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감정 -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랜돌프 M. 네스 지음, 안진이 옮김, 최재천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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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에 관한 21세기 정신의학 최전선의 보고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감정은 유전자를 위해 움직일 뿐, 당신의 행복을 원하지 않는다!

 

오늘 소개할 책은 진화생물학자 랜돌프 네스 교수님이 집필하고, 안진이 역자와 최재천 교수가 감수한 출판사 더퀘스트의 <이기적 감정>이다.

 

영어 제목은 <GOOD REASONS for BAD FEELINGS>이다.

나쁜 감정들이 생기는 좋은 이유들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나에게 생기는 나쁜 감정들도 다 유전자를 위한 것이라고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화제작인 이기적 유전자와 유사한 제목인 <이기적 감정>이라 출판한 듯 보이나, 책의 독창성에 있어 <이기적 유전자>와 비슷하다.

 

굉장히 참신한 아이디어와 이제까지 우리가 너무나 궁금하게 여겼던 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네스 교수는 대답한다.

 

최재천 교수는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자신의 진로를 정하게 되었다고 수차례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는데, 이 책의 저자인 랜돌프 네스 교수와는 미시건대학교 조교수 시절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동물 행동의 진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와 수많은 대화를 했다고 한다.

 

<인간은 왜 병이 걸리는가>를 진화생물학의 권위자인 조지 윌리엄스 교수와 공저자로 집필 후 발표했고, 이는 국내에서 최재천 교수가 옮겼다.

 

네스 교수는 조지 윌리엄스 교수와 1991<다윈의학의 여명>이라는 유명한 논문을 출간했는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이 논문에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이번에 출간한 랜돌프 네스 교수의 <이기적 감정>은 진화생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나쁜 감정은 어떻게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는 점을 알아보자.

 

과거 우리는 불안에 대해 중요성을 설명하며, 뱀이나 불을 마주했을 때 불안한 감정은 인류에게 생존의 확률을 높였다고 잘 알려져 있다.

 

두 남자가 있다고 하자. 한 남자는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감지해 질투를 느끼고, 다른 한 남자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느긋하다. 어떤 남자가 아이를 더 많이 가지게 될까? 항상 느긋한 남자는 더 행복한 삶을 살겠지만 그의 아내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할 확률은 평균보다 높다. 이것은 남녀 모두에게 그리고 사회적으로 불쾌하고 혐오스러운 이야기지만 사실이다. 유감스럽게도 감정은 우리의 유전자를 이롭게 하도록 진화했다.

[ 116p : 4장 나쁜 기분을 느끼는 좋은 이유 중 ]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초조, 분노 역시 유전자의 편의를 위해 나타나는 것이다.

네스 교수는 자연선택에 의해 우리의 형질의 특성이 나타나면, 부정적이라고 느끼는 감정이 자연선택에 의해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이유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분노를 스트레스를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관상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유전자 역시 노인이 되면 치사율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젊은 시절 골절과 같은 부상이 일어날 경우, 이를 치료하고 생존을 높이는 역할을 해서 우리의 유전자에서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다고 한다.

 

네스 교수는 인간이 몸과 마음이 병에 걸리기 쉬운 여섯 가지 진화적 이유에 대해서도 정리한다.

 

1. 불일치 :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몸이 환경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 감염 :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인간보다 빠르게 진화한다.

3. 제약 : 자연선택으로 안 되는 일도 있다.

4. 진화적 트레이드오프 : 인체의 모든 기관에는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이 있다.

5. 재생산 : 자연선택은 건강이 아닌 번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6. 방어 반응 : 통증과 불안 같은 반응은 위험이 닥칠 때 유용하다.

 

불안에 대해 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데 불안을 느끼는 것은 유전자의 편의를 위해 나타나는 현상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불안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대처하는 방법을 주문하다.

 

물론 불안과 함께 나타나는 신체적은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약물 치료도 병행되어질 수 있다.

 

정신과 의사로서 상담을 시작했던 네스 교수는 정신과 진료체계와 복잡한 정신장애에 관한 체계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진화생물학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그는 진화의학이라는 학문의 기초를 다지게 된다.

 

자연선택을 기반으로 하는 진화를 바탕으로 의료의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그는 정신장애 중 특히 다루기가 까다로운 조현병, 자폐장애, 양극성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인 유전자로부터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2021년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진화정신의학 과정이 개설된다고 하니, 정신장애의 치료에 새로운 해결방법이 생기길 바란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기적감정 #랜돌프네스 #안진이 #최재천 #생명과학 #진화생물학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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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잠재력의 최고점에 오른 사람들 슈퍼휴먼
로완 후퍼 지음, 이현정 옮김 / 동아엠앤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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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잠재력의 최고점에 오른 사람들

 

11가지 분야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룬 사람들에 대한 과학적 탐구

 

오늘 소개할 책은 잡지 뉴사이언티스트주필이자 진화생물학자인 로완 후버 박사가 저술하고, 이현정 역자의 동아앰엔비에서 출판한 <슈퍼 휴먼>이다.

 

후버 박사는 몇 년 전, 영장류학작들의 한 컨퍼런스에서 침팬지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는다. 그는 침팬지에 관해 상당한 권위자였다.

 

대화를 나누던 한 과학자는 후버 박사에게 침팬지가 지금까지 이룬 업적중 인간과 필적할 만한 것이 있나요?“라고 질문한다.

 

이 질문은 침팬지에 관해 연구한 만큼 중요하고 새롭게 연구할 분야를 그에게 던지는 계기가 된다.

 

, 그는 뛰어난 인간이 이룬 업적이 무엇인지 찾게 된다.

이 책은 그가 11개 분야로 나눠 연구한 결과를 소개한 책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열정을 가지고 능력을 개발하면 어느 지점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1부는 사고(Thinking)과 관련하여 지능, 기억력, 언어, 집중력 분야에 최고 수준의 능력을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2부는 행동(Doing)과 관련한 용기, 가창력, 달리기에 관한 내용이다.

 

3부는 존재(Being)과 관련한 장수, 회복력, 수면, 행복과 관련한 슈퍼 휴먼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전체를 읽어보고 그 분야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다.

 

 

나는 언어 분야의 슈퍼 휴먼에 관심이 갔다.

 

알렉산더 아겔레스는 세계 제일의 다중언어 사용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60~70개의 언어를 공부했으며, 그중 50개 이상의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

그의 외할머니는 미국 중서부 출신인 독일계 이민자 자녀였고, 스페인어를 독학했고 포르투칼어를 공부해 네 언어의 번역가이자 통역가로 활동했다.

 

그의 아버지도 다중 언어를 사용했고, 그와 아버지는 어려서 여러 언어로 아버지와 대화를 했다고 한다.

 

다중언어자의 모임인 하이퍼폴리글롯 연합에서 그는 다른 어떤 사람보다 두각을 나타낸다.

경북 포항의 한동대학교에 재직한 경험이 있는 아겔레스 교수는 다른 언어로 된 문학 작품을 원어로 읽기 위해 언어를 공부해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다중 언어를 구성하는 사람의 뇌 전두엽 피질 내 언어를 담당하는 근육은 일반인에 보다 비대칭적으로 발달한다고 한다.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은 뇌의 언어를 담당하는 근육을 개발하는 것이다. 마치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하듯, 언어를 공부하면 뇌 근육이 발달하는 것이다.

 

아겔레스 교수는 문학 작품을 읽기 위해 다중언어를 공부했다면, 다른 사람과 대화를 원어로 나누기 위해 언어를 공부한 슈퍼 휴먼이 하이퍼폴리글롯에는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장수 분야의 슈퍼 휴먼은 1997년 사망 당시 122세의 잔 칼망이다.

 

그녀는 70여 년 동안 매일 담배를 열 가치씩 피웠고, 술도 자주 마셨지만 오래 살았다. 유전적으로 그녀의 집안사람들은 90세 이상 살았고, 100세 이상 장수한 가족이 있었다.

 

수명의 유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유전 인자만큼 중요한 점은 과체중과 비만의 확률, 알코올 섭취, 운동의 패턴, 저칼로리 식단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 가족을 둘러봐도 외가의 친척들은 노령의 나이에도 자기의 일을 하고, 느긋한 마음가짐을 가져 화를 잘 내지 않는 성향을 가져 장수하는 친척들이 많이 계신다.

 

장수 분야에 있어 잔 칼망을 넘어서는 슈퍼 휴먼은 나타날 것이다.

 

책을 통해 슈퍼 휴먼을 알아가는 과정은 인간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인간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거듭하여 새로운 슈퍼 휴먼을 찾는 과정도 흥미로울거로 생각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슈퍼휴먼 #로완후퍼 #이현정 #동아엠앤비 #진화생물학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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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 -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연구하는가
팀 잉골드 지음, 김지윤 옮김 / 프롬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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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연구하는가

 

오늘 소개할 책은 영국의 인류학자 팀 잉골드 교수님이 집필하고, 김지윤 역자의 프롬북스에서 출판한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이다.

 

인류학의 전통적 주제에 대한 서론이며 심오한 묵상!” 이라는 추천은 이 책의 특징을 잘 표현한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한다.

다른 동물이 이런 질문을 주고받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그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과는 다르게 인간은 삶의 방식을 찾으려 한다.

 

인간이 사회적인 존재이기에 자신의 삶의 방식을 다른 사람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찾아간다.

 

인류학은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배경, 생계, 거주 장소와 환경이 어떻든 세상 모든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 생활방식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분야이다.

 

인류학자는 사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연구한다.

이러한 연구 방식을 참여적 관찰이라고 한다. 참여적 관찰은 시간이 필요하고, 현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실험자와 적응하고 관찰한 내용을 수치화한다.

 

지금까지 인류학은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주장한 원칙을 인간에게도 적용해서 단순히 다른 대륙과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벗어나 학문적으로 성장했다.

 

인간의 신체적인 모습과 해부학의 진화에 관심을 가지는 체질인류학자, 도구와 건물 및 기타 인공물을 연구하는 고고학자, 제도와 관습, 신념의 진화를 연구하는 사회인류학자 또는 문화인류학자로 분화하였다.

 

잉골드 교수는 인종주의적 사고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인류학으로 유행했지만, 전쟁의 결과 다른 인종과 외국인을 혐오하는 것과 더불어 학문도 매장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는 인종학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지만, 원시 사회와의 비교와 다른 사회와의 비교를 통해 학문적 성과를 가지는 사회인류학을 연구하여 현대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방안을 연구한다.

 

인류학의 중요성은 급변하는 환경을 맞이하는 오늘에 이르러 더욱 인정받는다.

이제 우리 인류는 다음 세대를 위해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각 사회의 관습, 문화를 모으고 전달해야 한다.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지금 우리의 삶을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것이 인류학이 지향해야 하는 점이다.

 

인류학이라고 하면 고고학이나 생물적인 특성에 관심을 가지는 체질인류학을 떠올리기 쉽지만, 잉골드 교수의 사회인류학은 연구 성과를 가지고 현대 인류의 발전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주목할 만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팀잉골드 #인류학 #김지윤 #프롬북스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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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2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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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센스급 반전이 돋보이는 <내 이름은 빨강2>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 마지막 반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설을 참고해서 이름을 확인해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기를 남긴다.

 

이 소설은 살인자를 찾기 위한 추리소설이라 마지막까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결과를 알고 주인공과 세큐레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과정은 더울 놀라운 이야기를 전한다.

 

자세한 내용은 식스센스급 반전이라 밝힌 순 없지만, 작가가 마지막에 숨겨둔 숨바꼭질에 참여해 비밀을 풀어보길 바란다.

 

유시민 작가의 <유럽 도시기행>은 이스탄불 여행시, 가이드에게 오르한 파묵과 관련된 장소로 데려다 달라고 두세차례 요청을 하지만 지속적으로 거절당했다고 한다. 관련해서 오르한 파묵의 터키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궁금했다.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인사로 지목되어 곤란함을 겪는 것인지, 일전의 다른 인터뷰에서 바라본 그의 작업실은 이스탄불의 모스크와 성당과 강의 눈 아래도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작업실에서 자신의 작품과 작업에 만족해하는 인터뷰를 보았다.

 

 

500여 년 전 지중해 강자로 거듭나고 유럽을 제패하고자 했던 이스탄불.

 

한국전쟁당시 대규모 전투인원을 파견해서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자식들에게 전한다는 참전용사들.

 

이스탄불은 다음에 꼭 한번 찾아가서 과거의 영광과 현재를 느껴보고 싶은 도시다.

 

 

 

책 속으로

 

저는 제 일생의 마지막 20년 동안 베네치아에서 본 이교도들의 그림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한때 저의 초상화가 그들의 양식대로 그려지기를 원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당신의 세계를, 종들을, 지상에 머무는 당신의 그림자인 술탄의 초상화를 이교도 화풍에 따라 그리도록 했습니다.”

동방도 서방도 나의 것이다.”

54p 내 이름은 빨강 중

 

 

신께서는 자신의 창조물들이 피 흘릴 때 외에는 이 멋진 빨간색을 보여주지 않으시지. 그래서 우리는 지치도록 인간이 만든 천이나 거장들의 그림에서 다양한 빨간색을 찾아다녀야 하는 것이네. -202p 내 이름은 빨강 중

 

작가는 사물에 대한 개념을 새로운 정의를 추가하는 사람이다.

한강 작가는 색에 대해 소멸과 부활의 정신을 추구하고, 오르한 파묵은 빨강에서 탄생과 생명을 추적한다.

 

색에 대한 관념을 덧붙이는 작가의 생각을 찾아보는 재미를 이 소설은 꾸준히 제공한다.

 

어르신께서는 페르시아 전설과 화풍의 위대한 장인이면서도 오스만 제국의 위상과 힘에 걸맞은 세밀화의 세계를 창조하셨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오스만 제국의 칼의 힘, 오스만 제국의 승리의 낙관적 색, 물건가 도구에 대한 관심, 편안한 삶의 자유를 예술로 승화시키셨습니다. 어르신, 제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영광은 어르신과 함께 지금 여기서 전설적인 옛 장인들의 걸작들을 보고 있는 겁니다∙∙∙∙.”

-236p 내 이름은 빨강 중

 

그는 가엾은 에니시테가 마지막 그림에서 뻔뻔스럽게도 원근법을 사용했다고 했지. 그 그림에서는 유럽인들의 그림에서처럼 사물이 신의 마음속의 중요성을 따르지 않고 우리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려졌다고 하더군. 그건 아주 커다란 죄라는 거야. 이슬람의 칼리프인 우리 술탄을 개와 같은 크기로 그린 건 두 번째 죄라고 했네.

-339p 내 이름은 빨강 중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함께 이룩해 낸 위대한 도시 이스탄불

오스만 제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음모와 배반, 목숨을 건 사랑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을 처음 읽었던 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직후였다. 당시 작가가 무슨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니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설이라 생각한다.

 

오르한 파묵은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상처로 독서에 몰두하며 청소년기를 보낸다. 이스탄불에서 명문 고등학교인 로버트 칼리지를 졸업하고 이스탄불 공과 대학 건축학과에 진학하지만 자신에게 이야기꾼의 재능이 더 많이 있음을 깨닫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내 이름의 빨강>은 파묵이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로 줄곧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작품이다. 어릴 적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파묵은 오스만 제국 당시에 제작된 세밀화들을 모사하곤 했으며, 열세 살 때 이미 16세기와 18세기 이슬람 세밀화의 기법의 차이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이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오랜 시간 페르시아 화가들의 세밀화를 바라보며 그림 속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슬람의 전설과 민담, 역사적인 기록들과 자료들을 조사했다.

 

그리하여 파묵은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두 가지, 이스탄불그림을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창적이고도 매혹적인 이야기로 엮어내는 데 성공했고, <내 이름은 빨강>은 전 세계의 격찬을 받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 책 표지 중

 

 

1591년 겨울, 눈으로 뒤덮인 이스탄불의 어두운 밤.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하기 위해 고향을 떠났던 사나이가 흩날리는 눈발을 헤치며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에게는 일생을 세밀화에 바친 어느 금박 세공사의 비참한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슬람 세밀화의 위대한 전통을 이어갈 밀서제작을 완성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소설은 다중화자 시점으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요인물이 관점에서 사건을 서술하고, 심지어 세밀화 속의 제재들이 화자로 등장해서 이례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개와 가짜 금화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하는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이 참 기발하다는 생각과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는지 대단하다.

 

소설의 가장 큰 소재는 장소가 이스탄불이라는 점이다.

세계사에서 이 도시만큼 극적이고 역동적인 역사를 겪었던 곳도 많이 없을거다.

 

비잔틴 제국의 1,000년의 수도인 이스탄불은 1453년 마지막 함락도 공성전과 해전을 모두 수행한 메메트 2세에 의해 78기라는 시도로 마지막 순간까지 안타깝게 함락된다.

골든 혼과 테오도시우스성벽에 관한 이야기는 <토전사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참고하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이런 이스탄불을 함락한 오스만 제국은 수도를 이스탄불로 지정하고, 문화 교류를 통해 충격을 받게 된다.

 

이슬람의 세밀화는 관찰자는 모든 것은 주관하고 인지하는 신의 입장에서 사건을 내려다보기에 그림도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과 그림자가 없는 특징이 있다.

 

베네치아와 비잔틴의 그림은 화가가 중심이 되어 그림이 표현되고, 그림자를 가지고 심지어 얼굴을 크게 강조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그림이 제작되어 이슬람의 세밀화가들을 충격을 받는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은 1622년 헤지라 1,000년을 기념해서 베네치아의 총독에게 키프로스를 할양받기 위해 세밀화가들에 베네치아 양식을 혼합한 그림으로 그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길 원한다.

 

세밀화가는 전통을 무너뜨려가며 외세의 영향을 받은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사실에 좌절과 분노를 느끼게 되는데...

 

이는 살인으로 연결되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카라와 세큐레의 이야기는 박진감을 더한다.

 

 

#내이름은빨강 #오르한파묵 #오스만 #이스탄불 #터키 #민음사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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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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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사로잡힌 한 영혼의 악마적 개성과 광기 어린 예술 편력

 

문학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고귀한 성소가 된 책!

 

일전에 인터넷 카페의 한 회원이 독서모임에 추천할 책을 소개해달라는 글을 보고, 오지랖이 생겨 어떤 책이 좋을지 생각했다.

 

나는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가 떠올랐다.

 

장편소설이지만 부담되지 않은 분량에 로드무비와 같이 런던, 파리, 바르셀로나, 마르세유, 타이티를 공간적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요즘 같이 여행에 제약이 많은 시기에는 여행의 간접 체험도 제공한다.

 

영국의 엘리자베스1세 시절 걸출한 작가 세익스피어가 그 시대를 대표한다면,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빅토리아 여왕시절을 대표하는 작가는 서머싯 몸이다.

 

1919년 발표된 <달과 6펜스>는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주인공이 예술가가 되는 것을 결심하는 순간을 기점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스트릭랜드와 기존의 가정을 꾸려나갔던 부인, 파리에서 자신의 추구하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만나는 블란치 스트로브, 그의 예술혼을 완성하는 타이티에서 마지막인생의 반려자 아타.

 

스트릭랜드와 그들의 관계는 예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나타낸다.

 

달을 향해 추구하는 그의 예술 행위는 일반 통념에서 어긋나는 경우도 일어나지만, 타이티의 아타의 집에서 대작을 불태워버리며 소멸한다.

 

책을 읽고 고갱이 실재 타이티에서 생활은 논란의 불러일으키지만, 고갱의 작품에서 보이는 강렬함이 어떤 화가보다 돋보이는 것을 느꼈다.

고유한 색감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함은 계속 보고 있으면 사람을 압도한다.

 

소설 속 타이티에 사는 한 주민이 스트릭랜드의 그림을 선물로 받고, 자신이 생각하는 기존의 관념에 비추어볼 때, 그림이 쏟아내는 강렬함을 견디지 못해 그림을 구석에 방치하는 것이 이해된다.

 

[ 책 속으로 ]

 

솔직히 말해서 찰스 스트릭랜드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에게서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을 조금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제와서 그의 위대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7p 달과 6펜스 중

 

나의 의견으로는, 예술에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예술가의 개성이 아닐까 한다. 개성이 특이하다면 나는 천가지 결점도 기꺼이 다 용서해 주고 싶다. 나는 벨라스케스를 엘 그레코보다 훌륭한 화가로 보지만 그는 너무 인습적이어서 칭찬하려면 맥이 빠진다. 그에 비해 관능적이고 비극적인 저 그리스인은 제 영혼의 비밀을 마치 산 제물을 바치듯 우리에게 바치고 있다.

- 8p 달과 6펜스 중

 

스트릭랜드 부인은 타고난 사람이었다. 하지만 동정심을 발휘한다는 것은 하나의 미덕이긴 하나 그것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미덕을 남용하는 수가 많다. ...(중략)... 동정심을 유정의 석유처럼 분출하는 것이다.

28p 달과 6펜스 중

 

그의 영혼 깊숙한 곳에 어떤 창조의 본능 같은 것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 창조 본능은 그 동안 삶의 여러 정황 때문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마치 암이 생체 조직 속에서 자라듯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나서 마침내 존재 모두를 정복하여 급기야는 어쩔 수 없는 행동으로까지 몰아간 것이 아닐까.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데 새끼가 부화하면 다른 새의 새끼들을 둥지에서 밀어내고 마침내는 그들을 보호해 준 둥지마저 부수어버린다고 하지 않던가.

74p 달과 6펜스 중

 

블란치 스트로브는 무자비한 정욕의 손아귀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스트릭랜드를 미워하는 감정은 아마 여전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강렬하게 원했다. 지금까지의 생활이 죄다 허망하게만 여겨졌다. 지금까지 그녀는 다정하면서도 성마르고, 생각이 깊으면서도 분별이 없던 복잡한 여자였지만 이제는 딴사람이 되어 버렸다. 바커스 신의 무녀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욕망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 158p 달과 6펜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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