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랑 흑구랑 책읽는 가족 29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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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느낌 그대로인 작가 이금이]

 

자신의 작품을 낸다는 것만으로도 처녀작품집을 내는 사람들의 마음은 설레임과 뿌듯함으로 가득찰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작품이 새로운 작품에 밀리지 않고 새 옷을 갈아입고 다시 한번 얼굴을 내민다면 이 또한 얼마나 큰 기쁨을 줄까? 이금이 작가의 초기작들이 즐비하게 모인 작품집 [영구랑 흑구랑]은 새 옷을 입고 나와는 첫만남을 가졌다. 사실 너무도 유명하기에 읽은 듯한 착각을 혹은 부러 뒷전으로 미루어둔 것도 늦은 만남의 이유라면 이유일 수도 있겠다.

느낌..처음 느낌 그대로인 작가구나..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금이 작가의 작품은 워낙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나 역시 그들 중의 한 사람이다. 현재의 작품들을 위주로 읽었는데 초기작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변치 않는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것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아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예전에 살던 무대가 시골이었던지 그녀의 초기 작품은 주로 시골 아이들이 그려지지만 요즘 작품에서는 도시의 외로운 아이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이 두 곳의 아이들은 서로 살아가는 모습은 다르지만 모두 자신이 사는 환경에서 자신들이 누리는 기쁨과 고민을 안고 있는 아이들이고 작가는 그런 아이들을 잘 포착하고 있다.

이번에 새 옷을 입고 나온 작품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김재홍 그림작가의 삽화들이다. 글 하나에 얽히는 삽화 한 편이 이렇게 읽는 느낌을 다르게 할 수도 있구나 싶다. 작품 집 가운데 [송아지 내기]라는 작품이 김재홍 작가의 그림과 함께 어우러진 작품을 올 초에 보고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 책도 김재홍 작가의 삽화가 정말 마음에 든다. 특히 펼친 페이지로 가득한 몇 점의 그림이 오래도록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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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소중해요
국제앰네스티 지음, 김태희 옮김, 니키 달리 외 그림 / 사파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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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일러스트와 함께 만나는 어린이 인권이야기]

큰 판형의 책을 펼치기 전에 표지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읽기에 신경을 썼다면 피터시스의 그림을 단번에 알아 챌 것이다. 어린이 그림동화 작가로 유명한 피터시스의 그림을 표지로 만나면서 펼쳐지는 속지의 그림을 보면 정말 반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책이다.웬만한 명성의 그림작가의 멋진 그림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은 세계인권 60주년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쉬운 어조로 변형된 세계인권30조항을 실은 것이 특징이다. 30개의 조항을 알려주면서 28명의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이 실려있다. 이렇게 많은 그림작가를 한 권의 책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것도 어린이 책에서 한 번쯤 보았을 만한 유명한 그림작가들을 말이다. 책을 넘기는 순간순간 한참을 머물게 되는 것은 이런 그림들을 감상하는 시간과 더불어 아이에게 각 조항을 설명해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하나가 조항의 나열이고 어린이들에게 결코 쉬운 단어들은 아니다. 평등이나 권리, 의미, 공정, 법....아이들에게는 어려운 말일 수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른들이 더 많이 깨닫게 되는 점이 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정말 어려서 필요한 것은 남에 대한 배려와 존중인데 우리 교육에서는 그런 점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이 물어보는 자유와 권리,평등에 대해서 얼마나 빈번하게 혹은 쉽게 이야기해 주었는가? 아마도 덧셈과 뺄셈을 더 자주 설명하지는 않았는가 반성하게 된다.

내 아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 중심이 아니라서 한 조항마다 읽어주면서 많은 설명을 해 주어야 했다. 아이의 시선에서 아이가 겪을 수 있는 경우에 빗대어 이야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정말 필요한 부분을 이제야 접하는구나 싶어서 뿌듯했다.

조항마다 아이들 스스로가 이해하기는 힘들기에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보아야 훨씬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된다. 최고의 일러스트와 함께 만나는 인권이야기. 이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될 것이다. 책을 구입할 때마다 책의 인세는 인권운동에 쓰인다니 정말 가치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소장할 만한 가치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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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꼬물 일과 놀이사전
윤구병 지음, 이형진 그림 / 보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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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따라 바뀌는 일 년의 모습이 가득]
 
작년 초였던가?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보리출판사를 방문해서 독자로써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리 출판사에서 지향하는 일과 놀이의 융화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었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되 힘든 것이라기 보다는 즐기면서 함께 어울어질 수 있는 일..그리고 놀이...아이들과 함께 일 년의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과 즐길 수 있는 일과 놀이 ,그리고 달 별로 소개되는 다양한 세밀화를 보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뭔가는 의도적으로 가르치거나 주입하려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부드러운 터치의 세밀화를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 준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제목을 보고 자칫 한 해의 일과 놀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소개된 사전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물론 일과 놀이가 소개되기는 하지만 놀이하는 방법이나 유래 등이 담긴 사전이 아니라 전면의 풍경으로 담기는 그림, 혹은 노래와 함께 하는 놀이와 일이 소개된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이 책에서 소개된 일과 놀이에 대해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소개된 글이 실린다. 또 한가지 달별로 소개되는 세밀화가 또한 일품이다. 나무, 바닷물고기,살림살이, 농기구, 탈, 민물고기, 곤충, 갯벌동물, 악기, 버섯, 산짐승과 들짐승, 새..12달 동안 풍경과 놀이를 구경하면서 주제별로 소개된 세밀화를 감상하고 또한 색인으로 찾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색인을 통해서 세밀화를 다시 찾으면서 이것 또한 놀이로 즐기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이 책에 나온 놀이를 보면 지금 아이들은 별로 하지 않는 놀이가 많다. 지금이야 놀잇감도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져서 보통 보드게임이나 컴퓨터 게임에 익숙해진게 사실이다. 실상 놀고 싶어서 놀이터에 가도 아이들이 없어서 약속을 정하지 않으면 한데 어울려 놀기도 힘들다. 우리 아이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런 책을 보면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가 어려서 느꼈던 그 즐거움을 우리 아이들도 이런 책 속에서 한 번이라도 더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멋진 보리의 일과 놀이도감..어린 아이들일수록 더 많이 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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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즐겁고 서정적으로 한 해의 놀이와 일이 담긴 책을 보고 산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하는데...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대신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놀이를 한 가지씩 골랐는데 딸은 공기놀이, 아들은 구슬치기를 선택해서 해보았다.
 
 
공기놀이를 하기 위해서 아이들 둘이서 사진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 공깃돌을 주워왔다. 처음에는 돌을 쉽게 찾을 것 같았었는데 실제로는 알맞은 돌을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돌을 잔뜩 주워서 만보공기를 하자는 처음의 계획은 하는 수 없이 5알로 하는 공기놀이로 전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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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의 손에 딱 맞는 5개의 공깃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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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한동안 공기놀이에 빠져서 연습을 한 덕분인지 작은 돌로 하는 공기도 제법 잘 한다. 왼손으로 어쩜 그렇게 잘 하는지..오른손잡이인 난 늘 왼손으로 뭐든지 척척 해내는 딸아이가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도 작은 손이라서 그런지 꺾기를 할 때는 5알 중에 꼭 3알 정도만 올라가서 속상하다는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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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이번에는 두 알만 올라갔네..옆에서 지켜보던 아들 녀석이 한 마디 거든다. 공기놀이는 못한다고 뒷전으로 물러나 있었던 녀석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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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기를 하다가 떨어뜨려서 아까워하던 딸아이..그래도 포기할 순 없다고 계속 꺾기 연습을 하더니 드디어~ 손에 다섯 알을 올리고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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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지켜보던 아들은 자기도 한 번 꺾기는 해본다고 하더니~~내가 잊을만큼 오랫동안 연습을 하더니 드디어 손등에 돌멩이 한 알을 올려놓고 호들갑을 떨어댄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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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번에는 아들이 좋아하는 구슬치기를 하기 위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모든 것을 물리고 집에 있는 구슬을 모두 모았는데~~출처는 아들이 아닌 딸의 보물지갑에서 나왔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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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구슬을 모아놓고 한개씩 구슬을 가진 후에 구슬치기를 해서 건드린 만큼 자기 것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누가 이길까? 신중하게 많이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두 아이^^누나 한 번, 나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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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과연 누가 구슬을 많이 땄을까 세어보니 이렇게 표정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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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든 이기는 사람 표정에 웃음이 더 묻어나는가 보다. 그대도 같이 놀았던 시간이 좋아서 그만~~이라는 말을 여러차례 할 정도로 구슬치기를 했다. 그리고 나서도 아쉬워서 아들녀석을 구슬을 가지고 이런 저런 모양을 만들어서 한동안 계속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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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구슬로 만든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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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슬로 만든 엄마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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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마무리는 구슬과 연필을 이용해서 자기 이름으로 .. 아이들은 뭐든 있으면 놀잇감이 되는 것 같다. 음~ 가을 냄새가 풍겨오는게 아무래도 나중에는 집안이 아니라 집밖의 자연 속에서 실컷 놀도록 한번 산으로 나들이를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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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 - 서양과 조선의 만남
박천홍 지음 / 현실문화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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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인 근대의 출발? 악령의 이양선?]

조선의 근대화 문이 열리기 시작한 때를 생각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발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 힘들 것이다. 조선의 근대화 문은 사대주의와 중화사상에 절어있던 당시 지배층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밀려드는 서구열강과 일제 세력에 의해 강압적으로 열렸음을 알기에 그렇다. 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정말 제목한번 강렬하다. 조선의 앞바다라는 그 말과 악령이라는 말이 절로 서구의 이양선을 떠올리게 한다. 말처럼 이 책은 조선의 근대화와 연관된 이양선의 출현과 그에 대한 조선의 반응과 서양의 반응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는 책이다.

16세기부터 1860년대 초까지 조선 앞바다에 나타난 서양 이양선은 조선에 있어서는 원치않는 무대에 나타난 불청객이라고 표현된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거부하게 되는 원인은 천주교라는 종교와도 무관하지 않다. 조선을 강렬하게 지배하고 있던 유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충과 효이다. 충이 임금에 대한 신하로써의 충성이라면 효는 대부분의 양반가에서 중시하는 조상에 대한 섬김 그리고 제례와도 통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서양 이양선에 대한 거부감은 후에는 천주교 박해라는 커다란 맥과도 상통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처음부터 우리가 서양 이양선에 대해서 배타적인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조선은 표류선(대부분 외국 선박)에 대해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대했다고 한다. 무조건 서양 이양선이라고 해서 배척하지 않고 유원지의라는 성리학의 가르침에 따라 먼 곳에 사는 백성이나 먼 곳에 있는 나라에 대한 배려였던 것 같다. 1808년 <만기요람>이라는 책에는 표류인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까지 언급되어 있따고 한다. 악천후나 여러가지 이유로 표류하게 되는 배와 사람에 대해서는 이렇듯 관대하지만 측량이나 통상, 선교등을 요구하는 외국선박에 대해서는 아주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중국의 요구가 있었다기 보다는 중국의 외국 선박에 대한 외교권에 대한 압력과는 무관하게 아편으로 서구열강에 점차 침식되어가는 중국을 바라보며 오히려 소중화사상을 지속하고자 했던 폐쇄적인 당시의 지배층의 생각 때문이었다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나도 어느정도 이 부분에는 동감한다. 그러나 처음 서양 이양선이 나타났을 때와 그 수가 빈번해지고 강력해지는 18세기 말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된다. 처음에는 탐사적인 면이 강했다면 나중에는 의도적인 도발이 더 강했고 그런 차이를 지배층에서도 어느정도 감지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대처하는 면에서 일방적인 쇄국이 옳지 않다는 생각에는 동감하지만.

조선의 앞바다와 악령이라고 지칭되는 서양이양선. 이 둘의 관계는 조선의 기형적인 근대화와 우리 나라의 근대 기원이라는 측명에서 살펴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저자의 주관적인 시각이 담겨있어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기 보다는 알지 못했던 당시의 상황이나 문헌을 살필 수 있고 조선이나 성야에서 서로의 눈에 비친 사람을 표현한 그림을 살펴보는데 흥미로움이 있었다. 처음에는 분량에 압도되어 언제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책을 잡으면 지루하지 않게 조선의 근대사와 바다, 서양 이양선의 관계에 빠져들게 된다. 마지막 서양인들에 의해 기술된 조선의 두 얼굴이라는 표현이 깊게 남는다. 조선에는 두 얼굴이 있는데 권력이 높아질수록 타자를 강경하고 거칠게 대하고 그렇지 않을수록 호의적이고 격의가 없다는...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말이다. 대부분의 결정은 윗선에서 이루어지지만 결국 변화라는 것은 아래에서부터 서서히 밀려온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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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공주는 공주가 아니다?! - 발도르프 선생님이 들려주는 진짜 독일 동화 이야기
이양호 지음, 박현태 그림 / 글숲산책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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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번역과 해석으로 뜯어보는 백설공주]

사실 제목만으로는 예전에 읽었던 그림형제에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단순 창작동화가 아닌 민담이나 전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모를 거쳤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보기좋게 내 예상은 빗나갔다. 그림형제가 수집한 민담이 괴기스러울만치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었고 지금은 어린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것이 결코 아니었다. 되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림형제의 [백설공주]가 그림형제가 재창조한 원문에서 얼마만큼 변질되었는가를 살펴보는 내용이었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었다. 외서가 우리 나라에 들어올 때 원서를 번역하는 과정보다 이미 번역되어 있는 일본이나 미국의 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역자가 많지 않은 외국어의 경우는 원서를 번역할 사람을 찾기 힘들어서 일까 아니면 번역비가 비싸서 그런걸까 모르겠지만 외서를 이미 번역한 일본서에 기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외서에 대한 번역에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가 일본이라는 말에 사실 적잖이 놀랐었다. 세계 책시장의 흐름에 괴장히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생각도 문득했다. 그렇지만 이런 단계 거치는 과정에서 많은 변질이 이루어 질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읽었던 [백설공주]는 영어 제목은 <snow white>이다. 어디에도 없는 공주라는 단어. 그림형제가 오랜세월 떠도는 민담을 수집해서 가족용 도서로 재창조한 작품. 사실 우리는 그 원작을 잘 알지 못한다. 이것이 영문으로 혹은 일본어로 번역된 것을 바탕으로 우리 나라에 들어왔다고 하니 그 과정에서 빚어진 오류는 짐작코도 남는다. 어디에도 없는 공주라는 명칭 역시 일본에서 번역물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나왔을 거라고 하니..그것보다 더 문제는 관행처럼 명작을 또 재탕삼탕하여 어린이들 앞에 아동그림책이나 아동문고로 내놓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백설공주가 공주가  아닌 이유는 작품의 번역과정은 물론, 번역된 작품 하나하나를 뜯어보면서도 많은 부분 달라짐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즐거운? 책읽기라기 보다는 새로운? 책읽기의 한 면을 엿본 것 같다. 이렇게 텍스트를 뜯어보는 것에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어떤 작품을 누가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겠다는 건 확실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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