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1 - 3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1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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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3․1운동 이후에서부터 1929년의 원산 총파업, 광주 학생 사건 무렵까지가 시간적 배경이고, 소설 안에서는 사회주의 성향의 독서 단체인 계명회 사건이 1929년에 일어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복수 후 허무에 부딪친 최서희가 지어미의 삶을 살게 되고, 김환이 죽음에 이르면서 이야기의 중심은 송관수 등의 민중적 삶과 서울의 임명희를 둘러싼 지식인과 신여성들의 삶으로 이동합니다. 사건의 중심이었던 기화, 김환의 죽음과 함께, 서희의 두 아들, 윤국과 환국, 용이의 아들 홍이, 조준구의 아들 꼽추 조병수 등이 소설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임역관의 딸 명빈과 명희를 비롯해 귀족층의 조용하, 급진적 사회주의 사상가 서의돈 등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인텔리 계층으로 이들을 통해 희망 없는 식민지 상황의 암울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토지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만 해도 800여명이라고 하는데, 어느 하나 똑같은 성격과 신분을 가진 사람이 없는듯합니다. 등장인물의 수가 많긴 해도 모두 저마다 사연이 있어서 읽다보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또, 내용도 감정보다는 사건위주로 전개하기 때문에 더 잘 읽힙니다. 읽으면서 인물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살아 숨쉬는’ 인물들을 저렇게 많이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위대함이 느껴집니다

<줄거리>

명희는 여옥과 헤어져 친정으로 걸음을 옮긴다. 사랑에 와 있는 환국이도 보고 조카들도 볼 작정이다. 마침 명빈을 찾아가던 상현과 만난 명희는 내외하지 않고 지난 날을 담담하게 얘기한다. 상현은 곧 서의돈과 함께 간도로 떠나기로 하고 인사차 명빈을 찾은 것이다. 술상을 앞에 둔 상현과 명빈의 자리에 명희가 앉는다. 문학청년 같은 감상이 남아 있는 명빈은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에 추억을 보태주려는 듯 명희더러 이별주 한 잔 상현에게 권하라 이른다. 상현은 이미 집앞에 도착하기 전에 명희도 사랑한 여자였노라 말했었다.

윤씨 부인의 제삿날이 돌아오자 용이와 연학이 대청마루에서 밤을 치고 있다. 용이는 꿈에 소동이를 봤다고 하고, 수동이가 누군지 모르는 연학은 죽은 수동의 제삿날을 누가 챙기냐며 힐난한다. 용은 작년 봄에 죽은 임이네와 또 강청댁, 월선이를 생각하고 먼저 죽은 많은 사람들을 돌아보는데 서울에서 석이가 내려온다. 석이와 연학은 사는 일이 답답하다. 희망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고 베고픈 사람들은 제 가솔 챙기기도 급급한 세상에 자신들 하는 일이 답답하기만 한 것이다.

떠돌던 김환이 돌아와보니 모친 윤씨 부인의 기일이다. 환은 평사리 최 참판댁 높은 대청마루에 서희와 두 아들이 서 있을 것을 생각하며 자신도 그 젯상 아래 엎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윤씨 부인의 무덤에 절을 한다. 강쇠와 주막에 든 김환을 본 한 서방은 그길로 남원의 지삼만에게 가서 알린다. 한 서방은 강쇠의 수하였는데 돌아오지 않는 김환을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없어 지삼만에게 붙은 인물이다. 이삼 년 사이 지삼만은 청일교란 사이비교를 조직하여 환이의 세력을 무너뜨렸으며 무지한 사람들을 끌어들여 세를 확장하는 중이다. 지삼만은 자신의 왼팔 노릇을 하는 보부상 임가에게 김환을 경찰서에 밀고하라고 한다.

윤씨 부인 제삿날에 복동네가 양잿물을 마시고 죽었다. 사람들은 영문을 몰랐으나 평소 내왕이 있었던 마당쇠댁이 야무네에게 복동네의 억울한 죽음을 이야기한다. 원인은 봉기노인에게 있은 것이나 양자인 아들 복동과 그의 처 며느리조차 복동네를 그 옛날 삼수와 정을 통했다는 의심을 하니 분에 못이겨 자살한 것이다. 봉기는 삼수에게 당한 딸 두리를 보호하겠다는 일념으로 복동네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다. 석이는 앞장 서 봉기를 닥달하고, 복동네의 출상 전에 죄를 자복하게끔 일을 꾸민다.

석이는 강가를 기다시피 엎드려 가는 봉기를 보자 그도 그저 자식을 몹시 사랑하는 짐승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슬픔에 잠긴다. 서울에서 사회주의 운동을 하는 이범석에게 농촌은 건드리지 말라고 한 관수의 이야기도 되새기며 마을로 돌아오자 용이와 한복이 기다리고 있다. 봉기가 타작마당에서 발명하기로 했다고 하자 모두 반가워하지만 한복의 처지를 생각해 이야기는 길어지지 않는다. 복동네의 죽음으로 인해 모두 함안댁을 생각하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한복은 그의 둘째 아들 영호의 진학문제를 석이에게 상의하고 돌아간다. 석이는 용이에게 봉순이가 평양에서 아편쟁이가 되어 있더라는 서의돈의 말을 꺼낸다. 용이는 서희에게 봉순의 처지를 알리기로 한다. 석이에게 있어 봉순은 사랑이었고 청춘이었으나 입밖에 내서는 안되는 마음이기도 했다.

타작마당에 모인 마을 사람들은 봉기가 자복하기만을 기다리고, 봉기는 석이가 알려준 것을 밤새 연습한 듯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복동네에게 누명을 씌웠노라고 한다. 봉기의 자복엔 딸 두리의 내용이 쏙 빠져있다. 자신감을 얻은 봉기는 고개를 들어 애맨소리에 저저이 다 죽느냐며 오히려 자신이 운수가 나쁜 편이라고 발뺌을 하고 차마 노인을 바로 때리지 못한 군중 속에서 돌멩이가 날아든다. 피가 흐르는 봉기를 보호하려고 석이가 나서려는데 봉기 아들이 울면서 뛰어든다. 사람들은 자식 없는 복동네를 동정하며 아들에게 업혀가는 봉기와 복동네의 양자 부부를 비교한다. 용이에게 봉순의 처지를 들은 서희는 석이에게 평양에 가서 봉순을 데려오라고 부탁한다.

석포의 객주집에서 술을 마시던 환이가 석포와 함께 경찰서에 끌려간다. 어떻게 해서 환이가 잡혀갔는지 연유를 알 수 없는 강쇠는 앞이 캄캄하다. 광주리 장사로 변장하여 연학을 만난 강쇠는 연학을 따라 남강 백사장을 걷는데 발밑의 모래알이 뜨겁기만 하고 의지하던 환이 걱정 때문에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환이에 대한 강쇠의 사랑은 육친 이상인 것이다.

환국은 생인손을 치료하기 위해 박 외과에 갔다가 양소림과 부딪치게 되고, 뜻밖에 양소림의 손등에 붙은 징그러운 혹을 보고 놀란다. 서울을 오가며 몇 번 지나친 적이 있었기에 모르는 사이는 아니었으나 손등의 혹을 보자 다시는 소림과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 자신의 마음이 스스로 혐오스럽다. 환국을 찾아 온 순철은 양소림과 혼담이 있었는데 손등의 혹 때문에 무산 됐다며 씁쓸해하며 몰래 사온 소주를 밥그릇의 뚜껑에 부어 마신다.

방직회사 사장인 황태수가 수년만에 임명빈을 찾아온다. 계명회 사건으로 서의돈을 비롯하여 선우일 형제, 유인성 남매, 오가다 지로, 그리고 간도의 길상까지 붙잡혀 서대문 형무소에 갇혔다. 황태수는 남 모르게 계명회에 기부한 적도 있고 잡혀간 사람 모두 친구요 동생 같은 사람이라 그 자신이 뒤바라지는 못하고 임명빈에게 그일을 부탁하러 온 것이다. 계명회란 사회과학의 연구단체로 일본 유학생들과 비밀결사 성격을 띠고 있는데 오가다와 길상의 연루는 좀 이채롭다고 할 수있다. 연락을 받고 임명빈의 집에 온 서희는 길상의 수감 소식에 놀란다.

일본에서 돌아온 홍이는 화물 회사에 취직해서 마당쇠의 아들 천일을 조수석에 앉히고 일한지도 일년이 넘었다. 임이네가 고통스럽게 죽고 난 후 홍이는 생모에 대한 격렬한 증오심을 버리고 연민으로 기억한다. 일을 마치고 여관업을 하는 삼석과 근태와 함께 술을 마시며 이들은 내 땅에서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처지에 울분을 토한다.

석이가 봉순을 진주로 데려와 정성껏 간호한 것 때문에 석이의 처 을례는 화가 나 있고 이들 부부의 불화는 끊이질 않는다. 을례는 을례대로 별로 나아지지 않는 형편과 시모와 남편의 전력에 넌더리를 내던 차에 남편의 마음이 봉순에게 이어져있는 듯하여 악을 쓰고, 석이는 그런 을례에게 정이 떨어진 상태라 그 사이에 낀 석이네만 발을 구른다. 데리고 있던 한복의 아들 영호도 을례의 구박에 영팔의 집에 데려다 놓은 상태다. 홍이는 석이의 마음을 알 듯도 하다. 봉순은 홍이에게는 예쁜 누님이었지만 석이에게는 사랑인 것이다.

조용하는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명희를 고문하기 시작한다. 늘상 있은 일이기에 명희는 담담하다. 동생 찬하가 명희를 사랑한다는 상상은 급기야 용하의 머릿속에서 사실로 변하고 은근히 명희를 떠보는 것이 조용하가 명희에게 가하는 정신적 학대인 것이다. 평야으로 가는 용하를 배웅하고 선혜집에 들렀다 집에 오니 평양에 간다던 용하가 차갑게 명희를 쏘아보고 있다. 늘 이런 식이다.

선혜는 문인들에게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고 기피대상자다. 권오송이 운영하는 잡지 "청조"에 기부할 것을 작정하고 권오송의 사무실로 찾아가서도 선혜는 그곳에 앉아있는 극단 단원을 울려서 내쫒았다. 권오송을 결혼 상대로 탐색하고 있는 선혜는 권오송과 다음날 창경원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런 사실을 명희에게 이야기하고 싶어 명희 집으로 간다. 전날 성악가 홍성숙의 독창회에 조용하가 커다란 꽃다발을 보내 세간의 화제가 분분하던 참이다. 명희 집에는 뜻밖에도 홍성숙이 찾아와 있다. 이들은 여학교 선후배사이가 된다. 홍성숙은 명희에게 감사를 표한 뒤 나가고, 선혜와 명희는 자신들의 미래를 우울하게 그려본다.

서대문 형문소로 길상의 면회를 다녀오는 서희. 그런 서희를 감싸듯 지켜보는 환국은 서울의 임명빈 집에서 중학을 다니고 있다. 서울에서 바로 평사리로 걸음하는 서희를 본 동네 사람들은 놀라고, 평사리 집에는 봉순이와 딸 양현이 육손의 일가와 생활하고 있다. 양현에게 깊은 애정을 표현하며 진주로 데려가서 학교에 보내겠다는 서희의 말에 봉순은 양현을 서희에게 맡기고 떠나고자 한다. 한때 다정다감하고 조신스러웠던 봉순은 아편쟁이가 되어 심신이 병들어 있다. 그런 봉순을 서희는 안타깝게 지켜본다.

선혜는 창경원에서 권오송을 만난다. 권오송은 선혜가 잡지에 투자하고 싶다는 말에 이틀 후 다시 만나 의논하자며 한 발 빼는 모양새다. 다시 만난 자리에서 권오송은 출자는 하되 경영에는 참가할 수 없음을 못박고 선혜도 그러겠다고 하지만 웬지 눈물이 고인다.

봉순은 기생어미였던 연홍을 찾아 가 운삼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무던히도 기화에게 소리를 배워주려고 애썼던 운삼은 기화가 결국 명창도 되지 못하고 딸아이를 둔 사실을 알고도 단념하지 않고 기화에게 지순한 사랑을 보여 준 스승이다. 그런 운삼이 죽었다는 소식에 기화가 놀라고 슬퍼하는 일은 당연하다.

봉춘네가 일직을 서고 있는 석이를 찾아와 봉순이 나와 있다고 말한다. 석이는 봉순이 마음을 잡지 못하는 것에 화를 내며 함께 운다. 예배당에 다녀 온 봉춘네는 석이와 봉순이 함께 운 듯하여 의아하다. 봉순은 석이에게 평사리로 돌아가겠다 약속하고, 석이는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봉춘네는 길에서 만난 석이 장모에게 지금 석이가 자신의 집에 와 있다고 말했지만 하고보니 안한만 못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다.

판술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도 석이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술집으로 향한다. 봉순에게 한 번 더 가보고 싶으나 독한 소줏잔만 들이키는 것이다. 주모의 걱정을 뒤로 하고 한껏 취해 집에 돌아오니 반기는 식구는 아무도 없고 석이네가 노발대발이다. 장모가 와서 을례와 아이들을 데리고 간 것이다. 석이네가 봉순이 욕을 하자 석이는 그런 봉순이가 아니라며 석이 역시 시어머니와 남편을 우습게 아는 아내는 필요없다고 말한다. 석이네는 손자 손녀 생각에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한다.

소림의 모친 홍씨와 이모 성숙이 박 욋과에 간다. 성숙이 감기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성숙은 박효영의 거만스런 태도에 화를 내고, 허정윤을 유심히 살핀다. 집에 돌아온 성숙은 언니 홍씨에게 소림의 신랑감으로 정윤을 이야기하고 홍씨는 마땅찮아한다. 그날 저녁 남편 양재문이 소림의 신랑감으로 정윤이 어떠냐고 묻자 홍씨는 소림의 혹 때문에 이런 혼사도 마다하지 못하는 처지가 씁쓸하다.

석이네는 손녀 남희를 데리고 영팔이와 함께 박 의원에 간다. 박 의사는 남희의 사타구니에 난 종기를 보고 화를 낸다. 아이를 이 지경까지 버려뒀다는 것에 화가 난 것이다. 석이네가 사돈집에 가서 을례 모친에게 악문만 듣고 남희가 우는 것을 보고 놀라서 아이를 데려오는 길이다. 남희의 울음소리를 듣자 비로소 서기네도 며느리 을례를 욕하며 눈물 짓는다. 박 의사는 양재문이 만나자는 전갈을 받고 요릿집으로 간다. 양재문이 정윤의 얘기를 내비칠 때 자꾸만 피하게 되는 심사는 박 의사 자신도 납득할 수 없다. 정윤은 곧 의사가 되고, 학비를 보태고 사랑을 바친 숙희는 노처녀가 되어 버림 받을 처지에 있는 것이다. 박 의사는 정윤과 숙희를 보며 자신이 왜 혼자 사는가 생각해본다.

강쇠는 해그름에 하염없이 산턱에 앉아 있는 안또병 식구들을 이끌고 함께 산막으로 돌아온다. 항상 사람이 그리운 모친과 아내는 안씨 일가를 반긴다. 빚에 쫓겨 대책없이 도망 나온 이들은 강쇠가 시키는 대로 움막을 짓고 강쇠를 형님 같이 여긴다. 이튿날 새벽참에 남원으로 나온 강쇠는 짝쇠를 찾아간다. 그날 주막에서 경찰에 연행되어 환이가 잡혀간 후 혹시라도 강쇠에게 손이 뻗칠까봐 부산에 있는 관수에게 가 한 일 년 도회 바람을 쐰 강쇠는 복수를 위해 다시 산으로 온 것이다. 와서 맨 먼저 한 일은 주막의 비연을 구슬러 그날밤에 함께 있던 사내가 한 서방임을 알아내 처단한 일이다. 그리고 강쇠는 짝쇠를 지삼만이 있는 남원에 심어둔 것이다. 강쇠는 밤을 기다리며 술을 마신다.

<밑줄긋기>

3편 12장 사람마다 집집마다 알고 보믄 사연이야 기맥힌 것 아니겄나

14장 곧이듣건 곧이듣지 않건 사람이란 항상 남의 일에 대해선 무책임하게 마련이다

4편 3장 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이겨야해

4장 모르게 모르게, 아무도 모르게, 사람들이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7장 과거는 무의미한 것이며 없는 것이며 죽은 것이다. 현재만이 살아 있는 것, 미래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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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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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그런 책들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 있지만,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몇 페이지 읽다가 덮고 마는 책도 있습니다. 많은 비평가들에게 가장 위대한 미국 소설 중 하나로 꼽히며, 어떤 이는 국적을 불문하고 영어로 된 가장 위대한 소설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바로 ‘모비딕’입니다.


주인공인 이스마엘은 이 책의 화자이자,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그는 책 전체에서 거의 행동을 취하지 않고 사건을 설명하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 논평합니다.

이스마엘은 태평양 섬의 코코보코에서 온 원주민인 퀴퀘그를 만납니다. 이스마엘은 처음에 그를 두려워했지만 두 사람은 빠르게 친구가 됩니다. 항해를 시작하기도 전에 무서운 일이 생길 것이라는 예고가 만연하고, 낸터켓의 목사는 요나에 대해 설교하고, 엘리야라고 하는 낯선 사람은 비밀스러운 경고를 합니다.


p216 그 놈을 잡기 전에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대륙의 양쪽에서, 지구 곳곳에서 그 놈의 흰 고래를 추적하는 것, 그 놈이 검은 피를 내뿜고 지느러미를 맥없이 늘어뜨릴 때까지 추적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항해하는 목적이다.

선원들은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세 명의 항해사를 만납니다. 일등 항해사 스타벅은 날씬하고 진지하며, 경건하고 약간 미신적이며 용감하지만 어리석지 않습니다. 무관심한 태도로 다가오는 위험을 감수하고, 추격의 가장 임박한 위기에 처하는 동안에도 침착함을 유지했습니다.

책의 28장까지 읽을 때까지 우리는 에이하브선장을 볼 수 없습니다. 그는 회색 머리와 얼굴 한쪽에 흉터가 있는 엄숙한 것으로 묘사됩니다. 그는 한쪽 다리를 잃고 고래 뼈로 만든 의수로 교체했습니다. 그는 ‘모비딕’이라는 전설적인 흰 고래와의 전투에서 다리를 잃었고 그의 주요 임무는 고래를 찾아 복수하는 것입니다


반면, 선원들이 찾는 것은 자유가 아닙니다. 땅의 폭정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에이하브의 독재와 그의 독재 아래 흰고래를 쫓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에이하브선장은 다른 선원들처럼 불행할 수 있지만 그는 참을성이 없습니다. 그 집착이 파멸로 이어지고 맙니다.

표면적으로는 악명 높은 흰고래에 대한 복수를 갈망하는 집착하는 선장이 이끄는 배, 피쿼드호의 불운한 항해에 대한 단순한 모험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거대하고 복잡한 주제를 다루는 장대하고 방대한 소설로 보입니다. 그러나, 책에 나타난 신념의 이중성은 독자가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게 해줍니다. 인간이 어떻게 자기 자신의 최악의 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전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 고래와 포경산업이 서사의 주요 모티브가 되었으며, 한때 미국의 역사를 형성한 번창했던 산업이었습니다. 저자 허먼 멜빌은 모비딕을 통해 한때 획기적인 산업이었던 이 산업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p546 이 고래에 대한 내 생각을 적기만 해도, 마치 과학의 모든 분야를 답사하고, 고래와 인간과 코끼리의 과거·현재·미래에 걸친 모든 세대를 망라하고, 지상 제국의 흥망성쇠를 조감하고, 우주 전체와 그 주변까지 모두 통찰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 영역이 너무나 광범위하여 나는 지치고 맥이 빠져서 쓰러질 지경이기 때문이다. 광범위하고 개방적인 주제의 장점은 이렇게 우리 자신까지도 확대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종의 고래류와 그 외적 특징뿐만 아니라 뼈에 이르기까지 내부 작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 역사, 민속학, 생물학, 화학, 수출 산업, 사냥 방법, 도구 구조 및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방대한 역사, 분류, 크기, 고래 자르기, 고래 요리하기, 고래 기름 추출, 고래 기름 판매, 고래와 예술, 고래와 종교에 관하여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당시 비평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계급 구조에서 정신 건강 문제, 종교, 선과 악의 개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장르를 초월한 탐구에 매료되어 독자들과 함께 위대한 미국 소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모비딕을 읽는 것은 소용돌이치는 바다 위를 끝없이 표류하는 것과 같습니다. 시간은 중요하지 않으며 경험의 특수성은 거대괴수에 대한 열렬한 경외심과 대조되는 명상적인 고요함의 물결치는 고요함 속으로 사라집니다.

처음 80페이지는 매력적이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고래 생활 이야기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천천히 책을 점점 더 넓은 범위의 현학, 방종은 독자의 인내심을 시험합니다. 독자의 어휘력과 이해력은 한계에 달합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의 양에 비해 엄청나게 길고, 작가가 종종 자신에게 무엇을 상기시키기 위해 일부를 반복해야 하는 복잡한 문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의 135개 장 중 단지 약 25개의 장만이 스토리라인을 실제로 진행시킵니다.

이 작품을 단지 ‘위대한 소설’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훌륭한 소설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소설 전반에 걸쳐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발언과 성차별적 발언은 불편하게 합니다. 아마도 출판 연도를 감안할 때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종교(특히 기독교와 이교도)와 고래잡이 산업에 대한 많은 논평이 있습니다. 이스마엘은 경외심과 혐오감으로 향유고래를 채취하는 것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p585 우리의 삶에도 온 길로 되돌아가지 않는 한결같은 전진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정해진 단계를 거쳐 나아가다가 마지막 단계에서 멈추는 것도 아니다

고래와 고래잡이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아서 부분적으로는 논픽션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허먼 멜빌이 가진 향유고래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심만큼은 진심이었다는 것입니다.

훑어보고 건너뛰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지 탐구하면서 모든 페이지를 부지런히 읽었습니다. 이 책을 다시 읽을 수 있도록 나를 지루하게 하고, 때로는 좌절시켰지만, 결국에는 나를 꿰뚫고 작살을 꽂았습니다.

유명한 고전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이 책을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곧 깨달았습니다. 시대를 초월하고 아마도 오늘날 특히 관련이 있는 매우 귀중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누구에게나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지만, 누구에게나 추천하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누군가가 좋아할지 아닐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1851년에 출판되어 오늘날까지 가장 많이 연구된 문학 작품 중 하나로 남아 있는 시대를 초월한 고전입니다. 미국 문학과 일반 문학에서 그 영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반향을 일으키며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바다를 알기만 하면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젠가는 바다에 대해 나와 비슷한 감정을 품게 될 것이다
- P31

고래잡이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야. 아차!하는 순간에 인간을 영원의 세계로 처넣고 마니까
- P71

인간의 광기란 참으로 교활하고 음흉할 때가 많다. 겉보기에는 광기가 사라진 것 같지만 사실은 훨씬 포착하기 어려운 형태로 변형되어버린 것에 불과할 때도 있는 것이다
- P243

인간은 누구나 포경 밧줄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모든 인간은 목에 밧줄을 두른 채 태어난다. 하지만 인간들이 조용하고 포착하기 힘들지만 늘 존재하는 삶의 위험을 깨닫는 것은 삶이 갑자기 죽음으로 급선회할 때뿐이다
- P354

고래의 지방층은 머리 위로 덮어써서 발밑까지 내리덮는 인디언의 외투 같은 것이다. 고래가 어떤 날씨, 어떤 바다, 어떤 시기, 어떤 조류 속에서도 기분 좋게 지낼 수 있는 것은 이 아늑한 담요를 덮어쓰고 있기 때문이다.
- P382

고래는 인간처럼 허파를 갖고 있는 특수한 신체 구조 때문에 대기 중에 있는 공기를 들여마셔야만 살 수 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물 위쪽에 있는 세계를 방문할 필요가 있다
- P450

불행과 행복 사이에는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 같다. 지상 최고의 행복도 그 속에 무의미한 찌꺼기를 감추고 있지만, 반대로 모든 슬픔의 밑바닥에는 신비로운 의미가 숨어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대천사 같은 장려함이 깃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 P555

오오, 고독한 삶의 고독한 죽음! 오오, 내 최고의 위대함은 내 최고의 슬픔 속에 있다는 것을 지금 나는 느낀다.
- P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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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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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현재까지 큰 인기를 누려오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에 대한 세밀한 심리묘사와 인간 심리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유비는 영웅 조조는 악인으로만 여겨졌던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 21세기 들어서는 조조를 재평가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이 책은 삼국지 주요 인물로 난세의 간웅 조조를 심리학자 입장에서 기술한 책입니다.

승리를 쟁취하는 심리전략

조조는 지혜와 안목을 가진 시대의 영웅으로 평가받는 한편으로 덕이 부족하고 남을 쉽게 배반하는 간신으로 폄하되어 왔습니다. 매사에 치밀하고 냉철한 판단력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수도 여러 번 저질렀고 멍청한 짓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성공 가도를 달릴 때면 방만하고 경계가 느슨해져 적벽대전의 패배와 같은 뼈저린 실패를 겪었습니다. 반면에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면 관도전투에서처럼 놀라운 재치와 전략을 보여 주었습니다.

삼국시대의 인물 중 가장 복잡하고 미묘한 캐릭터입니다. 타고난 승부사 자질과 냉철하고 뛰어난 판단력, 사람을 이끄는 리더의 자질을 두루 갖춘 한편으로 지독히 자신만을 위했으며 한번 갖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p45 인지부조화란 우리의 신념 사이, 또는 신념과 실제로 보는 것 사이에 불일치나 비일관성이 발생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누구나 반사적으로 제거하려 한다

조조는 어린시절 내시의 양자로 들어갑니다. 아버지의 믿음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서 정신적으로 굉장히 훌륭하게 성장합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탐관오리의 아들이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깁니다. 아버지의 모습으로 인해 조조는 멋지고 올바른 남성상에 집착하게 됩니다.

본주인을 배반하고 조조를 도와준 사람들을 오히려 처벌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섬기지 않고 자기 주인을 배반하지 않았던 신하는 굉장히 좋게 대우해주기도 합니다.

마음다스리기

p112 자기실현적 예언은 외부의 당사자의 인지, 판단,예측에 큰 영향을 끼친다. 나아가 행동과 선택에 영향을 준다. 대단치 않은 정보가 당사자의 심리에 미묘하게 작용하고 결국 현실화되어 신비로운 예언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리더쉽

조조는 언제나 사람을 최우선에 두고 일을 도모했습니다. 인재 욕심이 남달랐던 그는 상대의 장점을 재빨리 터득하고 가치를 알아봤습니다. 덕분에 뛰어난 장수와 모사들을 누구보다 많이 거느릴 수 있었습니다.

p196 당시는 비록 난세였지만 ‘충,효,인,의,예,지,신’의 주류가치관이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특히 조조처럼 천하를 도모하고 민심을 얻으려는 사람은 표면적으로 이들 가치관을 따라야 인격적인 매력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일곱 갖는 일곱 개의 꼬리표가 되어 사람들의 공개적인 행위를 구속하는 힘을 가졌던 것이다


조조는 제갈량처럼 뛰어난 지력도 없었고 관우처럼 위엄과 무력이 특출하지도 않았습니다. 유비처럼 황실의 피를 이어받은 것도 아니었고 원소처럼 세력이 강한 귀족 가문 출신도 아니었습니다. 한나라 개국공신인 조숭의 자손이라고는 하나 그의 아버지는 환관의 양자였고, 당시 환관의 사회적 지위는 매우 낮았습니다. 어려서부터도 학문을 멀리했고 도량이 넓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작은 키에 비호감 외모 때문에 한평생 심한 콤플렉스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승상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열등감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p161 조조는 양면성을 지닌 전형적인 인물이었다. 의기양양할 때는 금세 어깨에 힘이 들어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려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깊이 생각하고 치밀하게 계산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단 경계심을 품으면 복잡한 상황을 조심스럽게 풀어나가는 데다 예민한 직관과 뛰어난 두뇌가 작동하여 절대 실수를 저지르는 법이 없었다


무엇보다 저자는 조조에게서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조조의 일대기를 그린 것이 아니라 주요 사건에서 그의 생각과 행동을 찬찬히 따져보고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딱딱한 경영학 체계라든가 이해하기 어려운 심리학의 내용이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예를 들면서 쉽게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간혹 조조의 편에서 그를 두둔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하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찬양하지는 않습니다. 조조의 심리를 분석해 조조는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려는 그런 노력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이 책은 삼국지 인물들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으로 재평가해보거나, 자신의 심리나 마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계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공통적인 속성을 중심으로 분류하는 과정을 범주화라고 한다. 그런데 이 범주화는 종종 편견을 낳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 P59

누구나 때로는 하늘에서 공짜떡이 뚝 떨어지기를 바라지만 정말로 떡이 떨어진다면 그것을 제대로 있지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심지어 헛것을 보았거나 누군가 사기를 치고 있다고 생각해 뒷걸음치기도할 것이다
- P82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떠보려면 일부러 거짓말을 하고 상대의 반응을 본 뒤 계속 밀고 나갈 것인지 아니면 한걸음 물러날 것인지 다음 행동을 결정하면 된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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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0 - 3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0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의 초반부보다는 점점 역사적인 사건들이 소설의 줄거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0권은 신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제법 많았습니다. 조선 오백 년 동안 굳어진 여성의 이미지가 유학 등 고등교육을 받으면서 신여성이라는 이미지로 변화되어가는 과도기 속에서 여성들 그리고 남성들의 의식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소설이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이 생생히 살아 있었습니다.

<줄거리>

강선혜는 명희를 데리로 조병모 남작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 있는 덕화와는 대학 동창이다. 덕화는 불임 치료를 위해 외가에 와 있던 참이다. 얼떨결에 덕화의 이종사촌들인 조찬하와 조용하에게 인사를 한 명희는 편하지가 않다. 덕화와 헤어진 선혜와 명희는 본정통을 걷는데 양품점 안에 있는 이상현을 만난다. 상현은 봉순과 함께였다. 명희는 다음에 상현을 한 번 찾아본 후에 결혼을 하든지 말든지 결정하리라 생각한다.

명희는 상현의 하숙을 방문한다. 의아해하는 상현에게 명희는 뜻밖의 말로 상현을 화나게 한다. 상현의 태도 여하에 따라 자신의 결혼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상현은 평소 단정하던 명희가 자신의 하숙집까지 찾아온 것에 화를 내며 비 내리는 거리로 명희를 내몬다. 상현은 비를 맞으며 봉순의 집을 찾아가는데 봉순은 상현을 남편 대하듯 한다. 그런 봉순이 상현은 가엾기만 하다.

상현은 소설을 쓴다. 독립지사 이동진의 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소설쓰는 일뿐이라 생각한다. 어느 날 주갑과 석이가 찾아와 기화의 집을 묻는다. 며칠 후 기화의 집에 찾아 간 상현은 주갑이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저녁무렵 담 벼락에 붙어 울고 있는 주갑. 모시고 다녔던 강우규 의사가 사이또 부임시 폭탄을 터뜨린 뒤 체포되어 처형당한 것이다. 주갑은 다시 만주로 떠나고 상현은 충격을 받는다.

일본과 중국을 두루 다녀 보고 온 서의돈을 위해 황태수가 술자리를 마련했다. 상현을 본 의돈은 참지 못하고 상현을 공격한다. 의돈의 첫정이 기화이고 보면 상현을 보는 심사가 편할 리 없다. 방안에 있던 사람들이 서의돈과 상현의 싸움을 말려보려 하나 의돈의 주정은 원래 심한 편이라 거침이 없다. 밖엔 바람이 부는데 의돈과 상현은 쓸쓸한 마음을 안고 거리를 걷는다.

야무네는 작은 아들 딱쇠와 함게 오리섬으로 푸건이를 데리러 간다. 지난 가을 병중의 딸을 한번 보고 와서 늘 가슴을 졸이며 살아 온 야무네는 갑자기 들어선 중신 할미가 사위까지 병 들어 시댁에서 푸건이를 데려가라는 전갈을 보냈다는 말을 전한다. 부랴부랴 섬으로 들어가니 사돈댁에서 굿을 한다고 북적인다. 딱쇠는 사돈의 푸대접과 푸건이가 거처하는 골방을 보고는 화가 나 푸건을 업고 나온다. 고갯길에는 갯바람, 솔바람이 싸아하니 불고 있다.

홍이는 삼석이와 일본에 가기 위해 부산으로 나오지만 일본엔 삼석이만 가고 홍이는 삼석의 친척집인 자전거포에 주저앉는다. 일본에 가지 못한 것은 아버지와 장이 때문이다. 상주 없이 아버지를 보낼 수 없다는 홍의 의식 때문이다. 바람결에 들리는 소문은 장이가 홍이와의 관계가 알려져 일본으로 시집간다고 한다. 홍이는 장이를 데리고 간도로 가고 싶지만 몸이 아픈 아버지 때문에 그럴 수는 없고 갈팡질팡 어쩔줄 몰라한다.

추석을 쇠기 위해 부산에서 진주로 나온 홍이는 우선 장이를 만난다. 장이는 이미 일본으로 시집가려고 혼사일을 받아 놓은 상태다. 홍이는 마음에도 없는 모진 말로 장이를 울리지만 마음은 심란하다. 장터에서 산 예쁜 당혜 한 켤레를 장이에게 주는 대신 그대로 강물에 띄워보내고 만다.

친정으로 업혀 온 푸건이가 여름을 나고 추석이 되도록 별탈없이 지내니 야무네는 마음을 놓는다. 앓던 사위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이따금 푸건이를 보러오니 그것도 야무네에겐 더없이 고마운 일이다. 야무네로 마실 온 복동네는 은근히 홍이와 김 훈장댁 외손녀 복연과의 혼담을 꺼내 본다. 김 훈장의 외동딸 점아기가 산청으로 시집가 여렵사리 살다가 시댁 외가의 도움으로 통영에서 자리를 잡은 것도 근년의 일이다. 산청댁은 맏딸 복연의 성정이 사나와 고민 중이었는데 범석을 친구 삼아 드나들던 홍이가 마음에 들어 말을 꺼내 본 것이다.

이십 년만에 평사리 들판이 풍년으로 누렇게 출렁거렸다. 서희가 두 아들을 앞세우고 평사리로 오면서 선물인듯 마을에 전곡도 많이 풀어 어느 해보다 풍성한 추석이다. 강가 백사장에는 오광대까지 불러 마을 사람들이 구경에 열중하고 있는데 최 참판댁에 김환이 찾아와 사당 마루 밑에 숨는다. 곧 들이 닥친 군인들이 백사장의 놀음을 중지 시키고 그 와중에 마당쇠가 총 맞아 죽는다. 최 참판댁에 몰려간 군인들은 서희의 기세에 눌려 예의껏 집안을 수색하나 아무 것도 찾지 못한다. 백사장으로 나온 군인들은 홍이를 비롯한 장정 십여 명을 끌고 간다. 홍이를 보러 나온 점아기는 홍이가 잡혀가자 가슴 아파하고, 그말을 들은 용이와 영팔은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혼담에 희망을 건다. 군인들이 얕잡아보며 의심하지 못한 광대들은 짝쇠와 강쇠를 비롯한 동학군들이다.

홍이는 헌병대에서 심한 고문을 받지만 달리 할 말이 없다. 젊다는 이유로, 곱상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더 심한 고문을 받는 이홍. 그러나 임실에서, 산청에서, 합천에서, 동시에 살인 방화 사건이 일어나 잡혀온 이들이 의병과 관계가 없는 것이 판명나 이들은 풀려나게 된다. 경찰서 앞에서 연학을 만난 홍이는 연학에게 잘난 척해서 뺨하나 더 맞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를 깨달았다고 한다. 벌써 가을이 깊어가는 중이다.

보연의 집안에서는 모두가 마뜩찮아 하는 혼삿날. 날씨맞 궂어 산청댁의 입술은 파랗게 질려있다. 혼례청이 들썩거릴 정도의 바람과 함게 빗줄기까지 내리니 혼례집이 아니라 마치 상가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별 기대로 않던 사위가 헌헌장부여서 장인인 허윤균이 흡족해 했고, 보연도 홍이에게 기가 죽은 것이다. 이튿날은 화창하여 평사리로 돌아온 신혼부부는 폐백을 마치고 혼사는 마무리 된다.

서의돈은 선우일이 동생 선우신과 함께 일본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이들이 함께 동행한 까닭은 서의돈이 선우신의 하숙을 찾아가서 기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며칠 후인 구월 초하루 열두시경에 동경을 쑥밭으로 만든 관동대지진이 일어나 조선인드이 무참하게 살해당하던 무렵, 무사히 일본을 빠져나온 길이다. 관동대지진으로 민중들이 선동을 염려한 위정자들은 조선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조선인들이 혼란을 틈타 우물에 독약을 뿌렸다는 유언비가를 퍼뜨렸고 성난 군중들은 닥치는 대로 조선인을 학살했던 것이다. 서의돈은 선우일을 상대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선우신은 못마땅하지만 형의 친구인 서우돈의 이야기 상대가 돼 준다. 이무렵 지식인들은 심한 회의와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있다.

인실을 보러 온 언니 인경은 선혜와 함께다. 선혜로부터 명희가 조용하와 결혼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동행 찬하는 형이 갑자기 이혼을 하고 자신이 마음에 둔 명희와 결혼하자 일본으로 건너갔다. 인실은 오가다가 자신에게 품은 감정을 알기에 선혜가 하는 이야기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이때 마침 오가다가 인성을 찾아 집으로 오고 인실은 오가다를 오빠에게 데려다 주기 위해 집을 나선다. 둘은 추운 거리를 걷다가 창경원으로 들어간다. 인실은 오가다의 마음을 알지만 그가 일본인라 스스로에게 모멸감을 느낄 뿐이다.

상현은 모처럼 원고료를 받아서 동료 문인들과 술집을 찾는다. 그곳은 뜻밖에도 산호주가 경영하는 기생집이다. 산호주는 상현에게 봉순이 상현의 아이를 낳아 기른다고 전한다. 상현은 이미 버린 기생이라 하고 쓰러진다. 몸과 마음이 피로한 상현은 그대로 산호주의 집에서 사흘을 앓다 떠난다.

상현의 병문안을 온 선우일과 성삼대는 사회 일각에서 번지고 있는 물산장려 운동에 관한 이야기며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상현은 이들이 돌아간 후문득 생각난 듯 임명빈의 집을 찾는다. 임명빈은 조병모 남작이 세운 영화중학교의 교장으로 재임 중이다. 명빈에게 상현의 서의돈을 따라가고 싶다고 말한다. 상현은 이제야 아버지의 굴레에서 벗어났음을 느끼고 신기해한다.

환국은 서점에서 책을 사 돌아오는 길에 순철을 만난다. 순철은 진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잣집 아들이여서 항상 제가 우선이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다. 공부도 곧잘하지만 환국이 때문에 한 번도 일등을 한 적이 없다. 환국이에게 좋은 감정일리 없는 순철이 환국을 붙잡고 시비하다가 종의 아들이라고 내뱉는다. 환국은 그대로 돌을 줏어 순철의 이마에 찍고 새파랗게 질려 집으로 간다. 곧이어 순철의 어머니가 기세등등하여 환국을 내놓으라 달려오고 서희는 병원으로 달려간다. 병원에는 약간의 상처를 입은 순철이가 앉아 있고 서희는 순철에게 싸움이 난 이유를 묻고는 조용히 돌아온다. 강가에서 오랫동안 서서 흐느껴 운 서희는 길상이 왜 함께 돌아오지 않았는지 그 뜻을 깨닫는다.

환국이 서울의 중학에 합격하자 임명빈의 집에서 다니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서희는 환국이 지난 번 순철의 일로 상처받았을까 싶어 함께 동행한다. 한편 느닷없이 찾아온 혜관은 임명빈의 집 입구에 있는 선일여관에 서희가 들기를 귀뜸한다. 서희는 길상이 서울에 있을 거라고 짐작하면서도 더 이상은 묻지 않는다. 임명빈의 집에 묵으면서 서희는 끊임없이 입구에 버티고 있는 여관을 의식하는 자신이 길상을 길이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진주로 내려오기 하루 전 조용하는 명빈과 서희를 초대한다. 조용하는 서희에게 물산장려운동에 관해 말하며 상업에 투자함이 어떠냐고 묻지만 서희는 농토를 중요시한다며 거절한다.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비로소 여관을 올려다 본 서희는 그곳에 아무도 없음을 보고 허탈해한다.

박효영 의사는 도망간 처를 생각하고 탱자 울타리 같이 빈틈없는 서희를 떠올린다. 조수 허정윤과 간호부 숙희와의 관계를 어렴풋이 눈치 채면서 자신의 고학 시절도 돌이켜보곤 한다. 박 의사의 병실에 임이네가 입원해 있다. 천년 만년 살 것 같았던 임이네는 결핵성 복막염으로 수술하고 가망없다는 진단 아래 퇴원을 종용 받던 참이다. 홍이와 복연이 임이네를 간호하고 있으며 임이네는 아픈 중에도 끊임없이 홍이를 괴롭힌다. 아직 용이는 생존해 있다.

관수와 연학은 서울네 집으로 가서 두만을 불러낸다. 진주에서 조직된 형평사는 백정의 자식에게도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조직된 것인데 두만이 이 운동의 반대편인 농청원에 술말을 냈다하여 관수가 못마땅하게 생각한 것이다. 관수의 아들도 진주에서는 공부를 시킬 수 없어 남몰래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형편이다. 시민들은 형편사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새백정이라 부르며 멸시하지만 이 운동은 시나브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시대의 흐름인 것이다. 관수는 두만의 사돈인 연학을 핑계 삼아 두만의 안방에서 술상을 받고, 두만에게 하동 사람들을 경시하거나 최 참판댁을 욕하지 말라고 나오지만 웬지 뒷끝이 쓴 것을 느낀다. 연락이 끊긴 김환에 대한 불안과 차츰 무너져가는 동학에 대한 대책이 없음에 허전한 것이다.

장이가 일본에서 친정 다니러 온 것을 안 홍이는 방패 삼아 보연에게 임이네 간호를 시키고 통영으로 간다. 통영 차고에서 생활하는 홍이를 장이가 찾아오고 , 밀폐된 차고 안에서 두 사람의 열정은 타오른다. 그러나 장이의 시고모와 두 아들에게 불륜의 현장을 들킨 이들은 몸이 망가지도록 매를 맞고 사람들에게 구경감이 된다. 장이는 전보를 받고 온 신랑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가고 홍이는 음식을 거부한 채 미친 듯 날뛴다. 보연은 장이가 일본으로 돌아가자 마음을 놓고 홍이에게 정성을 다한다. 홍이 이가는 진주로 옮겨오고, 임이네는 실낱 같은 목숨을 부지하며 지낸다.

명희는 교회에서 여옥을 만나 여학교 때 둘을 사랑해주던 선교사 미스 헤이워드를 방문한다. 여옥은 남편이 동경 유학 중에 연애를 해서 이혼을 당한 슬픔을 딛고 전도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신녀인 헤이워드는 식민지 신여성들의 허심탄회한 상담자가 되어 대화를 나눈다. 여옥은 민족애와 선교 사업의 병행에 관한 내용을, 명희는 자신의 신앙에 대해.

일본으로 출장 간 조용하나 시집 식구 모두 귀족이라는 옷을 입고 박제된 듯 서로에게 무심하게 지내는 것처럼 명희는 자신도 그 안에서 박제된 한 마리 학이라 생각한다

<밑줄 긋기>

2편 8장 모두가 다 그런 생각이야 하지요, 이래도 좋은가, 이래도 좋은가, 이래도 좋은가

9장 평생 가도 남의 덕 보자는 거지 뭐. 한마디로 강대국들 성쇠에 달린 것이 조선의 운명이야

12장 날짐승이지만 거룩하다. 사람도 저만 못한 것이 있지. 자식을 낳아 버리는 부모도 있으니 말이야

16장 뜨겁게 살 수 없다 하여 차갑게 살아야 한다는 법도 없는 것이다. 사랑할 수 없다고 미움으로 살아도 아니될 것이다

3편 1장 주권이 없는 곳에 민족자본을 육성한다는 것은, 뿌리 없는 나무에 열매 맺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7장 의사란 몸의 병을 고치는 동시에 마음의 병도 고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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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ing Junie Kim (Library Binding)
Ellen Oh / Youth Large Print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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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은 6학년 김주니. Junie가 스쿨버스에서 왕따를 당하면서 중학교는 초라하게 시작된다. 누군가가 인종 차별적인 낙서로 학교 체육관을 훼손하자 상황은 계속해서 꼬이게 됩니다. Junie가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들과 함께 말하기를 거부하자 친구들은 그녀에게 화를 냅니다. 주니는 조용히 혼자 괴로워하며 깊은 우울증에 빠집니다. 조부모님의 도움으로 Junie는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Junie의 역사 교사는 프로젝트를 지정하고 Junie는 조부모를 인터뷰하기로 결정하고 한국 전쟁 중 어린 시절의 믿을 수 없는 경험에 대해 알아봅니다. Junie는 불가능한 역경을 극복하려는 할머니의 맹렬한 결의와 전쟁 중에도 변함없는 할아버지의 연민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인종차별이 더욱 만연해짐에 따라 Junie는 조상의 힘을 활용하고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찾습니다.

소설에 힘을 불어넣은 것은 Junie의 조부모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입니다. Junie의 할아버지는 12세 때 북한의 침략으로 촘촘한 마을이 무너져 내렸을 때의 가슴 아픈 기억을 공유합니다. 저자는 복잡한 정치 상황을 어린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능숙하게 전달하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포착합니다. 또, 10살에 세 남매를 이끌고 실종된 부모를 찾아 전쟁터를 ​​헤매게 된 Junie의 할머니 진주의 기적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Junie와 그녀의 할아버지와의 관계와 그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성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Junie와 그녀의 가족 이야기 뿐만 아니라 한국 전쟁에 대한 매우 다른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이 책은 가족과 우정, 생존, 인종 차별주의, 정신 건강에 관한 감동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Junie의 현재 갈등과 한국전쟁 당시 조부모의 경험이 뒤섞인 가슴 뭉클하면서도 희망적인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어머니가 한국전쟁 당시 겪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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