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도시 사비의 역사 배우기] 백제의 세번째 수도는 사비, 지금의 부여이다. 사비로 수도를 옮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 답사를 가기 전에 역사적 지식을 갖추고 가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마음에 드는 발도장 쿵쿵 시리즈 . 백제가 한성을 고구려에 빼앗기고 웅진으로 수도를 옮겨 생활한 63년은 5번이나 왕이 바뀌는 혼란의 시기였다. 무녕왕때 국력을 키우고 안정을 찾으면서 수도를 사비로 옮겨 왕권을 강화하고 정비하고자 했다. 그러니 사비로 옮기는 시기는 한성에서 웅진으로 옮기는 상황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사비를 백제의 세번째 수도로만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 배경지식을 알려주면서 사비가 얼마나 계획적으로 만들어지고 정비된 도시인가를 가르쳐주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사비에서는 이러한 계획도시를 세우고 수도를 옮겼지만 결국 쇠국의 길을 걷는 백제의 마지막 왕조 이야기도 해주어야만 한다. 실제로 사비역사를 알기 위해 부여를 가면 어떤 곳을 답사해야 할까? 현장답사지로 알려주는 곳은 사비의 부소산성과 능산리 고분군, 국립 부여 박물관, 부여 유일의 백제탑인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궁남지를 꼽고 있다. 이 장소들을 하루에 다 둘러보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듯하다. 부소산성에 오르면서 의자왕 때 마지막 간언을 했던 충신들의 이야기나 용을 낚아 올린 조룡대의 전설, 백제왕이 날마다 마셨다고 하는 약수의 전설이 담긴 고란사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무엇보다 백마강에서 배를 타고 한눈에 낙화암을 바라보는 풍경은 얼마나 멋있을까 상상이 된다. 능산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이 있는 부여박물관에서는 가장 중요한 백제금동대향로를 봐야 하는데 이것에 대한 설명은 조금 약한 편이다. 부여 유일의 석탑인 정림사지 오층석탑이 일본 호류사의 목탑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더 키워줄 듯하다. 발도장 쿵쿵 시리즈를 읽고 있을라치면 마치 현장을 답사하는 듯 하다.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인 부여를 갈 때는 이 책의 도움을 받아볼까 한다.
[공주답사 전에 필수로 읽고 가기] 두 달 전에 공주를 다녀왔다. 몇년 만에 다시 찾은 공주는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금강을 끼고 있어서 안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그때는 발도장 쿵쿵에서 웅진을 다루기 전이라서 다른 책을 보고 갔었는데 다녀온 기억을 더듬으면서 이 책을 읽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발도장 쿵쿵 시리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현장답사만에 주안점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장답사를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전지식을 체계적으로 알려준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체험학습 강사를 대동하지 않으면 그 장소를 이해하기 힘들다라는 말이 엄마들 사이에서 나오는데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체험학습 강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역사적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구성을 살피면 첫번째 역사이야기에서 그 장소를 답사하기 전에 필요한 역사적 지식을 알려준다. 자세한 설명보다는 개요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도록 된 점이 마음에 든다. 시대순과 당시의 배경의 체계를 잡아준다는 것은 자세한 설명보다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아직 통사 흐름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시대순과 배경을 잡아주는 것은 역사 이해에 한걸음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웅진으로 도읍을 옮길 수 밖에 없었던 배경과 웅진 63년간 5명의 왕이 통치할 만큼 혼란했던 상황을 그릴 수 있다. 자세한 역사는 다른 책을 통해 심도있게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 두번째 발도장 쿵쿵 현장탐방 부분에서는 웅진 백제를 실질적으로 답사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알려준다. 웅진을 도읍으로 정하고 성을 쌓았던 공산성과 백제의 왕실 무덤이 있는 송산리 고분군, 그리고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이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에 대해 알려준다. 마지막 세번째 역사이야기에서는 불교와 삼국의 성곽에 대한 정보를 주고 있다. 불교의 유입이 삼국의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으며 불교의 미술과 부처 보살에 대한 설명, 그리고 삼국의 성곽의 차이를 통해 토성과 석성 등의 차이도 함께 알아볼 수 있다. 일종의 부연 상식 설명이 세번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잘라서 쓸 수 있는 부록은 부모가 직접 답사를 하면서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할 팁에 대해서 나왔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백제의 63년을 보낸 공주답사를 할 때 발도장 쿵쿵을 가방 속에 쏙 넣어가면 체험학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헌 교복의 소리도 듣는 시인에게 반했다] 평소 '나는 무딘 인간이다'를 느끼게 되는 한 가지가 시집을 읽을 때인데 이번 시집을 읽다가 문든 눈물이 흘러내렸다. 마흔이 넘는 중년의 엄마가 되고 중학생이 된 딸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도 마음 속 어딘가에는 청소년기의 그 감성과 느낌이 남아있기 때문인 듯하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대학교 1학년 때 친구와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난 왜 저런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을까? 연극이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아이의 죽음에 목이 메이던 것도 생생하다. 단지 그 기억만으로도 마음이 흔들리는 영화인데 작가 역시 이 영화를 보고 키딩 선생처럼 되고자 교직 생활을 시작했단다. 과연 어떤 사람일까? 하는 의구심을 그의 시를 읽는 순간 더 이상의 질문도 필요없었다. 독자는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쓴 시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미사여구가 있어서 시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 아니다. 난해하고 복잡한 은유를 통해 시의 단계를 높이는 것도 아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대상을 이해하고 자기화 했을 때의 진심이 가장 진정성 어린 시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청소년들의 생활을 가까이 보고 그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위해 애썼던 키딩선생이었던 듯하다. 작품 곳곳에 아이들이 느꼈을 외로움과 그리움, 억눌리는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나서 나도 모르게 시를 읽다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으니.. <연어> ...중략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을 거슬러 거슬러 나는 누구인가의 알 왜 살아야 하는가의 알 무엇을 해야 하는가의 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알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서 고민을 느끼는 시기는 청소년기가 가장 강할 때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기성세대의 말에 거스르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어른이 어디 있겠는가?그렇지만 묘하게도 어른이 되고 나면 다시 과거의 기성세대가 그러했듯 아이들의 감성을 무디게 바라보게 된다. <교복 두 벌> ... 헌 교복으 지난 학교 거 새 교복은 이번 학교 거 ..... 친구가 그리울 때면 헌 교복을 입어 본다 옷이 꼭 안아 주는 느낌 '힘내 우리들이 있잖아' 교복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친구들의 귓속말로 들린다 학장시절 아이들의 기억 속에 있는 가장 힘든 순간은 바로 전학이란다. 새 학교에서 새 친구를 사귀는 것은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와 절망감, 외로움을 갖게 한다는데 이런 아이들의 외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시였다. 전학교의 교복을 입고 옛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위안을 받는 외로운 아이의 뒷모습이 상상된다. 아이의 외로운 교복 뒷태를 시인은 감지하고 있었나 보다. 나 역시 아이의 외로운 어깨에 살며시 위로의 손을 얹어주고 싶다. <이에는 이> 동민이는 욕쟁이다 .... 10초 줄 테니 네가 한 말 열 번 입력해서 문자로 보내라 하셨다. ...동민이 독수리보다 빠르게 12초 걸려 보냈다. 다 끝났나 싶었는데 선생님 받은 문자 동민이 아빠께 보낸다 하셨다. 안보내는 대신 동민이 2주동안 욕도 못하고 선생님께 충성하기로 했다 이 시를 읽는 순간 얼마나 웃었던지. 욕쟁이 학생을 가장 재치있게 손들게 한 선생님이 아닌가 싶다. 문자빨리치는 실력 뽐내고 욕도 원없이 했지만 결국 선생님 말에 고분고분해지게 되는 상황이 정말 재미나게 그려졌다. 아이들이 욕하면 대부분의 선생님들 화부터 내실텐데~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어진다. 이장근.. 중학교 교사가 되고 아이들과 시를 함께 지으면서 이제는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작가가 너무나 부럽다. 그가 바라던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딩같은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는가 보다. 이 시집을 읽은 아이들은 '그래, 선생님 다워..'라고 진심으로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시를 매개로 아이들과 어른이 마음을 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절을 먼저 챙겨야 멋지지~> 제로니모 시리즈 중에서 가장 예절바른 시리즈가 이번 책일까? 제로니모가 이번에는 어떤 모험을 할까 기대를 하면서 책을 펼쳤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내용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례를 봐도 조금 색다른 제목들이 기다리고 있다. ...하면 안 돼 라는 말이 많이 보이는데 도대체 누굴 향해 하는 말일까 궁금해진다. 바로 제로니모의 사촌동생인 트랩이 그 대상이다. 조금 실수가 많은 캐릭터이긴 했지만 이번 책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모든 비위생적인 행동과 말을 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코를 판다거나 사람들 앞에서 함부로 트림을 한다거나 등등... 그런 트랩이 실수?로 '올해의 명예로운 생쥐 상'에 초대를 받게 된다. 사람 많은 곳에서 멋지게 행동해야 할 터인데 실수투성이에 예의범절에 약한 트랩은 걱정되는 마음에 제로니모와의 동행을 의뢰하게 된다. 제로니모는 트랩을 위해 맨 마지막에는 <올바른 예절 배우기 ㄱ에서 ㅎ까지-예의 바른 생쥐를 위한 완벽 지침서>라는 책까지 만들어놨다. 사전처럼 되어있는 예절지침서를 읽다보면 아이들은 트랩을 떠올리면서도 혹시 나도 실수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꼼꼼히 살펴보지 않을까 싶다. 식사예절 ox 퀴즈에서 해야할 일과 그렇지 않을 일을 풀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잘못하고 있는 행동도 찾게 된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 문을 잘 닫지 않던 버릇도 체크, 수건을 쓰고 바닥에 내팽개치던 버릇도 체크...이런 저런 예절을 알아가다 보면 은근 아이들이 모르던 것도 있고 자신의 잘못된 습관도 알게 된다. 트랩을 위한 예절서였지만 제로니모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예절서가 된 셈이다.^^
[엄마와의 추억을 더 담고 싶다]
딸과 어머니가 언제부터 가까운 사람이었을까? 내 기억만으로 더듬어 보면 어려서 엄마는 늘 공기처럼 내 옆에 있던 사람이어서 소중함도 존재감도 몰랐던 것 같다. 그러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엄마는 나를 아이가 아닌 딸로 대해주었던 것 같다. 엄마가 안고 있는 감성을 조금씩 내비쳤고 어른스럽게 나를 대해주는 엄마의 태도에 사뭇 놀라기도 했다. 그렇지만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에 내 감성이 어찌 엄마에게만 머물렀겠는가? 세상의 중심이 나였고 모든 세상의 고민 역시 나로부터 시작되었기에 엄마를 떠올린 시간이 적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결혼을 할 무렵 엄마는 처음으로 내게 눈물을 보이면서 꺼이꺼이 우셨었다. 평생의 한으로 남아있던 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결혼 전날 밤에 다 푸셨던 것 같다. 없는 살림에 하루 한 끼를 먹으면서 살아야 할 만큼 어려웠던 때가 있었기에 억척같이 몇 사람 몫의 일을 해야만 했던 엄마는 줄줄이 달린 아이들을 살갑게 대할 여유가 없었었다. 집이 곧 공장이었던 그때 꺼리낌없이 이곳저곳을 누비던 세 살 아이는 그만 기계에 손을 크게 다치고 말았다. 마치 초록모자 속 주인공의 언니처럼 손수건을 꼭 쥐고 다니던 딸에게 평생동안 안고 있던 미안함을 눈물로 쏟아내던 어머니...어머니와 딸의 거리가 좁혀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딸과 어머니는 가장 가까운 사이인 듯하면서도 내리 사랑을 깨닫기까지 참 먼 여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 같다. 아직도 그 깊이를 다 알수는 없지만 처음으로 비췄던 엄마의 마음이 충격처럼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은 마음이 가까워지고 엄마이자 한 여인으로써 그 삶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까막눈으로 평생을 살다 칠십이 가까워서야 어깨너머로 글을 깨우친 노모가 자신의 하루하루를 일기로 써내려간 흔적을 발견했을 때 딸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구지 말해 무엇하겠는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엄마의 글을 올리고 텔레비전에서 방송되기도 했지만 이제 한 편의 글로 엄마와 자신의 글을 내놓았을 때 이미 그들의 글을 개인이 아닌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글이 되었다. 글을 읽으면서 타인이 아닌 내 마음의 한쪽을 이미 그 속에 담아 놓고 읽는 듯했다. 이젠 안경너머로도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엄마가 이 책을 읽어도 나와 같지 않을까나? 하얀 쌀밥을 한 가득 담아 내미는 대신 소꿉놀이를 하듯 진달래 꽃을 한가득 담아 내놓은 듯한 표지 그림에 순간 가슴이 뭉클해진다. 친구와의 소꿉놀이 대신 엄마와의 소꿉놀이를 추억에 담아놓고싶은 생각이 든다. 더 늦기 전에 묵은 신김치 대신 바로 담근 김치 한 쪽 들고 엄마를 찾아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