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자라는 물고기 - 목어 이야기 우리 문화 그림책 14
김혜리 글.그림 / 사계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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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이야기 한번 들어볼래?] 

아이보다도 내가 더 좋아하는 우리문화 그림책 시리즈. 매권마다 대하면서 이 부분도 놓쳤는데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나무가 자라는 물고기]라는 제목을 보고 목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내용일 수도 있었다.  

판화그림은 아이들 책에 그다지 많이 사용되는 편은 아닌듯하다. 판화는 아무래도 색채면에서 단조롭기도 하고 선이 단순화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런 단순함과 간결함이 아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에 사용된 목판화 그림은 인물들의 표정이 간결하면서도 어두운 인상은 주지 않고 간혹 사용되는 붉은 색과 노란 색, 푸른 색의 채색이 오히려 더 화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덕망 높은 큰스님의 여러 제자들 가운데 유독 정진하지 않고 제멋대로인 '멋대로'는 못된 일만 일삼는다. 연못가의 물고기를 꼬챙이에 꿰어서 함부로 죽이더니 이내 시름시름 앓다가 저승사자의 손에 이끌려 가게 된다. 저승사자에게 끌려가면서도 몸부림치면서 큰 소리치는 멋대로는 물고기로 태어나서도 악행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다가 멋대로의 등에서는 커다란 나무가 자라게 되고, 그것을 업삼아 평생 힘든 고행을 하게 된다. 멋대로는 우연히 만난 큰스님에게 죄를 빌고 큰스님의 도움으로 멋대로는 물고기의 몸을 벗게된다. 큰스님은 멋대로의 몸에서 자라던 큰나무로 목어를 지어 절에 매달아 놓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가르침의 소리를 전하게 되는 것이다. 

절에 가면 항상 보던 목어에 이런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목어가 전하는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일까? 절마다 있는 범종, 운판, 목어, 법고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땅속, 하늘, 물속에 있는 모든 중생들의 삶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란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목어의 숨은 이야기도 듣고 잊고 지내던 우리문화의 한자락을 다시 잡은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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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동문선 고전을 만나는 기쁨 1
심후섭 엮음, 권문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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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뜻깊은 글을 통해 고전을 새롭게 만나다] 

 

동문선이 무엇이었던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동문선이 어떤 책인지부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아이에게 건네기 전에 나부터 책에 대한 정보를 더 살펴보았다. 동문선은 '동국의 사랑들이 남긴 글 중에서 뛰어난 것을 가려 뽑아 모은 문집'이라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당연이 동국은 우리나라를 뜻하고 있다. 삼국시대 후반부터 조선중반까지의 좋은 글을 뽑아 모은 동문선은 모두 500여 선비의 작품 4천 3백 편이 실린 문집이라고 한다. 중국의 135명의 7백 여편의 글을 모은 [문선]에 비해도 그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조선 성종 때 모두 154권으로 엮었다니 이 책만 제대로 읽어도 우리나라의 좋은 글을 모두 꿰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런 동문선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엮여 나온 것이다. 이 책에는 삼국과 고려, 조선으로 나뉘어 총 26편의 글을 싣고 있다. 동문선 자체에도 시부터 기행문, 상소문, 외교 문서, 재판 결과문 등 다양한 형식을 담고 있듯 이 책에도 다양한 형식의 글을 들려주고 있다.  

원전을 읽기는 힘드니 아이들에게 최대한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 풀어서 쓰여진 글이 앞서 나오고 글의 저자에 대한 설명이 한 페이지 정도 나온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요즘 아이들이 한창 한자 공부를 하는 중이니 원문도 함께 실렸다면 맛보기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다. 물론 이 부분에서 만족할만한 사람들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우리 고전에 대해서 어른들도 아이들만큼 많이 접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기에 아이들 책을 통해서 함께 고전을 읽게 되는 것 같다. 동문선의 의의는 물론 우리 나라 고전에서 얼마나 의미있는 위치를 차지하는지 알게 된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다. 지금과 시대를 달리해서 다소 정서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늘 당당하던 우리 선조들의 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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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선생님 다산천자문 3 - 만물의 이치, 변화와 기준
이덕일 지음, 김혜란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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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서에 맞는 천자문의 재배열]

 

 

 

요즘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한자 급수 시험을 보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그 가운데서 시험을 보지 않은 우리집 아이들은 별종으로 꼽히려나? 그만큼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자 급수시험을 필수코스처럼 보고 있다. 한동안 교과서나 신문에서 한자가 사라지기도 하더니 역시 우리말 깊숙히 자리잡은 한자를 등한시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배우게 되는 한자는 말그대로 낱낱의 글자를 외우는데 너무 국한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글자보다는 쓰임새나 의미를 더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면 한자 공부에도 재미를 느끼는 건 분명하겠지..

 

다산의 천자문이라고 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 하늘 천, 따 지로 시작하는 천자문 말고 다른 천자문이 있던가? 했는데 다산 정약용이 배열을 새롭게 한 천자문이 있다고 한다. 천자문의 구성을 보면 서로 연관되지 않는 말들의 나열로 한자를 배우기 힘들다고 생각한 다산이 서로 관련있는 단어를 묶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뜻이 닿는 글자를 4개씩 묶어서 2000자를 엮은 [아학편]은 우리식의 천자문이 되는 것이다. 중국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 정서에 맞게 재배열한 것을 보고 다시 한번 다산의 애민 정신이나 학문에 대한 열의를 느끼게 된다.

 

내가 읽은 3권은 만물의 이치와 변화의 기준에 대한 글자들로 구성되었다. 4개의 글자를 제목으로 뜻과 글자가 담고 있는 의미, 낱낱의 글자에 대한 풀이 등이 실려있다. 이 책을 공부하기 위한 가이드를 보니 아직 익숙하지 않은 4글자를 큰 소리로 3번씩 읽고 시작하라고 한다. 글자가 담고 있는 의미가 재미있을 것을 기대하면 오산이다. 분명 한자공부를 위한 책이라서 학문적 풀이가 주를 이루는 것도 알아야겠다.

 

연관되는 4글자의 의미와 뜻에 대해서는 다산 천자문으로 배우고 본격적인 글자의 쓰기를 익히기 위해서는 '다산 천자문 익힘책'을 이용해서 쓰기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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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추송웅 - 말과 몸짓으로 이야기하다 예술가 이야기 1
안치운 지음 / 나무숲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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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연극을 위해 살았던 빠알간 피터]

 

 

짜리몽땅한 키에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닌 배우로 기억되는 추송웅. 어린 시절 그의 몰입하는 연기에 동화되지 못하고 조금은 어색한 느낌으로 그분의 연극을 봤던 기억이 난다. 텔레비전 속에서 간혹 보기도 했지만 내 기억 속에 추송웅이라는 이름 석자가 박히게 된 것은 지저스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유다역을 맡아서 열연하는 그를 본 다음이다.

 

'저 사람, 정말 신들린 듯이 연기를 한다...'

주위의 다른 배우들이 그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는 그는 분명 말과 몸짓으로 이야기하는 배우임에는 틀림 없었던 것 같다.

 

나무숲에서 나오는 예술가 시리즈는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리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주로 보아오던 것은 미술가 시리즈였다. 추송웅이라는 인물이 예술가 시리즈에 수록될 수 있을 만한 인물인가는 그의 숨겨진 삶의 기록을 보면서 수긍을 하게 된다. 연극 하나만을 위해서 살았던 지독히도 가난했던 예술가. 연극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고 중앙대 연극과에 입학하면서 그의 본격적인 연극인생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희극을 주는 희극배우로 역할을 도맡다가 나중에는 비극 연기에도 도전을 한다 .무엇보다 최초의 모노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빠알간 피터의 고백에 대한 소개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당시 연극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지만 책을 통해서 그의 분장이라 관객들의 대단한 성원, 극장을 가득 매우고도 넘치는 사람들과 장기 공연등..지금은 볼 수 없지만 기회가 되면 그의 남겨진 자료 필름이라도 보고 싶다.

 

돈보다는 연극 자체만을 바라보고 살던 그였기에 부인으로부터 가족의 최저 생계를 위한 생활비가 얼마인가를 물어보고 이 돈만큼만 받게 해달라면서 계약을 하던 그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억억 소리가 나는 귀족 대접을 받는 일류 배우의 게런티에 비하면 정말 소박한 게런티가 아닌가. 작품을 위해서라면 그는 노게런티도 마다않고 달렸을 사람이다. 연극을 그만두기에는 너무도 이른 나이에 떠난 사람. 마흔을 넘어 연극속에 더 진한 인생의 맛을 담기에 좋았을 무렵에 세상을 떠난 그였기에 너무도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들의 광대 송웅 씨 안녕!'이라는 연극배우 박정자 님의 글에서도 남겨진 사람들이 그에 대한 그림움이 물씬 느껴진다. 나 역시 그의 불꽃같은 연기를 꼭 한번 보고 싶은 남겨진 사람 중의 하나이기에 추송웅씨의 삶을 다룬 이 책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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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딸
재키 프렌치 지음, 공경희 옮김, 기타미 요코 그림 / 북뱅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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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지 않은 상상에서 출발했지만...] 

 

만약...이라는 가정은 대부분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기에 상상의 나래를 펴서 대리만족을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대부분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 상상을 많이 하게 되지만 때로는 원치않는 상황에 자신을 대입시켜 보게 되는 순간도 있다. 이 책은 "내가 만약 히틀러의 자식이었다면..."이라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원치  않는 상황 속에서 자식과 아버지의 관계 속에서 왜?라는 지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 속의 마크처럼... 

학교버스를 기다리는 네 명의 아이들 중 안나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히틀러의 딸 하이디이다. 히틀러에게 딸이 있었나? 히틀러에게는 자식이 없다고 알려진게 보통이지만 이런 가정은 충분히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수 민족을 내세우면서 유태인을 학살하던 히틀러에게 하이디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딸이었다. 그랬기에 홀로 다른 곳에 키워지는 하이디.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 중 마크는 안나가 들려준 이야기 속의 하이디에 집중을 한다. 그리고 계속 의문을 갖고 질문을 한다. 마크가 하는 수많은 고민과 질문은 책을 읽는 우리도 던질 수 있는 물음이고 동시에 마크에게서 받는 질문이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한번도 해보지 않은 상상을 하게 되었다. 만약 내가 히틀러의 딸이었다면...난 아버지의 악행을 막을 수 있었을까? 그러나 그보다는 왜 그가 그런 일을 벌이지 않으면 안되었는가에 더 매달리게 된다. 마크의 질문에 어른들은 쉽게 대답할 수 없고, 나 또한 그렇다. 좀더 시간을 벌면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내가 만약 히틀러의 딸이라면...에서 시작된 상상이 어느 순간에는 딸이기보다는 제 삼자가 되어 히틀러에 대한 생각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생각으로 확대되는 것 같다. 그리 유쾌한 상상의 시작은 아니었지만 좀더 심각하게 부모와 자식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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