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
정명섭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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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 중 하나는 약자가 보호받는 세상일 것이다. 약자들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은 만들수 없는 것일까. 약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 약자를 무시하는 일들을 보면 화가 난다. 특별 대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는 현실이 마음 아픈 것이다.

 

 

욕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자신들의 토지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들이 부당대우를 받고 있다. 정명공주와 혼인한 홍씨 집안은 하의도 사람들에게 도에 지나치는 세를 받고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 그것을 참지 못하고 전라도 목포 앞에 있는 하의도에서 윤민수, 임성찬, 이차돌은 주찬학을 찾아간다. 열심히 일한 댓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니 이들은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작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다. 자신들의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해 주찬학을 찾아온 것이다.

 

정명공주의 후손을 상대로 정소를 하려는 이들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수 있다. 계란으로 바위치는 일일지도 모른다. 요즘 우스개 소리로 열정페이라는 말을 한다. 하의도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도 열정페이조차 받지 못한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갯벌을 돌로 막아 땅을 만들어 다시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그마저도 홍씨 집안 사람들에게 빼앗기고 만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먹고 살 수 없은 그들은 죽음 앞에 서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희망일지 모르는 외지부였던 주찬학을 찾아온 곳이다.

 

지금의 변호사와 같은 외지부 주찬학이 약자의 편에 서서 강자와 맞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은 현실이나 영화속에서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한때 부와 권력을 쫓던 주찬학이 이제는 진심으로 윤민수를 돕는다. 법정의 모습은 사람들이 긴장하며 보게 만든다. 결말을 어느정도 예상하지만 그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야기라 더 많이 와닿는지 모른다.

 

지금도 이렇게 가진자의 횡포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책속의 이야기라며 그냥 지나쳐지지 않는 것이다. 영화속 대사처럼 어이가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까지 빼앗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옳지못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현실에서도 종종 마주하는 일들이라 씁쓸한 기분이다. 윤민수와 하의도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작은 것이다. 열심히 일한만큼 자신들의 몫을 가지려는 것이 욕심일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을 꿈꾸며 살아갈수 있는 세상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약자에겐 더 없이 강한 사람들. 진정한 강자라면 약자의 편에 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욕심많은 사람들의 최후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바라는 것처럼 그들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발판을 삼고 일어설 또다른 무언가를 찾는다. 구린 냄새를 풍기며 아직까지 목숨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윤민수처럼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으려는 사람들과 그들의 편에 서려는 주찬학과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살아갈 힘을 얻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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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1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4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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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앞을 보기보다는 뒤를 돌아다보는 시간이 많다. 지난 시간들을 후회하기보다는 추억을 떠올릴때가 많다.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 시간이지만 어린시절의 시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어쩌면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만들어가는지 모른다. 단순히 성공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시간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면서 영양분처럼 꺼낼수 있는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른이 되어 어린시절을 떠올릴때 불행한 기억만 있다면 얼마나 슬플까. 그당시만 슬픈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늘 슬픈시간이 남아있으니 마음이 아프다.

 

 

누구에게나 힘이 되는 말이 있다. 아니면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단어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어릴때 그런 경험이 종종 있지 않을까. 어법에 맞지않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어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사라바라는 의미가 제일 궁금했다. 일본어를 모르니 더욱 궁금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화자 아유무에게 '사라바'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안녕이라는 말 외에도 다양한 것을 담고 있다. 우리들도 한마디로 모든 것을 표현할때가 있다. 아유무에게는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단어이다. 말도 통하지 않지만 자신들만의 언어로 서로를 위로하는 아유무와 야곱. 이집트를 떠나면서 가장 슬픈 것은 야곱과의 이별이다. 가족도 아닌 야곱만이 아유무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아유무는 생각이 많은 아이처럼 보인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아이는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아버지의 일 때문에 이란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잠시 보낸후 다시 이집트로 떠난다. 가족들과 함께 떠난 이집트에서의 생활은 낯설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으로 설레였다. 일본과는 전혀 다른 환경이지만 적응해가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경험들은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강한 성격의 누나가 있어 자연스럽게 기가 눌린 아유무. 조금은 나약해 보이지만 성장통이라 하기에는 많은 일들을 겪는다.

 

어린 아유뮤의 시선으로 바라본 타지 생활이나 부모님의 관계, 누나의 모습, 외국 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날수 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는 일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라 그런지 읽는 우리들도 조금은 순수하게 보게된다. 

 

왼발부터 등장한 아유무의 성장을 만난다. 여린 모습을 보이던 어린 시절과 달리 점점 자라면서 다른 모습을 보이는 아유무. 이제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많이 달라진다. 같은 사람이지만 성장하면서 변화되는 모습과 주변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살아가는 삶과 사회를 보게 된다. 헤어지기 아쉬운 안녕인지, 아니면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맞이하는 환영의 안녕인지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아유무의 이야기가 2권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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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깨끗해졌어요 - 내 인생의 반전 정리 수납 성공기
와타나베 폰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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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방을 치우지 않으면 엄마가 방에서 귀신 나올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하셨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는게 맞을까. 깨끗하고 깔끔한 엄마와 달리 난 정리정돈을 잘하지 못한다. 가끔은 비용을 들여서 집안 정리를 부탁해야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청소를 한다고 하지만 그때 뿐이고 그리 정돈된 느낌도 받지 못한다. 

 

 

집에 깨끗해졌어요!

 

내가 원하는 바이다. 어떻게하면 집을 깨끗하게 정리할수 있을까. 이 책은 정리정돈에 관한 실용서가 아니라 에세이다. 만화를 통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실생활에서 벌어질수 있는 일들이 펼쳐지니 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내 모습이 많이 보이니 조금은 창피한 마음도 든다.

 

이런 사람은 집이 지저분할 확률이 높다의 내용을 보니 해당되는 것이 정말 많다. 사람 사는건 그리 다르지 않아 어느 집이나 다 지저분할거라는 생각을 하며 가정적인 여성에게 열등감도 가지고 있다. 잘 입지 않는 옷이나 가방에서 돈을 발견할때도 있다. 해당하는 것이 많아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세끼 모두 빵과 과자를 먹어도 좋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포함된다고 하니 정말 놀랍다. 집이 지저분할 요건들을 거의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좌절하기는 이르지 않을까. 분명 나같은 사람들도 집 안을 깨끗이 할 수 있기에 이렇게 책이 출간된게 아닐까.

 

주방, 식탁, 취미용품 등의 정리를 통해 하나씩 해볼수 있다. 어떻게 정리해야할까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우리들도 당장 실천해 볼수 있는 정리들이다. 같은 공간이라도 정리가 되지 않으면 좁아 보인다. 수납공간이 없어서 정리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과감히 버리는것도 중요하다. 대부분 언젠가 사용할거라 생각하며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라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 된다. 어쩌면 이것이 정리의 출발일지도 모르겠다.

 

집은 편안해할 공간이다. 지저분하면 그런 마음이 사라질때가 있다. 쉬운듯 하면서도 잘되지 않는 것중 하나가 정리정돈이다. 살림에 관심이 없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집 안 일에 소홀했던 사람이라 짧은 이야기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웃지 못하는 사람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리정돈을 못하고 있는 핑계중 또하나는 집이 좁다는 이유이다. 지금보다 넓은 집이라면 수월하게 정리가 될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지저분한 사람은 집이 넓어도 정리정돈을 못한다는 것은 안봐도 알수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집이 좁다는 것은 핑계일뿐아라 말하며 효율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자세한 방법들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정리정돈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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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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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개봉한 영화중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다. <캐롤>의 예고편을 보면서 관심이 갔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결국 보지 못한 작품이다. 그러다가 원작소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잘된 일일까. 영화로 먼저 만났더라면 캐롤과 테레즈를 나만의 시선을 바라보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나와 다르다고해서 틀린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이해못하는 상황들이 있다. 어쩌면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정답만을 요구하고 그것에 맞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남들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지금도 그런 부분이 많은데 1950년대의 여성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더 힘들지 않았을까.

 

 

처음 이야기는 회색빛으로 느껴진다. 백화점이라는 공간은 화려하고 밝은 색으로 가득차 있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습은 어둡고 건조하게 다가온다. 아니, 테레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좋아보이지 않는다. 무대 디자이너의 꿈을 가진 스무살의 테레즈. 그녀가 사람들을 만나고 살아가는 모습은 활기차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모습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일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돈독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남자친구 리처드와는 인간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재미없게 살아가고 있는 테레즈에게 어느날 나타난 캐롤. 백화점 손님 중 한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녀를 만나면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다. 설레고 좋은 감정들이 솟아난다. 그냥 다른 사람에 대한 호감때문일까. 이런 모습을 바라보면 우리들도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 마음이 열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마주하는 일들이 캐롤과 테레즈에게 일어나는 것이다.

 

그녀들이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그녀들의 감정보다는 현실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사람의 감정이나 마음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은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때가 많다. 힘든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라는 감정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힘든 일일까. 사랑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정답이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두 사람은 천 개의 도시, 천 개의 집, 천 개의 외국 땅에서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천국이든 지옥이든 같이 갈 것이다. - 본문 456쪽

 

사랑은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캐롤과 테레즈에게는 견뎌내기 힘든 현실일수도 있다. 지지하는 사람이 없는 사랑이 될수도 있지만 그들은 서로를 선택한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이야기의 마지막이다. 그녀들을 만나는 우리들도 한결 가벼운 마음이다. 캐롤과 테레즈의 사랑을 지지할수 있을지 머뭇거려지지만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은 버릴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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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 소녀와 좀비 소년 라임 청소년 문학 18
김영리 지음 / 라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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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딘가에서는 우리들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지나칠수 없는 일들이다. 범죄뿐만 아니라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겪는 일들도 있다. 평범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가끔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불행이 다가올때이다. 감당할 무게의 고난이 다가온다고 하지만 가진것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다가온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보이는 표지속의 두 인물. 우리들이 가진 고정관념으로 바라본다면 청소년기의 두 아이가 알콩달콩 만들어가는 이야기라 생각할 것이다. 현실이 아닌 영화속에서만 만날수 있을것 같은 외모를 가진 두 아이. 이들은 우리가 생각한대로 달달한 모습으로 다가올까. 아니면 또래의 다른 아이들처럼 성장통을 앓아가는 청소년기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이 책은 제목이 눈길을 끈다. 작가의 전작인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도 평범해 보이는 제목은 아니였다. 전작을 만났었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마주하지만 결코 그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스스로 만든 문제라면 덜 억울하지 않을까. 남들이 만들어 놓은 문제 속에 빠져든 아이들을 만나는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이다. 어른들이 떠넘긴 짐을 짊어지고 가라고 말할수 없다. 그렇기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게된다.

 

자신을 좀비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태범과 한쪽 다리의 의족을 치타라 부르는 수리의 이야기가 교차하면 진행된다. 집을 나와 노숙자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태범과 고모 집에 살고 있는 수리. 그들은 서로 마주하고 싶은 사이일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원수인 관계. 눈에 보이는 사실만으로는 도저히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될수 없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준 관계가 만나서 할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언성을 높이며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살아간다는 말밖는 할수 없을거라 생각했다.

 

서로에게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태범과 수리. 태범은 아빠와 동생을 잃었고 수리는 한쪽 다리와  범죄자인 아빠만 남았다. 무엇이 두 사람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분명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는 아니다. 폭행, 뺑소니와 살인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억누르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무겁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태범과 수리라는 인물때문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진 문제들이지만 방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만날수 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청소년기를 지내지 못하는 아이들. 그 나이라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릴거라 생각하지만 그들은 집안에 스스로를 가두거나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마주하는 일이다. 누구나 같은 모습으로 살아갈수는 없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하고 있는 일을 안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때가 많다. 태범과 수리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을까. 감당하기 힘든 문제를 안고 살아가지만 그리 어둡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두 친구 앞에 놓인 현실은 암담하고 답답해 보인다. 그럼에도 태범과 수리는 헤쳐나가고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두 친구의 짐을 나눠 들고 싶어할거라 생각한다. 이야기속에서만 만나는 태범과 수리가 아니기에 우리들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둘러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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