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필에 감동어린 사진까지]
얼마전에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으로 중학생이 될 아이들을 위해서 믿을만한 출판사에서 교과서 수록 글들을 모아 책으로 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얼마 후 정말 거짓말처럼 창비에서 그런 책이 나왔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출판사에 대한 인지도가 얼마나 중요한가 느끼는 독자로써 창비의 국어교과서 작품읽기 시리즈는 정말 반가운 책이었다.
그동안 다른 출판사에서도 교과서 작품을 모아 책을 내기는 했지만 어딘지 아쉬운 면이 있었다. 선정기준이나 구성에 있어서 갖고 있던 아쉬움이 이번 책에서는 사라질 수 있을까? 우선 머릿말을 통해서 책을 만든 동기와 수록 작품에 대한 선정기준을 찬찬히 살폈다.
새로 바뀐 중학교 국어 교과서는 무려 23종이나 된다. 그 교과서에 수록된 수필, 시, 소설을 꼼꼼히 살펴보고 전국 국어교사 선생님들의 의견을 물어 작품을 선정했다고 한다. 중학생도 학년마다 차이가 있으니 중학교 1학년 눈높이에 맞춰서 이번 작품을 선정했다고 한다.
시와 소설, 수필 가운데 가장 먼저 수필부터 살펴봤다. 솔직히 소설을 제외하고 시나 수필은 많이 접하는 편이 아니기도 했고 그동안 중학 국어 교과서를 살피지 않았기에 요즘에는 어떤 작품이 실렸나 궁금하기도 했다. 과거의 교과서 속의 수필은 솔직히 고리타분한게 많았기에 그렇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23종 국어 교과서에 실린 130여 편으 ㅣ수필 가운데 고른 35편과 교과서에 실리지 않았지만 꼭 읽어봄직한 수필 9편을 모아 44편을 실었다. 구성을 살피니 연대순도 아니고 무작위 작가순도 아니고 총 3가지 주제별로 묶어서 소개한다. 1.나와 가족/ 2부 이웃,사회와 자연/3부 여행기와 전기,고전 ..한창 자아에 대한 고민에 빠질 아이들에게 나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와 조금 더 시선을 넓혀 이웃과 사회에 대한 주제로 확장시키는 구성이 정말 마음에 든다.
실린 작품 가운데 아이들에게 익숙한 안철수나 한비야, 박지성의 수필이 인상적이다. 예전의 고리타분했던 수필과는 사뭇차이가 있는 듯하다. 교과서 외의 작품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또한 중간중간 작품의 소재와 어울리는 사진이 실린 것도 인상적이다. 사진과 작품의 교감이 느껴지기에 사진도 한참 들여다 보게 된다. 작품 마다 작가에 대한 짧은 소개가 되어있고 각 부가 끝나는 곳에 아이들이 직접 글을 써볼 수 있는 란과 학생들의 예시 작품이 실린 것이 눈에 뜨인다. 교과서적인 답안 제시라는 생각보다는 스스로 써 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던 점에 촛점을 두고 싶다.
실린 작품 가운데 잭 킨필드의 <전부 무료>라는 작품을 보면서 미소지었다. 집안 일을 하고 알바비의 목록을 적어서 청구하는 아들에게 엄마는 이렇게 쓴 쪽지를 내보인다.
...너를 내 뱃속에 열 달 동안 데리고 다닌 값, 아플 때 밤새 간호하고 기도한 값, 너때문에 힘들고 눈물 흘린 값,....이 모든 것 말고도 너에 대한 내 진정한 사람은-무료
이걸 보고 어린 아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이 쓴 용돈목록에 이렇게 썼단다.
....전부 다 지불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