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이블 - 지나가는 마음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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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구성의 이야기가 담긴 독특한 책>

 

 
 

영화 <더 테이블>이 먼저 상영되고 책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예고편을 보고 꼭 보고 싶은 잔잔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보는 것은 타이밍을 놓쳤다. 그 후로 감독 김종관은 책으로 <더 테이블>을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얼핏 영화의 시나리오가 담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우선 소설읽기에는 익숙하지만 시나리오 읽기에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나로써는 약간 설레는 마음이 있었다. 언젠가 유명한 드라마 방송 작가의 대본이 한동안 출간된 적이 있었는데 드라마와는 달리 대본을 읽는 독특한 재미를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책의 경우도 영화를 보기전에 시나리오를 접한다는 점에 영상에 이미 노출되기 전에 보니 훨씬 더 많은 상상을 하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앞섰다.

 

막상 책을 보니 시나리오만 기대하던 것과는 달리 구성이 재미나네요. 모두 세 부분으로 나뉜답니다. '더 테이블'은 영화의 시나리오. 그런데 이 시나리오가 영화와는 조금 다른가봐요. '언더 더 테이블'은 시나리오에서 다루지 않은 주인공 그녀들의 후일담을 담았다. 후일담이라는 설정도 재미나지만 장르를 시나리오에서 단편소설로 전환시킨 것도 정말 흥미롭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파트인 '비하인드 더 테이블'에서는 영화감독으로써 영화를 만들면서 느끼는 고민이 담겨있는 수필같은 성격을 지닌 글이다.

한 권의 책에서 세 가지 장르를 한꺼번에 만나다니~~이런 구성때문이라도 작가이자 감독인 김종관의 이름을 한번 더 보게 된다.

 

김종관 감독의 전작인 <최악의 하루>를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더 테이블>은 영화를 보기 전 시나리오로 만났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한 카페의 같은 테이블에서 하룻동안 서로 다른 4커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모두 같은 공간이지만 서로 다른 생각과 삶, 관계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단편. 시나리오는 그것을 담고 있고 독자를 읽는 내내 행간에 숨은 인물의 감정을 찾아보게 된다. 시나리오와 영화가 다르다고 하니 이제는 영화를 찾아볼까 한다. 영화도 좋지만 <더 테이블> 독특한 방식 때문에 더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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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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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흡입력이 있는 프랑스 소설>

 

 

 

프랑스소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무거운 이미지가 있는데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는 책장을 펼치는 순간 마법같은 그녀의 필체에 그대로 빨려들 수 밖에 없었다.

 

레일라 슬리마니. <달콤한 노래>의 저자인 레일라 슬리마니는 113년 공쿠르상에서 12번째 여성작가로써 수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찌보면 여성 작가에게 인색한 상에서 극찬을 받으면서 단 두번째 작품으로 영광을수상한 그녀. 모로코 태생으로 프랑스에 이주,배우를 꿈꾸다 기자 생활도 거친 여성이었다. 그녀의 첫번째 작품은 보지 못했지만 <달콤한 노래>를 통해 갖게 된 첫인상은 너무도 강렬하다.

 

 

"아기가 죽었다....."로 시작하는 소설의 첫 문장에서부터 긴장감과 호기심에 자세를 바로 잡게 만들었다. 아기가 그것도 두 명이나 너무도 끔찍하게 살해 되었고 그리고 다른 여자..그 여자는 칼로 자신의 팔목을 긋고 자기 목에 칼을 꽂았지만 아직 살아있는, 그리고 두 아이를 죽인, 너무도 아이를 사랑스럽게 키워주었던 천사같았던 보모였다.  왜?라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명을 지르며 현장에 남겨진 엄마보다 왜 그들을 그렇게 끔찍하게 죽일 수 밖에 없었는지 온 신경은 보모 루이즈에게 향하게 된다.

 

결혼, 육아 모든 사람이 병행하는 일이지만 아이를 낳아서 키워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힘든가도 알고 있다. 유능한 변호사였던 미리암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자신의 인생에 무기력함을 느낀다. 아이들은 사랑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부재감, 삼실감을 느끼고 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여자들이 안고 있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미리암은 까다로운 조건에도 만족스러운 보모 루이즈를 고용하게 된다. 루이즈가 아이들을 돌보면서 미리암은 다시 일을 시작하고 모든 것이 순조로운 듯했는데....

 

얼핏 생각해도 자기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더 헌신적으로 보이는 그녀. 보모가 아닌 그녀의 삶에 스며든 비극을 이해하고서야 그녀가 왜 그렇게 아이들에 집착을 하고 자신의 자리에 집착을 하는지 넌즈시 느끼게 된다. 포악한 남편과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 딸, 그리고 남겨진 그녀에게 인생은 너무 외롭고 공허하고 버려진 느낌뿐이다. 사회에서 외면당한 그녀가 집착하게 된 한 집안의 행복, 그리고 그녀가 또 다른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남기기 위해 그녀는 끔찍한 선택을 하게 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미리암과 남편 폴 보다는 루이즈의 행동과 감정을 따라가게 된다. 후반부에 정처없이 길을 떠도는 그녀, 어디에서 안착하지 못하는 수많은 그녀들....작가는 살인에 대한 설명보다는 모욕을 순간을 묘사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왜 라는 의문부호에 집중하게 되는데 두번째 읽을 때는 작가가 말하는 모욕의 순간들에 집중해서 읽어보고자 한다. 읽는 내내 손에서 놓은 수 없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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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말할걸 그랬어
소피 블래콜 지음, 최세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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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어울리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살면서 한번쯤은 떠올리게 되는 사람이 있죠. 

결혼을 했든 지금 애인이 있든 누구에게나 만남에 대한

 아쉬운 순간은 남아있기 마련이니까요.

복장 하나를 나눠 입은 두 사람, 그리고 수줍은 듯 잡은 손,

그리고 그때 말할 걸 그랬어...라는 제목.

표지의 삽화와 제목에서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금방 알게 되더라구요.

 

[위니를 찾아서]로  칼데콧 대상을  수상한 소피 블래콜의 작품이에요.

재미난 건 이 책이 만들어진 과정이랍니다. 

과거라면 아쉬움을 일기장에 남기거나 라디오 사연으로 보냈을까요?

 요즘에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글을 올리고 공감을 하는게 보통이죠.

아쉬운 인연에 대한 글을 받는 사이트를 통해서

 사연이 사라지는 게 아쉬웠던 소피 블래콜이

블로그에 사연과 더불어 삽화를 그렸다고 해요.

그게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책으로까지 출간된 거라고 하네요.

 아쉬운 사연이 사라지는 걸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삽화와 한 작업이 새로운 인연으로 태어난 것.

이 책의 제목과 정말 통하는 거 같지 않나요?

 

 
 
 

 

사실 책에 나온 사연을 읽으면서

 아~~하고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작가의 그림에 너무너무 반했어요.

저로써는 처음 접하는 작가의 그림이었답니다.

 섬세한 선 하나하나에 담긴 감정선이 살아있는 그림인 듯해요.

사연과 그림이 함께 할 때 더 멋진 상상을 하게 되네요.

내 인생에서도 그때 말할 걸 그랬어라는 부분이 있음을 떠올려 봅니다.

 중학교 시절 힘든 시기를 겪었던 친구에게

 좀더 위로의 말을 건넬걸 하는 후회가 얼마나 되던지...

지나고 나면 참 후회되는 순간, 그렇게 말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말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을 때 조금 더디더라도 표현하고 살려고 해요. 

그때 말할 걸 그랬어...

우리 인생에서 스쳐간 아쉬운 인연과 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랍니다.

가을에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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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짜툰 6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6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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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 안녕, 짜구~~>

 

 
 

 얼마전에 <뽀짜툰5>를 읽으지라 바로 다음 권을 읽게 되었다고 우리 아들도 나도 기분이 업되었어요. 늘 아들에게 선수를 빼았겼는데 이번 책을 시험기간인 아들 대신 내가 먼저 챙겼답니다. 오고가면 기분 좋게 읽어야지~~하면서 챙겨든 책인데 나혼자 지하철에서 보다가 눈물을 뚝뚝 흘려버렸답니다. 옆에 있던 사람이 이 사람 뭐야??하는 식으로 흘깃 보는데 눈물이 계속 나서 당황스러웠다는~~

 

분명 예전같으면 가슴 찡한 정도였을 지 모르는데 고양이를 키우면서부터 반려동물에 대한 느낌이 정말 확 바뀌게 되더라구요. 길에서 보던 고양이 "개체수가 너무 많아~"라면서 갔다면 요즘은 "어머~제들 추운데 겨울 어찌 나지?"라며 걱정하게 된다는~~

 

하하호호 재미난 고양이와의 일상을 기대하면서 펼친 <뽀짜툰6>는 이별을 그리고 있답니다. 작년 초였던가 친구가 오랜동안 키운 강아지의 임종을 온 가족이 지켜보고 장례를 치룬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가족처럼 지내던 동물이 곁을 떠난다는 건 정말 힘든 경험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막상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 남다른 감정이 생기고 저도 그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더라구요. 무엇에게건 이름을 불러주고 나의 꽃이 되기 전까지는 불특정한 대명사가 되지만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정을 쌓으면 완전히 다른 관계가 되더라구요.

작가가 오랜동안 함께 지낸 고양이 가족을 소개하는 장면부터 꼼꼼하게 다시 살펴보게 되더군요. 처음 짜구와 뽀또가 함께 하면서 지낸 순간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그만큼 추억이 쌓였을까요? 나이가 들어 점점 쇠약해져가는 짜구를 지켜보는 작가의 마음이 정말 많이 아팠을 뜻해요. 생각하지 못한 안락사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기도 했어요.  좀더 편하게 해 주기 위해서 이리저리 애쓰지만 어쩔 수 없는 순간을 맞게 된다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도 해보구요.

 

짜구가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돌아간 다음 곳곳에 남은 짜구의 흔적을 만날 때 짠내가 진동했다는~ 다른 고양이에게 슬픔이 전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제가 배워야 할 부분이더라구요. 남은 고양이 뽀또, 쪼꼬, 포비, 봉구 이들과의 끝나지 않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그  후로도 계속됩니다. 고양이 터널 속에 들어가지 않는 몸대신 머리를 쳐박고 있는 모습이라던지 밥달라고 아침에 깨우는 모습 등등 냥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절대 공감을 하게 되는 이야기가 가득해요.

 

슬프게 울면서 짜구를 보냈지만 대신 짜구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보고 싶을 때, 문득문득 꿈에서 찾아오는 짜구 덕분에 냥이 집사와 고양이들은 슬프지 않겠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슬픔 대신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자는 마음도 해보게 하는 뽀짜툰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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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선비들 - 광기와 극단의 시대를 살다
함규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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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시대를 살던 선비의 선택>

 

 
 

최후의 선비라는 제목을 보고 선비를 마지막으로 칭할 수 있는 때가 언제일까?라는 의문을 시작으로 선비는 과연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가 생각해 보았다. 현재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많은 영향력을 남긴 조선시대의 유교적인 선비의 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백면서생이라고 해서 유약해서 앉아서 학문만 파고 드는 선비가 있었는가 하면 시대를 지나 현실적인 학문을 찾아 공부하는 영정조때의 선비들도 있었다. 저자는 칼과 펜에서 펜을 의미하는 사람들, 혹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비 정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가까운 시대 구한말의 마지막을 보냈던 최후의 선비들을 저자는 다루고 있다.

 

구한말이라고 하면 서양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원치 않는 개화와 박해를 받았던 시대이기도 하다. 이런 세상에서 어떤 이는 은둔을 택하고 어떤 이는 과감한 대응을 택하고 또 어떤 이는 당시의 주된  세력에 편승하기도 한다. 그들은 모두 선비였으나 친일파라는 선택, 독립운동가라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책에서 저자가 최후의 선비로 내세우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익숙하지는 않다. 혹은 이름만 알고 있는 정도의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세상의 변화를 판단하고 행동하는 모습도 정말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당시의 관념과 교육으로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금 시대에서는 폐쇄적인 판단으로 여겨지는 것도 있다. 혹자는 시대를 너무 앞서가 차라리 오늘날에 태어났더라면 훨씬 더 많은 것을 펼치지 않았을까 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한가지 이들을 선비라 칭한 이유는 자신이 배우고 익힌 가치관에 맞춰 행동하려고 했기 때문은 아닐까? 이것을 끝까지 지키느냐 변질되느냐 하는 문제가 남기는 하지만 말이다.

 

배움을 통해서 선비라는 칭호를 얻은 그들, 우리는 늘 배운 사람이 나은 세상을 바라본다는 선망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배움을 통해 좋은 대학과 취직자리를 구하는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배움을 통해 타인과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그것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선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금은 배움을 통해 옳은 세상을 만들기 보다는 개인의 부와 안위를 이루고자 함이 크니 그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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