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크레딧 - 빨간 마후라 신영균의
신영균 저자, 박정호.김경희 정리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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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타, 성공한 사업가, 그리고 500억 기부자

한국영화 100년 지킴이, 아흔둘 노배우의 비망록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판한 신영균 님의 <빨간 마후라 신영균의 엔딩 크레딧>은 제목에서 아쉬움이 전해진다.

 

올해는 영화관에 자주 방문하지 못했지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나는 조용히 음악감독과 감독이 삽입한 영화 엔딩 음악을 들으며 영화를 되새긴다. 물론 15분이라는 짧은 휴식 시간 동안 청소를 마쳐야 하는 일정을 생각해 마지막 관객이 자리를 뜨면 조용히 같이 일어나게 된다. 오늘 소개할 신영균 님은 이름 하나로 많은 것이 떠오르는 분이다.

 

어른들에게 그의 영화에 관한 소개를 자주 접했고, 어린 시절 <미워도 다시 한번>으로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리게 한 배우이다. 그는 한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배우이자 영화관계자로 불린다.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그에 관해 <엔딩 크레딧>이 전하는 이야기를 접하고, 후회 없이 살았다는 그의 고백에 공감했다. 그 정도의 인기스타가 구설에 오르는 일이 거의 없고, 성공한 사업가로 승승장구했고, 가장 최근 놀라운 소식은 자신이 이룩한 자산 중 상당한 500억을 기부한다는 발표였다.

 

서울 여행 시 명동에 있는 명동극장을 보며 이곳이 신영균 님의 극장이라는 사실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의 영화 박물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가 남기고자 한 의도와 영화에 관한 애정이 물씬 느껴졌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을 개원해 생업에 몰두하지만, 연극반에서 느낀 무대에 대한 동경은 그를 연극과 영화로 이끌었다. 연극 <여인천하>에서 <과부>로 영화에 데뷔했다. <빨간 마후라>, <연산군>, <미워도 다시 한번>을 통해 1960년대 한국 영화 전성기를 이끌었다.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고 은퇴 후 사업가와 정치인의 행보를 이어간다.

 

모든 일에 열정을 쏟아내기에 한 가지를 이루어내도 대단한데 여러 분야에서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성공을 이어간다. 사랑스러운 가족과 행복한 가정생활을 지속하는 것도 본받을만하다. 이제는 아흔둘의 노익장을 과시해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는 면을 보면 100세 이후의 행보도 궁금하게 만든다.

 

그가 소개하는 영화계의 여러 인물 중 단연 인상적인 사람은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 배우이다. 한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안타까운 일이 이들 부부에게 일어난 것이다. 최은희 씨가 19781월 홍콩에서 북한에 납치되자, 신 감독은 2년 전 이혼한 전처를 찾겠다며 홍콩에 갔다가 그해 7월 똑같이 납북되었다. 당시 북한에서 영화계를 좌우하던 김정일에게 융숭한 대접을 받았던 거로 알고 있는데, 최은희 씨의 이야기는 다르다.

 

북한에서 네 번이나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혀 정치범 수용소 같은 곳에 끌려갔어요. 거기서 단식을 하니까 강제로 영양제 주사를 맞았는데 그게 소독이 제대로 안 돼서 C형 간염균을 얻은 거예요. 숨지기 2년 전엔 간 이식 수술도 받았어요.” - 108

 

이외에도 우리 영화의 60년대 7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유명한 배우와 신영균 님과 일어난 일화를 듣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그의 별명인 빨간 마후라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런데 빨간 마후라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25대 박춘택 공군 참모총장이 궁금증을 풀어줬다. “초대 김정렬 총장의 동생인 김영환 장군을 아시나요? 6·25 때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분입니다. 그분이 초급장교 시절 강릉 형님 댁에서 발견한 빨간 천을 목에 둘러본 모양입니다. 멋있어 보여서 계속 둘렀는데, 그게 시작이 됐다고 합니다. 적진에 떨어졌을 때 구조 신호용으로도 딱 맞고요. 미 공군에도 없는 상징물입니다. 대한민국 공군만의 상징이죠.” - 328

 

우리나라 공군을 대표하는 빨간 마후라는 그렇게 탄생했고, 영화는 몰라도 빨간 마후라로 시작하는 도입부의 경쾌한 음악은 언제나 기운을 북돋운다.

 

사실 책을 읽는 동안, 빨간 마후라와 기부와 관련한 김신 참모총장의 이야기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6대 공군 참모총장 출신인 김신 총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차남이다. 그는 항일 투쟁의 역사를 알리고, 김구 선생에 관한 독립운동을 알리는 동시에 한국학 강좌를 개설하기 위해 오랜 시간 해외 유명 대학에 42억 원을 기부하다 27억 원의 증여세와 상속세를 부과받았다.

고액 기부자에 대한 증여세 부과를 목격한 적이 여러 차례 있어 신영균 님의 기부행위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행위라 존경스러운 동시에 걱정이 앞서는 현실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신영균의 <엔딩 크레딧>은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아주 소중한 책이라 생각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엔딩크레딧 #신영균 #빨간마후라 #노블레스오블리주 #빨간마우하신영균 #영화100년사 #알에이치코리아 #한국영화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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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라자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의 비밀
줄리 사토우 지음 / 경록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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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노사의 굴욕, 아비뇽 유수, 플라자 합의

 

지금, 세계는 COVID-19 팬데믹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이 책에서 얻는다.

 

오늘 소개할 책은 경록에서 출판한 줄리 사토우 저자의 <THE PLAZA 더 플라자>이다. 플라자 호텔이 오늘날까지 건재한 이유와 100년 동안 수많은 위기 속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통해 경제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할 점을 남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시대에 맞게 도전과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경제적인 심장은 뉴욕이고, 뉴욕의 심장부는 맨하튼, 맨하튼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가장 중요한 5th Avenue(5번가)와 센트럴파크 남동쪽의 59th Street(59번가)는 가장 중심부이다. 그곳에 위치하는 호텔이 바로 플라자호텔이다.

 

현재의 플라자 호텔은 수십억 원의 콘도미니엄 아파트와 부티크 호텔, 그리고 소매상점으로 분리되었다. <나홀로 집에> 등장한 화려한 입구는 좁아져 입주민을 위한 전용 입구와 나란히 위치하고, 유명한 지하 식당가는 여전히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20019.11을 경험하고 뉴욕의 관광객은 큰 폭으로 감소한다. 뉴욕의 호텔업계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불경기를 경험하고 플라자는 호텔의 객실을 줄이고, 프라이빗 아파트를 늘이는 변화를 통해 힘든 세월은 견뎌낸다.

 

그럼, 플라자 호텔의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여정을 들여다보자.

 

첫 번째 플라자 호텔은 아이스 스케이트장으로 사용하던 연못에 호텔을 개장했고, 최초의 소유주인 버나드 비넥과 해리 블랙은 호텔은 매입한 후, 1907년 현재의 모습으로 호텔을 새롭게 건립한다.

 

고급 호텔의 상징이 된 플라자 호텔은 밴더빌트를 첫 손님으로 수많은 백만장자가 이용하는 상류층을 위한 장소가 된다.

 

대공황을 거쳐 2차 대전이 한창인 194310월 힐튼은 플라자 지분의 60%를 인수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더욱 확장한다. 그는 현금 7억 원과 모기지론(부동산담보대출)을 가지고 이 거래를 성사시킨다. 이는 힐튼 호텔 최초의 고급 호텔이었고, 1946년 힐튼 호텔 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주식 시장에 상장한다. 오늘날 고급 힐튼 호텔의 첫 시작은 콘래드 힐튼의 플라자 호텔 인수에서 시작되었다.

 

2차 대전 이후의 세계 패권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세계 석유 시장의 거래 통화가 미국의 달러가 되었다.

 

1985922일 팍스아메리카나의 정점을 상징하는 플라자 합의가 마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의 재무장관이 이곳에 모여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달러화 강세 시장에 합의한다.

 

1988, 트럼프가 플라자 호텔 구입에 대해 협상 중일 때, 은행들은 서로 대출하려고 줄을 서는 시기였다. 시티은행은 트럼프에게 플라자 호텔 매입 비용으로 3,600억 원을 장기대출해 주고, 플라자 개조 목적으로 1,500억 원을 트럼프 자신을 보증인으로 하여 대출해 주기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두 블록 떨어진 트럼프 타워에서 플라자 호텔을 바라보며 어린 시절부터 줄곧 소유하고 싶었던 플라자 호텔을 마침내 손에 넣었다.

 

우리에겐 크리스마스에 방영하는 나홀로 집에의 주인공 케빈이 가족과 떨어져 지냈던 호텔이 바로 플라자 호텔이다.

 

이 영화에 까메오로 출연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당시 플라자 호텔을 인수한 일은 부동산 디벨로퍼인 트럼프의 명성을 전국에 알린 계기가 된다. 향후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의 인지도로 바탕으로 미국 대통령에 이르는 그의 명성에 플라자 호텔의 인수 건은 중요한 사건이었다.

 

저자인 줄리 사토우는 수년에 걸친 조사를 통해 플라자 호텔이 미국의 상징을 자리 잡았던 100년의 과정을 흥미롭게 전달하고, 오늘날의 위기 속에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위기를 극복하는 플라자 호텔의 전략을 소개한다.

 

알프레트 밴더빌트, 글로리아 밴더빌트의 이야기와 호텔을 좋아하는 사람은 콘래드 힐튼이 플라자호텔을 인수하여 운영하는 이야기와 힐튼의 성장기는 흥미롭다.

 

플라자호텔과 관련해서 벌어지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수영장에 뛰어든 이야기와 엘로이즈 이야기와 같은 지난 과거를 회상하는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미국의 자존심이었던 플라자호텔이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인수하고, 근래에는 플라자호텔에 한 번도 투숙한 적이 없는 인도의 재벌 수바르타 로이가 인수한다. 바야흐로 부동산 매매 시장은 국제화되고 있음을 의미한 순간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지난 100여 년 동안, 플라자 호텔의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면 보이는 변화 과정과 호텔의 주요 소유자들이 플라자 호텔을 인수하려는 의지와 거래 방법이다. 보석과도 같은 부동산을 소유하기 위한 그들의 거래 방법은 마음먹기 힘들지만, 레버리지를 최대한 이용한다는 점에서 희망을 품게 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더플라자 #plaza #줄리사토우 #경록 #플라자호텔 #뉴욕 #트럼프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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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일상에 도착했다 - 일상의 든든한 힘이 되는 여행의 순간들
김송은 지음 / 컴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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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든든한 힘이 되는 여행의 순간들

 

여행에세이를 보는 것은 저자의 여행을 공감하며 여행지의 매력을 같이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에게 가장 독서의 기쁨을 준 책은 학창 시절 읽었던 김용 작가님의 고려원 영웅문이다. 그때의 감흥을 다시 느끼기 위해 오늘도 책을 열심히 보고 저자의 이야기를 귀 기울인다.

 

지금까지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중국의 모습은 중원에서 펼쳐지는 영웅들의 이야기, 서역이라고 불리는 신장 위구르, 라사가 있는 티벳, 화산과 태산, 진시황의 시안, 미래도시 선전과 광저우, 수도 베이징, 윈난성의 모습들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자연 풍경이 다채로운 나라는 중국이라 생각한다. 수차례 중국 여행을 다녀왔지만, 아직 못가 본 지역이 너무도 많아 늘 아쉬움을 느끼는데, 오늘 소개하는 김송은 작가님의 <마침내 일상에 도착했다>는 이런 목마름을 상당히 해결해주었다.

 

그녀는 직장 일로 중국과 인연을 맺어 처음 중국 여행을 시작하는 2013년에는 초급 중국어를 구사하고 패키지여행을 통해 여행의 아쉬움을 느낀다. 중국어를 구사해서 도식화된 관광지보다 현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싶고 그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가장 기억이 나는 것 중 하나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일 것이다. 여행은 자연, 문화, 음식 모든 것이 새로운 장소로 나를 이동하는 행위로 기억에 남지만, 여행지에서 사귀게 된 사람, 낯선 환경에서 나를 도와준 현지인은 인연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리의 여행을 다채롭게 한다.

 

저자는 중국에 관한 관심과 중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날수록 자유여행을 통해 현지인들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간다. 물론 그들 중에는 그녀에게 놀라울 정도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차에 관심을 두게 된 그녀는 샤먼에 있는 한 찻집에서 첸 교수님을 만난다. 그는 샤먼 대학교수고, 고미술 큐레이터이자 중국의 전통 예술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가 위챗에 올린 중국에 관한 여행기를 감명 깊게 읽는 첸 교수는 저자에게 여러 종류의 차와 함께 지인들을 소개해서 그녀의 여행을 도와주도록 한다.

 

그녀가 다홍파오를 좋아한다는 이야기에 세 번째 같이 마시는 차는 다홍파오인데, 후일 다른 차를 재배하는 곳에서 만난 친구에게 다홍파오의 가격은 1그램당 130만 원 정도에 이르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란다.

 

광저우에서는 특이한 모습의 나무를 보게 되는데, 바로 가는 잎 반얀트리라는 뜻의 시예롱이다. 동남아 여행 시 자주 보게 되는 시예릉은 영혼이 있는 나무’, ‘재앙을 막아주는 나무라 불린다. 옛날 원나라 병사들에게 쫓기던 사내 하나가 시예롱 아래로 몸을 숨겼다. 숨을 죽이고 있던 찰나, 갑자기 나무의 잎이 떨어져 사내의 발자국을 잎으로 덮어버렸다. 덕분에 그는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명나라를 세운 황제 주원장이다.

 

어느덧 중국어로 일상회화가 가능하게 된 저자는 중국의 방방곡곡을 돌아보겠다며 회사를 그만둔다. 그런 후 친구와 함께 풍경이 천하제일이라는 양숴로 간다. 그곳의 푸리마을의 청년 샤오모는 양숴 공원과 양숴 TV탑으로 향하게 되는데, 양숴 TV탑의 풍경은 기암절벽을 이루는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멋진 마을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막내 동생과 떠나는 중국 여행에서 그녀는 여러 가지 다채로운 색깔로 지상을 가로막고 있는 치롄산맥과 남미의 우유니 사막과 같은 소금 사막인 차카예후, 실크로드의 분기점이 되는 둔황의 막고굴을 경험하게 된다.

 

중국어로 일상회화가 가능하다면 중국 곳곳으로 떠나 그곳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작가님은 몇 년에 걸쳐 중국어 실력이 향상해 자유여행으로 여행지가 아닌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를 현지 친구들의 도움으로 경험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그녀의 여행지는 차마고도인 리장, 디칭, 도시인 광저우, 샤먼, 현지인과 소통하는 양숴, 우이산, 실크로드인 시안, 화산, 서북지역인 치롄산맥, 막고굴, 차카옌후 등이다.

 

앞으로 기회가 닿게 되면 책에서 소개하는 지역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멋진 장소들이었다.

<마침내 일상에 도착했다>는 중국의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숨어있는 비경을 가진 여러 장소를 중국어, 중국인, 차에 매료된 김송은 작가님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마침내일상에도착했다 #김송은 #홍지연 #중국 #컴인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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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 - 싱가포르의 위대한 도전
리콴유 지음, 송바우나 옮김 / 행복에너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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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위대한 도전

 

20여 년 전 외국인 투자회사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지인에게 들었던 말 중 가장 기억이 나는 것은 다국적기업의 아시아 본부를 두고 최종경합을 벌이는 도시 중 싱가포르, 홍콩, 서울이 최종후보로 남을 경우, 종종 싱가포르로 선정되는 것을 지켜본다고 했다.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물어보니,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영어, 중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싱가포르 국민의 언어능력 때문이라 했다.

 

싱가포르와 관련해서 다른 기억이 나는 점은 즐겨 찾는 역사 블로거 히스토리님이 올린 포스트 중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강제로 독립 당한 국가가 싱가포르라는 점이다.

 

196589일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강제로 추방당한 싱가포르 총리 리콴유는 독립 당시,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이는 당시 신문에 대서특필되었고, 싱가포르의 운명은 풍전등화처럼 보였다.

 

50년이 지나 싱가포르를 찾아 떠난 나는 평소 궁금한 내용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항공사 순위 1위인 싱가포르 항공, 최고의 공항으로 손꼽힌 창이 공항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싱가포르 국민 대부분이 능숙하게 영어, 중국어를 사용하는 점이었다.

 

여러 나라와 국경을 접하는 유럽의 스위스의 경우, 여러 나라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싱가포르가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나에게는 굉장히 놀라운 사실이었다.

 

사실상 싱가포르를 구성하는 민족은 중국계 76%, 말레이계 14%, 인도계 8%로 이루어져 있어 중국어가 모국어가 되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책 리콴유 전 총리의 <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는 리콴유 총리가 싱가포르에 이중언어를 정착시켜 모든 국민이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기까지 비밀의 여정을 밝히고 있다.

 

리 전 총리가 많은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은 살아온 환경 때문이었다. 언어 공부는 순전히 실용적인 이유에서였다. 젊을 때는 훌륭한 변호사가 되려고 마음먹었고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다.

일본이 싱가포르를 점령했을 때는 먹고살기 위해 일본어를 배웠다. 정계에 입문하고서는 중국어밖에 할 줄 모르는 시민들에게 정치적 비전을 설파하기 위해 호키엔어와 하카어를 열심히 배웠다.

그가 표준중국어를 끊임없이 공부하고 사용한 것은 다른 싱가포르인들에게 표준중국어 사용을 권장하려면 모범이 되어야 했고, 중국계 후손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리 전 총리는 새로운 언어를 할 줄 알게 되는 것은 세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창문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21

 

리 총리가 이중언어를 싱가포르에 이식하기까지 맞이하는 첫 번째 도전은 인민행동당 내의 공산주의자와 결별하는 것이었다. 그는 공산주의자들이 싱가포르에서 사라질 때까지 거의 30년을 싸워야 했다.

 

다음으로 그가 주목한 사실은 영어로 공부한 학생과 중국어로 공부한 학생이 졸업 후, 일자리를 얻는 비율이 다르다는 사실과 싱가포르에 투자하는 기업은 영어를 사용하는 학생을 먼저 선발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영어권 학교를 졸업하길 바랐다. 한국전쟁 때 고무값이 치솟으면서 떼돈을 벌어들인 탄락셰와 같은 중국계 이민자들은 중국인의 정신이 깃든 난양대학교를 설립했다. 25년 동안 운영된 난양대학교는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중국어 대학교였다. 마침내 난양대학교는 싱가포르 국립대학교로 합병되었고, 후일 오늘날 너무도 유명한 난양공대가 새로 만들어졌다.

 

싱가포르에 국민에게 양질의 영어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도 많은 도전이 있었다. 중국계 이민자들은 주로 중국의 남부 지역 출신이라 영어를 사용하는 것도, 표준중국어를 사용하는 것도 그들의 정신을 헤치는 잃어버리는 행위라 생각했다.

 

자녀가 영어를 사용해 싱가포르의 경쟁력 향상되고 더불어 국민소득이 향상되어 어렵게 영어를 모국어로 익힌 부모세대는 후일 리 총리의 언어정책을 감사히 생각한다.

 

싱가포르에는 현대 중국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핵심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 핵심 전문가 집단은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정신과 사회문화에 대해 조예가 깊은 이중문화주의자여야 한다. 이중언어 구사는 중국으로 가는 진입로로 들어가는 것이지만, 이중문화주의만이 중국을 속속들이 알고 중국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게 한다. - 166

 

가장 중요하고 리 전 총리가 추구한 싱가포르의 정체성과 방향은 국제화된 중국인이었다. 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먼저 내실을 다지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중국어를 모어로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가 추구하는 싱가포르인은 중국에 대한 이중문화주의자였다. 그는 중국의 성장을 도울 방법과 협업을 통해 싱가포르의 정체성이 중국에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

 

처음 중국어가 아닌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한 것도 중국어를 공용어로 선택할 경우, 일어날 다른 민족의 불만과 정부에 대한 저항이 어떻게 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영어 사용만이 싱가포르의 처한 현실에서 산업 인력을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오늘날 리콴유 총리의 강압적이고 보수적인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대한 불만 어린 시선이 있지만,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이라는 아시아의 네 마리용 중에서 싱가포르가 이토록 독보적인 경제성장과 첨단 국가가 원동력에는 그의 확고한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이 밑바탕이 되었음이 사실이다.

 

<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는 리 전 총리가 작지만 강한 나라인 싱가포르를 만들어가는 그의 이야기를 잘 설명하고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리콴유가전하는이중언어교육 #리콴유 #송바우나 #행복에너지 #싱가포르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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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업 -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의 원칙과 도전
하워드 슐츠.조앤 고든 지음, 안기순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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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딛고 일어서라!”

 

전 세계인의 삶을 바꾼 남자, 하워드 슐츠가 말하는 삶의 태도와 기업인의 책무, 그리고 희망

 

세계 3대 음료 중 하나인 커피를 전세계로 퍼지게 만든 장본인, 우리의 생활을 시작하는 커피 한잔의 주인공 하워드 슐츠의 <그라운드 업>은 하워드 회장의 지난 8년 간의 사업 보고서와 같다.

 

스타벅스의 마케팅 팀장으로 일했던 하워드 회장은 1983년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길에서 마주한 에스프레소 커피 가게에서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와 고객과의 격의없는 대화와 유대 관계를 보고 커피 업계의 미래를 예견한다. 이러한 커피를 매개로한 관계 개선 체계를 미국에 가져가고자 한다.

 

스타벅스의 창업자들은 하워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242명의 투자자에게 만남을 통해 165만 달러를 모으게 된다. 그는 일지오날레라는 커피 가게를 차리게 된다. 1987년 우여곡절 끝에 일지오날레는 스타벅스를 인수하게 된다. 인수당시 초기 투자자중 일부가 하워드로부터 스타벅스 계약을 가로채려하지만, 그때 그와 같이 테니스 동료인 변호사가 소개한 한 사람이 전적으로 그의 편이 되어 하워드의 스타벅스 인수를 도와준다. 그는 바로 빌 게이츠이다. 우리가 아는 주니어가 아니라 그의 아버지 빌 게이츠 시니어이다.

 

스타벅스코퍼레이션으로 시작한 하워드는 1999<커피 한잔의 성공 신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이 지향하는 바를 소개한다. 2012<온워드>를 통해 다시 한번 스타벅스 회장으로 재취임하여 자신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글로벌 전략가로서 업무에서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한 과정을 소개하고, 2020<그라운드 업>을 통해 스타벅스의 사회적 책무와 종업원에 대한 처우를 다른 기업가 다르게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1953년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주로 성장했고, 자신의 작은 아파트는 외할머니가 초대한 도박꾼들의 하우스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돈을 벌었다.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 붕대를 감고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는 아버지의 모습니다.

 

사실 그의 아버지는 2차 대전 참전용사였고, 전쟁 후 가졌던 심리적인 불안과 장애는 그의 인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어린 하워드는 아버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다 스타벅스가 전쟁 참전용사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만남을 통해 다른 참전용사를 만나고 아버지를 서서히 이해한다.

 

자신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이 미국 사회가 가지는 시스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하워드는 스타벅스의 종업원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대학 교육의 기회를 준다. 하워드는 종업원의 안정과 성장이 회사에도 이직으로 인한 비용을 상쇄하고 회사와 종업원이 서로 상호신뢰하는 관계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이러한 목표에 따른 철저한 실행은 스타벅스를 꾸준히 성장하게 하고 마침내 세계 최대의 커피 회사가 되게 한다. 처음 상장했을 때 25천만 달러의 10% 지분을 가지고 있던 하워드는 현재 스타벅스는 111억 달러(125조 원) 상당의 회사가 되었고, 그는 이제 억만장자가 되었다.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그가 한결같이 생각한 사람은 중소 소매업자,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청년, 이민자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이었다.

 



나는 누구나 바닥을 딛고 일어설 기회(Groud Up)를 가질 수 있다는 약속을 믿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그 약속은 갈림길에 있다.”

 

이 책은 하워드 회장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부터 오늘날 스타벅스의 사명을 지키기 위한 그의 노력이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알아볼 좋은 기회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09년 스타벅스가 힘든 위기를 겪던 시절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던 한국 시장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던 점과 대조적으로 개적하기 힘들었던 중국 시장에 안착하는 이야기는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어 묘한 아쉬움이 들었다. 미국 시장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헌신적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고급화 전략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게 가격이 책정되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친구들과 모임을 가지기 적합한 장소라는 점에서 부대비용이 발생하고 기타 요인에 의해 스타벅스의 가격은 이해할만한 요소이다.

 

한국인에게 스타벅스는 커피의 기준처럼 여겨지고, 커피시장의 절대강자이다. 스타벅스를 오늘날의 위치로 만든 하워드 슐츠 회장의 <그라운드 업>은 스타벅스의 앞으로 행보를 궁금하게 만들고, 다음 10년 후의 그의 저서를 기다리게 만든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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