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과 종교로 인한 갈등은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전쟁의 이유 중에 가장 핵심이 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특히 인종에 대한 차별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가장 대표적인 부분임을 누구나 알지만 이에 대한 자각은 실상 아픔을 겪지 않는 사람이면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겪지 못한 것에 대한 모호함...그렇지만 모든 것을 어찌 실제 경험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으랴. 이번 책을 통해서 늘상 들어오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차별정책인 아파트트헤이트의 잔혹성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지구상의 대륙 가운데 가장 차별 받고 아직까지도 수난을 겪고 있는 곳을 꼽으라면 아프리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왜일까? 가장 많은 강대국으로부터 침략을 당하고 노예로 팔려가면서 많은 아픔을 겪었던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서일까? 피부색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쉽게 말하더라도 길가에서 만난 흑인들에 대해서 나 또한 쉽게 편안한 마음이 되지 않는 것은 어색함과 더불어 서양인들에 의해 나도 모르게 길들여진 환경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려서부터 눈처럼 하얀피부의 공주를 최고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을 잠자리에서 읽어주고 동경하도록 만들었으니 말이다. 물론 지금은 많는 변화를 겪고 그러한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좋아할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 책장을 펼치기 전에 표지에서 포옹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묘한 슬픔이 느껴진다. 아이들은 그렇다. 적어도 어른들에 의해서 길들여지기 전의 아이들은 편견이나 차별을 모르고 한데 어울어지는 천성을 가졌으리라.. 문제는 주변의 상황이고 아이들에게 편견을 불어넣는 어른들때문이다. 속이 아닌 껍질의 문제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할만큼 중요한가를 질문했을때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차별은 무시할 수가 없다. 남아공아국의 차별정책으로 아픔을 겪는 아이들의 이야기 .아이들의 시선으로 엮어내는 이야기 일곱편을 마음 한 구석을 너무도 무겁게 만든다. 자연스럽게 색깔과 정도에 따라서 등급을 나누어서 차별 정책을 벌여온 남아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가 폐지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러한 차별이 생활속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짐작은 한다. 저자가 흑인이 아닌 백인이기에 그들의 아픔을 좀더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아직까지도 자행되는 정체불명의 인종차별에 각성하지 않을 수 없다. 투쟁하는 어른들의 모습보다도 아무것도 모른채 차별의 고통을 겪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에 가슴이 더 미어진다. 선택해서 태어난다면 누가 어려운 상황을 선택할까? 문제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우리에게 문제가 있으리라 .더불어 이렇게 불완전한세상에서 그 모순의 과정을 고쳐나가야 하는 것도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면서 말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만나는 멋진 인물이야기] 그동안 딱딱한 일대기 위주의 인물이야기를 읽던 아이들에게 그 사람이 어떤 업적을 남기고 어떤 생애를 살았는지를 묻는 대신, 그 사람과 멋진 하루를 보낸다면 무얼 하고 싶니?라고 묻는다면 아이들은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가능한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아이들은 상상력의 샘물의 물꼬를 터줄 필요가 있다. 별별인물이야기에서 만나는 아인슈타인 일대기, 혹은 업적을 장황하게 나열하기 보다는 위인으로써의 아인슈타인이 아니라 이웃집 할아버지같은 그래서 함께 배도 타고 담소도 주고 받을 수 있는 인물로 느껴진다.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해 주는 인물은 바로 베를린에 사는 마리아이다. 여름방학을 카프트에서 보내게 된 마리아는 빅토르를 만나게 된다. 빅토르의 할아버지는 바로 아인슈타인과 친구 사이. 아인슈타인에 대해서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이 꼬마들은 나팔소리와 함께 갑자기 나타난 아인슈타인을 따라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 된다. 노벨상을 받은 아인슈타인은 유명세를 톡톡히 치뤄야했다. 많은 사람들로 벗어나고 싶었던 아인슈타인은 카프트의 별장에서 여름을 한가로이 보내기를 즐겼다고 한다. 전화도 붐비는 사람도 없이 한가로이 자신의 배를 타고 여유를 즐기고 실험에 몰두한 아인슈타인은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재미난 것은 아인슈타인을 처음에 불러낸 이 나팔소리 이야기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별장에 전화도 놓지 않았는데 급한 일이 있으면 이웃의 친구가 전화를 받고 아인슈타인에게 나팔소리로 중요한 전화가 왔음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다양한 사진과 더불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그의 여름 별장에서의 생활까지 엿볼 수 있는 마리아의 여행에 동참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상대성이론이라는 업적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이 책에서는 아주 쉽게 설명된 부분도 만날 수 있다. 쌍둥이 중 한명은 지구에 남고 다른 한명이 빛의 속도를 내는 우주선에 올라타고 여행을 한다면...과연 어떻게 될까? 그 명쾌한 대답은 책 속에서 찾는 즐거움을 남겨둬야 겠다. 책의 뒷부분에는 아인슈타인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어 본문과 다르게 정리할 수도 있고 앞뒤 표지에서 소개된 아인슈타인의 여름 별장의 구조라든가 지금은 태양 연구소로 사용되는 '아인슈타인탑'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난 읽을 거리가 된다.
[발전적인 진화론의 선두에서 만난 다윈의 종의 기원, 이렇게 쉽게도 만나는구나] 고전?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읽어내기 어렵고 그렇지만 고금을 넘나드는 책이라는 유명세에 한 번쯤은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고전이 주는 부담감은 사실 어른이나 청소년이나 매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논술이 부각되면서 빠르게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하고 중고생들을 두말할 나위없이 고전을 읽어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그 내용이 실은 만만치 않은 것도 상당수 있어서 즐거운 고전읽기를 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지난 번 [동명왕편]을 통해서 책읽는 고래를 처음 만나고 다른 책보다 접근하기 쉬운 고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이번 책도 읽게 되었다. 제목만으로 그 위대성을 맛보았을 뿐 실은 나도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려울까? 쉬울까?에 대한 고민은 단순히 책을 읽어낸다에서 조금 더 나아가 받아들이기에 대한 문제이다. 과연 어떨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그 정도를 가늠해 보고자 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다윈의 생애와 그가 살았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종의 기원]이 발표되면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책의 가치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주춧돌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하면 작품 접근에 대한 용이함을 위한 주변 배경에 대한 이해가 1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종의 기원]의 내용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당시 종교적인 측면에서 해석되는 창조론에 맞서 반박할 수 있는 부분들과 생명의 발달사를 낱낱이 살펴본다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원저로 [종의 기원]을 읽기는 어렵겠지만 단락을 나누어서 종의 기원에서 중요한 설명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2부의 책 내용 소개 부분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3부는 과거와 책내용에 국한된 소개로 그치지 않고 종의 기원이 발표 된 다음의 세계 변화,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종의 기원]이라는 책의 가치와 내용에서 끝나고 만다면 단순한 지식 정보 전달로 그치는 사전적 가치 이외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그러나 3부에서는 지속적인 생물학의 발전과 인간의 탐욕과 연구가 유전학 분야의 발전을 가져왔지만 진정한 진화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문제까지 언급해 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책을 읽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종의 기원]에서 배운 진화는 미래에도 지속되지만 그 진화의 방향은 우리 몫에 남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아닌가 본다. 고전을 읽는 이유는 논술준비를 위해서라고만 한다면 이는 진화론으로 따지면 퇴보적인 진화가 아닐까? 고전을 통해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인간의 근본 감성을 배우고 우리의 발전적인 미래를 준비하자는 생각에서라면 고전을 읽는 아이들은 분명 발전적인 진화를 향해 가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 선두에서 겉치장이 화려한 책보다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해서 고전의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선두에서 책먹는 고래를 앞으로 계속 만날 수 있기 바란다.
[풍부한 암행백과상식과 함께 만나는 암행어사이야기] "암행어사 출두요~~" 어려서 암행어사가 나오는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암행어사를 잘 알고 있을까? 딸아이에게 암행어사가 뭐하는 사람인줄 아냐고 물으니까 대뜸 한다는 소리가 "박문수?"란다. 책에서 읽은 암행어사 박문수를 떠올렸나 보다. 암행어사를 만나는 것은 아무래도 인물이야기를 통해서인 듯하다. 암행어사가 과연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했는지 좀더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그런 정보가 실린 필요했는데 딱 구미에 맞는 책을 만났다. '속속들이 우리 문화'시리즈의 첫작품으로 나온 [조선시대 암행어사]는 암행록 형식을 빌려서 암행어사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주인공 나강직을 통해서 당시 암행어사가 어떤 일을 했는지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재미난 삽화와 이야기로 만나기에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지루해 하지 않는다. 물론 암행어사 이야기가 많기는 하지만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보물창고가 다른 이야기와 차별성을 갖는다고 할까? 바로 이야길 중간중간에서 선보이는 '암행백과'부분이다. '암행백과'에서는 암행어사에 대해서 궁금했던 부분이나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상식에 대해서 다양한 설명을 해준다. 암행어사는 어떻게 임명되며 그의 임무는 무엇이고 봇짐 안에는 어떤 물건이 있는지..그리고 가장 재미난 것은 암행어사는 신분을 감추어야 하기에 자신이 살던 고향으로는 갈 수 없으므로 춘향전의 이몽룡이 남원으로 가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까지..다양한 암행어사에 대한 정보가 담겼다 .실은 엄마인 내게는 이야기 보다도 이 '암행백과'부분이 더 마음에 들었다. 쉽게 만나는 암행어사 이야기보다도 문헌에 나와있는 암행어사의 실제 정보가 더 궁금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진이나 그림자료가 함께 실려있어서 정보의 신뢰성을 더하게 된다는 것도 덧붙이고 싶다. 우리 문화라고 하면 고리타분하지 않을까 하는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요소는 필수인지 모르겠다. 우선 접근이 쉬워야 정보도 더 전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재미난 이야기와 정보 부분을 결합하여 우리문화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로 출간된 이번 시리즈는 [조선시대 암행어사]를 통해서 그 의도와 전달과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숨어있는 혹은 지나쳐 버린 우리 선조들의 문화를 속속들이 찾아내서 흥미롭게 그렇지만 알찬 정보와 함께 계속 전파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과 정보가 풍부한 과학동화]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형식에 상관없이 책을 읽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정보 습득면에서 책을 읽는데 그렇게 유연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난 과학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동화형식의 과학책을 주로 권하게 된다. 3학년이 딸 아이도 과학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야기 형식이 가미된 과학동화를 권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가 실렸다 .하나는 제비꽃을 주인공으로 해서 식물의 씨앗과 열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또 한가지는 멧돼지를 주인공으로 동물의 엄마와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봄꽃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 중의 하나인 제비꽃은 주변의 봄꽃들을 만나고 다른 꽃들을 만난다. 그런 과정에서 곤충에 의해서 수정이 되는 꽃들과 제비꽃처럼 작은 꽃들은 자가 수분으로 폐쇄화 되어서 씨를 만들고 퍼뜨리는 다양한 모습을 익히게 된다. 딸아이는 제비꽃의 씨앗이 생성되어서 삼각모양으로 벌어지는 과정이 그려진 그림이나 냄새나는 꽃들의 집합, 별난 꽃들의 사진모음 같은 실물 사진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제비꽃의 여행을 따라가는 이야기에서 만나는 정보면에서 선명한 사진과 정보를 통해서 흥미롭게 꽃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아기 멧돼지를 통해서 멧돼지의 습성이나 다른 동물의 번식습성 등을 살펴보기 좋았다. 아기 멧돼지는 어렸을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색으로 선명한 줄무늬를 가지는데 크면서 강해지는 만큼 이 보호색이 사라진다는 사실이나 아빠는 따로이 지내고 엄마를 중심으로 지내는 멧돼지의 생활 습관, 그리고 가장 재미나게 읽은 멧돼지 가족의 단체 응가로 영역표시를 하는 장면..분명 동화에서 동물의 습관도 재미나고 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과학동화에서 늘 아쉬웠던 점은 정보를 동화 형식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정보의 양이 너무 적거나 내용이 다소 유치하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이번 동화는 가장 만족스러운 점이 사진과 정보가 많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연령대상을 초등 저학년으로 잡았을 경우 내용도 그리 산만하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사진자료가 선명하고 풍부한 점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과학을 동화로 접근하는 시기의 아이들이나 혹은 과학책 읽기에 부담을 갖는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사진자료와 정보가 풍부한 과학동화를 접해주면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동화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나열된 정보를 손쉽게 찾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정보 검색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책을 읽는 가운데 자연스러운 습득에 촛점을 맞춘다면 책의 선택에 주저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