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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첫사랑 ㅣ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2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은 이야기, 인정~]
"이렇게 제목이 유치할 수가...."
한참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학교 2학년 딸아이가 빨간 표지의 책제목을 보고 한 첫마디였다. 그러고 보니 사랑중에서도 첫사랑 얼마나 두근두근하는데 뭐가 싶으면서도 유치한가?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사랑이 그렇다. 그렇도 첫사랑은 모든 사랑 중에서 가장 두근거리고 가장 유치하고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딸아이가 유치하다고 핀잔주는 이 제목도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나서...
잠시 뒤에 깔깔거리는 딸을 뒤돌아 보니 어느새 그 유치한 제목의 책이 딸아이 손에 들려있었다. 딸은 배실배실 튀어나오는 입가의 웃음을 숨기지 못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 이 책 완전 재밌네.."한다. 유치하지 않고 재미있다고 하니 정말 가슴에 콕 하고 동감을 얻기는 했는가 보다.
딸의 손을 거쳐서 지하철을 오가면서 읽은 두근두근 첫사랑. 제목을 보는 사람들이 한두번 얼굴을 쳐다보긴 했지만 전혀 신경쓸 겨를 없이 얼마나 재미있게 읽은 책인지 모른다. 두근두근..
구성이 특이한 것은 자신의 첫사랑이라고 굳게 믿는 소녀 줄리와 이사오는 날부터 줄리에게 잘못 걸렸다고 생각하는 잘생긴 소년 부라이스 ,두 사람의 시점에서 같은 상황이 다르게 서술된다는 점이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개인에 따라 어떻게 기억되고 어떻게 느껴지는지 그 과정이 책읽는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등장인물의 뚜렷한 성격때문이다. 사실 잘생긴 소년 브라이스 보다는 어디로 튈지 모르고 자기 주장 강하고 세상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함이 없는 멋진 소녀 줄리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한눈에 반한 브라이스를 위해 무슨 일이든 다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줄리. 자기 주장이 강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열린 마음을 가진 줄리의 인성을 작품에서 만나는 줄리의 부모의 교육방침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랑에 무슨 이유가 있을까? 단지 처음 본 순간부터 브라이스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 줄리가 늘 브라이스를 따라다니는데 무슨 이유가 있을까? 그런 줄리를 너무도 불편한 존재로 받아들이는 브라이스는 조금은 외모 잘난 사람들이 갖는 약간의 오만함도 슬쩍 보인다. 그렇지만 나무 위에서 반대 시위를 하던 줄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줄리의 소중한 플라타너스 나무가 목수들에 의해 베어지면서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줄리의 그런 모습에 브라이스는 미안한 마음. 줄리가 걱정되는 마음이 조금씩 들면서 늘 줄리를 찾기 시작하고 줄리는 자신이 정성을 담아 준 달걀을 고스란히 버리는 브라이스를 보면서 마음을 달리하기 시작하니 말이다. 이 과정 또한 얼마나 흥미 진진하게 지켜봤는지 모른다. 브라이스가 줄리를 바라보기만 하면서 끝날까 ?아니면 줄리와 어설프게 화해를 할까?
자신을 늘 지켜봐주던 줄리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 브라이스가 택한 것은 척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줄리를 걱정하고 줄리를 생각하게 되니 줄리가 원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신의 분신만큼 사랑했던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를 대신할 수 있는 작은 플라타너스 나무를 줄리의 앞마당에 손수 심어주었던 것이다. 누가 가르쳐 주었나? 아니다. 그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그런 일을 시킨거지...이쯤 되었는데 브라이스의 마음을 줄리가 어떻게 외면할 수 있을까?
단순히 알콩달콩하는 소년기의 사랑을 그리지 않은 듯해서 더 신선하고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살아가고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나가고 성장하는 줄리의 당찬 모습이 너무도 신선하고 기특했고, 그런 줄리를 외면하던 브라이스가 사람의 외모 너머의 이면을 볼 줄 알고 진짜로 사랑해주는 마음을 배워가는 모습이 이뻤다. 아이들의 성장이 담긴 사랑이야기라서 더 마음에 든다. 재미와 감동을 한꺼번에 잡은 이야기,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