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오천년 이야기 생활사 1 우리나라 오천년 이야기 생활사 2
원영주 지음, 정진희 그림, 이종철 책임감수 / 계림닷컴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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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를 통해 살피는 조상들의 생활사]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조상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문화재와 역사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조상의 생활사 자체에 대한 관심도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현재의 중요함도 가르치지만 현재의 기본이 되는 과거, 우리 뿌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게 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우리 조상의 오천년 생활사를 한 눈에 볼 책을 만났다.

이 책은 모두 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이야기'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1권은 우리 조상의 의,식,주에 중점을 두고 생활사를 살피고 있고 2권은 법과 제도, 사회와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생활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짧은 동화 한 편을 소개하고 '조상들의 생활사 들여다보기'를 통해서 구체적인 유물의 사진 자료를 통해서 설명이 이루어 지는 형식이 맘에 든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딱딱한 설명 대신 동화로 호기심을 유발하고 다음에 구체적인 사진자료를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게 되니 말이다.

식생활 문화에서 보여지는 우리 음식의 유래나 밥,국,김치,장을 제외한 반찬 수로 밥사을 구분짓는 문화, 세계에서 유일하게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사용는 점은 바로 국물이 많은 우리 음식 문화와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 등이 알차고 호기심 어린 내용으로 그득했다. 박물관에서 보았던 빗살무늬 토기도 지역에 따라 밑이 뽀족한 것부터 평평한 것까지 분류되는 지도 자료도 도움이 되었다.

주거문화로 서민의 초가집과 양반의 기와집의 비교, 전통 한옥의 구조와 임금님이 생활하던 경복궁의 전도도 살필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이 관심있게 보는 것은 집안 곳곳에도 신이 있다는 부분과 옛날의 학교에 대한 이야기 같다. 집안을 지키는 여러 신들을 살피면서 예전과는 다른 지금의 집구조, 특히 아파트에도 이런 신들이 있을까 의문을 품기도 하면서 전통적인 면모를 찾아 볼 수 없는 지금의 집구조에 아쉬움을 갖기도 한다.

마지막 의복생활을 엿보는 부분에서는 예전 사람들이 자신을 치장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여러 장신구를 구경하고 시대에 따라서 한복도 다양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벽화와 그림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지금처럼 편안함과 멋을 위주로 간편하게 옷을 입기보다는 입는 것 하나에도 형식과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은 구지 말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우리 조상들이 500년 의식주 생활사를 살피면서 과거의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것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힘을 아이들이 길렀으면 하는 바램이다. 과거와 단절되는 현재는 없으며 현재는 과거를 통해서 발전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조상의 생활사를 그림과 사진자료를 통해서 상세히 설명해 주어 많은 도움을 얻는 책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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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끄러워 아이세움 감정 시리즈 2
조은수 글.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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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도 너의 한 부분이란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시리즈에서 너무도 익숙한 작가 조은수는 아이들의 감정을 어떻게 풀어주고 있을까? 나는 부끄러워 라는 책은 표지부터가 인상적이었다.

한 아이가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마음 저 밑바닥까지 숨고 싶은  마음이 있음이 전해졌다. 책에서는 아이들이 가지게 되는 부끄러움의 최초의 순간. 그 부끄러움의 순간을 가리고 싶어하고 회피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도 잘 이끌어 내고 있다. 책을 보면서 순간 가슴이 멈칫할 정도로 멍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좋은 부끄러움과 나쁜 부끄러움을 설명해 주는 대목이었다.

좋은 부끄러움은 자신의 실수를 알려주고 되풀이 하지 않도록 도와주지만 나쁜 부끄러움은 잘못의 원인을 살피기 보다는 자신을 꼼짝없이 묶어서 싫어하는 존재, 정말 부끄러워서 나락으로 침몰시키는 부끄러움이란다.

 '노느라 공부를 못해서 시험이 엉망이네..부끄러워. 다음에는 공부를 해야지' 대신에

'난 공부도 못하는 쓸모 없는 애야. 난 실수투성이에 못난 아이야. 나는 거짓말 하는 한심한 애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쁜 부끄러움이라고 작가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사실 이 부분을 보면서 내 아이는 과연 어떤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때로 아이들이 저지르는 실수를 너무도 크게 해석해서 내가 아이들을 스스로 부끄럽게 만들고 잘못된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도 해본다.

부끄러움이라는 마음의 짐을 벗어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해서 더 공부를 열심히 한다거나 대체되는 무엇을 기르는 것이 아니다. 그 부끄러운 부분을 숨기고 상처가 되는 것을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히 자신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드러내기를 작가는 권하고 있다. 자신도 인정하는 드러내 놓는 부분은 더 이상 놀림의 대상도 아니고 부끄러움의 대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남의 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사랑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보게 함으로써 부끄러움이라는 상처도 견딜 힘을 주는 소중한 책을 오늘도 우리 딸의 머리맡에 두고 함께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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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랑 친구가 됐어요! 아이즐 그림책방 8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그리드 나이만 그림, 김서정 옮김 / 아이즐북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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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처럼 자유롭고 싶어요..영원한 친구 삐삐]

 

영원한 친구라는 수식어를 삐삐 앞에는 붙이게 된다. 어릴 때 삐삐를 텔레비전 방송으로 보면서 큰 신발을 신고 천박지축 다니면서 뒤죽박죽 별장에서 생활하는 그 모습을 얼마나 동경했던지 모른다. 사실 삐삐를 책으로 읽은 것은 아이와 함께 작년 무렵이었나 보다.

이번에는 정말 멋진 그림동화로 삐삐를 만나게 되어서 3학년인 딸도 6살인 아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이제는 6살 아들이 삐삐를 제일 좋아해서 이 그림책은 잠자기 전에 항상 읽어 주어야 하는 책 목록 1호가 되었다.

 

삐삐와 토미, 아니카를 그림 동화로 만나면서 다시 한번 그림 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삐삐를 최초의 일러스트로 탄생시킨 일그리드 나이만은 가장 삐삐를 개성있게 담아낸 사람이라고 한다. 나이만 이후에도 몇몇 작가에 의해서 삐삐가 그려졌으나 그만큼 삐삐를 잘 표현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 명성 때문인지 나이만의  그림으로 보는 삐삐는 이전에 알던 삐삐보다 훨씬 개구지고 익살스럽고 귀엽다.

 

책에서 아이가 찾은 최고의 장면은 역시 뒤죽박죽 별장의 마루 바닥에서 팬케이크를 반죽하는 장면이다.  먹고 싶은 팬케이크를 자유롭게 만드는 삐삐와 친구들의 모습에서 아이도 한 자리 끼고 싶은 마음이 있나 보다. 얼마나 이 장면을 동경하는지..자신은 사탕 모양의 팬케이크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책을 읽을 때마다 하니 말이다.그렇지만 내 눈에는 커다란 말을 들고 있는 삐삐가 가장 삐삐답고 익살맞게 느껴진다. 딸 아이 역시 나와 함께 이 장면을 최고로 꼽았다. 뒤죽박죽 별장에 들어가면서 말을 두 손으로 번쩍 들고 가는 삐삐와 이를 놀라움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토미와 아니카의 모습이 제일이란다. 딸 아이는 삐삐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는데 토미나 아니카보다는 삐삐 자신이고 싶은 때가 많은가 보다. 이 말을 들으면서 작가 린드그랜은 아이들의 이런 자유로움을 그의 작품 속에서 거침없이 표현하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잉그리드 나이만의 그림으로 만나는 그림동화 삐삐는 꿈 많은 개구쟁이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로 기억될 것 같다. 어른인 내 마음에도 이제껏 삐삐가 남아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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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국어 교과서 1 - 맞춤법 되기 전에 시리즈 4
고흥준 지음, 마정원 그림, 정호성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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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알이 꽉 찬 국어 이야기 ]

 

솔직히 만화라고 우습게 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앞섰다.^^

만화에서 그것도 국어 이야기를 도대체 얼마나 다루어 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절반은 차지하고 책을 보았다. 사실 나보다도 아이가 먼저 책을 잡고 연거푸 몇 번을 본 다음에야 내 차지가 될 수 있었던 책이다.

책을 찬찬히 보면서 제법 많은 내용을 담고 있음에 놀라기도 했지만 아리송 했던 국어 표현에 있어서의 문제를 이렇게 혼동되지 않게 기억할 수 있구나 하는 점에 우선 높은 점수를 주게 된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의 받아쓰기 시험에서 틀렸던 해님에 대한 설명이다.

해님인가? 햇님인가? 실은 햇님을 바른 철자로 잘못 알고 있었는데 받아쓰기를 해서 틀려온 아이덕에 해님이 바른 표기임을 알았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혼동되는 이유는 왜 해님으로 불리는게 맞는지 그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이시옷의 사용에 대한 이해와도 연결된다. 사이시옷은 두 말이 합쳐질 때 뒷말의 첫소기라 된소리인 경우에 사용된다. 그런데 뒤에 연결되는 말이 접미사인 경우에는 사이시옷이 사용되지 않는데 대부분의 어른이나 아이들이 이 부분에서 많은 혼동을 겪고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해님으로 써야 할 것을 햇님으로 쓰고 발음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보고는 정확하게 해님이 맞는 이유를 알았다는 부끄러운 사실^^ 당연히 책을 읽던 딸 아이도 함께 알게 되었고 이제는 사이시옷의 정확한 사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만화를 통하기는 하지만 혼동되지 쉬운 국어의 다양한 표기와 띄어쓰기, 받아쓰기, 형태소의 표기 등에 대해서 쉽고 재미나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상당부분 어른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만화라서 많은 내용을 담지 못하고 가볍게 넘어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번 책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알이 꽉 찬 국어이야기를 배우게 되는 책이라고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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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역사화에 뭐가 담겨 있을까 - 역사화 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주제별 그림읽기 3
이주헌 지음 / 다섯수레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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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통해 역사화를 보는 재미를 느끼세요]

 

이준헌님의 미술서는 미술에 문외한인 내게 그림 보는 재미와 희망을 안겨주는 책들이다. 그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은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아는 사람들만의 언어가 아니라 미술품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과 일반인들을 위한 어체로 편안하게 그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 역사화는 1편 풍경화나 2편 인물화보다 훨씬 더 배경 설명이 많을 거라는 기대감에 책을 잡는 순간부터 내내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사실 이 책은 나보다  초등 3학년이 된 딸아이에게 더 오랫동안 손에 들린 책이다.

역사화는 무엇일까? 말 그래도 인류의 역사적 발자취를 담고 있는 그림들이다. 책에서는  1부 기독교 주제, 2부 그리스 로마 신화 주제, 3부 일반 서양 역사로 모두 3가지 테마로 역사화를 소개한다. 딸 아이에게 가장 호기심이 일었던 부분은 2부 신화를 주제로 한 역사화이고 엄마인 나에게는 3부의 일반 서양 역사에 대한 그림이었다.

그림이 소개되는 형식을 짧게 소개하면 그림의 구도나 색채에 대한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배경 설명에 대해 많이 실린다. 신화의 경우는 그 그림이 어떤 신화적 내용을 담고 있는지 설명하고 부연 설명으로 신들에 대한 이야기, 화풍에 대한 이야기 등이 키박스를 통해서 보여진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전적으로 그림의 배경을 편안하게 이야기 들려주는 형식이니 그림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라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주제의 그림이나 동일 대상을 그리더라도  화가에 따라서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었는지 작은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딸아이가 가장 흥미로워 하던 그림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3부에 소개된 루벤스의 '로마의 자비(시몬과 페로)'라는 작품이다. 젊은 여인이 늙은 사람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장면은 책을 휘리릭 넘겨도 순간 눈길이 머물게 한다. 그림 자체만으로는 호기심과 의아함에 몰래몰래 보게 되던 그림인데 아이와 함께 작가가 들려주는 배경 설명을 잊고 그림에서 표현된 배고픈 절망감에 딸 아이의 젖을 먹는 아버지의 눈빛과 그런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젖을 먹이는 딸의 표정을 섬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림만 보고 감상하라고 한다면 어른이든 아이든 과연 그림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까 싶다.

머리로 미술품을 이해하는 것보다 가슴으로 느끼고 직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 것 같기는 하지만 좀더 그 배경을 아는 것은 분명 미술품 감상에 더 진한 만족감을 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얼마전 루브르전에서 보았던 '메두사호의 땟목' 역시 이 책에서 제대로 된 설명으로 만나고 또한 잠든 프시케를 깨우는 에로스의 입맞춤이 아름답게 그려진 푸생의 '에로스와 프시케' 대신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초를 밝혀 에로스를 보고 만 절망적인 순간을 크레스피의 '에로스와 프시케'를 통해서  만날 수도 있다. 

초등 중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엄마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작품 감상하기에 어렵지 않게 구성되었기에 그림 보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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