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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 속고 배신당하고 뒤통수 맞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로버트 펠드먼 지음, 이재경 옮김 / 예담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말속의 숨은 의미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사실 몇가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의 거짓말에 한번씩 당황하게 된다. 내 기억의 그 시점은 아이가 훨씬 커서가 아니라 유아기때가 아닌가 싶다. 5~6살 무렵이 되면 아이들이 한창 말하기에 재미를 붙이고 자기표현을 한다. 그러면서 엄마들이 읽어주는 책을 통해서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날개를 달기 시작하는 때도 이때가 아닌가 싶다. 이 무렵 아이들은 타인에게 자기 의사를 표현할 때, 있었던 사실을 전달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펴서 덫붙여 말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기에 거짓말은 하지 않는거라고 가르쳐주었지만 아이를 찬찬히 살피니 일부러 하는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상상력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서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진짜처럼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의 관찰과 세심한 지도가 아이의 표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거짓말을 만나게 되는데 그 가운데서 아이들이 어떻게 거짓말을 배우는가에 대해 다른 부분에 상당히 관심이 갔다. 어른들이 말하는 거짓말과 아이들이 말하는 상상의 모호한 경계에서 이를 모두 거짓말로 부르기는 상당히 난처하지 않은가 싶었다.
일상에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거짓말에 대한 꽤나 재미난 분석과 생각들이 들어있는 책이었다. 다분히 원론적이고 따분한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오히려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다양한게 생각할 빌미를 제공한 흥미로운 책이었다.
거짓말의 경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대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속이는 검은 거짓말과 남을 위해서 하게 되는 선한 거짓말을 두고 전자에는 인색하지만 후자는 받아들이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그러나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선한 거짓말이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쉽게 하는 소소한 거짓말 역시 타인에게 잠정적인 상처를 입힌다고 한다. 이를 착한 거짓말에 대한 환상이라고 표현한다. 이런 거짓말이 지속적이면 정신적 괴로움을 초래하고 그로 인해 일상을 건조하고 차갑게 만든다고 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행이 아니라 점차 건조해지는 삶이 된다는 시각에 긴장했다.반갑지 않은 사람을 만나서도 웃으면서 인사한다거나 싫어도 좋다고 하는 등등..이를 분석하다 보면 약간 피곤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만큼 우리 일상의 진실성에 대한 성찰을 하자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화에서 불안감을 없애거나 다른 사람과 친분을 쌓고 의견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 대화 자체를 돕기 위해서 건성으로 하는 거짓말, 혹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하는 거짓말...우리 사회는 분명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그 거짓말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진실편향적인 사람은 남을 잘 믿어 거짓말에 속고 상처를 잘 받지만 반대로 상대에게 신뢰감을 얻을 수 있다. 반면 거짓편향적인 사람은 거짓에 잘 속지 않기에 상처받는 일은 적지만 그만큼 남에게 신뢰를 얻지는 못한다. 이 이분법적인 구조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처법은 능동적 진실탐색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속임수가 만연한 세상에서 상대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기르라는 것이다.
분명 우리 세상에는 거짓이 난무하지만 그 거짓을 구분하는 힘도 우리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건 사실이다. 신문을 봐도 그 중의 30%만 믿으라고 했던가? 행간의 숨은 의미를 파악해야 하듯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그 숨은 의도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이들을 보면 저 뻔한 사실에 왜 속을까 싶은게 한둘이 아니지만 성인이 된 다음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 눈 역시 어린이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얼마전에 있었던 선거를 통해서도 빤한 거짓말이 눈에 보이지만 굳건히 믿는 사람들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회를 바라보는 또는 내가 사회속에서 사람들의 대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