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험 - 너머의 세계를 탐하다
앤드루 레이더 지음, 민청기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BEYOND THE KNOWN : 한계 너머의 세계를 탐험하다

 

알려진 것 너머의 세계로 선을 넘은 사람들의 이야기

 

소소의책에서 출판한 앤드루 라이더 지은이, 민청기 옮긴이의 <인간의 탐험>은 인간이 한계를 너머 탐험한 역사를 선보인다.

 

인간은 왜 탐험하는가?

 

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의 리프트 밸리를 처음으로 떠난 이유는 언덕 너머에 새로운 먹을거리가 있을거라는 가능성과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자인 앤드루 레이더는 캐나다의 작가이자 항공우주 엔지니어로,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의 총괄 관리자다. 칼턴 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고, MIT에서 장기 우주 비행에 관한 연구로 항공우주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과학 연구와 발전을 관리하는 캐나다 국립연구위원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책표지 중)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현재 인간의 탐험사에 있어 어떤 위치에 있으며 우리가 탐험하는 바를 소개한다. 20151221, 지구 궤도에 위성을 성공적으로 올려놓았던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이 지상에 무사히 착륙했다. 이는 유례가 없는 역사상 최초의 위업이었다. ‘팰컨 9가 성공적으로 회수되었던 점은 인간이 우주로 탐험하는 비용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재사용 로켓은 이제 우주로켓의 표준이 되었고 우주 여행을 가능하게 할 혁명적 기술이 되었다.

 

인간은 어떤 탐험을 해 왔는가?

 

1부는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인류가 유라시아로 향한 인류 대이동의 첫 번째 물결에서 시작한다. 고대인부터 로마인은 문명은 주도하는 세력은 탐험과 무역, 사상의 교류가 문명의 발전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바깥 세상으로 탐험을 나선 것은 호모 에렉투스다. 이를 아프리카 기원설로 보고 현생 인류의 조상 중 일부가 아프리카를 벗어난 것을 ‘2차 아프리카 기원설로 부르기도 한다. 12~7만년 전에 두 차례에 걸쳐 호모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오스트레일리아까지 탐험했다. 해수면이 지금보다 낮아 인도네시아, 유럽, 중동, 스페인까지 이들이 탐험한 광범위한 지역을 탐험했다.

그리고 14,000년 전에는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건너가 아메리카 대륙에 첫발을 내딛었다.

 

학창 시절 우리는 베링해협을 빙하기 때 이어진 베일 해협을 통해 인류가 이동했다고 배웠다. 빙하기 때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걸어서 두꺼운 빙판 위를 이동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저자는 이보다 베일 해협 아래 위치한 알류산 열도의 섬을 주목한다.

 

 

고대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운 점은 대홍수 신화가 문명의 곳곳에 확인되는 점이다.

지중해는 한때 거대한 소금밭이었다. 600만 년 전,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이 충동하면서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나가는 길목이 육지로 막히는 메시니안 염분 위기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지중해에 갇힌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소금이 쌓이고 해양생물은 대부분 멸종했다.

 

500만 년 전에는 스페인과 모로코 사이 지브롤터 해협이 생기면서 바닷길이 열렸고 대서양의 바닷물이 폭포처럼 밀려 들어왔다. 아마존 강 유량의 1,000배에 달하는 폭포가 거의 1.6킬로미터 높이로 떨어져 내렸다. 흑해 역시 같은 이치로 기원전 5,600년 전 보스포루스 해협이 열리면서 지중해의 바닷물이 밀려들었다. 마을을 이루고 살았던 이 지역에 노아의 방주같은 홍수 신화의 원형이 생겨났을 것이다.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을 포괄하는 지중해는 문명의 고속도로가 되었다. 이 지역에 등장한 페니키아인은 문명이 전파하도록 매개했고,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최초로 동서양을 연결함으로써 문화 교류를 촉발했고, 비로서 세상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스의 사상이 아시아로 확산되고 아시아의 사상도 지중해 세계에 알려졌다.

 

2부는 로마 제국의 멸망 후 바이킹 이야기에서 마젤란 원정으로 이어진다.

 

로마 제국의 멸망은 단 하나의 사건으로 설명할 수 없다. 전성기의 맞았던 로마가 내리막을 걷는 동안 가장 중요한 사건은 312년에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국교로 정한 일이었다. 그로 인해 395년에 로마 제국은 동로마와 서로마로 영구히 분리되었고 410년에는 서고트족이, 455년에는 반달족이 로마를 약탈했으며 476828일에는 로마의 마지막 황제가 폐위되었다.

 

로마 제국이 분리된 이후 1,000년 동안 지속된 동로마 제국의 멸망은 유럽인에게 대항해 시대를 촉발시켰다. 동로마 제국을 무너뜨린 오스만 제국이 실크로드를 장악해 유럽과 아시아의 무역로가 단절된 것을 우려한 유럽인들이 대체 무역로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보통 대항해 시대라고 하면 유럽인들이 배를 타고 해상 무역이 발달하지 않은 낙후된 세계로 들어가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런데 사실 유럽인이 갔던 곳에는 이미 잘 짜인 해상 무역망이 존재했으며, 유럽인의 모험도 실제로는 더 큰 대포로 무장한 채 많은 사람이 살고있는 지역을 정복하러 갔던 것이다.

 

바스코 다 가마가 희망봉을 돌아 인도에 도착했을 때 만난 아랍 상인들 중 일부는 그에게 왜 찾아왔냐고 화를 내며 바스코 다 가마의 2차 탐험을 왔을 때는 반포르투갈 세력을 모아 캘리컷 전투를 벌였다.

 

지중해보다 세상의 중심이 되었던 바다는 인도양이었고, 이곳은 아랍, 인도, 중국의 뱃사람들이 수천 년 동안 뛰어난 항해술을 기반으로 해상무역망을 갖추고 있었고 무역이 활발했다.

 

대항해 시대가 시작된 이유도 유럽은 변방에 위치했고, 유럽인의 제품은 인도와 중국인에게 흥미롭지 않았다. 유럽의 권력자들은 아시아인에게 팔 만한 상품을 찾기 위해 애썼고 무력으로 아시아인의 상품을 강탈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것은 1839년에 대영제국과 청나라의 아편전쟁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였다.

 

 

15세기에서 19세기의 세계의 맹주는 중국이었고 그 지위는 견고했다. 명나라 집권기였던 1405년부터 1433년까지 정화 제독이 지휘하는 함대가 인도양으로 일곱 차례 원정을 떠났다. 60척이 넘는 거대한 보물선과 그보다 작은 200척의 지원선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승선 인원이 3만 명에 달했다. 함대에서 가장 큰 배는 4층짜리 갑판에도 길이가 120미터, 폭이 52미터를 넘었고 엄청난 양의 화물과 1,000여 명의 선원을 태웠으며 아홉 개의 돛대에 달린 돛을 펴고 항해했다. 배의 규모를 상상하기 힘든 정도인데 콜럼버스 선단에서 가장 컸던 산타마리아 호가 23미터에 달하는 것을 비교하면 정화 원정대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정화는 원래 중국인이 아니었다. 그는 원나라 시대 중국 윈난 지방의 공직자였던 이슬람교도의 아들로 태어났고 원래 이름도 정화가 아니었다.

정화의 원정대 이후 명나라가 해상 무역을 차단하고 봉쇄정책을 취하는 것은 유럽으로 주도권을 넘어가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대국이어서 외부 세계와 교류하지 않아도 부족한 것이 없었다. 외국과의 교류가 중국의 권력자에게 위협이 되는 새로운 사상을 유입될 수 있다고 생각한 점도 중요한 이유다. 보수적인 유학자들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나라의 문을 걸어 잠갔으며 외국과의 접촉은 차단되었다.

 

외부 세계와 단절되면서 중국의 기술 발전은 침체했고, 중국이 열망했던 세계무대의 주도권은 유럽으로 건너가고 말았다.

 

 

3부는 인간이 비행 기술을 완성하면서 하늘로 과학 탐험을 떠나 최근까지 우주 경쟁을 벌였던 이야기를 다룬다.

 

무역로가 생겨나면서 전 세계가 연결되었지만 유럽에서 배를 타고 서쪽으로 가면 아시아에 닿을 수 있다는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젤란이 나름 항로를 찾아냈지만 너무 멀어서 현실적이지 못했다. 사람들은 북극을 지나거나 아메리카 대륙을 관통하는 다른 길을 찾아다녔다. 탐험가는 북극, 남극의 극점을 차지 위해 노력했고 마침내 지구상 위치한 모든 육지에 발자취를 남겼다.

 

인간의 탐험은 이제 하늘로 향했다.

 

인류가 비행기를 설계하고 제작하고 운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지 100년이 넘었지만 비행기는 여전히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비행하는 공간은 점차 확대되었고 마침내 텅 비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대기로 향했다.

1969720, 전 세계에서 약 53,000만 명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아폴로 11호의 사령관 닐 암스트롱이 달착륙선에서 나와 인류 최초로 다른 천체에 발을 내딛는 순간을 시청했다. 우주선 아폴로는 1969년부터 1972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달에 착륙했고 총 열두 명의 우주인을 달 표면에 내려놓았다. 아폴로 계획 중에서 마지막 세 차례는 우주인들의 활동 범위를 넓히기 위해 월면 이동차를 가져갔으며, 마지막 탐사였던 아폴로 17호에는 해리슨 슈미트라는 지질학자가 탑승했는데 그는 다른 천체에 간 유일한 과학자였다.

 

인간은 달보다 더 멀리 있는 화성으로 무인 탐사선을 약 50회를 발사했으며 그중 절반가량이 성과를 거두었다.

 

2019년 탐사선 뉴호라이즌은 그동안 탐사했던 천체 중 가장 먼 울티마 툴레의 사진을 찍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인류는 태양계를 넘어 다른 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관찰하기 위해 꾸준히 기술을 개발했다. 거대한 우주가 지구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류는 미지의 세계로 가는 위험을 감수했으며 그 대가로 번영을 누렸다. 인류의 영역을 넓히고 같은 목적으로 인류를 통합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우리가 사는 영역을 밖으로 넓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우주 탐사라는 큰 도전에서 중요한 지점을 지나고 있다. 화성에 유인 탐사선이 착륙하는 순간은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다. 인류는 화성 너머의 탐험을 지속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방랑의 유전자를 계속 개발할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평소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이었고, 팍스 몽골리카의 원정, 훔볼트, 이븐 바투타의 여정, 인도 대륙의 패권 국가와 이집트, 로마제국, 오스만 투르크 제국 이야기는 너무 흥미로웠다.

 

역사, 세계사와 인간의 탐험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대단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리뷰어스클럽 #서평단모집 #네이버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서평단 #소소의책 #인간의탐험 #세계사 #앤드루레이더 #민청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영광된 대한민국 진실된 바른 역사의 서술
심천보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광된 대한민국 진실된 바른 역사의 서술

 

오늘 소개할 책은 조선뉴스프레스에서 출판하고 심훈가 종손 심천보 님의 저술한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이다. 이 책은 저자가 80년 인생을 경험하고 느낀 소회를 밝은 책이다.

 

저자는 심훈가의 종손으로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인 박동혁의 실존 인물 심재영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은 19세에 농촌계몽 운동을 하러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에 내려와 집을 지었고 아직도 그곳에 거주한다.

 

당진의 발전상은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을 잘 보여준다. 바닷물을 막은 제방 공사로 농토가 생기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서해대교를 보며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가지게 된 한국 현대사를 자랑스러워한다. 건축가로 세계 곳곳의 발전상을 보며 한국의 발전상을 비교하면 한국전쟁으로 인해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오늘의 기적을 이룬 한국의 모습이 더욱 뿌듯할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은 그의 보수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건국이 1948815일 이승만 대통령 시절이 타당한 이유를 설명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다진 초석에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 현대사에서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만큼 명암이 뚜렷한 대통령은 드물다. 두 분 모두 장기 집권을 했고 한국의 경제를 탈바꿈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모든 대통령에게 명암이 있지만, 저자는 특히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의 밝은 면을 강조한다. 한반도 역사 5,000년 이래 백성이 굶은 시절을 벗어난 건 최근 현대사가 처음이기에 굶는 시절은 경험한 저자에게 굶는다는 것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는 현장임을 몸소 체험했을 것이다.

 

이번 책을 읽는 동안 어른들이 티비 조선에 채널을 고정하고, 채널에서 내보내는 방송 정보를 신뢰하고 여느 방송에서 다룰 수 없는 최신의 정보를 내보낸다고 신뢰하는 모습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의 집권 시절인 1945년부터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 사이 대통령의 정치적인 판단과 결정을 지지한다. 친일 세력의 제거가 우선인지 공산 세력을 우선 제거하고 나라를 굳건히 한 후에 친일파 세력을 정리하는지 그는 많은 고민은 했다. 결과는 친일파 청산 문제는 아직 미완의 과제로 남아 현재에도 정치적인 갈등으로 작용한다.

 

만일 그가 다른 선택인 친일파를 먼저 제거하고 좌익 세력이 정국을 주도했으면 한국전쟁은 없었고, 남한은 흡수통일이 되었을 거라 예상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잘한 점은 초등 무상교육 실시, 농지개혁으로 소작농을 없애고 모두 자작농으로 바꾸었으며, 모두 한 표를 행사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켰으며,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유경제 제도를 도입한 것을 꼽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인 면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분노는 쉽고 해법은 멀다라는 명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이들에 대해 치하는 마땅하지만, 좌우 진보, 보수를 아우르며 양쪽의 역사를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한국은 안타깝지만,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정학적으로 주변 강대국의 부침에 시달려왔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패권 국가 중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저자는 건축가로 미국에서 40여 년간 생활하고 세계 곳곳의 정치, 경제적으로 주요 도시와 나라를 경험에 기반해서 미국과 가까이해 손해 본 나라가 없고, 중국과 가까이해 이익을 본 나라가 없다고 소개한다.

 

친구는 선택할 수 있어도 지정학적 이웃은 선택할 수 없다.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반만년 간 수없는 침략을 받고 지배를 받으며 조공을 바치고 명맥을 유지하느라 피눈물의 세월을 보냈다. (p.581)

 

한국 현대사에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은 피와 땀을 흘려 세계 10대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중국과 일본을 추월했다는 자신감을 가지기도 했다.

 

중국과 일본의 정치적인 움직임은 그 어느 때보다 한국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한국에 주둔하는 주한 미군은 우리 안보에 절대적이지만 언젠가는 떠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군이 주둔하는 정치적인 명분과 경제적인 부담이 가중되어 명분이 사라지면 주둔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른 나라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것을 보며 우리 안보는 우리가 지킬 수 있도록 국방력과 경제력을 키우는 것만이 한국이 나아갈 방향이다.

광복 후 쌓아온 이 기적의 대한민국을 온전히 후대에 물려주고, 더 키워서 남북통일의 날을 기다리게 할 수 있도록 현세대는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다시 중국과 일본의 멍에를 지는 시대, 그들의 바짓가랑이를 기어 다녀야 하는 참혹한 시간이, 다시는, 결코 와서는 안 된다. (p.585)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읽는 동안, 확인하고 궁금한 내용이 더 많이 생겼다. 부끄럽게도 심훈의 <상록수>도 국어 시간에 배운 단편적인 지문으로 읽어봤기에 마음속으로 부끄러웠다. 대한민국의 앞으로 비상하기 위해선 좌우의 날개가 필요하다는 말이 더욱 마음에 다가온다.

 

저자의 보수적인 견해가 궁금한 사람은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우리는누구인가우리는어디로가는가 #심천보 #심훈 #조선뉴스프레스 #정치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자의 역사 - 부자의 탄생과 몰락에서 배우는 투자 전략
최종훈 지음 / 피톤치드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자의 탄생과 몰락에서 배우는 투자 전략

 

피톤치드에서 출판한 최종훈 대표님의 <부자의 역사>는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역사상 최고의 부자를 추적해 그들의 탄생과 몰락을 소개한다.

매년 포브스지에서 선정하는 최고의 부자 순위와 함께 역사상 최고의 부자 순위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하마르티아와 페리페테이아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세기적 부자 15인의 삶을 내밀하게 조망한다. (책표지 중)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은 하마르티아를 소개한다. 그는 위대한 인물이 갖는 선천적 결함, 격정적인 성격에서 비롯한 판단 착오를 하마르티아로 정의한다. 끝도 없는 오만함, 치명적인 도덕상 결점도 모두 하마르티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부자들은 이러한 하마르티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페리페테이아’ (이야기의 반전)를 통해 다시 일어난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이사진에 의해 비참하게 쫓겨났지만, 이 순간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고 결국 다시 애플에 합류한다.

 

나탄 마일드 로스차일드는 영국과 프랑스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두 나라가 전쟁을 벌여 파산 직전에 이르지만, 웰링턴 장군이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을 무찔렀다는 뉴스를 가장 먼저 듣고 시장에 쏟아진 영국 국채를 헐값에 사들여 로스차일드 가문이 일어나도록 한다.

 

세계사적 흐름을 살펴보는 데 이들 부자의 사업 분야를 확인하는 것은 당대 사회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다. 크로이소스를 통해 화폐 경제가 발생한 사회를 가늠할 수 있고, 메디치 가문과 로스차일드 가문을 통해 금융업이 당대 사회에 미친 영향을 알 수 있다.

록펠러, 카네기는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석유, 철강업임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의 부자인 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를 통해 인터넷 사회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저자는 다섯 가지 덕목으로 분석 차트를 만들어 부자를 분석한다.

 

독창성 : 전에 없던 개념을 생각해내는 창의적인 발상, 기존에 있던 것을 조합하는 능력

진실성 : 도덕적 덕목과 사회적 기여를 통한 종교적 헌신, 정신적 가치에 대한 믿음

성실성 : 끈기와 인내, 불요불굴의 정신, 집착력과 근면성

개방성 :새로운 변화에 대한 오픈마인드, 문제를 수용하는 솔직함, 회복탄력성 (p.20)

 

 

5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고대시대 신화적 인물 욥, 리디아의 부왕 크로이소스, 로마를 사들인 크라수스, 중세시대 영국을 세운 정복자 월리엄 1, 아프리카의 황금왕 만사 무사, 중세 경제 교황 코시모 데 메디치, 근대시대 유럽 최고의 금융 가문인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 석유 재벌 록펠러, 강철왕 카네기, 자동차 시대를 개척한 헨리 포드, 현대시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이츠, 주식 투자의 교본 워렌 버핏, 스마트기기의 개척자 스티브 잡스, 네트워크의 몽상가 저커버그, 유통 재벌 제프 베조스를 소개하고 있다.

 

 

1957년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가난한 집 8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장인은 길거리 넝마주이에서 재벌로 올라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거지에 가까운 삶을 살았던 그녀가 태어난 후 10여 년이 지났을 때 중국 본토에서 문화혁명이 일어났다.

 

1980년 선전에 있는 제지회사의 말단 경리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선전의 제지회사를 다니며 폐지 수출입에 천문학적인 돈이 흐른다는 사실을 간파한 그녀는 스물여덟 살 때 혈혈단신으로 홍콩으로 건거갔다.

 

남들보다 무조건 가격을 후하게 쳐주는 전략은 수많은 넝마주이들이 그녀를 찾도록 했고, 그녀는 아메리카 청남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밴을 타고 미국으로 건너간다. 10여 년에 걸쳐 미국 전역에 7개의 폐지 수집, 포장, 운송회사를 설립했다. 1995년 홍콩 최고의 제지회사인 주롱제지는 세계 100대 제지회사 중 31위를 차지했고, 그녀는 폐지의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었다.

 

1744년 유럽 최고의 가문 로스차일드 가문을 일으키는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가 프랑크푸르트 유대인 게토에서 태어났다. 마이어의 부모는 부자들이 쓰고 버린 골동품이나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잡동사니를 주워 파는 고물상에 불과했다. 마이어는 오펜하이머 밑에서 상업 지식과 비즈니스 감각을 길러 사업을 물색했다.

 

빌헬름 공은 마이어의 제품에 관심이 많았다. 1785년 부친 프리드리히 대왕의 사망으로 빌헬름 9세로 즉위했다. 마이어가 빌헬름 공과 거래한다는 소식은 마이어의 비즈니스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1769년에는 빌헬름 공의 어용상인으로 임명되기까지 했다. 마침내 1799년에는 신성로마제국 황제로부터 황실 어용상인지정도 받았다. 그는 평소 눈여겨보던 구틀러 슈나더라는 여인과 결혼할 수 있었고, 그녀를 통해 다섯 명의 아들을 낳으며 로스차일드가를 일으켰다. 마이어 암셸의 위대함은 아들들의 성장에서 나왔다.

 

마이어의 하마르티아는 유대인이라는 그의 신분이었다.

 

마이어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로스차일드의 투자가 가장 빛을 발휘한 순간은 영국과 프랑스 전쟁 때이다.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이 이겼지만, 마이어의 아들 나탄은 가지고 있던 영국 국채를 시장에 이틀에 걸쳐 모두 매각했다. 시장에선 나탄의 행동을 보고 영국이 패전했다는 소식이 빠르게 전해졌다. 영국 국채 가격은 폭락했다.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판단한 나탄은 시장에 헐값에 나온 국채를 쓸어담기 시작했다. “잠시 후 승전 소식이 증권거래소에 날아들었고 국채 가격은 치솟았다.” 이 일로 나탄은 기사회생했다.

 

마이어는 유언으로 그들의 후손은 어떤 경우에도 로스차일드 상회에 참여할 수 없으며 회사의 사업이나 장부, 서류, 재고품을 검사할 권리를 갖지 못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독일계 유대인들의 최대 후원자이자 보호자였다.

 

부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록펠러와 카네기의 기부에 관한 내용이다. 거부로 성장한 그들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자를 압박하여 독점적인 지위를 가졌다. 은퇴 후 기부를 통해 사회에 자신의 부를 환원하는 모습은 부자에 대한 존경을 가져오게 한다.

 

현대 미국 부자를 대표하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더기빙 플레지운동을 주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운동은 10억 달러 (한화 11,300억 원)이상의 재산을 소유한 부자가 자신의 재산의 절반이 5억 달러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약속을 뜻한다. 얼만 전 우리나라 배달의 민족 창업자 김봉진 의장이 이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우리에게 놀라움을 전했다. 이 운동을 시작한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버크셔 헤서웨이라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부를 이룬다.

 

게이츠의 하마르티아는 너무 잘 나가는 것이다.

 

1990년 미국 연방무역위원회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를 PC의 운영체제로 판매하는 데 독점적 지위를 이용했다면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기점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줄소송에 시달린다.

 

게이츠의 페리페테이아는 자신의 파트너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성공하는 데 오랜 친구이자 동료였던 앨런과 발머가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또 한 명의 파트너는 그의 아내 멀린다이다. 멀린다를 통해 게이츠는 세상을 향한 기부와 사회 운동에 투신하게 되었다.

 

빌앤드멀린다재단은 에이즈와 같은 불치병을 퇴치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자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활동은 빌은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그의 절친한 친구인 버핏은 언론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데 자못 특이한 주제로 세상에 알려진다. 2011년 버핏은 자신의 작년 소득이 6,286만 달러를 벌었는데, 세금은 고작 692만 달러가 나왔다고 공화당 하원의원에게 불만 섞인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그는 자신과 같은 부자들이 나라를 위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며 자신 납세의 의사를 내보였다.

 

<부자의 역사>를 보며 세상을 움직였던 부자의 면면과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전세계 최고 부자는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다.

 

베조스의 하마르티아는 이혼과 비인간적인 아마존의 작업환경이다.

 

베조스만큼 전 세계의 환호와 비난을 동시에 받는 부자는 없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혼 후 그의 재산은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베조스의 사업 영역을 보면 앞으로 우리 사회가 주목할 분야를 가늠할 수 있다.

 

부자의 역사를 잘 정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저자는 이 일은 훌륭히 해내고 제대로 정리해서 <부자의 역사>를 소개한다.

 

경제, 역사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부자의역사 #최종훈 #피톤치드 #경제 #부자학 #투자원리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상 익명의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신경숙의 찬란한 헌사

 

창비에서 출판한 신경숙 작가님의 <아버지에게 갔었어>13년 전 그녀가 들려준 <엄마를 부탁해>가 어머니 이야기라면 이번 책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다.

 

감명 깊게 읽었던 부모에 관한 책을 돌이켜보니 김정현 님의 <아버지>와 신경숙 님의 <엄마를 부탁해>가 생각났다. 신경숙 작가님의 차분하고 마음속에 켜켜이 묻어둔 감정을 끄집어내는 문체는 이번에도 내 마음을 울렸다.

이번 소설도 많은 분에게 사랑받을 작품이라 생각했다.

 

저자인 신경숙 님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이번 신작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그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로, 삶과 세상에 대한 무르익은 통찰과 철학, 여러겹의 아버지의 모습과 가족을 향한 연민에서 비롯된 깊은 사유를 시리고도 찬란하게 펼쳐놓는다. (책날개 중)

이번 소설은 주인공 헌이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딸이 교통사고를 당해 자신의 눈앞에서 딸의 죽음을 목격한다. 그 사건은 그의 삶을 중지하고 가족 단톡방에서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가족 모두 그녀를 이해한다.

 

엄마의 병이 위중해 서울로 치료차 입원하게 되어 고향 J시에 아버지를 돌볼 사람이 없어 헌은 자진해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내려간다.

아버지 마음에 응어리진 돌을 하나둘씩 끄집어내 헌과 공유한다. 헌은 자신이 느끼는 수면 장애를 아버지도 가지고 있고, 자신만 몰랐던 아버지에 관한 사실을 하나둘씩 확인하며 아버지의 인생을 되새긴다.

 

 

아버지는 내가 J시를 떠났을 때 눈이 붓도록 울었다.

 

아버지는 J시의 집에서 1933년 초여름에 태어났다. 처음부터 장남은 아니었다. 위로 형이 셋, 누나가 둘이 있었으니 여섯째였으나 전염병이 돌던 해에 형 셋을 잃고 장남이 되었다. 조부는 전염병이 무서워 아버지를 학교에 보내는 대신 명심보감, 소학을 익히도록 했다. 아버지가 열네 살 때 다시 전염병이 돌았고 조부의 큰아버지를 문병 다녀온 조부, 조모도 감염이 되었다. 아버지는 그 여름에 이틀 간격으로 부모를 잃었다.

 

아버지는 동네의 다른 아버지들과 달리 농부의 모습이 아니었다. 선글라스에 오토바이를 타고 하얀 얼굴로 다리 위에서 헌을 마중 나왔을 때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외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아버지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기에 헌은 아버지와 함께 있기 위해 J시로 내려간다. 아버지는 밤이 되면 눈물이 흐른다. 아버지는 헌을 위해 산낙지를 사러 시장에 가자고 하지만, 헌이 기억하기에 산낙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딸의 학사모 사진을 거설 벽에 걸어두고 싶지만 딸은 좀처럼 아버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이 딸을 잃어버리고 아버지의 청을 들어드리고 싶어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어 보내려 하지만 직접 보내드리진 않는다. 아버지는 딸이 자신에 대해 쓴 글을 가슴에 안고 눈물을 흘린다.

 

언젠가 내가 아버지에게 당신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내가 무엇을 했다고?했다. 아버지가 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내가 응수하자 아버지는 한숨을 쉬듯 내뱉었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살아냈을 뿐이다,. (p.6)

 

작은방의 아버지 곁에 가만히 누워 발을 뻗어봤다. 아버지의 정강이뼈와 내 무릎이 부딪쳤다. 살집이라곤 전혀 없는 아버지의 정강이. 죄송해요, 아버지. 허무와 두려움이 밀려들어 어둠 속에서 아버지처럼 내 이마에 손등을 얹어봤다. (p.73)

 

내가 뭔 짓을 하는지도 모름서 살믄 그게 사는 것이냐. 아버지가 스스로 치매 검사를 받아봤다는 말에 나는 침울해졌다. 가족 누구에게서도 아버지가 치매 검사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치매 검사를 받으러 갔을 아버지. (p.92)

 

아버지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섬망증세와 우울함 때문인지 의식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밤에 일어나 바깥으로 나돈다. 이런 증상에 딸은 걱정이 앞서지만 인지 능력은 이상이 없는 아버지가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믄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제. (p.92)

 

아버지는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면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라고 해서. 붙잡지 말고 흘러가게 놔주라고 해서. (p.92)

 

결박당한 송아지의 코청을 뚫고 나올 때 손이 떨려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눈을 떠보니 송아지의 코에서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송아지의 몸부림에 핏방울이 아버지의 얼굴에 튀었다. 아버지는 누나가 가져다놓은 양푼 속의 흰 소금을 한움큼 집어 외조부가 일러준 대로 송아지의 코에 뿌렸다. (p.99)

 

내 아버지도 어린 시절 소를 몰고 꼴을 베고 소를 몰았다고 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소의 코뚜레를 생각하니 누군가 소를 길들이기 위해 코뚜레를 뚫었을 것이다. 헌의 아버지가 열네 살 때, 이틀 새로 부모를 여의고 외조부는 아버지를 위해 송아지를 주었다. 송아지가 자라 아버지가 몰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자신의 송아지는 자신이 코뚜레를 하겠다고 한다. 그 송아지는 집안의 큰 재산이었고 아버지는 동네 사람의 논밭에 송아지를 몰고 가 이랑을 만들고 쟁기질을 했다.

 

나중에는 총 쏘는 것도 아까웠던가벼. 또랑가의 팽나무에 쭉 둘러앉게 해놓고는 죽창으로…… 그것으로 죽을 때까지 찔렀다. 나중에는 저들은 가만있고 서로 쯔르게 해서는…… 온 마을이 비명 쇨에 피 냄새에 눈알이 터지고 배가 터지고 창시가 터지고…… (p.108)

 

전쟁이 J시에 다가왔다. 6사단 사람들이라고 불리던 인민군은 농촌인 마을 사람들도 죽이고 지나가려 했다. 난리통에도 살아남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헌의 아버지도 기적과도 같이 생존하게 되었고, 징집을 피하게 하려는 작은 아버지는 아버지의 검지 손가락이 잘리게 한다.

 

큰봉은 아무것도 모른 채 긴장하고 있는 아버지 오른손 검지를 작두 사이에 끼워 넣고는 빠른 속도로 작두날을 내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놀라서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눈을 가린 수건을 벗겨냈을 때 큰봉은 잘린 손가락을 짓밟아 으스러뜨리고 있었다고. (p.110)

 

아버지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고통스러운지 어깨를 움츠리고 등을 구부렸다. 아버지는 사람이 무서웠던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누가 무슨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그것이 가장 무서웠다고. (p.116)

 

 

마음이 안 조앗다

가난한 아비를 만나 이른 나이에 집을 떠나 생면부지의 타지에서 혼자 밥 끄리머고 살게 한 것도 모질라 혼인을 앞두고서 기픈 시름에 잠꼈쓸 너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저리고 미안햇따

내가 할 수 있는 거슨 소의 숫자를 줄이지 안는 것엇따

네가 사준 일곱 마리에서 한 마리도 줄이지 안으려고 노려햇따

경운기타고 낙천이랑 소몰이 투쟁에 나간 것도 그래서엿다 (p.184)

 

처음으로 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아버지의 소년 시절을, 아버지의 청년 시절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전염병으로 이틀 사이에 부모를 잃은 마음을, 전쟁을 겪을 때의 마음을, 얼굴 한번 보고 엄마와 결혼하던 때의 마음을, 큰오빠가 태어났을 때의 아버지 마음은 어떤 것이었나를. 짐작이 되지 않았다. (p.197)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아버지 모습이 떠올랐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가 가장 힘들었던 시대를 지나올 때 갖은 고생으로 오늘을 만든 분들이 아버지세대이다. 과거 아버지는 책임감이라는 짐을 어깨에 지고 어떤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가족을 건사했다.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아버지의 모습을 돌아보길 제안한다.

 

자녀의 동영상을 찍는 시간의 10분의 1이라도 부모의 모습을 기록하라는 조언은 금과 같다. 어색해서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 간격만큼 서로에 대해 잘못 기억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니 서로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할 것이다.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저자의 전작 중 하나인 <엄마를 부탁해>와 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이다. 전작이 어머니에게 바치는 이야기라면 이번 책은 아버지에게 바치는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시간 속에 아내와 자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지금이라도 아버지가 있는 분은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드리길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아버지에게갔었어 #신경숙 #창비 #소설 #장편소설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더의 오판 - 왜 리더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까,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유효상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리더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까

 

클라우드나인에서 출판한 유효상 교수님의 <리더의 오판>은 리더의 현명한 판단을 막는 치명적 편향 패턴을 공개한다. 이 책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둔 CEO, 투자자, 정치가를 위한 도서이다.

 

저자인 유효상 교수님은 동국대학교 MBA, 숙명여자대학교 MBA 주임교수, 차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숭실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삼성그룹과 동양그룹 등 대기업에서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실물경제에 대한 감각을 익혔고 벤쳐캐피털대표와 컨설팅 회사 대표를 지내면서 신규사업, 해외투자, 인수합병, 벤처투자 등의 업무를 진행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행동경제학을 처음으로 국내에서 학부와 대학원에 도입했으며 기업가정신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니콘 연구와 인수합병 분야 최고 전문가로 알려졌으며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과 혁신에도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다. (책날개 중)

 

저자는 유니콘 기업을 연구하고 벤처투자에 관한 업무를 하며 수많은 리더를 만나고 그들의 특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리더의 오판은 크게 8가지의 기준으로 나타난다.

 

리더의 오판 1 :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서로 같은 생각을 한다: 도대체 왜 바뀌지 않는 걸까?

 

리더의 오판 2 : 공정성

우리는 항상 합리적으로 판단한다: 도대체 왜 불만이 가득한가?

 

리더의 오판 3 : 인재 선발

우리는 딱 보고 인재인지 안다: 도대체 왜 인재를 못 알아볼까?

 

리더의 오판 4 : 평가와 보상

우리의 평가는 공정하다: 도대체 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리더의 오판 5 : 과신

우리의 능력이 성공을 만든다: 도대체 왜 능력과 과신을 구별 못 할까?

 

리더의 오판 6 : 전략

우리의 성공은 직관과 통찰의 결과다: 도대체 왜 기회를 차버리고 대신 위험을 택할까?

 

리더의 오판 7 : 의사결정

우리가 정답을 찾아야 한다: 도대체 왜 의사결정에 집단지성이 필요할까?

 

리더의 오판 8 : 자기인식

인간은 이성적 존재다: 도대체 왜 우리는 무지함을 인정하지 못할까?

 

 

리더는 조직에서 성공 경험을 축적하고 구성원의 성공적인 평가를 받으며 그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도 의사결정에서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이유는 스스로 인정하기 힘든 인지 편향과 과신이라는 숨은 인자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리더의 잘못된 결정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다수의 사람을 대리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타성이 강하다. 그들은 과거의 방식에 익숙해 있고 기존의 체제를 고수하려는 현상유지 편향이 매우 강하다. 그들은 과거 성공의 경험을 통해 축적한 지식을 과신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오류일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21)

 

리더가 오판을 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현상유지 편향이라 생각한다. 자신에게 성공의 경험을 가져다준 사고방식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리더뿐만 아니라 개인이 가지는 수많은 편향이론의 소개도 인상적이다.

 

특히,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전망 이론에서 소개하는 손실 회피 심리는 주목할 만하다. 사람들이 이익의 크기보다 손실의 크기를 2~3배 이상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공정에 관한 이케아 효과는 아무리 조악한 완성품일지라도 자신이 직접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 만든 물건에는 비합리적으로 후한 평가를 주는 심리를 의미한다. 내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제품에는 나만의 애착이 형성되는 것이다. 코로나 정국으로 유행하고 있는 밀키트 역시 같은 범주로 생각할 수 있다. 준비된 재료를 구입해 자신이 요리하여 음식을 만드는 밀키트 제품은 자신이 요리했다는 만족감을 제공한다. 레토르트 제품보다 과정이 더 복잡해졌지만 내가 한 음식이라는 점이 대중에게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할 때 5초 내에 그 사람이 호감인지 비호감인지 판단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에서 우리의 뇌는 판단을 결정하는데 몇 초 내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후광효과와 관련한 다트머스대학교의 연구팀은 자극이 들어왔을 때 자기공명영상으로 뇌가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 뇌 측두엽 편도체를 촬영했다.

 

뇌는 공포의 표정을 봤을 때 1,000분의 17초의 속도로 반응했고 행복한 표정에는 1,000분의 183초의 속도로 반응했다. 부정적인 첫인상을 판단하는 데 0.017초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p.85)

 

이러한 성급한 판단은 틀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리더는 자신이 내리는 판단에 인지 편향이 개입할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의 판단을 보조할 방법으로 시스템 리더십을 강조한다. 집단 지성의 플랫폼을 형성해 다수의 의견을 모아 시스템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실수가 적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리더는 집단지성의 설계자와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오늘날 리더의 판단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위기 대응력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경제적인 피해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리더는 자기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자기인식은 리더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스스로 모르는 부분이 있고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리더의 의사결정은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더 나은 의사결정은 가능하다. 행동경제학의 조언은 무엇보다 모르는 것조차 모르는상태에서 벗어나 모르는 것을 아는상태로 가기 위해 노력하라고 주문한다. 이를 통해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유효상 교수님은 행동경제학자의 이론을 책 곳곳에 소개하고 있다.

<리더의 오판>은 지금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리더의오판 #유효상 #클라우드나인 #경제 #경제이야기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