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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 : 제1권 바다와 교류의 시대 - 믿고 보는 신일용의 인문교양 만화 ㅣ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 1
신일용 지음 / 밥북 / 2022년 1월
평점 :

믿고 보는 신일용의 인문 교양만화 : 동남아시아 편
밥북에서 출판한 신일용 작가님의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 4권의 시리즈는 동남아시아를 조망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여행지로 알려진 동남아시아는 역사와 문화적으로 바라보면 교류를 통해 세계의 열린 공간에서 오늘에 이른 지역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을 우리의 주의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저자는 4권을 통해 본인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소개한다.
어쩔 수 없이 이원복 교수님의 <먼나라 이웃나라> 동남아시아 편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먼나라 이웃나라>의 동남아시아 편과 신일용 작가님의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가 묘하게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가 달라 서로 보완하며 읽을 수 있고, 아무래도 내용 면에서는 220페이지의 <먼나라 이웃나라>보다 1,200페이지 넘어서는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가 더 깊이 있고 폭넓게 다루고 있다.

Photo by Humphrey Muleba on Unsplash
동남아시아에 대해 나름대로 여행도 다니고 여행안내서나 여행에세이를 통해 접하는 내용과 신일용 작가님의 만화가 담고 있는 내용은 훨씬 더 방대하다.
제1권 ‘바다와 교류의 시대’는 동남아의 기상과 자연환경이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과 동남아 이민사를 조망한다.
문화의 연결과 확산은 제국을 통해 팽창한다는 원리로 동남아에 끼친 제국의 영향력과 식민지 시대를 끝으로 바다와 교류의 시대는 마무리한다.
첫 장면부터 강렬하다. 수많은 제국이 동남아를 지나갔다. 1975년 4월 사이공 함락의 상징으로 알려진 미국 대사관 옥상의 프리퀸트 윈드 작전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베트남 철수를 확인했다. 그로부터 47년이 지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똑같은 철수 장면을 연출한 미국의 탈출 작전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었다.

Photo by Fajruddin Mudzakkir on Unsplash
동남아를 지나간 이방인은 끊이지 않았다. 인도의 힌두교와 불교 문명처럼 평화로이 지나간 일도 있었지만, 바다의 교역로를 따라 이슬람 문명이 들어왔다. 스페인의 콩퀴스타도르처럼 총칼을 통한 무력을 행사한 예도 있었고 수많은 중국인처럼 아예 둥지를 틀고 동남아시아 일부가 되기도 했다.
일본은 대동아공영을 외치며 백인을 몰아내고 들어왔지만, 또 다른 침략자였다. 전후 냉전의 최전선으로 달러와 미국문화가 들어왔다.
동남아시아는 언제나 열린 공간이었다. 쇄국은 동아시아의 개념이다.
오늘날 동남아시아는 외래문화의 소용돌이치고 복합문화의 카오스의 세계다.
동남아의 가장 큰 특징은 물이다. 물은 연결하고 땅은 가로막는다는 말이 있다. 물길을 따라 수많은 이방인이 찾아왔다. 그중 정화의 7차 항해(1405~1433)는 중국인이 동남아에 자리를 잡는데 이정표가 된다. 정화의 원정에는 논란이 있다. 명나라의 영락제는 건문제의 시체를 확인하기 위해 혹은 수색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다.

Photo by Paul Szewczyk on Unsplash
정화의 원정은 대규모로 이루어졌고 색목인 출신 정화의 원정대는 모두 복귀하지 않고 선단이 진출할 때 베이스캠프 지역인 믈라카해협의 믈라카와 순다해협의 팔렘방 지역에 눌러앉았다.
이렇게 해서 동남아에 부킷찌나라는 중국인 마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현지 여인과 가정을 이루며 중국과 동남아가 혼합한 프라나칸 문화를 만들었다. 이들은 중국이 난리로 인해 살기가 어려워지면 동남아로 몰려드는 중국인의 닻과 같은 역할을 했다. 이들은 일찍 자리를 잡아 정치나 경제계의 거물인 해협중국인으로 성장했다. 동남아의 중국인은 상류층의 해협중국인과 쿨리로 알려진 노동자층이 있다.
해외로 이주한 중국인의 동향 조직은 방이라 부르는데 다섯 개의 방으로 나눈다. 복건방(호키엔), 조주방(터츄), 광동방, 해남방(하이난), 그리고 객가방(하카)다. 이 조직들은 동향민들 사이에 상호부조의 기능과 조직범죄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Bohol Island Photo by Hitoshi Namura on Unsplash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태평천국의 난을 일으킨 홍수전이 하카 출신이고, 싱가폴의 국부인 리콴유가 하카 출신이다.
오늘날 동남아에서 화교가 부상한 이유는 20세기 쑨원, 장개석, 마오쩌둥 시절과 관련 있다. 이들의 야심가였고, 동남아에 진출한 화교의 자금을 활용해 중국 대륙의 정치판에 편입시켰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슬람과 힌두, 마자파히트 제국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음식의 기원과 전래하는 과정을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가 즐기는 퍼는 쌀국수가 아니라 쌀국수의 한 종류하고 한다.
팟타이는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기 전 1940년 경, 태국의 독재자 피분은 쌀 소비를 줄일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지지고 볶는 쌀국수 요리 팟타이로 개발됐다.
학자들은 아시아를 발효음식을 기준으로 나누기도 한다. 콩을 발효한 간장소스권의 동아시아와 생선을 발효한 액젖문화권의 동남아시아로 구분한다. 태국의 남뽈라, 베트남의 느억맘, 라오스의 빠텍은 대표적인 생선요리다.
우리가 즐겨 먹는 케첩이 액젓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게 정설이다. 쿠에치압이라는 생선의 즙을 영국인이 가져가 토마토로 만든 게 토마토케첩이라고 한다.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는 동남아의 대륙지역 국가인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와 도서지역 국가인 말레이시아, 싱가폴,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동티모르, 필리핀 11개 나라의 이야기를 너무도 재미있게 풀어간다.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터라 이번 책으로 동남아에 대해 더 근본적인 내용을 알 수 있었다.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동남아는 사실은 오랜 기간 풍부한 역사와 문화적 용광로로 불릴 정도의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지역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동남아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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