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를 통한 불교의 전파 ] 우리 나라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 중에 하나가 불교에 대한 이해라고 한다. 종교가 아닌 문화로써 불교를 공부하고 이해하지 않으면 우리 문화재에 대한 이해가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조선 이전까지 불교가 뿌리 깊숙이 자리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불교의 발상지를 인도로 알고 있다면 어떻게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뻗어왔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인도의 불교가 중국에 전해지는 과정을 실크로드 라는 길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동서양의 교역로로만 인식되던 실크로드가 불교의 전파 과정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된다. 삼장법사는 중국 당나라 때의 사람으로 16년 간의 인도 여행을 마치고 당나라로 돌아와 <대당서역기>를 펴내게 된다. 당시 인도로 가는 여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금했던 여행을 떠난 것이기에 두려움도 컸으리라.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가 여행에서 몸이 힘들었다는 과정보다는 불교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거치는 고난의 과정을 좀더 묘사하고자 했다. 실크로드가 상업적 교류만이 아니라 인도에서 중국으로 불교 전파 과정에서 중요한 길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책을 보면서 새로웠던 것은 우리나라의 불상이나 사찰과는 다른 모습을 한 인도와 중국의 것들이었다. 인도를 거쳐 중국과 우리나라로 오면서 불교는 인도의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제나라 정서에 맞게 변형되어왔다. 인도에서 불교가 쇠퇴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불교의 황금기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발상지와 번영지가 다를 수도 있는 역사의 흐름을 깨우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 대상의 책이지만 실크로드를 통한 불교의 전파 과정, 삼장법사와 <대당서역기>의 탄생과정이 생소한 어른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되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마지막 실크로드와 중국 인도의 불교를 비교한 부록이 도움이 되었다. 서울에 있는 궁궐에 가보면 건물 기와 양 끝마다 이상한 모양의 조각들이 얹혀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른바 '잡상'이라고 불리는 이 조각상들은 서유기에 나오는 인물들로 구성된다. 가장 앞이 바로 삼장법사이다. 이들이 왜 지붕 꼭대기에 올라가게 되었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하늘에서 올 수 있는 나쁜 기운을 막기위해 자리했다고 한다. 이제는 잡상 중에서도 가장 우두머리에 앉아 있는 삼장법사를 보면 손오공의 서유기 대신 실크로드와 <대당서역기>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화내서 정말 미안해]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는 하루에도 수없이 자기 마음을 달래야 한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어야지 하면서도 어느새 아이를 내려다보는 입장이 되고 나도 모르게 지시하고 명령하고 화를 내고 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아이의 잘못을 나무랄 때는 여지없이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것은 이미 물이 엎지러진 다음이다. 아이의 잠든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미안해~"를 속삭이던 엄마가 얼마나 많을까? 처음 접한 최숙희 작가의 그림동화 [엄마가 화났다]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면서 자신의 입장에서 그리고 타인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초등3학년인 아들이 이 책이 그렇게 재미있다면서 하루에도 수없이 보고 또 보는데 그리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입에서 용의 불길을 내뿜는 듯 화를 내는 엄마가 마치 나인듯 해서 말이다. 자장면을 먹다가 사방팔방에 흘리고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다 작게 느껴져 벽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이 어디 한둘일까? 그럴 때 도화지가 좁다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벽에 낙서를 했다고 불같이 화를 내는 엄마가 나였다. 자장면을 먹다가 지저분하게 흘린다고 화를 내던 엄마가 나였다. 그때 아이의 마음이 자장면덩어리가 되고 움직이지 않는 산이 되어버렸을 줄은 미처 몰랐다. 엄마를 이해하기에 아이들은 너무 순수하다. 작가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엄마의 마음이 충돌하면서 빚어지는 일상의 소소한 경우를 보여주면서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이를 혼내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모습은 없어진 주인공 산이를 찾아 다니면서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과 일치하는 것이 아닐까? 결국 가족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보듬어주게 된다. 산이와 엄마처럼. 그 과정에 험난한 산과 깊은 강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주말에 사춘기 큰 딸과 고성을 오가면서 언쟁을 했다. 그렇게 말안듣던 아들이 누나와 엄마의 사이를 걱정하면서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난데없이 하느님께 쓴 편지란다. ..결국 화냈던 엄마는 다시 한번 반성하면서 사춘기 딸의 마음도 다시 한번 헤아려본다...ㅎㅎ
[계획 도시 사비의 역사 배우기] 백제의 세번째 수도는 사비, 지금의 부여이다. 사비로 수도를 옮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 답사를 가기 전에 역사적 지식을 갖추고 가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마음에 드는 발도장 쿵쿵 시리즈 . 백제가 한성을 고구려에 빼앗기고 웅진으로 수도를 옮겨 생활한 63년은 5번이나 왕이 바뀌는 혼란의 시기였다. 무녕왕때 국력을 키우고 안정을 찾으면서 수도를 사비로 옮겨 왕권을 강화하고 정비하고자 했다. 그러니 사비로 옮기는 시기는 한성에서 웅진으로 옮기는 상황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사비를 백제의 세번째 수도로만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 배경지식을 알려주면서 사비가 얼마나 계획적으로 만들어지고 정비된 도시인가를 가르쳐주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사비에서는 이러한 계획도시를 세우고 수도를 옮겼지만 결국 쇠국의 길을 걷는 백제의 마지막 왕조 이야기도 해주어야만 한다. 실제로 사비역사를 알기 위해 부여를 가면 어떤 곳을 답사해야 할까? 현장답사지로 알려주는 곳은 사비의 부소산성과 능산리 고분군, 국립 부여 박물관, 부여 유일의 백제탑인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궁남지를 꼽고 있다. 이 장소들을 하루에 다 둘러보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듯하다. 부소산성에 오르면서 의자왕 때 마지막 간언을 했던 충신들의 이야기나 용을 낚아 올린 조룡대의 전설, 백제왕이 날마다 마셨다고 하는 약수의 전설이 담긴 고란사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무엇보다 백마강에서 배를 타고 한눈에 낙화암을 바라보는 풍경은 얼마나 멋있을까 상상이 된다. 능산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이 있는 부여박물관에서는 가장 중요한 백제금동대향로를 봐야 하는데 이것에 대한 설명은 조금 약한 편이다. 부여 유일의 석탑인 정림사지 오층석탑이 일본 호류사의 목탑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더 키워줄 듯하다. 발도장 쿵쿵 시리즈를 읽고 있을라치면 마치 현장을 답사하는 듯 하다.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인 부여를 갈 때는 이 책의 도움을 받아볼까 한다.
[공주답사 전에 필수로 읽고 가기] 두 달 전에 공주를 다녀왔다. 몇년 만에 다시 찾은 공주는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금강을 끼고 있어서 안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그때는 발도장 쿵쿵에서 웅진을 다루기 전이라서 다른 책을 보고 갔었는데 다녀온 기억을 더듬으면서 이 책을 읽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발도장 쿵쿵 시리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현장답사만에 주안점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장답사를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전지식을 체계적으로 알려준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체험학습 강사를 대동하지 않으면 그 장소를 이해하기 힘들다라는 말이 엄마들 사이에서 나오는데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체험학습 강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역사적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구성을 살피면 첫번째 역사이야기에서 그 장소를 답사하기 전에 필요한 역사적 지식을 알려준다. 자세한 설명보다는 개요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도록 된 점이 마음에 든다. 시대순과 당시의 배경의 체계를 잡아준다는 것은 자세한 설명보다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아직 통사 흐름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시대순과 배경을 잡아주는 것은 역사 이해에 한걸음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웅진으로 도읍을 옮길 수 밖에 없었던 배경과 웅진 63년간 5명의 왕이 통치할 만큼 혼란했던 상황을 그릴 수 있다. 자세한 역사는 다른 책을 통해 심도있게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 두번째 발도장 쿵쿵 현장탐방 부분에서는 웅진 백제를 실질적으로 답사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알려준다. 웅진을 도읍으로 정하고 성을 쌓았던 공산성과 백제의 왕실 무덤이 있는 송산리 고분군, 그리고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이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에 대해 알려준다. 마지막 세번째 역사이야기에서는 불교와 삼국의 성곽에 대한 정보를 주고 있다. 불교의 유입이 삼국의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으며 불교의 미술과 부처 보살에 대한 설명, 그리고 삼국의 성곽의 차이를 통해 토성과 석성 등의 차이도 함께 알아볼 수 있다. 일종의 부연 상식 설명이 세번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잘라서 쓸 수 있는 부록은 부모가 직접 답사를 하면서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할 팁에 대해서 나왔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백제의 63년을 보낸 공주답사를 할 때 발도장 쿵쿵을 가방 속에 쏙 넣어가면 체험학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헌 교복의 소리도 듣는 시인에게 반했다] 평소 '나는 무딘 인간이다'를 느끼게 되는 한 가지가 시집을 읽을 때인데 이번 시집을 읽다가 문든 눈물이 흘러내렸다. 마흔이 넘는 중년의 엄마가 되고 중학생이 된 딸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도 마음 속 어딘가에는 청소년기의 그 감성과 느낌이 남아있기 때문인 듯하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대학교 1학년 때 친구와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난 왜 저런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을까? 연극이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아이의 죽음에 목이 메이던 것도 생생하다. 단지 그 기억만으로도 마음이 흔들리는 영화인데 작가 역시 이 영화를 보고 키딩 선생처럼 되고자 교직 생활을 시작했단다. 과연 어떤 사람일까? 하는 의구심을 그의 시를 읽는 순간 더 이상의 질문도 필요없었다. 독자는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쓴 시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미사여구가 있어서 시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 아니다. 난해하고 복잡한 은유를 통해 시의 단계를 높이는 것도 아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대상을 이해하고 자기화 했을 때의 진심이 가장 진정성 어린 시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청소년들의 생활을 가까이 보고 그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위해 애썼던 키딩선생이었던 듯하다. 작품 곳곳에 아이들이 느꼈을 외로움과 그리움, 억눌리는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나서 나도 모르게 시를 읽다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으니.. <연어> ...중략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을 거슬러 거슬러 나는 누구인가의 알 왜 살아야 하는가의 알 무엇을 해야 하는가의 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알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서 고민을 느끼는 시기는 청소년기가 가장 강할 때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기성세대의 말에 거스르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어른이 어디 있겠는가?그렇지만 묘하게도 어른이 되고 나면 다시 과거의 기성세대가 그러했듯 아이들의 감성을 무디게 바라보게 된다. <교복 두 벌> ... 헌 교복으 지난 학교 거 새 교복은 이번 학교 거 ..... 친구가 그리울 때면 헌 교복을 입어 본다 옷이 꼭 안아 주는 느낌 '힘내 우리들이 있잖아' 교복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친구들의 귓속말로 들린다 학장시절 아이들의 기억 속에 있는 가장 힘든 순간은 바로 전학이란다. 새 학교에서 새 친구를 사귀는 것은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와 절망감, 외로움을 갖게 한다는데 이런 아이들의 외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시였다. 전학교의 교복을 입고 옛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위안을 받는 외로운 아이의 뒷모습이 상상된다. 아이의 외로운 교복 뒷태를 시인은 감지하고 있었나 보다. 나 역시 아이의 외로운 어깨에 살며시 위로의 손을 얹어주고 싶다. <이에는 이> 동민이는 욕쟁이다 .... 10초 줄 테니 네가 한 말 열 번 입력해서 문자로 보내라 하셨다. ...동민이 독수리보다 빠르게 12초 걸려 보냈다. 다 끝났나 싶었는데 선생님 받은 문자 동민이 아빠께 보낸다 하셨다. 안보내는 대신 동민이 2주동안 욕도 못하고 선생님께 충성하기로 했다 이 시를 읽는 순간 얼마나 웃었던지. 욕쟁이 학생을 가장 재치있게 손들게 한 선생님이 아닌가 싶다. 문자빨리치는 실력 뽐내고 욕도 원없이 했지만 결국 선생님 말에 고분고분해지게 되는 상황이 정말 재미나게 그려졌다. 아이들이 욕하면 대부분의 선생님들 화부터 내실텐데~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어진다. 이장근.. 중학교 교사가 되고 아이들과 시를 함께 지으면서 이제는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작가가 너무나 부럽다. 그가 바라던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딩같은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는가 보다. 이 시집을 읽은 아이들은 '그래, 선생님 다워..'라고 진심으로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시를 매개로 아이들과 어른이 마음을 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