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의 바닥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은경 옮김 / 홍익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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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자주 놀았습니다. 수영장에서 그들만의 게임도 만들어서 하곤 했는데, 바로 누가 가장 돌고래처럼 상체를 물 밖으로 높이 내밀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팔다리를 이용하는 이 게임에서 애런이라는 또래보다 덩치 큰 소년이 항상 모두를 이겼고, 다른 아이들은 애런이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하면 애런을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였지만 그 누구도 그를 이길 수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케빈이라는 아이가 자신의 차례가 되었을 때,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영장 바닥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어리둥절하던 그때, 케빈은 바닥을 박차고 올라와 물밖으로 가장 높이 솟았습니다. 애런의 기록을 깬 것이죠

애런은 이를 반칙이라고 하였지만 바닥을 차고 올라오면 안된다는 룰은 없었습니다. 그 이후 이 룰이 생겨나면서 애런이 다시 승자가 되었지만 이날의 기억은 저자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믿음을 바꿈으로서, 케빈은 게임 자체를 바꾼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케빈처럼 수영장의 바닥을 보려 하기보다는 물의 표면에서 지내고자 합니다. 바닥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이 필요로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죠. 또한 이미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과 경험을 바탕으로 물의 표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에 그곳에 머무르는 건 어떻게 보면 이치에 맞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물의 깊은 곳에 조금만 더 들어가면 최고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이 알지 못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물의 표면에 있는 사람들이 물의 바닥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시끄럽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현혹되기 쉽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성취를 넘어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특히 자신이 그 분야의 최고일 때는 더 그러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최선을 다한다고 판단되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것에 의해 우리의 노력에 대한 결과가 제한됩니다.

1. 가장 성공한 사람들이 달성한 최고의 결과

2. 전통적으로 그 방법이 어떻게 행해졌는지에 대한 이해

3. 위의 두 가지 사항을 바탕으로 우리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이해

즉 이러한 세 가지 것에 의해 우리의 능력은 제한되고 멀리 내다보지 못하게 됩니다. 기존의 방법에 얽매여 어떻게 하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지만 그 방법이 최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밖에도, 책 속에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나오는데, 그 내용이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재미와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머리말이 중간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색다른 방법'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을 때 머리말을 잘 읽지 않으니, 그것을 생각해서 잘 읽게 하려고 새로운 방법을 쓴 것이죠. 그것이 바로 머리말의 위치를 맨 앞이 아닌 중간에 배치한 것인데, '수영장의 바닥'의 교훈을 이렇게 적용시켜주니 기존의 자기 계발서처럼 무엇을 해야 되는지 나열한 방식이 아니라 그냥 저자의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서술되어 있는 독특한 구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느 자기 계발서와는 다르게 이 책은 읽고 나서 많은 여운과 질문들을 안겨주었습니다.

다. 사실이 아닌 진실을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사실과 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p15 그러나 분명한 점은 케빈이 여태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신기술을 사용했고 우리 모두가 이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누구나 당연시하며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게임의 룰을 단숨에 바꿔 버린 케빈의 용기에 박수를 쳤다 뿐만 아니라 그 뒤부터는 모두 케빈의 방법으로 돌핀게임을 하게 되었다 .그 의 도전이 상식이 되어 버린 것이다.

p71 그러나 그렇게 살면 결국 평균적인 결과만 나올 뿐이다. 그것들은 대부분 그다지 나쁘지 않고 무난하며 극히 일부는 때때로 ‘훌륭함’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 삶은 우리를 보통의 시민,모범적인 가장 무난한 어른으로 만들기에 폭넓게 권장되는 삶의 방식이었다. 그런 삶이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평범하고 무난한 삶이 주는 소박함이야말로 진짜 행복이라고 하지 않던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남다른 성취를 이루려면 평균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 방법으로 도전해야한다는 것이다

p98 자신의 능력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가운데, 특히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통달한 영역 외에 다른 많은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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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게 (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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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십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저자는 심장에 대체 혈관을 연결하는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위해 잠시 심장을 멈춰야했던 경험은 그에게 '나이 듦'에 관한 한 권의 책'마흔에게'를 집필하게 했습니다.

'나이 든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 질문은 노화를 생각할 때, 또 질병과 마주할 때 핵심이 되는 주제며 한탄하거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자신과 어떻게 어울리며 살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해서, 또 하나는 아프신 부모님을 간병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관해서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길을 오르려면 힘이 들지만 다 올라가고 나면 반드시 내리막길이 나오는데 바람을 가르고 내려오는 내리막길은 참 상쾌하듯 인생도 마찬가지로 젊었을 때는 필사적으로 페달을 밟아왔지만 앞으로는 어깨의 짐을 내려놓고 가볍게 즐기자는 생각하면 남은 인생에 펼쳐지는 풍경은 전혀 달라집니다.

저자는 상담자와 상담할 때 "열여덟 살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습니까"질문을 자주 하는데 오륙십대 분들은 대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을 합니다.

종종 이 화두로 사람들과 얘기 나눌 때 저도 비슷한 답을 듣게 됩니다.

불편할 것 없는 환경 속에서 자랐지만 그 세대를 살면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을까요?

저자는 부모님의 인지증으로 인한 노화를 간병하면서 잊어버린 것은 어쩔 수 없으며 지금 여기에 전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며, '철학은 오십부터이다"라고 말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뭔가 잘 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했지만 나이 든 지금은 그런 것에 인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지 않으며 몸이 쇠약해 지는 것은 피할 수 없어도 삶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노년을 기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 여기에’ 사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노년의 특권이라고 말합니다.

최근부터 노후에 대해 생각하면서 경제적인 면과 정신적으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가족들의 질병과 간병을 겪지 않아 내게는 올 것 같지 않은 미래처럼 지나쳐버린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내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더 성찰하며 아름다운 노년을 차분하고 더욱 현명하게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책제목이 마흔에게보다는 원제목으로 하는 것이 나은 것 같습니다. ‘마흔에게’보다는 ‘육십에게’, 또는 ‘육칠십에게’가 더욱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p.23

''나이든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한탄하거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자신과 어떻게 어울려 살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p.34 나이를 먹는 것의 긍정적인 면이자 장점은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배우고 경험하고 축적해온 것을 전부 집약하여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다. 어떤 평가를 받든 개의치 않고 배우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게다가 젊은 시절보다 사물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p.44

이상적인 모습에서 하나하나 지워나가는 감점법이 아니라 자신이 쌓아올린 것을 하나씩 더해가는 가점법으로 평가하는 눈이 필요합니다.

​p.48

언젠가 곧.그렇지만

그렇지만의 벽을 뛰어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수가 없습니다.''할수 있을지 몰라''라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일단은 한걸음 앞으로 내디뎌보는 것입니다.

p.86

인생을 뒤로 미루지않는다

앞날을 염려한다는것은 ''지금.여기''를 소홀히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여기를 소중히 여기며 살지 않으니 앞날이 걱정되는 것입니다.

​p.123

어른이 되기위한 3가지조건

-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한다.

타인의 평가와 상관없이

- 결정은 스스로 내린다.

-자기중심성에서 탈피한다

p.188

무슨일이든 해보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해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하지 못한다는 현실에서 시작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곧 할거야'' 라는 가능성 속에서만 살면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못합니다.

​p219 나이 먹어서도 날마다 기분 좋고 타자에게 정중하고 친절하면 나 자신이 행복해지고 함께 사는 가족도 행복해집니다. 관대한 마음을 잃지 않고 지내면 가족들이 먼저 상담을 청해올지도 모릅니다. 주변에서 '그분에게 상담해 볼까?'

라고 생각할 수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것은 행복한 노년의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p.243

경험한것.배운것.그리고 지금여기에 있는 행복을 뭔가의 형태로 직접 건네주고.전하는것.그것이야말로 나이든 사람의 사명이며 나이 들어 맛보는 행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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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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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오바마는 그저 공식석상에서 영부인의 모습 그리고 연설때 보여지는 이미지가 쎈 여자, 드세고 지나치게 강한 인상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녀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녀의 자서전 이라고 해서 정치, 그녀의 야망, 개인적인 업적 뭐 이런 대단한 것들 그런 부분들이 나올까 싶어 살짝 거리감 두며 읽기 시작 했는데 그런 것과 달리 담백한 투로 읽어 가면서 서서히 그녀의 목소리에 푹 빠져 읽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을 다룬 부분에서는 자식을 향한 미셸 부모님의 양육방식이나 집안 철학, 교육관이 너무나 눈길을 끌었고 배울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녀의 대학 시절, 미래에 대한 고민, 그리고 로펌에서 오바마를 만나 서로 사랑하고 가정을 이루고 대통령 부부 이외의 모습, 여느 평범한 부부들처럼 서로의 극명한 차이에 갈등을 겪고 싸우고 화해하고 부부 상담 까지 받아가며 노력 한 부분들, 자식을 키우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는 면 등등 오히려 현학적으로 온갖 어려운 내용으로 한 게 아니라서 더욱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 담담하게 꺼내는 그녀의 고민,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노력과 좌절 실패도 겪고 사람들에게 상처도 입는 모습과, 특히 엄마로서의 역할은 애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 늘 생각하고 여느 여자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미셸과 버락이 부부로서 이토록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달라도 이리 달랐나 싶을 정도로 자유롭고 낙천적이며 얽매는 것을 싫어하는 독립적인 성격의 버락과 반대로 대가족에서 자라 많은 식구들에 둘러싸여 안정적으로, 말 그대로 곧은 방식으로 탄탄대로를 걸어온 미셸, 두 부부가 이룬 8년의 대통령 집권 기간 동안 이 시기를 함께 살아온 세대로 굵직한 사건들도 생각이 나고 그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원래 인물의 자서전은 보통 슈가코팅이 되어있기 마련이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읽어서그런지

첫 시작부분은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그녀가 어린시절만 해도 인종간에 갈등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는데 대학에 들어갈 시점이 되면서 더 흑인은 흑인끼리 백인은 백인끼리 모여사 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인종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굉장히 야망이 크고 (욕심과는 다른) 성취욕이 큰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만족할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영부인보다 꽤 깊숙히 관여하고 매스컴을 다루고 큰 활약을 보여줄만큼 그녀 자신은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유일한 흑인여성이 우연히 된 것은 아니겠죠

명언들도 많고  배울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고 인간적이기도 했던 미셸오바마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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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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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경찰들의 과잉진압, 총격, 갱단, 마약, 폭동 등 뉴스에 많이 언급되던 문제를 다룬 소설입니다. 평범하게 친구랑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벌어진 일로 인해 16살 스타가 겪어야했던 심적 갈등과 고통, 슬픔이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게다가, 게토에 사는 흑인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립학교에서는 또다른 나를 만들어야 했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소재에 비해서 모든 걸 품을 수 있는 가족애나 우정, 사랑 등이 돋보였고 한참 심각해질 때마다 위트를 잃지 않는 부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읽으면서 이런 사건들이 과거의 일들 같고, 지금도 이럴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었는데, 지구촌 곳곳 어딘가에선 여전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의 흑백 인종 차별, 특히나 백인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 그로 인한 흑인들의 폭동과 가게 방화, 약탈 등 뉴스를 통해 가끔 짤막하게만 접하던 일들을 그 안에 직접 들어가 겪어본듯한 느낌입니다.

친구의 억울한 죽음에 헛되이 그냥 넘기지 않고 정의를 찾아 목소리를 높인 용기 있는 스타 그리고 그녀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가족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나 시작하는 커뮤니티의 힘, 마지막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참 인상적인 책이었습니다.

소설은 인종차별에 대한 어려운 주제로 다루는 책이지만, 인물묘사와 표현이 잘 조화를 이루고, 인종차별에 대한 흑인들에 대한 생각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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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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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하퍼리는 원래 ‘앵무새죽이기’보다 이 책을 먼저 썼다고 합니다. 출판 담당자의 수정권고를 받고 다시 쓴 게 ‘앵무새 죽이기’였다는 것은 이 책이 출간될 때 여기저기에서 나온 유명한 일화입니다.

도시에 살던 스카웃은 휴가를 맞아 고향에 옵니다. 그곳에는 자신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아버지 애티커스 변호사와 남자친구 헨리가 있습니다. 사랑했던 오빠가 요절한 곳에는 슬픔이, 흑인 가정부 캘퍼니아와 함께한 부엌에는 추억이 있습니다. 곳곳이 추억이고 간직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그곳의 중심엔 스카웃 인생의 파수꾼, 양심으로 삼았던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흑백 차별을 주장하는 주민 조합에 있는 것을 본 후 분노는 극에 달합니다.

아버지와 헨리가 인종차별 조합에 간 것은 그들만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헨리는 지역에서 존경받고 소외되지 않기 위해, 아버지는 인구 수에 따라 정치력을 행사하는 시스템 속에서 흑인 수가 많아 무지한 이들이 득세해 마을을 마음껏 바꾸지 못하게 하기 위해 간 것이었죠 결국 아버지와 딸의 갈등은 서로에 대한 이해로 봉합됩니다. 애티커스가 스카웃 안에 있던 자신의 이미지를 깬 것은 스카웃이 스스로 서게 만드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절반 정도는 아버지에 대한 충격적 실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결국 어떤 일을 계기로든, 일생에 한 번은 겪어내야 할 과정인 것이죠

이세상 그 누구도 어떤 성인이라 하더라도, 완벽하게 자신의 생각과 일치할 수 는 없으며 만일 일치한다면 그것은 허상에 대한 허망한 믿음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깨달음은 이제 진 루이스가 아버지로부터의 그늘에서 빠져나와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고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결정해야 할 성인이 되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소신을 굽히지 않던 애티커스와 영웅처럼 아빠를 바라보던 진루이즈는 이제 각각 70대의 노인과 20대 중반의 성인이 되었고, 현실은 그 시절보다 더 복잡하고 받아들이기 힘들게 되어버렸습니다.

‘앵무새죽이기’보다는 좀 덜 정리된 느낌, 가볍게 다뤄지는 것 같은 느낌,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맺음되지 않고 좀 설명이 덜되는 느낌이 있었던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앵무새죽이기’가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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