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이슬람
이희수 지음 / 검둥소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슬람에 대한 새로운 이해, 강추!!]


간혹 텔레비전에 소개되는 이슬람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보면서 우리는 과연 이슬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의문이 든다. 솔직히 나 역시 이슬람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뉴스에서 보여준 그 사실 만으로 이슬람 문화를 평가하고 있었음을 시인한다. 그러다가 이슬람에 대한 책을 한두번 접하면서 자연스레 의문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다. 어? 그런거였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때도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연스레 갖고 있던 이슬람에 대한 편견은 무엇 때문인가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나 서구 열강에서 바라보고자 하는대로 우리 역시 그렇게 길들여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린이 이슬람 바로 알기>의 저자로도 유명한 이희수 작가는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분이다. 청소년 대상의 이번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았다. 중학교에 입학한 딸에게 꼭 보여줄 책목록으로 이 책을 정하게 된 것은 그동안 우리가 오해하고 있었던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 좀더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책이기 때문이다.

이슬람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슬람과의 분쟁과 석유, 여성에 대한 혹독한 차별..이런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이슬람 문화 전반의 이미지가 된 것은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을 책에서 배울 수가 있다.

작가는 민지라는 아이와 함께 이슬람 문화 탐사를 간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이슬람 문화를 처음 만나는 민지를 통해서 그동안 사람들이 하고 있던 이슬람 문화에 대한 궁금증이나 오해를 자연스럽게 풀어주고자 한다. 9개의 이슬람 국가를 돌면서 각 나라의 특징도 살펴볼 수 있다. 인구 15억, 유엔 회원국인 이슬람 국가가 57개국, 지구의 거의 4분의 1에 가까운 문화권인 이슬람 문화에 대한 오해를 풀 필요는 분명 있다.

이슬람 최고의 성지인 메카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고의 밀 생산국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석유보다 더 비싼 단수를 만들기 위한 공장이 있고 이를 이용해서 밀4모작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가혹한 차별과 여성에 대한 차별로 유명하지만 모든 이슬람 국가가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시아파와 순니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슬람 마지막 예언자인 무함마드가 죽고 후계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순니파와 시아파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된다. 순니파가 이맘을 단순한 예배 인도자로 여기는 반면, 시아파는 신을 대리한 권위있는 성직계급으로 여기고 지도자 역할을 한다. 순니파에 비해 시아파가 폐쇄적이고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도 극단적인데 이러한 나라로는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가 있다. 반면 여권이 신장되어 국가의 수장이 되거나 장관까지 지내는 나라 또한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슬람 문화의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특징 중의 하나는 라마다 기간의 단식과 그 의미에 대해서이다. 모든 무슬림은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인 라마단 한 달 동안 해가 있는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단식을 한다. 체험을 통해 가난과 고통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라마단 의식 후에는 나눔의 선행을 베풀는 일을 자연스럽게 한다. 자기 수입의 2.5%를 하고 많은 이들이 액수에 상관없이 기부를 한다고 하니 이들의 의식이 갖는 숭고한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청소년 대상의 책이라지만 사실 어른들이 봐도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 무척 많다. 그동안 일부 편견에 의해 보여지는 대로만 이슬람을 바라보고 편견을 가졌던 것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게 된다. 문화에 대한 편견이 갖는 무서움도 새삼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의 말처럼 무화를 알면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다는데 동감하면서 많은 아이들이 이슬람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진 명작
엘리스 브로치 지음, 켈리 머피 그림, 김영선 옮김 / 사파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소년과 그림 그리는 딱정벌레의 기발한 모험과 우정]


어른들은 자주 아이들의 마음을 잊어버린곤 한다. 어른의 입장에서 좋은 것을 안겨주면 아이들이 좋아할 거라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정작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선물보다 따뜻한 시선과 마음을 헤아려주는 대화인데 말이다.

이혼한 부모 곁에서 자신의 감정 표현을 하지 않고 외관상으로 말 잘 듣는 아들 역할을 하는 제임스는 쓸쓸하고 외로운 소년이다. 제임스의 외로움을 알아보는 이는 엄마도 아빠도 아니고 부엌 한 견에 자리잡은 딱정벌레 마빈이다. 화려한 생일 파티에서도 외로운 제임스를 알아본 마빈은 생일 선물로 받은 제임스의 잉크로 멋진 그림을 그려낸다. 오로지 제임스를 기쁘게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그러나 이 그림이 발단이 되어 갑자기 타고난 그림 천재로 오해받은 제임스는 부모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그림 구경을 나서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으로부터 뒤러의 그림이 도난 당한 이야기를 듣고 위조품 의뢰를 받게 되는 제임스. 물론 그림을 그린 이는 제임스가 아닌 딱정벌레 마빈이지만 앞으로 모험을 하게 될 이는 딱정벌레 마빈과 외로운 소년 제임스였다.

딱정벌레와 소년이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겠는가를 현실적으로 따지기 보다는 말도 통하지 않는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가는 과정에 촛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제임스는 따뜻한 가정의 사랑이 필요한 반면 딱정벌레 가족은 그 사랑으로 충만한 가족이다. 그렇기에 외로운 제임스에게 자신의 사랑을 나눠주고 그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었다.

두 주인공이 뒤러의 이조 그림과 명작을 둘러싸고 벌이는 모험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마지막에 천재 호가로 오해받은 제임스를 위해 손을 다쳤다는 아이디어까지 함께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는 쿡쿡 웃음이 나오기까지 한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선물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준 아빠의 생일선물인 잉크를 마빈에게 선물해 주는 마지막 장면이 흐뭇하다. 명작을 둘러싼 모험 덕분에 가족의 사랑과 친구의 우정을 얻게 된 제임스는 최고의 선물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클래식 보물창고 5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 보물창고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대가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윤동주의 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뽑혔다는 윤동주. 일본에서 독립 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해방을 얼마 앞두고 20대의 젊은 나이에 작고한 그였기에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젊은 저항 시인으로 기억된다. 그가 얼마나 항일 운동을 했는가 하는 것보다 그의 마지막 시집이 남긴 메시지를 사람들이 저마다의 가슴 속에 품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한 사실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책을 좀 읽는다 하는 우리 집에 윤동주의 시집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세상에...중학생이 된 아이가 찾지 않았다면 그동안 난 집에 윤동주의 시집이 없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학교 교과서에 실린 탓이기도 하지만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이제는 잊혀져 기억의 저 밑바닥에 있었던 작가와 작품을 종종 거론하곤 한다. 맞아..그랬지 하면서 아이 덕분에 새록새록 기억해 내고 있는 요즘이다.

보물창고에서 윤동주의 시집의 표지가 너무도 마음에 든다. 까만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별과 한켬에서 그런 하늘을 바라보면서 상념에 젖었을 시대의 젊은이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그랬는가 보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른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청춘의 기운과 번뇌가 느껴진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젊은 날 죽어가는 모듬 것을 등지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자 했던 그는 분명 주변을 외면하지 못하는 피끓는 지식인이었으리라. 요즘 내신과 대입에 목메는 아이들에게 이 시는 어떤 느낌으로 읽힐까 새삼 궁금해진다. 하나하나 해부해서 시를 배웠던 때와는 다르게 배울까? 그랬으면 좋으련만...

총 5부로 구성된 이번 책에는 독특하게 윤동주의 동시와 동요를 한데 모아 2부에서 소개하고 있다. 윤동주의 동시를 읽어보지 못했기에 2부를 읽으면서는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이미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도 수록된 동시가 있다는데 한번 찾아봐야겠다.

<오줌싸개 지도>
발랫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 밤에 내 동생
오줌 싸 그린 지도
꿈에 가 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 간 아빠 계신 만주 땅 지돈가?

동생이 요에 그린 지도를 보고 엄마와 아빠를 떠 올린 걸 보며 무척이나 그리움에 사무쳐서 지냈는가 보다. 지금 한국에 나와 일하는 조선족 사람들이 문득 떠오르는 걸 보면 시대가 지나도 비슷한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늘 함께 하는 것 같다.

<만돌이>라는 동시에서는 지금이나 예나 시험 때문에 걱정하는 아이들 마음이 엿보인다. 더구나 만돌이처럼 돌은 던져 맞힌 수만큼 시험에서 맞겠거니 하는 거나 연필을 굴려서 답을 찾는 아이들이나 매한가지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아이들도 없을 것 같다. 모두 학원으로 돌면서 아이들 성적이 포도알처럼 상위권에 다닥다닥 붙었다는 이야기가 얼핀 떠오른다.

마지막 5부에는 윤동주의 산문이 실려있어 시와는 다른 느낌으로 그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100편에 가까운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소장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시대가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윤동주의 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가슴이 떨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임 가디언 푸른도서관 44
백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과 성장을 아우르는 SF판타지 모험]


개인적으로 SF 소설이나 영화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대부분 인간의 욕심에 의해 이기적인 문명의 발달을 이룩한 미래 사회는 안정적이고 희망적이기 보다는 전쟁과 욕심으로 파괴되고 일그러진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으로 미래를 그리게 되는 것은 우리 스스로 현재 인류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혹시 그렇게 될 지도 모르는 미래에 대해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자 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너무도 암울하게 그려지기에 늘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대하는게 되는 것 같다.

제목보다도 작가 때문에 읽고 싶었던 책<타임 가디언>. 이미 <주몽의 알을 찾아라>에서 판타지적 요소를 사용해서 우리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었고 최근 작인 <집이 도망쳤다>에서 마치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판타지적 재미를 최대화 시킨 재치있는 작가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이 소설 역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SF와 판타지가 결합되니 미래를 그린 작품이다.

작가에 대한 호감도가 아니면 사실 중반에서 읽기를 멈추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살짝 말하고 싶다. 너무도 복잡하게 과거와 미래가 연결되어 있고 알수 없는 용어가 난무해서 SF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같은 사람은 중도 포기할 수도 있었다. 작품 속에 드러나는 오묘한 최신 장비들에 대해서 감탄하기 보다는 헐리우드의 영화 속에서 봄직한 것들을 다시 언급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루함에서 벗어나 책속의 긴장감에 빨려들기 시작한 것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이다.

주인공인 아라가 현실 속에서 이중인격적인 아버지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혹시 자신의 친아버지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진서를 2033년 과거 속에서 만난다. 미래에서 과거를 바꾸는 것은 어디서는 해서는 안될 일로 나오지만 이들이 꼭 바꿔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 또한 작품마다 제시된다. 아라가 과거에서 꼭 바꾸어야 하는 그것에 대한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극적 긴장감을 더하는 것이다.

과거의 아버지 최명호는 지금과 달리 더 없이 다정한 사람이지만 그를 변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아라는 있었는지도 몰랐던 다재다능한 고모 최소영이 어린 시절 행방불명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고모가 후에 성이 달라진 진서로 명호 앞에 나타나게 되고 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엄마에 대한 새로우 사실까지 알게 되는 것이다. 아라가 미래에서 온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과거 속에서 잘못된 현실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은 그동안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이해와 사랑으로 뒤바뀌는 과정이었다. 작가는 아라의 변화를 통해서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됨으로 성장하는 아라, 아버지와 화해하는 아라를 그리고자 했다.

그런 과정에서 놀라운 요소로 작용하는 또 하나의 사건은 바로 거대 기업의 진실은폐이다. 이것은 미래가 아닌 현실의 독자들에게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수리남바이러스에 걸려서 성변환이 일어났다고 알고 있었던 진서가 사실은 아라의 고모 최소영이었다. 최소영은 수리남바이러스에 걸린 것이 아니라 거대 기업 샤인스타샤가 만든 유전자변형농산물에 의해 GMO돌연변이가 된 것이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혼재되 성을 갖은 자신의 괴물 같은 모습을 감추고자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충격으로 독자에게 다가선다.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유전자변형농산물이 지금은 인류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저마다 거부를 하지만 거대기업의 은폐 하나면 온 인류가 속을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가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아라가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보다 대기업의 은폐 사건과 GMO에 대해서 적절한 배치를 한 작가의 탁월한 재치에 더 감탄을 했다.

작품을 읽고나서 현재와 과거 미래에 대한 씨실과 날실을 엮으면서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과거에 대한 연구나 미래를 대비하는 모든 것의 중심은 역시 현재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두렵기만 하던 미래의 SF에서 벗어나 오히려 더 선명하게 현실을 보고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역시 탁월한 감각과 재치가 보이는 작가이다. 그녀의 다음 작품 역시 판타지고 갈까? 이제는 조금 다른 감각으로 그려진 작품을 만나보고자 하는 바람도 생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은 이야기
제임스 로이 지음, 황윤영 옮김 / 청어람메이트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것을 경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은 모두 남의 이야기가 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수많은 것을 책속에서 경험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다른 생을 경험하게 된다. 성인이 된 나 역시 아직까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책속에서 하지만 자라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더 많은 부분을 타인의 삶 속에서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뻥도 적당히 치면서 말이다.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딸이 있기에 청소년기의 아이들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보면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이 작품 역시 그런 맥락에서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제목을 보면서 얼마전에 딸 아이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학기 초에 수련회에 가서 처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자면서 진실게임을 했다고 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저마다의 비장의 무기를 꺼내면서 이야기 잔치를 벌였는데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역시 이성친구 이야기란다. 이성친구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모두 저마다 있다면서 이야기를 했다는데 절반은 진실, 절반은 뻥으로 여긴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남들이 하는 경험에서 자신이 소외당했다고 느꼈을 때 아이들은 저마다의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해서 경험자의 범주에 머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은 이야기>는 그런 맥락에서 청소년들의 또 다른 경험이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 다른 또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호주 청소년들의 1년 동안의 13가지 이야기 속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녹아있다. 화자는 모두 나이지만 모두가 주인공이자 동시에 주변인이 되기도 하는 독특한 방식이 새로웠다.단지 형식의 새로움 뿐 아니라 동양권과는 다른 아이들의 가치관에 대해서도 놀라울 뿐이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적잖은 불편함을 느끼고 설마..하면서 현실에 대해서 두려움과 걱정을 동시에 느꼈으리라 본다.

사실 작품을 읽으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이런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지만 내가 경험하지 못했기에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경험이 되고 또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라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이지만 누구든지 해야 할 경험은 아니기에 소설이 주는 허구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성장할 기회가 되겠구나 하는 것이다. 경험을 통해 성장하지만 모든 것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소설 속의 다른 경험을 통해 올바르게 성장하길 바랄 뿐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