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력 코드 - 인공 지능은 왜 바흐의 음악을 듣는가?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박유진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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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공 지능은 왜 바흐의 음악을 듣는가?

 

오늘 소개할 책은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마커스 드 사토이 교수가 집필하고 박유진 역자의 북파이프에서 출판한 <창조력 코드>이다.

 

창조력은 무엇이고, 인간 고유의 특성인가?

AI(인공지능)가 만들어내는 것은 인간의 창조력은 모방한 것인가?

 

AI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이 가장 기대하고 동시에 염려하는 것은 과연 AI가 스스로 사고하고 창조력을 가질 수 있는지다.

 

저자인 마커드 드 사토이 교수는 옥스퍼드의 수학과 교수이자 영국 왕립학회 회원이다. 근대를 이끌었던 수많은 수학자, 과학자들의 회원이었다는 바로 그 단체이다.

 

그는 리처드 도킨슨의 후임으로 과학 대중화 사업을 맡은 시모니 석좌교수이기도 하다.

 

사토이 교수는 창조력코드를 수학과 AI의 관련성을 통해 훌륭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럼 창조력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저자는 인지 과학자 마거릿 보든의 견해를 소개한다.

 

첫째는 탐구적창조력이다. 이미 존재하는 창조력이라는 영역의 가장자리에서 기존 규칙을 따르되 실현 가능한 일의 범위를 확장하는 능력이다.

 

둘째는 접목과 관련된 창조력이다.

예술가가 서로 완전히 다른 두 개념을 접목하는 상황을 상상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셋째는 좀 더 신비롭고 난해한 변혁적창조력이다.

이 창조력은 일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는 보기 드문 순간을 설명해준다.

 

저자는 위와 같은 창조력의 기준에서 최근 AI가 보여준 창조력에 관한 일화를 바둑, 문학, 음악, 미술이라는 예술 분야를 통해 설명한다.

 

AI와 관련해 세계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다.

많은 도서가 이에 대해 언급을 하지만 사토이 교수는 구글의 딥마인드사를 창업한 허사비스 대표가 체스챔피언에서 케임브리지 수학과로 입학하게 된 경위를 들려준다.

 

강의를 하는 한 교수가 인공 지능이 인간의 창조한 바둑이라는 게임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그는 교수의 주장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로 한다.

 

그들은 강화 학습이라는 개념을 구현한 프로그램이 스스로 학습을 통해 코드를 재작성하게 한다.

 

프로그램은 반복 학습을 통해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코드를 실행하는 것이다.

 

마침내 알파고라는 프로그램이 인간 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과의 대국을 이기는 순간 우리는 충격과 함께 새로운 시대가 왔다고 느꼈다.

 

알파고 프로그램은 이후 한국기원으로부터 명예 9단에 임명되고 바둑기사를 은퇴하고 새로운 분야를 탐험하게 된다.

 

 

AI는 기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술은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그램이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그림을 그려내고, 음악에 관한 프로그램은 바흐의 곡을 유사하게 작곡하는 실력을 보여준다.

 

심지어 전문가로 이루어진 감정단들은 사실 여부에 대해 50% 정도의 정확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음악과 미술, 문학에서 보여주는 창조력 코드는 탐구적창조력과 접목에 관한 창조력 코드를 바탕으로 한다.

 

 

변혁적창조력이라는 점에서 수학은 이제 AI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수학과 관련해서 구글이 성장하는 배경에 행렬과 변환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었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저자는 대칭성이 인간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대칭성의 확장인 프랙털이 자연계를 구성하는 요소를 설명한다.

 

프랙털과 관련해서 눈의 결정 모양을 보면 그 정교함에 놀라게 된다.

 

우리 신체의 폐를 이루는 폐포의 모양도 프랙털 모양인 맹거 스펀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프랙털의 유용성과 안정성을 보여준다.

 

 

저자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간만이 가지는 창조적 여정을 보조하는 도구는 되겠지만, 그것 자체가 이야기꾼은 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말을 진정으로 믿고 싶지만, 컴퓨터가 바둑은 인간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틀린 것을 확인한 것처럼 나의 믿음은 헛될 거로 생각한다.

 

 

이 책을 한 분야의 대가가 자신의 지식을 아낌없이 전달하는 지식의 향연에 초대하는 느낌이다.

 

그의 펼치는 다양한 이야기는 대단히 흥미롭고 많은 통찰력을 가지게 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창조력코드 #마커스드사토이 #박유진 #북라이프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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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기다리는 여행
이동진 지음 / 트래블코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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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할 수 있어도 계획할 수 없는 여행의 발견

 

코로나 정국으로 당분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에게 트레블코드의 이동진 대표의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은 아쉬움을 달래기 좋은 책이다.

 

20207월이면 대한민국은 여름휴가 준비로 들떠 항공권을 예약하기 분주하고, 휴가시즌에 맞춰 올라버린 항공권 가격에 좌절하지만, 이 시기가 아니면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기에 눈물을 머금고 결재를 한다.

 

면세점 쇼핑을 마치고 이제는 여행지 정보를 모으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회사생활도 참고 휴가지로의 여행을 기다리는 순간이 지금 이 즈음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럴 수 없으니 이 책으로 마음을 달랜다.

 

여행콘텐츠를 다루는 회사를 운영하는 분이 쓴 책이라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다양한 여행지에서 발견한 순간을 잘 표현한다.

 

대다수 여행자는 여행지에 도착해서 가야 할 곳을 미리 정하고 최대한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걸 목표로 한다.

 

하지만 여행을 하는 동안 예기치 않은 순간에 다가온 기억의 잔상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익숙하고 예상한 기억은 한 덩어리로 모여지지만, 예상치 못한 강한 기억은 오래도록 잔상을 남기는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도쿄에서 마주한 노을은 시뻘건 해처럼 인상적이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친 노을은 여행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것이다.

 

평당 10억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긴자에 한 블록을 통째로 쇼핑몰로 만든 긴자식스의 간이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쿄의 모습은 바쁜 도시의 모습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타이베이의 타오위안 공항은 마치 세계 제일의 공항으로 도약하기로 마음먹은 듯 계속해서 확장공사를 한다.

 

지금 즐겨보는 프로인 이승기, 류이호의 투게더에 등장하는 타오위안 공항을 보니 갈수록 공항이 새로운 모습을 추가하고 있다.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공항도 주요하게 기억이 되는 장소 중 하나이다.

 

투게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발리의 모습을 보고 저런 휴양지에서 시간을 보내면 일상에서 보내는 시간과 다르게 흘러갈까? 궁금했는데, 저자 역시 발리에서 한달 살기를 제안하는 글을 보고 무언의 공감대를 느끼게 되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타이베이의 성품서점둔화점은 숫자의 숲이라는 글자 그대로 숫자로 이루어진 작품을 전시한다.

 

이 서점에 가면 숫자가 얼마나 인상 깊은 기억을 남길 수 있는지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나 역시 저자와 같이 여행지에 가면 서점에 들러 그 나라는 어떤 책이 출판되는지, 베스트셀러는 무엇인지, 우리 서점과 차이는 무엇인지 유심히 들여다본다.

 

타이베이의 성품서점이나 도쿄의 츠타야 서점은 서점에서 머무르는 체류 시간을 길게 하려는 생각들을 잘 표현한다.

 

 

런던은 랜드마크가 너무나도 많은 도시이다.

 

그중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가장 인상적인 곳은 토마스 헤더윅이 디자인한 콜 드랍스 야드(Coal Drops Yard)’이다.

 

그는 수명을 다한 도시의 공간을 재탄생시키고, 공간의 재활용하는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런던을 누비는 새로운 디자인의 이층 버스와 뉴욕의 허드슨 야드의 벌집 모양의 파격적인 디자인의 베슬Vessel’이 그의 작품이다.

 

런던의 콜 드랍스 야드의 경우, Coal Drops Yard 과거 석탄의 내보내던 교통의 요충지였는데, 이제는 석탄 소비량이 줄어 활용되지 못하던 공간이었다.

 

토마스는 공간의 전면적으로 새로이 디자인하고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한 지붕을 서로 맞붙여 키스하는 지붕을 만들었다.

 

그곳에는 세계의 주요한 IT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이 자리하고 있다.

 

세인트 판 크로스 역에는 해리포터에서 공간을 이동하는 93/4 플랫폼이 있다.

마법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장소 바로 옆에 구글 런던지사에서는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바둑 이후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려고 머신러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심지를 재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대사회의 가장 큰 흐름인 AI라는 트렌드를 재생된 장소에서 이끌어가고 있다.

 

여행의 발견은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종종 발생하고, 나는 저자가 전달하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책에서 소개하는 여행지를 가게 되면 이동진 대표가 느낀 부분을 공감하고 경험하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생각이기다리는여행 #이동진 #여행에세이 #트레블코드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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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한국의 암자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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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우리 강산 아름다운 암자와 이야기 속으로!

 

오늘 소개할 책은 우리 땅 걷기이사장인 신정일 선생님이 집필하고 푸른영토에서 출판한 <신정일의 한국의 암자 답사기>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걷기 열풍을 가져왔고, 부산에서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해파랑길이라는 이름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10대 강가 400여 곳의 산을 오르며 소개할 암자를 발굴해서 책으로 펴냈다.

 

선생이 소개하는 암자에 얽힌 이야기를 읽고 우리나라의 암자가 역사의 순간을 어떻게 겪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암자 답사기를 통해 아직 내가 가보지 않았던 암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친근감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어떤 장소를 방문할 때 그곳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를 알고 방문하게 된다면 그곳을 찾아간 감동을 배가해서 얻을 수 있다.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산다는 것은 떠돈다는 것이고, 쉰다는 것은 죽는 것이다.”

 

그가 소개하는 암자에 대해 알아보자.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은 부석사에 있는 무량수전(1376)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안동에 있는 봉정사의 극락전은 그보다 13년 전인 1363년에 중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나는 이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고, 무엇보다 봉정사의 극락전이 고구려 양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역사에 가정한다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신라가 아닌 고구려가 통일했으면 우리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봉정사의 영산암은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촬영이 이루어져서 사람들의 방문이 잦다고 한다.

 

 

경남 통영의 미륵산에는 고려 태조 21년 도솔 스님이 창건한 도솔암이 있다.

도솔 스님은 암굴에서 수도하는 도중, 호랑이와 친하게 되었고 호랑이는 혼례를 앞둔 처녀를 도솔 스님에게 데려왔다.

 

스님은 처녀를 고향으로 데려다주고, 그녀의 부모는 엽전 300이라는 거금을 주어 그 돈으로 도솔암을 지었다고 한다.

 

이 도솔암은 한국전쟁 때 가야총림의 대중들이 피난을 오게 된다.

 

그때 해인사 방장인 효봉대선사와 금오대선사 등 불교계의 거물들이 이곳에서 피난살이를 했다고 한다.

 

한국전쟁은 발생한 지 7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당시 북한군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던데 합천의 해인사의 방장이 통영의 도솔암까지 피난을 올 정도인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였고, 500여 년 전에도 이곳 한산도 일대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싸울 힘을 잃고 퇴각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추격한 왜군을 이순신이 거느린 함대가 학익진으로 왜군을 격파한 곳이다.

 

 

여수의 돌산도의 끝 지점에는 해돋이 명소로 널리 알려진 영구암이 있다.

금오산 중턱에 있는 이 절은 사람들에게 향일암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선덕여왕 1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을 때는 원통암이었고, 고려 때는 금오암이라 불렸다.

지금은 한려수도 중에서도 가장 넓게 펼쳐진 바다에서 떠오르는 천하절경의 해돋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향일암이라고 불린다고 전해진다.

 

사진 속으로 보여지는 향일암의 모습을 멋진 경치를 간직하고 있는 듯하고 돌산도에서 내려다본 한려수도, 오동도, 여수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선생은 책에서 소개한 암자 답사도를 마지막에 첨부하는데, 나와 같은 지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척이나 요긴한 자료라 생각한다.

어디로 떠나야 할지 정하지 않고 불현듯 길을 나설 경우, 암자 답사도에 있는 곳으로 달려가 선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현장에서 보고 공감하고 싶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가진 아름다운 암자가 많다.

장소는 이야기가 덧붙여질 때 기억을 더 오래 붙잡는다.

 

우리나라 여러 장소에 관한 최고의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신정일의 한국의 암자답사기>를 통해 곳곳에 자리 잡은 암자들에 대해 알아보자.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신정일의한국의암자답사기 #신정일 #암자 #푸른영토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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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리스트 피아니스트의 탄생
우라히사 도시히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성안뮤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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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강의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의 생애

 

오늘 소개할 책은 우라히사 도시히코 저자가 집필하고 김소영 역자의 성안뮤직에서 출판한 <프란츠 리스트>이다.

 

리스트에 관한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은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그에 대한 오해였다.

 

내가 클래식에 관심을 끌게 된 계기를 돌이켜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에 그리그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왠지 멋있어 보였던 기억 때문이다.

 

이후 클래식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동안, 리스트 음악원 앞에서 그리그를 음악가의 길로 인도한 사람이 리스트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는 화려한 공연 자세와 폭발적인 연주로 19세기 당시 파리 살롱 귀부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음악가의 생활을 도와주었던 거로 막연히 알고 있었다.

 

우라히사 도시히코의 <프란츠 리스트>는 나의 무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리스트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전해주었다.

 

음악가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그의 음악이 남아있고 이야기와 더해지면 음악 감상이 더욱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리스트는 태어날 때부터 음악에 둘러싸인 환경이었다.

아버지 아담은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궁정의 하급 관리였다.

그는 하이든을 궁정 악사로 고용하고, 하이든이 고별교향곡을 작곡할 정도로 음악을 사랑한 귀족이었다.

 

리스트의 아버지는 토지 관리인이자 궁정 악단의 제2 첼리스트이고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었다.

리스트의 피아노에 관한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빈으로 가서 리스트를 위한 최고의 스승은 만나게 된다.

 

베토벤의 제자 중 한 명인 체르니가 피아노를 가르치고, 우리에게는 모차르트에게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오해받는 빈 궁중 작곡가 살리에리에게 작곡에 관한 가르침을 받는다.

 

이때의 수학은 리스트가 피아니스트로 대성하고, 이후 작곡가로 거듭나는 토대가 된다.

 

리스트는 사실 3세에서 36세까지 피아니스트로 지내고, 36세에서 74세까지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리스트의 아버지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신동 비즈니스에 자기 아들도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 나이를 속이기까지 하며 리스트의 연주 활동을 독려한다.

 

기대에 부응해 리스트의 공연은 빈을 넘어 파리까지 퍼져간다.

 

수많은 여인과 귀부인들은 그의 연주와 공연 자세, 머리를 쓸어넘기는 모습, 심지어 던지는 장갑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과연 수많은 여인이 매료되고 리스트 인생에서 중요한 3명의 여인과 깊은 사랑을 하게 되는 리스트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생각에 잠겼다.

 

뛰어난 피아노 실력,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그가 여인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화로 이어갈 수 있었다고 추측한다.

 

리스트는 고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점은 독서로 극복한다.

 

그가 존경했던 작가는 괴테, 단테, 페트라르카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다 엄청난 사랑 이야기들의 주인공이란 것이다.

 

사랑에 대한 감정과 여인의 마음과 대화를 하는 방법 등 리스트는 아버지의 조언대로 여자 문제는 끝까지 그의 인생을 따라다닌다.

 

리스트는 특히 괴테의 <파우스트>에 깊은 감명을 받아, 괴테가 그랬듯이 파우스트 교향곡을 평생에 걸쳐 작곡하고 다시 수정한다.

 

특히 두 번째 사랑하는 여인인 마리 다구 백작 부인과의 사랑은 그의 인생 전체를 지배한다.

 

그녀는 당시 파리의 모든 기득권과 결혼, 가족 모든 것을 버리고 리스트와 사랑에 빠지고 그들은 파리를 떠나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여행한다.

 

이 기간 동안 그들은 3명의 자녀를 가지고, 여행지에서 경험을 <순례의 해>라는 곡으로 창조한다.

 

파리의 살롱에서 리스트와 마리 다구는 리스트의 절친인 쇼팽에게 조르주 상드를 소개한다.

 

쇼팽은 조르주 상드와의 연애 기간 동안 불멸의 명곡들을 창조한다.

 

쇼팽과 리스트는 당시의 음악의 중심을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이동시킨다.

 

이들 두 피아노 천재가 동시에 활동했기에 당시 대중들은 그들은 라이벌로 몰아갔지만, 쇼팽과 리스트는 서로를 인정하는 절친이었다.

 

 

리스트는 마리 다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때, 키예프의 공연에서 비트켄슈타인 후작부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를 만나고 리스트는 36세에 피아니스트 생활에서 은퇴한다.

리스트는 독일의 바이마르로 거처를 정한다.

 

그곳은 괴테와 실러의 문화유산이 숨쉬고, 당시 최고 수준의 바이마르 도서관이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그는 바이마르 궁정 악장으로 취임해 작곡, 지휘, 교육 활동에 전념한다.

 

그가 초연한 작품은 바그너의 <로엔그린>인데, 당시 망명 생활을 하던 바그너는 그에게 감사의 편지를 남겼다.

 

니체가 말하길 세상 모든 천재 중에서 가장 예의를 모르는 천재인 바그너를 세상에 알린 사람이 리스트이다.

 

비트켄슈타인은 지성이 넘치는 부인이었고,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리스트와의 14년 동안의 연애기간을 끝으로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로마 교황청의 반대로 결혼식 전날 파혼되고, 비트켄슈타인 부인은 다음 25년 동안 평생에 걸쳐 로마 교황청을 저주하며 <로마 가톨릭 교회의 표면에 나타난 약점과 그 내부 원인>이라는 24권의 책을 완성하고 2주 후 세상을 떠난다.

 

리스트보다 2살 아래인 바그너는 세상에 단 한 사람 리스트에게만은 공손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리스트와 마리 다구 사이에서 출생한 딸 코지마는 리스트의 제자와 결혼했다가 바그너를 흠모하여 이혼 후 바그너와 재혼을 하게 된다.

 

리스트 입장에서는 정말 이렇게 배은망덕한 후배이자 사위가 있단 말인가.

 

그는 그들의 결혼식에서 참석하지 않지만, 2년 후에는 그들과 화해한다.

 

오늘날 독일 음악의 대표하는 작곡가는 베토벤과 바그너이다.

 

리스트는 그 둘을 이어주는 중요한 가교 역할뿐 아니라 수많은 곡을 작곡하지만 연주되는 곡이 베토벤과 바그너에 비해 많지 않다.

 

리스트는 천재는 사회에 봉사한다는 신념으로 그를 찾는 사람에게 음악과 피아노를 가르치고 음악에 헌신한다.

 

왜 그런 길을 선택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가 태어나서 들었던 하이든도 재정적으로 독립하지 못했고, 스승의 스승인 베토벤조차 음악가로서 험난한 길을 걸었다.

 

그는 연주 활동을 통해 성공을 거둔 경험과 지식을 후대의 음악가들에게 전달하고 대중들이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도록 온몸이 부서지라 헌신했다.

 

피아니스트 시절 1000번 이상의 연주회와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을 소년원, 요양원에 기부한다.

 

노년 시절에는 1년에 1,000통 이상의 편지를 써서 대중과 소통한 리스트는 진정으로 음악에 헌신한 천재이다.

 

그를 천재라 일컫는 이유는 수많은 곡을 암보하고,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들도 수 주 또는 수개월을 연습해야 하는 곡들은 리스트는 악보를 받아들고 한눈에 해석하고 연주하는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리스트의 곡 <향수>를 듣는 순간 그 음악이 전하는 장중하고 무거움이 전해주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부다페스트, 바이마르, 로마의 세 집 생활하며 건강을 잃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제는 한 명밖에 남지 않은 딸 코지마가 세상을 떠난 바그너를 위한 음악 축제를 준비하는 바이로이트로 향하는 리스트의 마지막 모습에 가슴이 먹먹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프란츠리스트 #리스트 #우라히사도시히코 #김소영 #성안뮤직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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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대표 한시 312수 - 한시가 인생으로 들어오다
이은영 편역 / 왼쪽주머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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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가 인생으로 들어오다

 

오늘 소개할 책은 이은영 님이 편역하고 왼쪽주머니에서 출판한 <우리가 사랑한 대표 한시 312>이다.

 

한시는 한자로 만들어진 시이고, 국어사전의 70%는 한자어인 우리나라에서 한자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다.

 

이 책은 천지인풍이라는 큰 주제에 여섯 개의 소주제로 나눠진다.

각각의 소주제는 13편의 한시를 수록하고 있어 다 합하면 312수의 한시를 감상할 수 있다.

 

나는 외국의 고전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이 있지만, 정작 우리의 고전인 한시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가지고 한시를 읽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는 한시가 거의 없었다.

이번에는 생각을 바꿔 인물 위주로 역사에서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저술한 한시를 읽어보았다.

 

물론 모르는 이들도 다수였지만, 모르는 분들은 한 분씩 찾아가며 한시를 감상했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나처럼 한자를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독음과 한시의 아랫부분에 저자에 관한 이야기와 한시를 지을 당시 상황과 자신의 의견까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비로소 이 책의 가치를 느끼며 한 수씩 한시를 감상하며 원저자들의 일생을 음미하게 되었다.

 

영매 詅梅(매화를 읊다) - 정도전(1342~1398)

 

고요한 밤에 눈은 막 그쳤고

맑은 달이 하늘 반쯤 기울었다

애간장 끊어질라! 남녘 나그네

시를 읊조리며 홀로 잠 못 이룬다

 

夜靜雪初霽 淡月橫半天

야정설초제 담월횡반천

 

腸斷江南客 哦詩獨不眠

장단강남객 아시독불면

 

정도전의 이 한시는 조선 혁명의 과업을 완수했지만, ‘신권과 왕권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생각으로 조선의 설계하고자 했던 그의 사상은 왕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들고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련의 과정으로 정도전은 34세와 50세 때 두 번의 귀양살이를 하게 되는데, 이 한시는 자신이 귀양을 갔을 때 지은 시라고 여겨지고, 그의 말로는 함께 혁명을 완수한 동료였던 이방원에게 광화문 앞에서 참수당하는 거로 마무리된다.

 

애간장이 끊어질 만큼 상처를 받은 그는 귀양살이하는 동안에도 정계 복귀를 꿈꾸며 그가 바란 대로 정치를 지향해서 잠 못 드는 것 같아 많은 공감을 가지게 한다.

 

 

소대람고 蘇臺覽古 - 이백 (701~762)

 

옛 동산 허물어진 누각에 버들잎은 새롭고

마름 노래 맑은 목청 봄을 도와 더 서럽다

지금 무심하게 떠 있는 서강의 저 달은

옛날 오왕궁에 살던 귀인들을 비췄으리

 

舊苑荒臺楊柳新 菱歌淸唱付勝春

구원황대양류신 능가청창부승춘

 

至今唯有西江月 曾照吳王宮裏人

지금유유서강월 증조오왕궁리인

 

이 한시를 지은 이백은 두보와 더불어 중국 문학의 위대한 2명의 시성으로 알려져 있다.

이백이 8세기 당나라 때 인물이니, 이 시에 등장하는 삼국시대의 오의 왕궁은 그가 시를 지었던 시기보다 500년 정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옛 동산의 허물어진 누각을 보았다고 하니 이제는 영화를 달리하고 패망한 나라 오나라의 궁전이라고 화려하진 않았을 것 같다.

 

오래된 궁궐터를 떠올리고 강물에 비추는 달은 과거 인물들에게도 똑같이 비추는 달이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산성에 올라 임진왜란의 적들은 맞아 숨진 선조들을 생각하며 과거를 떠올려보다, 그 이전 신라 시대 화랑의 연습 장소일 텐데,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 장소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이백이 시성으로 불리는 이유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을 과거와 어우러져 인생이 무상함을 읊었기 때문인데, 기록상으로 이백은 이러한 한 시를 읊었던 원조 격이라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우리 역사를 바꾸었던 주요 인사들이 사건이 생긴 전후에 지은 한시는 그 인물의 감정을 공감하는 기회가 되었고, 여성 인사들과 기생의 한시와 일본의 고승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 소개하는 한시들의 저자를 찾아보며 그들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색다른 역사 여행이었다.

 

공책에 한시를 한 수씩 옮겨적어 보니 선조들이 공부방식이나 호연지기도 느껴보는 계기가 되었다.

 

가장 급선무라고 느끼는 점은 부족한 한자 실력과 이를 해독하는 능력이었다.

 

한시를 소개하는 책을 통해 선조들이 느낀 풍부한 감성을 공감하고 한시를 편역한 도서가 좀 더 많았으면 바라본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우리가사랑한대표한시312#한시 #이은영 #왼쪽주머니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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