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 크로니클 시원의 책 2
존 스티븐슨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또 다른 성장을 이끄는 파이어크로니클]

 

 

처음 에메랄드 아틸라스 /시원의 책 1권을 읽고 그 박진감과 기발한 아이디어에 다음 편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는지는 말할 나위도 없다. 수없이 쏟아지는 판타지 소설과 그 소설을 영화화한 많은 작품들 속에서 판타지 광인 딸아이가 파이어 크로니클에 엄지손을 치켜들 수 있는 이유는 그 박진감과 기발한 상상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한다는 설정은 지존의 책에서도 수없이 사용되는 장치이기는 하지만 흩어져있는 시원을 책을 모으는 과정에서 아이가 어떤 고통을 감래해야 하는지 , 그 고통이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느끼는 것은 판타지를 경험함과 동시에 고통이 따르는 성장을 함께 경험하게 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욱 매력적이지 않을가 싶다. 

 

1권 에메랄드 아틸라스를 읽은 독자라면 흩어져있는 세 권의 책의 주인이 누가 되는지 짐작하고 있다. 이번 두 번째 시원의 책 주인은 바로 둘째인 마이클이었다. 1권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책이었다면 파이어 크로니클은 어떤 능력을 부여하는 책이까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처음부터 여지없이 등장하는 다이어 매그너스의 부하인 꽥꽥이들. 세 남매를 잡으러 등장한 이들은 흡사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의 거대한 형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꽥꽥이들을 피하기 위해 케이트는 결국 이들을 끌고 과거의 세계로 들어가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남겨진 마이클과 엠마는 핌 박사를 만나 두 번째 시원의 책인 파이어 크로니클을 찾아 떠나게 되는 것이 이번 책의 주요 내용이다.

 

과거 속에 남겨진 케이트가 다이어 메그너스의 후계자가 될 예정이 라피라는 소년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와 남겨진 마이클과 엠마가 파이어 클로니클을 찾아가는 과정의 이야기가 번갈아 소개된다. 책을 읽는 동안 두 이야기를 동시에 접하면서 이들이 만나게 되는 접점은 어디일까? 과거의 케이트가 미래의 마이클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등등 읽는 내내 궁금증을 더하게 된다.

 

케이트가 미래의 위험 인물이 되는 라피에서 분노와 두려움 대신 사랑과 염려로 다가가게 되는 과정은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보여주면서 마지막 3권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처지게 될 거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악의 존제인 다이어 매그너스의 후계자가 되지만 자신의 의지보다는 죽은 케이트, 사랑하게 된 케이트를 위해 매그너스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 과정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파이어 크로니클의 주인이 된 마이클의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했다. 이 책을 손에 넣기 까지의 과정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책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마이클이 짊어져야 했던 고통의 시간이다. 책 속에 치유를 바라는 상대의 이름을 적어 넣게 되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인생의 모든 희노애락의 고통이 마이클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너무도 큰 고통이 따르고 그 모든 것을 짊어져야 한다는 마음의 고통이 크지만 대신 상대를 구할 수 있다는 커다란 기쁨이 따르게 된다. 마이클이 엠마의 고통을 느끼고 시원의 책을 지키던 용사의 고통을 느끼고 죽어가는 엘피의 고통을 느끼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기분을 선사한다.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결과가 어떤 것인지 말이다.

 

전편보다 훨씬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에 훨씬 성숙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섬세한 묘사와 긴장감 넘치게 만드는 장면장면 때문에 젊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속에 담겨진 고통을 따르는 성장을 지켜보는 것 역시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함께 성장하게 만드는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 시원의 책의 마지막 권의 주인이 될 엠메의 실종과 함께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 넣고 있다. 과연 남매가 각각 세권의 책을 찾으면 다이어 매그너스의 야욕을 무너뜨리고 엄마 아빠를 찾을 수 있을지, 혹은 책을 찾고나면 이들이 죽게 될 순간과 직면하게 될지는 않은지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든다. 전편보다 훨씬 무겁고 어두운 내용이 다뤄지게 될 거라는 예상을 하면서, 이번 파이어 크로니클에서는 타인의 살믈 이해하는 과정에 따르는 고통이 따르고 그 고통을 견대면서 성장하는 마이클에게 박수를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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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은 사찰음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마음을 담은 사찰 음식 - 사랑하는 이들과 마음과 맛을 나누는 따뜻하고 정갈한 사찰 음식 레시피
홍승스님.전효원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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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리함대신, 건강을 챙기는 밥상>

 

 즐기지는 않았지만 패스트 푸드 음식을 먹기도 하고 점심시간이면 회사 사람들과 배달음식을 먹기 십상이고 도드라지지 않는 주변인들과 비슷하게 생활했다. 그렇지만 주변에 아픈 사람이 생기고부터 먹거리에 더더욱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우선 회사에 도시락을 싸가기로 했다. 집에서 만든 반찬과 현미와 콩을 넣은 밥을 싸가서 점심에 먹게 되니 음식물을 남기지도 않고 밖에서 먹는 음식보다 훨씬 적은 나트륨을 섭취하게 되니 좋았다.

 

그렇게 불편하고 익숙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나은 먹거리에 다가가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연식을 하는 사찰음식에도 관심이 가게 된다. 이번에 리뷰 도서로 받게 된 책을 통해서 사찰음식의 정의와 사찰에서 만드는 다양한 자연식조미료 등에 대한 팁도 얻게 되어서 무척 만족스럽다.

 

사찰음식=자연식 이라는 단순한 생각이 우선 바뀌었다. 저자가 말하는 사찰음식은 무엇을 먹고 먹지 말아야 하느냐가 아니라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즐거움을 주는 음식보다는 음식이 자신의 육신을 맑게 유지해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기에 음식=약으로 여긴다고 한다.

 

아침에는 부드러운 음식을, 점심은 단단한 음식을 저녁은 허기를 면한 정도의 음식을 먹는 스님들의 식습관과 달리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식습관의 단점을 생각해보게도 된다.

 

단순히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을 하자는 생각에서 조금은 달리 음식을 생각하면서 사찰음식을 접하게 된다. 사람은 자연에서 나고 더부니 당연히 제철음식을 먹는 것이 좋은 터, 그래서 제철 음식을 도표로 소개도 해주고, 과다한 나트륨이나 방부제, 각종 식품첨가물을 피하기 위해 천연조미료를 만드는 비법도 꽤 많이 소개해주고 있다. 이런건 복사해서 냉장고 앞에 부착해야 할 듯하다.

 

너무 구하기 힘들고 귀한 것이 몸에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레시피를 보면 전부 구하기 쉽고 때로는 먹지도 않고 버리던 것으로 반찬을 만들기도 한다. 생소하기는 하지만 참외로 만든 참외 깍두기, 달달한 깍두기는 어떤 맛일까 궁금해진다. 수박의 흰 껍질로 무침을 하거나, 가늘게 채썰어 설탕에 절인 고구마와 갈아놓은 당근을 이용한 샐러드를 만드는 기발함도 보인다.

 

매일 먹는 반찬 중의 하나인 콩나물을 무침 대신 장떡으로 변신시키는 것도 흥미롭다. 아, 오늘 반찬은 이걸로 바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손쉽게 구하는 재료들이 많다.

고기 한점 들어있지는 않지만 이거 먹으면 건강해지겠다 싶어 군침이 도는 비빔밥 레시피도 눈에 뜨인다. 7가지 나물이 조금 생소하기는 하다. 전호, 어수리, 방풍나물, 머위, 부지갱이, 세발나물, 두릅, 엄나무순 등등,..달달한 맛에 길들여진 도시인들에게 씁쓸한 나물 맛을 보여줄 듯하다.

그렇지만 사찰음식이라고 너무 고루하게 생각하지 말길..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도 만들 수 있다. 단지 반죽에는 몸에 좋은 연근을 다져 넣는다거나, 스테이크를 두부로 만든다거나 초밥을 생선살 대신 과일을 이용하는 등 보기에도 이쁘고 맛있는 레시피도 선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탐나고 맛보고 싶은 것은 연근탕이다. 은은한 연근향이 퍼지는 듯한 이 사진 한장에 홀딱 반해버렸다.

 

주어진 천연재료나 양념장 등을 평소에 갖춰 놓으면 좋겠다. 지금 집에서 멸치와 여러가지를 넣어 갈아놓은 조미료를 쓰고 있는데 조금 더 부지런 떨어 다른 것도 마련해 보련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현대인들이 편리함을 얻는 대신 잃어버리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음식에서도 건강을 담보로 편리함과 순간적인 미각의 쾌락을 얻는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귀찮아지면 그만큼 얻는 것이 있다는 것, 다시 한번 느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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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서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5
로버트 프로스트 글, 수잔 제퍼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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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림을 만나다>

 

책을 읽으면서 시를 만나는 시간은 극히 드물다. 스토리나 정보에 익숙한 탓인지 감성적이고 함축적인 짧은 글귀에 익슥하지 않은 탓인지 능동적으로 시를 대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 탓에 그림책으로 만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는 스토리만 찾던 일상에 향긋한 모과 향기 같은 느낌을 선사했다.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이 숲이 누구네 숲인지,

난 알듯 해.

숲 주인은 마을에 집이 있어서,

내가 지금 여기 멈춰 선 책

눈 덮이는 자기 숲 바라보는 것도 모를 테지,

내 어린 말은 이상하게 여길 거야,

농가도 없는 데서 이렇게 멈춰 선 것을.

한 해 중 가장 어두운 저녁,

숲과 꽁꽁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서서

어린 말이 방울을 딸랑이며

무슨 일이냐고 묻네.

말방울 소리 말고는 스쳐가는 바람 소리뿐.

폴폴 날리는 눈송이 소리뿐.

숲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어둡고 깊지만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잠자리에 누우려면 한참 더 가야 하네.

한참을 더 가야 한다네.

 

시의 전편이다. 시만 읽었다면 아이들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게다. 그런데 칼데콧 아너 상을 받은 수잔 제퍼스의 삽화가 더해지면서 훨씬 풍부한 감성을 담은 시가 되었다.

 

아이들은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일까? 중학생인 딸아이에게 읽어보라고 하니 아이가 말한다.

눈내리는 숲속에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짐승들을 위해서 이 사람은 먹이를 놓아주러 숲으로 간거란다. 숲의 동물을 아끼고 숲을 사랑하는 마음에 숲에서 여러가지 동물이 등잘하고 눈으로 표현되는 거란다. 그러고 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네. 사실 난 일터에서 집으로 향하는 과정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딸아이는 나와 생각이 다르다. 아이의 생각이 더 탱글탱글하고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자연을 떠나 사람이 살 수 없듯이 눈내리는 고요한 숲속 모든 것이 태초로 돌아간 듯한 느낌으로 숲의 주인을 맞아보게 되는 그림책이다. 어른들도 함께 보아도 좋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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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겁쟁이 아니거든! 난 책읽기가 좋아
에드워드 마셜 글, 제임스 마셜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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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즐거운 습관을 길러주는 첫걸음>

 

 

 

큰 아이가 한글을 깨우치고 가장 먼저 기울인 노력은 책읽기를 통해 책읽는 즐거움과 습관을 길러주고자 한 것이다. 유아기 그림동화책은 주로 엄마가 읽어주게 되지만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혼자 책읽기가 가능해지고 본격적으로 책읽기 습관을 들이기위해서는 재미있고 유익할 동화책을 찾아주는 일이었다. 다양한 책을 낱권으로 골라주기도 했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시리즈였던 것 같다. 이미 커버린 아이들이지만 다시금 보게된 책을 통해 옛기억을 되찾아 보게도 된다.

 

<난 겁쟁이가 아니거든>은 세개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 폭스가 겪게 되는 세 가지 이야기는 극적인 긴장감을 주거나 어려운 갈등을 가지고 있지 않다 . 읽으면서 어른들은 맞아!하면서 빙그레 웃게되고 아이들은 자기 또래의 이야기이기에 쉽게 읽고 받아들이게 된다.

 

엄마는 놀고 싶은 폭스에게 동생을 잠시 돌보라고 한다 .과연 폭스가 동생을 잘 돌볼까? 누구나 다 그렇듯이 놀지 못하게 만든 걸림돌이 된 동생이 미워 나 몰라라 하지만 막상 동생이 다쳤다고 생각되는 순간 누구보다 동생을 극진히 돌보게 되는 폭스를 보면서 빙그레 웃게 된다. 뛰는 오빠 위에 나는 동생이 되는 마지막 순간이 주는 재미도 유쾌하다.

 

포도를 먹고 싶지만 높은 곳을 무서워해 올라가지 못하는 폭스. 처음에는 여우의 신포도 정도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폭스는 무서움을 뒤로 하고 높은 나무 오르기에 성공한다. 문제는 그 다음^^

 

마트에서 쇼핑카트를 타고 쌩쌩 달리며 장난치는 아이들, 폭스도 딱 그 또래의 장난꾸러기. 이런 폭스를 엄마는 과연 어떻게 길들일까? 잔디깎기 기계 운전을 전적으로 맡기는 엄마의 재치에 미소 짓게 되는 이야기까지....

 

귀여운 여우 폭스의 이야기를 통해  책읽기의 즐거운 습관을 길러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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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맛 기행 -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맛의 문화사 바다맛 기행 1
김준 지음 / 자연과생태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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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맛기행이 아니기에  더 멋진 기행>

 

 

책의 제목이 주는 느낌은 사람을 대할 때의 첫인상과도 같다. 아마 여행 전문지에서 바다맛기행이라고 나왔으면 맛집기행으로 생각했을 게다. 그런데 자연과 생태의 책이기에 맛집 기행이 아니라 인간이 바다생활을 통해 얻는 것들에 대한 기행이 되리라 짐작했다. 역시 책을 읽으면서 생동감있는 바다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곳곳에 담겨 있어서 바다내음이 물씬 나는 듯했다. 단지 출판사 성향을 보지 않고 맛집 여행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기우를 해본다.

 

그동안 자연과 생태의 잡지를 몇 권 본 독자이기에 이번 책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아마도 바다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먹거리들에 대해서 그들만이 알고 있는 지식은 물론 삶의 모습도 담기겠지 하면서 말이다. 첫번째 접하는 이야기부터 생소해서 갸우뚱하면서 책을 펼쳤다.

 

자연산 명품 미역 진도곽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갱번이라는 철학에 대해서 논한단다. 진도곽은 뭐고 갱번은 뭔지 생소하기만 한 말들이다. 친정어머니가 아이 낳은 딸을 위해 혼수품으로 넣고 80만원 정도되는 돈을 지불하고 첫손자를 낳은 며느리를 위해 사다줄 정도로 명품 미역이란다. 거친 조류에서  건져올린다는 진도곽. 한번도 맛보지 않았지만 그만큼 귀하고 값나가는 미역인가 보다. 사실 난 진도곽을 먹고싶다는 생각보다 진도곽처럼 거친 조류에서 건져올리는 갱번이라는 곳에 관심이 갔다. 처음 들어보는 갱번은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어장이란다. 외지 사람들이 사고 싶어도 그 마을에 주민으로 살고 마을 기금을 내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갱번에 들러갈 수 있는 진짜 주민이 된단다. 도시에서 이런 마을 공동체에 관심이나 갖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지만 바닷가 주민들이 그들의 삶의 터전을 가꾸고 공동으로 생활해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러하기에 이들이 살아갈 수 있구나 싶고 그렇기에 갱번이 유지되고 바다가 지켜지겠구나 싶다.

 

이렇듯 몇월에 어디에 가면 뭐가 맛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제를 달고 삶의 철학을 논하기도 하고 얽힌 이야기가 주가 되기도 하기에 이 책에서 바다향이 물씬 느껴지는 것 같다. 바다에서 필요한 삶의 먹거리를 건져 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생생한 사진이 인상적이다. 물론 바다에서 건져 올린 먹거리로 만든 음식 사진도 있지만 한 귀퉁이에 담긴 작은 사진을 보면 이 책이 주려는 것을 맛난 음식점을 알리고 드세요~라는 것보다 삶의 터전을 바다로 삼은 사람들이 그곳에 동화되고 살아가는 모습을 더 담아냈구나 싶다. 그렇게 건져올린 제철의 먹거리들에 대해서 이름을 지어주고 봐가면서 잡고, 크기에 따라 다른 이름을 짓고 물고기 성깔도 구분하고...그러니 바다맛이 나지 않겠는가?

 

사진과 더불어 마음에 든 또 한가지는 저자가 자주 인용하는 자산어보의 이야기들이다. 흑산도에서 유배를 하면서 검은 바다가 무섭고 두려우면서도 그곳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고 바다에서 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쓴 자산어보. 그것이 맛기행 책이 아니듯이 이 책 역시 단순한 맛기행이 아니라 다행이다.

 

책장을 덮으면서 어디에 무슨 계절에 먹으러 갈까 라는 생각보다는 이렇게 맛난 것들 먹을 수 있는 자연에 감사하며 단순히 생태체험이라고 맛소금을 잔뜩 뿌려가면서 갯벌의 조개를 캐던 행동, 슈퍼에 가서 돈만 주면 당장에라고 살 수 있는 해산물들보다 더 싱싱한 이야기에 우리가 접하는 맛과 멋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참, 이 책을 읽는 동안 신문기사에 실린 자연과 생태의 출판사 이야기를 보았다. 아는 얼굴을 하나도 없지만 책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이곳 사람들의 모습에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다음에도 더 멋진 책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자연과 생태를 느낄 수 있었으면 싶은 독자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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