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람들의 생생한 삶터 엿보기] 이거 궁금하다 싶으면 때맞춰 나오는 책들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시장이나 시골장터에 대한 책을 살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문학동네의 전통문화시리즈에서 우리 옛 장날의 모습을 담은 책이 나왔다. 그동안 청동말굽의 책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이번 책도 기대가 컸다. 꽃님이를 따라서 시골 장터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구경하는 이야기 구조를 따르고 있다. 꽃님이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림으로 소개되는 옛시장의 모습을 살피는데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살피는 재미가 있다. 그런 이야기 구조 속에서 각 페이지마다 정보를 실어주고 있다. 정보창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제목을 달아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본문과 혼동될 일은 없다. 시골 장은 대형마트처럼 비슷한 물건을 끼리끼리 모아 놓고 팔았따고 한다. 과일전, 양은전, 잡화전 등등..그런 물건을 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물건과 맞바꾸기도 하기에 빈손으로 장터에 가는 이는 없다고 한다. 물건을 팔고 사는 곳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에 축제가 시작되는 곳, 정보를 얻는 곳 역시 시골 장터였다고 한다. 사람들의 흥을 돋우면 시골 장터의 감초인 사당패는 꼭두각시 놀음은 물론 가면극, 줄타기 등 다양한 공연을 했다고 한다. 장이 서는 다른 쪽에서는 사당패의 공연은 물론 씨름과 줄다리기 등 다양한 행사를 함께 했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산대놀이, 봉산탈춤도 모두 큰 장시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사람들이 모이니 나라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곳도 장터라고 한다.조선시대 왕의 윤음 역시 이곳에 붙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옛 장터는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을 사고 파는 것 외에 축제를 즐기고 나랏일을 알게 되는 등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곳이다. 과거 사람들의 생생한 삶터를 구경하려면 바로 장터로 나가면 될 일. 지금은 장터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없지만 이런 자료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시간이 되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시골 장터에 아이를 꼭 한번 데려가 보고 싶다.
[꽃에 대한 전설을 들으며 옛이야기 맛을 느끼죠] 옛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할머니의 무릎과 시골의 향기를 동시에 떠올리는 향수가 있다. 지금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동화책 속에서나 보는 풍경이겠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 세대도 이 정도 감성은 아직까지 마음 속에 품고 살지 않나 싶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는 측은함이 있다. 좀더 할머니가 들려주는 맛으로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미래아이의 잘잘잘 옛이야기 마당은 그림과 글이 함께 어울어진 큰 판형의 그림책이다. 엄마가 직접 아이에게 읽어주는 맛도 있지만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는 맛이 함께 어울어진 책이다. 그동안 호랑이, 여우, 똥,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이번에는 꽃에 얽힌 전설이야기가 나왔다. 눈물이 방울방울 아름다운 꽃이야기라는 제목에서도 찾을 수 있듯 조금은 눈물을 동반하는 전설의 꽃들이 등장한다. 총 6개의 꽃에 대한 전설이 계절별로 소개되고 마지막에는 꽃 이름에 담긴 의미도 살짝 알려주고 있다. 할미꽃은 슬픈추억, 홍매화는 기다려주오, 며느리밥풀꽃은 원망, 맨드라미에는 건강과 타오르는 사랑, 금강초롱에는 가련한 마음, 동백꽃에는 고결한 마음.. 꽃에 대한 절설을 읽다보면 꽃말의 의미는 절로 익혀지게 된다. 재미난 것은 가희와 박도령의 사랑이야기와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이야기였다. 부모의 반대로 둘은 갈라서있었지만 가시나무숲에 사는 도깨비에게 가희가 납치되고 도령이 괴물을 물리치면서 사랑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도깨비가 살던 곳의 가시나무들은 이쁜 노란 꽃으로 바뀌는데 그게 바로 노란매화꽃인 홍매화라고 한다. 며느리 밥풀꽃은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탓에 제사상에 올릴 밥이 다 지어졌는지 맛을 보다가 맞아 죽고 만 며느리의 이야기이다. 밥풀 두 알이 며느리의 붉은 입술에 붙어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 꽃의 모습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지네로부터 주인을 끝까지 지킨 수탉의 무덤가에 핀 꽃은 수탉의 벼슬과 비슷한 맨드라미 꽃이라고 한다. 그래서 맨드라미라는 이름대신 닭벼슬꽃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병든 누이를 위해 금강산에서 천도복숭아를 찾아 헤메는 동생과 그 동생을 찾기 위해 초롱불을 들고 찾아나선 누이의 사연이 담긴 금강초롱의 전설도 오랫동안 생각날 것 같다. 꽃하나에도 이렇게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이 담겼다는 것을 알면서 아이들이 사물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질 듯싶다. 할머니의 목소리는 아니지만 잠자리 머리 맡에서 하나씩 읽어주면 옛이야기 맛이 충분히 날 책들이다. 그동안 잘잘잘 시리즈로 나온 책에서 이번 꽃이야기 책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사회과부도의 역사지도를 한꺼번에 살피는듯] 지도로 만나는 시리즈가 벌써 5권이나 나왔다. 그동안 지도로 만나는 시리즈를 차곡차곡 모아서 아이들에게 보여준 이유는 설명글에 비해서 낮선 지도를 자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내용에 대한 중점보다 지도를 그림처럼 자주 만나게 하면 후에 사회과부도를 살피면서도 훨씬 용이해지고 역사를 배우면서도 지도를 도입해서 시각적으로 익히는데 도움을 덕을 수 있다.이 책은 지도를 통해서 역사를 만나거나 지리를 만나기 때문에 설명이 주가 아니라 지도가 주가 되고 단편적인 설명이 따라오는 책이다. 이번 책은 역사와 지도를 한꺼번에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역사책을 많이 보아왔기에 내용적인 면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 범위에서 책을 살펴볼 생각이었다. 사회교과서가 개정되면서 초등사회에서 한국사를 배우는 학년이 낮아지고 그러면서 역사를 준비하는 연령층도 더 낮아진게 사실이다. 고학년을 위한 역사서는 많지만 역사를 처음 만나는 아이들을 위한 책은 다방면에서 그 수요가 늘 거라는 생각이다. 이 책은 고학년보다는 중저학년들에게 좀더 의미있게 다가가리라 생각된다. 이 책의 특징은 역사적 사건사고를 낱낱이 파고드는 게 아니라 지도를 통해서 시대별 주요한 움직임을 살필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역사책을 보기는 하지만 사회과부도의 지도 자료를 꼼꼼히 살피는 일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사회과부도 속의 역사 지도를 살필 수 있다. 시대별 특징과 놀라운 사건들, 당시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중요한 전쟁이 있었는가 순차적으로 살핀다. 주인공 또리가 마나는 특별한 사람들 코너에서는 시대의 중요 인물에 대한 소개가 나오고 사진과 함께 소개되는 문화유산과 과학기술, 마지막에는 한 페이지는 만화로 소개되는 또리의 이야기이다. 지도와 만화, 각 페이지마다 구분이 확실한 설명때문에 저학년 아이들이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다. 단지 시대별 설명자료가 간단한 편이라서 역사적 상호관계를 세세히 살피고자 한다면 조금 더 많은 내용을 담은 책을 통해서 자료를 얻을 필요성은 있다. 그렇기에 고학년이지만 역사를 시대별로 정리하지 못한 아이들이나 중저학년에서 역사를 처음 만나는 아이들에게 지도와 간단한 설명이 훨씬 도움이 될 거라고 여겨진다.
<양파의 왕따일기>를 읽은 후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왕따 이야기가 요즘 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과 부합하는게 많아서 읽으면서 충격도 받고 아이들의 세계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문선이 작가의 이번 이야기는 조금 연령대를 낮춰서 시험 보기를 싫어하는 모든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고학년이든 저학년이든 시험은 정말 싫어하지만 대하는 자세는 조금 다른 듯하다. 고학년이 되면 이미 시험에 치이고 등수에 치여서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면 저학년들은 시험을 이기기 위한 나름의 상상을 하는 때가 아닌가 싶다. 작가는 그런 아이들의 시선으로 시험 괴물을 퇴치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시험이 가장 싫은 이유는 바로 등수가 정해진다는 것이다. 누구는 몇점이고 누구는 몇등이고 이런 서열이 나오면 엄마들은 바로 우리집 아이와 다른 집 아이의 비교에 들어선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준석이 엄마를 보면서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은 비단 소수의 엄마들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우연히 미래의 시험지를 보는 능력이 생긴 준석이가 주위의 친한 친구들과 공유를 하다 급기야 반 전체 아이들이 미리 볼 시험 내용을 알고 만다. 선생님들이 보내는 의혹의 눈초리를 이기기 위해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서로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다시 친구에게 설명하는 연습을 하면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해 나가기 시작한다. 무조건 적인 경쟁에서 벗어나 혼자서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친구들과 묻고 가르쳐주면서 배우는 재미난 공부법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의 말처럼 공부를 스스로 하려고 해도 억지로 공부하라는 어른들의 닥달에 공부할 의욕을 잃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우리 어릴 때를 돌아보면 아이들 마음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나 어른이 된 다음에는 왜 그렇게 어릴 때 싫었던 어른들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쓴 동화책이지만 어른도 함께 배우고 깨우치는 부분이 있서 함께 읽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이번 책에서도 또 한번 반성의 마음을 가지고 우리 아이의 마음 속에도 자리잡고 있을 시험 괴물을 물리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어야겠다. 참~~마지막에 나온 아이들 시험지는 다시 한번 배꼽을 빠지게 한다. 옆집 아주머니가 사과를 주실 때 해야 하는 말은? -뭘 이런 걸 다~~ ㅎㅎ
[문화로 역사를 들여다 보는 색다른 재미] 내년에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사회시간에 국사 공부를 하게 된다. 올해 6학년이 배웠던 내용이 5학년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점차 배워가는 연령이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교과서 외의 역사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독자의 요구에 부응하듯 이제 우리 역사에 대한 아동서는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다. 이 책은 역사 기술에 있어서 시대별로 나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관심의 대상은 문화로 한정되어 있다. 그동안 한 책에서 정치와 경제, 문화 등 다방면의 정보를 조금씩 맛보는 아쉬움이 있었다면 이 책에서는 문화적 측면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욕구가 어느정도 해소되리라 기대된다. 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떤 집에서 살고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입으면서 문화적 변화를 누렸을까? 목차에서도 나와있듯이 의식주와 기타 문화를 구분하면서 문화적인 측면에서 삼국사람들의 생활을 살피고 있다. 수렵과 체집이 주였던 구석기에는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주로 입었다면 신석기에는 베를 짜서 옷을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삼껍질로 만든 실과 돌바늘 등의 유물유적을 통해서 그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저고리와 바지가 본격적으로 나누기 시작한 삼국시대의 옷을 나라별로 비교한다거나 이런 자료를 얻게 되는 벽화를 사진과 그림자료로 함께 보여주고 있어서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삼국의 집 가운데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은 이전에는 듣지 못했던 신라 귀족들의 호사스러운 금입택이라는 집이다. 진골의 대저책으로 경주에 39개나 있었는데 금으로 장식된 집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한다. 어디 이뿐인가? 사절유택이라 하여 계절마다 경치를 바라보며 놀던 집이 따로 있었다니 신라 귀족의 호사스러운 비밀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신라 귀족의 집에는 그을음이 없없는데 그 또한 숯을 사용하는 호사스러움 때문이라니 말년의 귀족의 사치가 물씬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조금 깊이 있게 조망된 기술자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백제인들의 장인 기술이야 익히 들었고 이들에게는 박사라는 특별한 호칭도 붙여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들의 신분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사회적인 구조와 삼국의 기술적 교류에 관심이 갔다. 삼국이 기술자들을 통한 문화적인 교류를 했다는 것은 신라의 황룡사9층 목탑이 백제의 아비지에 지어졌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고대 삼국에서 하늘신에게 지내는 제사로 배웠던 제천의식이 지금의 시장의 기본이 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장은 고조선의 신시라고 볼 수 있단다. 단군왕검처럼 제사장과 통치자를 겸했던 때의 이런 의식은 훗날 분리가 되고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자연스럽게 저자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면서 시장의 새로운 변천사를 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시대별로 특징적인 유물과 유적을 나열하면서 역사를 살피는 비슷한 책이 많이 나와서 사실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는데 의외의 수확을 얻었다. 그간 아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삼국의 문화를 통합적으로 비교하면서 흐름을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었다. 삽화가 다소 조잡하기는 하지만 최대한 사진과 삽화를 통해 시각적인 효과를 높이려고 한 점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또한 역사에 적잖이 사용되는 한자어에 대한 익숙함을 높이기 위해 중간중간 제공되는 한자어의 설명이 많은 도움이 된다. 현대까지 총 6권으로 기획된 듯한데 4권 조선시대까지는 한국역사연구회에서 글을 쓰지만 5권과 6권은 개인이 집필하는 모양이다. 1권에서처럼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고 문화라는 관점에 집중한다면 다른 역사서와는 차별된 성격을 가지는 또 하나의 시리즈가 되리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