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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지켜라! 뿅가맨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윤지회 글.그림 / 보림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맞아맞아, 너잖아~~]
작은 아이가 아파서 한동안 병원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평소 정규 방송 외에는 잘 보지도 않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병원에 있으면서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른다. 그것도 어린이 프로그램으로만 하루종~일. 퇴원을 할 무렵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레이인져 시리즈의 캐릭터와 이들의 파워도구 등등을 나까지 모두 알 정도였으니 아이와 함께 ...레인저 매니아가 된 셈이었다. 퇴원 기념으로 이제는 아프지 말라면서 거금을 들여서 ...레인저를 떡 하니 사주고 아이는 마냥 행복해라 했는데 이 행복은 기껏해야 일주일 정도였던 것 같다. ...레인저를 능가하는 슈퍼...가 등장하는 바람에.
<마음을 지켜라!뿅가맨>은 다섯 살 준이가 주인공이지만 실은 이 또래의 아이들 모두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어릴 때는 마음을 빼앗아가는 것이 왜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다섯 살 준이의 마음을 온통 빼앗아간 뿅가맨, 세상 모든 것이 모두 뿅가맨으로 보이고 뿅가맨 하나만 가지면 세상을 모두 가진 듯한 기분이 들 것 같기만 하다. 그런 준이에게 부모님이 뿅가맨을 사주셨으니 이제 준이의 소원은 이루어진 것일까? 천만의 말씀~ 손에 넣은 뿅가맨이 아니라 어느새 지구를 지키는 새로운 용사, 왔다맨이 나와버렸다. 이제 준이에게 세상 모든 것은 왔다맨으로 보일 수 밖에~~
뿅가맨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뿅가맨이라는 제목 위에 작게 쓰여진 '마음을 지켜라'라는 소제목이 훨씬 마음에 와닿는다.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순수하기에 좋아하기도 잘 하고 싫증내기도 잘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도 생생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이제는 예비중학생이지만 여전히 그림책을 좋아하는 딸이 이 책을 읽자마자 동생에게 하는 말이 "맞아맞아 ,바로 너잖아~"란다. 어느새 자기는 이렇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자신이 있을만큼 다 커버린 듯한 말투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너도 그랬거든~ " 하고 딸아이에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이렇게 뿅가맨에게 홀딱 마음을 빼앗길만한 어린시절이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표현한 내용만큼 그림 또한 마음에 든다. 많은 색채를 사용하지 안았지만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뿅가맨이 이만큼 생생하고 멋질 수 있을까? 표지에는 서로 다른 넘버가 정성껏 써있는 수많은 로봇들이 즐비해서 이 표지만 보고도 한참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게다가 맨 마지막에 선물처럼 짠~하고 나타나는 뿅가맨 마스크 덕에 잠시 왔다맨을 잊을 수도 있겠다.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