하고 있지만 개정판이기에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아다.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공통정으로 느끼는 것은 우리의 삶을 다루고 있기에 친근하고 그 안에서 따뜻함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힘든 사람들에게 무조건 힘내라 말하지도 않고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담담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보며 우리의 생각대로 할수 있는 것이다. 가끔 어떤 글들은 강요 아닌 강요를 하기에 그렇게 하지 못하면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또한 한없이 부족한 나를 발견하며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 힘내라고 말하기 보다는 말없이 우리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글들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어수선할때는 도통 마음을 다잡을수 없다. 괜시리 다가오는 불안감으로 일상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럴때 이 책을 만난다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속에서 우리들의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며 편안함을 느낄수 있는 것이다.

 

이제 고통스러운 내 삶의 상처가 더 이상 썩어가게 방치해둘 수는 없다. 용서 잘하는 사람이 건강하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먼저 나 자신을 용서함으로써 나에게 상처를 준 자를 용서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는다. - 본문 17쪽

 

처음 만나는 이야기부터 마음에 와닿는다. 우리는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에 인색하다. 도저히 용서할수 없을것 같은 일들이 있다. 그런 마음을 품고 있으면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용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용서할수 없는 누군가가 떠오르고 나의 모습들이 생각난다. 이렇게 책을 보며 힘들지만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은 느리게 가는 것에 질책을 한다. 느리게 가는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빠른 것이 부지런하고 느린 것이 게으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빠르게 가라고 다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빠름을 강요하다보니 기다려주는 여유조차 가지지 못한다.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속에서 느리게 가도 되는 것인지 가끔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는 속도가 그 사람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정말 생각하기 나름인 것이다. 그 생각이 주변에 사소한 것들로 인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조용하지만 강한게 남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고 글 속에 담긴 의미들을 찾아갈수 있다. 늘 그렇듯 따뜻한 이야기들을 만나며 편안한 우리의 마음을 찾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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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 - 네, 지금 행복합니다 1년 살아보기
박선정 지음 / 미니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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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우리나라임에도 한번 가려면 정말 큰 마음을 가져야한다. 쉽게 떠날수 없는 곳이다. 가끔은 제주도 가는 비용에서 조금만 더 보태 해외로 다녀오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한다. 가깝지만 멀게 느껴지는 곳이다. 멀어서일까. 아니면 그곳이 주는 정취 때문일까. 제주도는 환상의 섬임에는 틀림없다. 여러번 가본 곳이지만 늘 새로운 느낌이다. 물론 자주 가는 것이 아니라 몇년마다 가보니 늘 새롭게 느껴지는 곳인지도 모른다.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라는 제목을 보면서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용기가 없다라고 말할수 있지만 일상을 버리고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좋은 일이고 평생 한번쯤은 할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선뜻 용기가 나질 않는 것이다. 방송에서 제주도에 살고 있는 연예인들을 만나면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마냥 부러워만 할 뿐이다. 1년이 아니라 한달이라도 살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평범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며 현실로 옮기지 못하고 상상만 할 뿐이다. 

 

다른 곳도 아닌 제주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제주에서 살아보기를 권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은 제주도를 선택하여 살게 되는 용기가 부럽다. 이 책을 읽는내내 제주도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런 선택을 한 용기가 부러웠다. 어쩌면 그런 마음조차 가지지 못하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마냥 부러워만 하는지도 모른다.

 

여러 번의 제주 여행을 하며 제주 그리움증에 걸렸다고 한다. 유럽 여행 열흘 정도의 비용으로 제주에서 1년동안 펼히 쉴수 있는 집을 구할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월세 1년치를 한꺼번에 내는 연세. 그 비용을 들여 괜찮은 집을 구하여 여행같은 삶을 현실로 옮기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많은 비용이 들고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연세라는 내용도 알고 저자가 전하는 제주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보면서 어쩌면 다른 무엇보다 용기와 결단력만 있으면 누구나 꿈이 아니라 현실로 옮겨볼수 있는 일이 되는 것이다.

 

아니아니, 그곳에서 매일 떠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머묾의 미학을 깨닫게 되면 더욱 좋고, 어쩌면 제주에서 1년 동안 머물면서 진짜 내가 원하는 여행 같은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 본문 79쪽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라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들도 함께 전하고 있어 그런 생각이 있는 분들에게는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우선 제주도에 가면 주거 문제가 중요할 것이다. 주거 공간에 따른 비용들을 알려주니 미리 계획을 세워볼수 있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거형태나 비용을 고려하여 선택할수 있는 것이다.

 

제주에서의 일상을 보면서 계속 부러운 마음이 든다.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이렇게 떠날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이런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라는 생각이다. 단 며칠간의 꿈같은 여행이 아니라 저자는 1년을 살면서 늘 여행을 하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된 모습을 보니 우리들도 떠나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이 꿈틀거린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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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시나공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고급(1,2급) - 15일 합격보장, 60개 압축개념 2015 시나공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이건홍 외 지음 / 길벗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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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사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 할 것이다. 시험과 무관하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기에 늘 꾸준히 공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이이들에게만 공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함께 하게 되는 공부이다. 아이들은 계속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고 있지만 난 학창시절 이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 이제서야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솔직히 학창시절에 제일 싫은 것이 역사였다. 지루하고 외워야할 것이 많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흥미로운 것들이 많고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진다.

 

 

2015 시나공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고급(1,2급)

 

한국사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시나공 시리즈를 본적이 있으면서도 시나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제서야 알았다. '험에 오는 것만 부한다!'.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와닿는 부분이다. 공부라는 의미로 본다면 어떤 것을 해도 무관하지만 시험을 앞둔 사람들은 시험에 나올만한 것을 보아야 하는것이다. 실제로 주위에서도 정말 열심히 공부하지만 시험과 무관한 것들을 잡고 있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본다. 이 책에서는 시험에 나올만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고하니 귀가 솔깃하다.

 

한국사의 내용이 방대하다보니 단기간에 공부할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다. 이 책은 15일이면 합격을 보장한다고 하니 시간에 좇기며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적합한 책이다. 고민을 하며 오랜 시간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15일 집중하여 공부하면 고급과정에 합격할 수 있다고 하니 관심이 간다.

 

 

한국사에서의 사진자료들은 정말 중요하다. 설명위주보다는 관련 사진이나 그림자료들이 있으면 이해하기 쉽다. 사진자료들이 풍부하여 한국사를 알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는다.

 

 

모두 중요한 내용이겠지만 유독 시험에 많이 출제되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핵심어를 바탕으로 시험에 출제된 회차를 표시하고 있어 어떤 것이 중요한 내용인지 알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특성은 중요한 개념들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60개의 압축개념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공부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문제풀이를 통해서일 것이다. 책에서는 '확인하고 가기!''기출및 예상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들을 다시한번 정리할수 있는 것이다.

 

 

'확인하고 가기!'는 빈 칸을 채우면서 핵심적인 내용들을 정확히 파악할수 있다. 중요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기에 이해를 넘어 외우고 있어야 할 부분들이기도 하다.

 

 

 

역시 기출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때도 시험족보를 많이 활용했듯이 같은 내용이지만 문제들이 어떻게 출제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방대한 내용이라고하여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알차게 시간을 활용할수 있는 책이다. 정말 중요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기에 짧은 시간을 투자해서 알찬 정보를 얻을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서 나아가 좋은 결과까지 얻게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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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 북멘토 그래픽노블 톡 2
박건웅 지음, 최용탁 원작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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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이라는 제목을 보며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거라 생각했다. 어린시절의 추억을 담은 내용이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수 있을거라는 예상을 벗어난다. 따뜻함이 아닌 아픔을 넘어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만난다. 그 아픔과 고통은 우리가 외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외면하거나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처음으로 등장하는 모습은 정겨움이 묻어난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동생과 농사를 지으며 가족들을 챙기는 형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짧은 순간이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보여진다. 형은 동생에게 연맹에 가입하면 비료도 주고 쌀도 준다는 말에 가입한 보도연맹의 가입증서를 보여준다. 고향에서 묵묵히 농사를 짓는 형은 이 증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이념과는 무관하게 가족들을 위해 농사를 짓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것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물푸레나무가 기억하고 있는 모습은 처참하다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이야기가 더 와닿는 것은 그림이 전하는 힘이 크기 때문이다. 목판화의 거친 느낌이 그들의 고통과 아픈 느낌을 더 많이 전해준다. 또한 상황들을 역설적으로 소제목이 전하고 있다. 타 탕 투탕 탕 핑 등의 총을 쏘는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연주라고 말한다. 아무 잘못도 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장면을 연주라고 하니 우리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아름다운 연주가 아니라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피비린내 나는 현실이다. 더 놀라운것은 '축제'라는 소제목과 달리 내용은 차마 눈을 고 볼 수 없을 정도이다. 시신들을 두고 온갖 벌레들이 축제를 벌인다.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들을 보면서 가상이 아니라 이러한 현실이 있었다는 것이 다 아프게 다가오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아픈 역사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민족끼리 적이 되는 상황들은 그리 많지 않다. 형제끼리 싸울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일은 없지 않을까. 같은 편이 되어도 모자랄 상황에 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아직도 그 아픔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보고싶은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고 고향에는 살아생전 돌아갈수 없을지도 모른다. 

 

한국전쟁이 남긴 피해나 아픔을 말하기 힘들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루고 있다.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이념과는 무관한 선량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 당시 목숨을 잃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남은 가족들도 고통을 받으며 살아야만 하는 현실이다. 사실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는 만화를 보면서 이유도 모른체 죽어간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누구를 위한 일이였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알지 못한체 이념이라는 이름아래 소수의 강자들이 다수의 약자를 불행으로 몰아놓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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