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차리는)남자? 상남자! - 삶이 따뜻해지는 다섯 남자의 밥상 이야기
조영학.유정훈.강성민.이충노.황석희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조선시대 궁중요리사는 남자였고, 사옹원에 소속되어 숙수라고 불렸다는 얘기는 새로울것도 없거니와,

그러고보면 그 당시엔 단순히 음식이라기 보다는 치료의 개념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쿡방, 먹방이라고 하여 쉐프라는 이름의 남자 요리사가 대세이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럭셔리한 요리의 반대 급부로 엄마의 집밥에 대한 그리움이 회자되기도 한다.

 

'상 차리는 남자? 상남자!'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조영학 님과  글항아리 강성민 님이 필진이어서 망설이지 않았는데,

읽다보니 메디치출판사다.

메디치출판사의 책만드는 감각이 나의 독서 취향이랑 비슷한가 보다, 비껴가지 않게 된다.

띠지를 따로 만들지 않고 띠지처리한 겉표지도 맘에 들고,

작가들의 얼굴을 세밀화로 그려낸 것도 맘에 든다.

 

이 책은 여는글에 적힌대로, 요리책이 아니다.

상남자 5인방의 솔직한 가족사이자,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한 끼의 식사'를 정성스럽게 차려내는 평범한 사내들의 무용담이다.(8쪽)

 

이 책의 필진이 작가들만 있는 것도 아닌데,

글이 하나같이 군더더기가 없고 그래서인지 오히려 큰 감동을 준다.

요리의 솜씨나 내용으로 내공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일을 하다가 아내를 위한 밥을 짓는다는 조영학 님은 아무래도 보통이 아니지 싶다.

텃밭농사를 지어 식재료를 조달하는 것도 그렇지만,

당신 손으로 직접 맥주와 막걸리를 빚는다는 것은,

솜씨가 좋아서가 아니라 좋은 재료로 정성껏 빚기 때문이라고 겸양을 부려도,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어릴때부터 야한 비디오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요리를 하기 위해 엄머의 외출을 기다렸다는 강성민 님의 글도 맛깔스럽다.

 

먹는 일은 즐겁다. 사람들은 음식을 나누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먹는 일에는 정을 담을 수 있다. 그래서 배를 채우는 것 이상으로 가꾸는 것이리라. 뭐가 그렇게 바쁜지 음식을 만들고 먹는 일에 마음을 내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나는 책을 만드는 일을 해서 환경 자체가 음식에 친화적이다. 책 속에도 있고 책 만드는 사람들 속에도 항상 음식 이야기가 있다. 음식을 빼고 글이 될 리가 없지 않은가. 문학도 음식이고 역사도 음식이다.(108쪽)

 

강성민 님의 글은 맛깔스러울 뿐만 아니라 소박하고 정겹다.

ㆍㆍㆍㆍㆍㆍ"민어가 민물고기야?"라는 소리를 들었던 민어매운탕 등 요리하는 일은 창조였으며 재료와 소통하는 일이었다. 맛내기에는 자주 실패했지만 사람들이 즐겁게 동참해줘서 요리하는 일이 즐거웠다. 어느 날 부지런히 음식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나를 보고 아내는 "그걸 왜 먹을 때마다 찍어?"라고 묻는다. 내 대답은 "곧 사라지니까. 한시적인 존재잖아." 모든 음식은 아름답다. 한시적인 존재인 인간이 그런 것처럼.(120쪽)

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는 음식 이야기를 돌아보면, 음식을 통해 대단한 뭔가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음식은 삶이기도 하고 역사이면서 시이기도 하다. 음식이라는 카테고리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거기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느낌을 받는다(124쪽)고 하고 있는데,

이쯤되면 글도 음식만큼이나 정갈하다.

 

쿨해서 멋지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은, 실은 이충노 님이 아니고 아들 은규였다.

다행히 은규는 양평 일진들에게 쉽게 휩쓸리지 않았다. 하지만 선후배는 물론, 친구 하나 없이 아빠만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중3 아이의 모습은 몹시 안쓰러웠다.

"쪽 좀 팔린다고 여기서도 그러면 안 되죠."

"비굴해지더라도 피해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얘들이 너무 세게 나올까 봐 걱정이에요."(144쪽)

 

글에서도 로맨틱함이 베어나는 사람은 영화 번역가 황석희 님이었다.

그는 요리가 즐거운 건 맛있게 같이 먹어줄 아내가 있기 때문이란다. 배가 차는 알약 하나만 있어도 그만 이고 평생 라면만 먹으며 살아도 아무런 불만이 없다는 그는, 혼자가 된다면 당장 요리를 그만 둔다고 선전포고를 할 정도로,

즐거운 무엇도 아내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너스레를 떤다.

 

"You say, it's done.(당신이 원하면 뭐든지 이루어 드리리.)"는 조영학 님이 "사랑해"와 함께 입버릇처럼 아내에게 들려주는 얘기란다. 근데 이게 립서비스가 아니라 아내를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란다.

이쯤 되면, 이 책이 요리책이 아니라, 솔직한 가족사이고 음식을 만들고 먹는 일에 마음을 내는 사람들의 진솔한 얘기라는 것을 알겠다.

 

편견과 선입견을 배제하고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동안의 난,

궁금한게 많아서 먹고싶은게 많다고 할 정도로, 식탐도 많았었고,

들이는 책이 읽는 책의 속도를 훨씬 앞지르는데도,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를 보면 괜히 셀레여서 어쩌지 못하곤 했었다.

 

체증에 보대끼더라도 젊었을 때는 치기로 극복할 수도 있었던 것들이,

이젠 상호적이고 어울려야 한다는걸,

말이 안 통하는 재료와도 소통을 해야 하는 일이라는 걸, 알겠다.

 

다른 사람이나 사물, 나와 다른 것들을 욕심내지 말고,

내 나름대로 기준을 정하고,

내 자신의 속도로 살라고 가르쳐 준다.

나름의 속도를 찾으니,

내 것이 아닌 것을 탐하지도 않게 되고, 체기가 무서워서지만...맛있다고 과식하지도 않게 된다.

 

이 책이 모든 이들에게 나만큼의 감동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편견과 선입견을 배제하고,

나름대로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살면 된다고 가르쳐준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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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0-05 16:27   좋아요 1 | URL
한번 읽어 봐야겠네요..
저도 ..와이프가 저녁 늦게 일하는 직업이라서 늘 야식꺼리가 고민이었습니다..

매일 늦게 힘들어 일하는 아내에게 늦게 먹는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배고프게 잠자는게 늘 아쉬워서..

sslmo 2015-10-06 11:09   좋아요 1 | URL
그러시군요~^^
전 먹고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는 속담을 신봉하는지라~, 언제든 배곯지 말고 먹어야 한다는 주의 입니다여~! 가볍게라도 드셔야 잠이 잘 오지 않을까요?@@
 
거인들의 몰락 2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4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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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 'Fall of Giants'를 우리말로 '거인들의 몰락'으로 번역해 놓았는데,

2권까지 다읽은 지금 드는 생각은 '제(대)국들의 멸망'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 중에 거인이라 불리울 정도로 굵직한 거물들도 있긴 하지만,

몰락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살아남아 성장하는 사람도 있어서, 

제목으로 삼을만큼 일반화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싶은 반면,

Giant의 의미를 나라로 확장시키게 되면,

하나 같이 강대국이라 불리우던 나라들이,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어떻게 쇠락하고 멸망하여 가는지 하는 과정을 보는데 무리가 없는듯 여겨져서 이다.

 

암튼 한세기 전의 일들인데,

오늘날의 현실이 묘하게 오버랩되어서,

읽는 내내 분노를 삭히고 열을 식히느라고,

책을 제법 오래 붙들고 있었다.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를 '제국'이라고 한단다.

내가 Giant를 제국이라고 해석한 것은 영국은 국왕이, 러시아는 짜르가 다스린 나라였지만,

그런 나라들 말고도 오스트리아나 독일, 프랑스 또한 그런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식민지를 거느리고 지배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그런 강대한 제국들을 멸망시킨 요인은 편견과 선입견, 독선, 망상 등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실제 힘을 가늠할 수도 없으면서,

헛된 상상이나 자존심을 내세워,

사람들을 오지로 내몰고 있는데,

 

자본주의 국가라서 돈 앞에 평등하다면 할말이 없지만,

자신이 선택하여 태어날 수도 없는 신분 체계나 남녀 성별 따위로 그리한다는 것은 한참 잘못된 것이고,

바로 그런 요인들이 제국들을 쇠락시킨 요인이지 싶다.

 

"이 나라 모든 남자에게는 원칙적으로 병역의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을 할지 말지 결정을 내릴 때는 모두가 참여하지 못합니다."ㆍㆍㆍㆍㆍㆍ"오만 명의 사상자 가운데 이만 명은 죽었습니다."ㆍㆍㆍㆍㆍㆍ

"누가 잘못했다는 게 아닙니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전쟁을 벌이자는 결정을 내릴 때 참여 못한 사람들이 전쟁터에 나가 학살당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겁니다."ㆍㆍㆍㆍㆍㆍ"또다시 우리가 전쟁에 나갈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모든 사람의 찬성 없이는 안 될 겁니다."(27쪽)

 

역사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다소 복잡하지만, 적당히 통속적이어서 잘 읽힌다.

하지만 그런 통속적인 설정마저도 하나의 장치이지, 그냥 재미를 위한 것은 아니다.

 

이 책에는 두 명의 여자가 주요 등장인물로 나오는데,

피츠허버트 백작의 동생 '모드'와 빌리 윌리엄스의 누나 '에설'이다.

러시아에서 온 피츠허버트 백작의 아내 비 같은 경우는 다소 소극적이고 전형적인 인물로 묘사되는데 반해,

모드와 에설은 그런 의미에서 남녀 평등과 계급철폐를 부르짖게 되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나온다.

물론 모드와 에설 사이에도 신분 차이 등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말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던 부분은,

나중에 에설과 결혼하게 되는 버니의 경우,

'직관이 뛰어나다기보다는 이지적이었다.(132)' 라고 묘사될 정도의 인물인데도,

자신이 추대될 줄 알았던 자리에 아내 에설이 추대되자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세기 전의 일이라면 이마저도 파격적일 수 있겠다~--;

 

지난 토머스 하아디의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를 읽으면서 영국사를 공부해서 영국에 대해서는 좀 나은데,

러시아가 지뢰밭이었다, 하나도 아는게 없었다.

 

책 속에서 뜨문 뜨문 레닌을 만나게 됐는데, 매력적이었다.

폼만 잡고 행동으로 옮기지도 않는 책속의 수많은 거물들의 탁상공론보다는,

다혈질이고 드세더라도 무엇인가 실행하려는 레닌 같은 인물이 훨씬 멋지게 느껴졌다.

 

그런데, 레닌은 나같은 소음인이 봐야만 매력적인 것이지 실상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켄폴릿은 이렇게 묘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군사혁명위원회로 이름을 바꾼 투쟁위원회는 트로츠키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에 압도당했다. 그는 큰 코에 이마가 넓고 테 없는 안경 너머로 툭 튀어나온 눈이 노려보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잘생기지 않은 남자였지만, 매력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다. 레닌이 소리를 지르고 약자를 괴롭힐 때 트로츠키는 설득하고 달랬다. 그리고리는 트로츠키가 레닌만큼이나 억세지만 그걸 더 잘 숨기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360쪽)

암튼 레닌을 자세히 알고싶어 '러시아 혁명사'라도 읽어 보고 싶게 만드는데,

그전에 우리나라의 역사를 아는게 먼저이지 싶다가도,

읽다보면 현실과 비교되어 눈물 날 것만 같다.

편안한 만족감이 그리고리의 온몸을 휘감았다. 전선에 있을 때 그가 꿈꾸던 광경이었다. 작은 방, 음식이 있는 식탁, 아기, 카타리나. ㆍㆍㆍㆍㆍㆍ" 이런 게 얻기 힘들면 안 되는데." 그는 곰곰이 생각에 잠겨 말했다.

"무슨 말이에요?"

"당신이나 나나 멀쩡하고 튼튼한 몸으로 열심히 일하잖아요. 내가 원하는 건 이게 다예요. 방, 먹을 것, 하루 일이 끝나면 쉬는 것. 매일 이런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해요."(51쪽)

책 속에서 한세기 전의 일을 묘사한 부분인데 오늘날의 현실이 오버랩 되어 어쩌지 못하겠는 걸 보면 말이다.

음식이 있는 식탁, 아기, 하루 일이 끝나면 쉬는 것...따위는 얻기 힘들면 안 되는데,

청년실업이니 조기명퇴니 해서 인구론이니 사오정이니 하는 신조어가 생겨나는 요즘 우리의 세태를 보면,

역사도 그렇고, 삶도 그렇고...세상은 영원한 도돌인가 보다.

 

역사도 그렇고, 삶도 그렇고...세상은 영원히 되풀이 되는 것이라면,

제국을 쇠락시킨 바로 그 요인으로 오늘날의 우리를 몰락시킬 것이니,

명심하고 경계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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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몰락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4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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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문에선가 일본의 안보법안과 관련, '평화주의를 버리고 항시 전쟁 가능한 나라가 되었다'고 하는 기사를 보았다.

내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한번도 평화주의를 수호한적이 없지 않나, 항상 전쟁을 도발한 호전적인 나라가 아니었나 싶다.

 

항상 더 나은 세상을 꿈꾸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뿐,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는 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도처에서 수시로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띠지에 '20세기 3부작, 그 웅장한 시작'이라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고,

제목도 '거인들의 몰락'이라고 해서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재밌는걸 보면,

역시 켄폴릿은 거장이다.

 

내가 켄폴릿을 좋아하는 것은 내용이 재밌기만 해서는 아니다.

관점이나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가고,

다방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이 좀 많아서 좀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라는걸 알게 되면 그 웅장함이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책은 웨일스 탄광촌에 사는 빌리가 열세살이 되자 아버지처럼 탄광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어느날 안전사고를 겪게 되고,

그 사고 수습의 선봉에 서게 된다.

1권의 비교적 앞부분에 빌리가 많은 사람 앞에서 처음 기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척 감동적이다.

탄광에서 안전 사고를 직접 겪고, 그 사고 수습의 선봉에 섰던 빌리에게는, 

아버지가 예배에서 호흡보조장치와 양방향 환기장치에 대한 법률을 어긴 탄광 경영진의 부정을 용서할 수 있도록 넓은 아량을 달라고 기도하는걸 보고, 그저 치유를 구하기만 하는 건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은 많은 경우 듣기 좋은 말과 성경 구절을 들먹이며 마치 설교라도 하는 양 기도를 올리지만,

그는 늘 진심에서 우러난 단순한 기도에 더 마음이 움직였다며 예배가 끝날 무렵 마음속에서 말과 문장을 구체화 (118쪽)하여 사람들에게 전하는 식으로 기도하게 된다.

이게 계기가 되어, 빌리는 아버지와 언쟁을 벌이게 되나 보다.

 "더 굳센 신앙심을 달라고 기도하는 편이 좋았을 거다. 그럼 머리로 이해하지 않더라도 믿게 되니까."(122쪽)

머리로 이해되지 않더라도 믿게 되는 굳센 신앙심이란,

맹목적이란 말과 바꾸어 쓸 수 있겠고,

절대적인 위안과도 바꾸어 쓸 수 있겠으나,

열세살난 아들에게 강요하기엔 좀 가혹하지 않나 싶다.

"사람에게는 감정이란 게 있어요, 아버지." 거침없는 말투였다. "아버지는 항상 그걸 깜박 잊으시죠."

아버지는 할말을 잃었다.

어머니가 말했다. "이제 그만해!"

에설은 빌리를 보았다. 눈물 때문에 시야가 뿌옜지만 빌리는 놀라고 감탄하는 표정이었다. 에설은 용기를 얻었다. 코를 훌쩍이고 눈가를 손등으로 훔친 다음 말했다. "아버지와 노조, 안전 수칙, 성경 말씀 모두 중요하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아버지가 사람들 감정까지 없앨 순 없어요. 저도 언젠가 사회주의 덕분에 노동자들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때까지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필요해요."(124쪽)

빌리의 아버지를 비롯하여 빌리의 누나 에설의 성격을 한번에 짐작할 수 있는 구절이다.

 

굳센 신앙심, 맹목적, 절대적인 위안은 동의어로,

이건 책이나 글을 읽으면서 때때로 직면하게 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책이나 글을 읽다보면 어려운 말로 적어놔 폼나기는 하지만, 뭐라고 하는지 알아 먹을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삶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종교도 그렇고... 미사여구를 쓰거나 책 속의 구절을 인용했을 경우,

어떤 형식을 갖추어서 폼나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말로 풀어 설명하는 과정에서 늘어지게 마련이다.

어느 경우 더 쉽게 이해될 수 있고, 그리하여 더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단정짓지는 어렵다.

그러니까, 머리와 마음의 관계 또한 그렇게 유연하게 접근하고 이해되어야 하겠다.

빌리는 화가 나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이여자들이 탄광에서 남편을 잃은 것만으로는 부족하단 말인가? 남편도 없는데 집까지 없는 신세가 되어야 한다는 건가? "회사가 이럴 수 있어요, 아버지?" 누추한 잿빛 거리를 따라 탄광 쪽으로 향하며 빌리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우리가 그래도 된다고 용인할 때만. 노동자는 지배계급보다 수적으로 우세하고 힘이 있어. 지배계급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기대고 있지. 그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집을 짓고 옷을 만드는 건 우리야. 우리가 없으면 그들은 죽어버릴걸. 우리의 용인 없이 지배계급은 어떤 것도 할 수 없어. 항상 그걸 명심해라."ㆍㆍㆍㆍㆍㆍ"하지만 그래서 폭발이 일어나거나 광부들이 죽은 건 아니지." "폭발이 일어나고 광부들이 죽은 게 위반사항 때문이라고 입증하지 못했을 뿐이죠."(176~177쪽)

또 한군데, 빌리의 아버지가 도덕 교과서적으로 사는 것 같아 안타까웠던 부분이다.

노동자가 지배계급보다 수적으로 우세하다고 해서 힘이 있다고만 할 수는 없다.

책을 읽다보면 경과와 결과가 나오지만 스포일러가 될까봐 생략하겠다.

 

"한 달 전 자살 기도를 했어요. 그런 눈으로 보지 마요. 정말이니까. 스스로가 너무 하찮게 느껴지면서 내가 죽는다 한들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거라 생각했죠. 그때 당신이 현관에 나타났어요. 당신은 정말 다정하고 정중하고 사려 깊었죠. 내게 사는 게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어요. 당신은 나를 소중히 여겨주었죠."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지만 캐롤라인은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키스했을 때 당신은 행복해했어요. 누군가에게 그렇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니, 나도 아주 쓸모없는 존재는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생각 덕분에 계속 살아갈 힘을 얻었어요. 당신이 내 목숨을 살렸어요, 거스. 신의 은총이 함께하길 빌어요."

거스는 거의 화가 날 지경이었다. "그럼 나한테는 뭐가 남죠?"

"추억이죠. 남은 추억을 소중히 간직해줬으면 해요. 나도 그럴 테니."(221~222쪽)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어쩜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면으로는,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확인'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나를 가치있게 생각하고, 나를 소중히 여긴다면,

그리하여 내가 아주 쓸모없는 인간이 아니라는 걸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면,

사람은, 특히 여자는 그 추억만을 간직하면서도 남은 여생을 살아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아직 1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내가 이렇게 리뷰를 쓰는 까닭은 켄폴릿을 믿기 때문이라는 게 하나이고,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제목이 암시하는 '거인들의 몰락'에 우리나라의 요즘 현실이 겹쳐져서 앞날을 예견하겠어서...씁쓸해서라고 해야겠다.

(거인들도 고모양 고꼴로 몰락하니, 예비를 하라고 까진 못하겠다~--;)

 

평상시 책을 만드느라고 베어넘겨진 나무를 생각해서 별점에 과한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엄지손가락이 두개뿐인게 못내 아쉬워서,

엄지발가락까지 꼬물거리게 만든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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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9-21 17:40   좋아요 0 | URL
저는 처음 보는 이름의 작가인데 양철나무꾼님 리뷰를 읽다보니 마구마구 관심이 생기네요~~
제 기도도 듣기에만 그럴듯하건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되구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sslmo 2015-10-05 16:23   좋아요 0 | URL
켄폴릿은 저도 우연히 알게 된 작가인데, 정말 좋아요.
누구든지 붙잡고 막 추천하고 싶어진달까요~^^

cyrus 2015-09-23 03:35   좋아요 0 | URL
소설 속 배경이 웨일스라고 하기에 아버지의 모습이 영국탄광노동조합원의 성격과 비슷한 것 같아요. 탄광노동조합이 마거릿 대처 정권에 맞서서 파업투쟁을 벌인 적이 있을 정도로 과거에 노동에 대한 자부심이 컸었어요.

sslmo 2015-10-05 16:26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이 책 속에선 제 1차 세계대전이 주무대인데,
언제 어디서인지,를 막론하고 앞장서 나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쩔 수 없이 뒤따르는 무리도 있게 마련인가 봐요.

근데, 이 책 속 아버지는 너무 반듯하고 고지식해서 좀 불편해요~^^

2015-09-26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5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5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리 없는 빛의 노래
유병찬 지음 / 만인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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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북플에서 유레카 님이 이벤트 하는 것을 보았었다.

그땐 북 데이터베이스 등록도 안 되었었는데, 등록이 되고 바로 주문했는데 이제서야 받아보았다.

눈먼 적립금이 있는, 다른 인터넷 서점 한곳을 검색해 보았더니 그곳은 배송이 더 더디다. 하루라도 빨리 읽고 싶은 마음 말고는 읽을 책이 산처럼 쌓여 있어서 별반 아쉬울 것이 없는 나로서는, 당일 배송이라는 인터넷 서점들의 광고는 대형출판사를 중심으로 한 상술인가 보다~--;

뭐, 이벤트를 하는 걸 보고도 고고히 책을 샀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서도,

유레카 님이랑 완전 친하거나 아님 오지랖 넓은 아줌이거나 사진에 무한 관심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냥 내가 사서 읽고 싶었다.

참 구차한 구실이랄 수 있는데, '유레카'라는 닉이 내가 사용하는 이메일 계정의 의미랑 같아서 동질감을 느꼈달까?

아르키메데스가 외쳤던 그 '유레카'가 영어로는 'I found'니까 'ifound~'로 시작하는 이메일계정을 오랫동안 사용해서,

유레카를 닉으로 쓰는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실은 가끔 그의 서재에 들러 읽는 글들이 어렵지 않아서,(오지랖 넓은 아줌으로서, ㅋ~.)

훈수 두기 좋았달까?

아니, 읽고 무슨 말인지 알아 먹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라딘 서재 마실을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가 사는 모습은 다 거기서 거기다'라고 한다지만,

기준을 아는 사람이 경계를 구별해 낼 수 있고,

바닥을 쳐본자만이 그 바닥을 치고 다시 날아 오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둠이 있어야 밝음이 있고,

그런 의미에서 소리와 빛은 서로 상충되는 공감각이 될 수도 있겠다.

 

그래서 가수 김정호의 '작은새' 얘기가,

멋내지 않고 김정호를 가수라고 부를 수 있는 그의 글이 수수하다.

 

글과 사진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걸,

넘치거나 한쪽으로 이울지 않아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래서 노래도 듣고, 사진도 보자.

사진은 사진만 가지고는 별 쓸모가 없다. 다 그런 거다.(31쪽) 

 

그래도,

'우울도 예술이야', '빛에게 안길 수 있다면' 따위는 오랜 세월을 지극히 관조하면서 극도로 응축시킨 혜안이 엿보이는건 어쩔 수 없다.

 

모든 글들이 다 좋다고 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론,  '산내면에는 별다방이 있다'와 115쪽의 사진이,

118쪽 사진과 119쪽 명당 자리가 제일 좋았다.

 

가을이다.

우리네 인생도 가을이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건,

사랑도 그렇고, 삶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말이다.

변하지 않는 건 없지만,

그래도 변치 않고 지켜야 할 기본이란게 있다고 본다.

변해야 하는 것과 변치 않아야 하는 것,

그 사이에서 잘 조율하고 질서를 유지하면서 사는거, 그게 인생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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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0 0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5-09-18 17:43   좋아요 0 | URL
It`s my pleasure~^^

[그장소] 2015-09-10 11:57   좋아요 2 | URL
오...저는 사실..이젠 사진은 도구라고 생각을 해서요.다..아무리 멋져도 그려보고픈 대상에 불과해..져 버리거든요. 그런데 린다 매카트니 사진을 보고 조금 생각이
달라졌어요.
말하는것이 있다는 것.
예술사진 예술가 많겠지만
얘기거릴 만들어 주는 사진은 다
좋은 사진이란 생각을 해요.


sslmo 2015-09-18 17:46   좋아요 1 | URL
린다 매카트니가 누군지 몰라~(우흑, 땀나라~``) 네이버 도움을 받았습니다~^^
전, 남편이 사진을 열쉬미 찍다보니 관심을 잘 안 갖게 되더라구요.
분업과 협동의 묘를 잘 아는 가족인지라, ㅋ~.
암튼, 그 장소 님 프로필 가득한 사진들을 보면서...보통 내공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장소] 2015-09-18 18:14   좋아요 0 | URL
에 공~ 땀은 제가 삐질 ㅡㅡ;; 흘려야 할 판 입니다. 사진하시는 분을 곁지기로 두고 계신분께..전. 눈만 달고 볼줄만알면 그나마 다행인 처자..입니다..넙죽~

cyrus 2015-09-10 16:07   좋아요 2 | URL
노래와 사진이 서로 어울려져서 생기는 아름다움. 그래서 책의 제목이 ‘빛의 노래’인 것 같아요. ^^

sslmo 2015-09-18 17:50   좋아요 1 | URL
저는 그림이나 사진, 이딴 예술적인 거랑 관련하여선...이상하게 님 생각이 많이 나는거 있죠, ㅋ~.
암튼 르네마그리트의 많고 많은 작품 중 저 중절모의 뒷모습, 의 포스 작렬도 그렇고 말이죠.
책도 좋지만, 님의 제목 해석도 멋진걸요~^^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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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분은 전체를 대표한다'는 '프랙탈'쯤으로 표현할 수 있으려나?

다람쥐 쳇바퀴 돌듯 어제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오늘을 살고 있지만, 잘 살펴보면 내 몫의 다름이 없지는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그건 아주 미세하고 미미한 변화이지만 순환이 만들어 내는 원은 눈곱만큼씩이라도 커지기 마련이다.

 또 사람들 사는게 천차만별이고,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사람과 개천에서 태어난 사람은 태생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사람들 지지고 볶고 사는 모습은 고만고만한 것이 다 거기서 거기다.
 프랙탈 이론의 창시자는 자연과 우주의 모든 것을 프랙탈로 보았다. 난 여기서 우리네 삶 속에도 이런 것들이 숨어 있음을 읽어내고는 스스로 대견해 했는데, 장강명과 이 책 속의 남자는 이걸 '패턴'이라고 얘기하고, 패턴을 두세개로 단순화시키면, 마침내 어떤 외부 자극에도 비슷한 반응(9쪽)을 보이기에 이른다고 한다.

  패턴을 돈다는 것은 궤도를 움직인다는 것이고, 패턴을 지워가다 보면 두세 개만 남고 마침내 하나도 안 남게 되었다는 것은 궤도를 이탈한다는 것일게다. '처음'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이겠고 '시작'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겠다. 이렇게 조목조목 의미를 되짚는 것은 기준 뿐만 아니라 방향 또한, 나로 '비롯함이냐, 말미암음이냐'처럼 엄청나게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구별이기 때문이다. 

  남자여자에게 '처음이라는 개념을 버려야 한다'고 한 이 말은 '굉장히 인간적인 것'을 가장한 인간적이지 못한 인간 말살 행위이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자신의 잘못 앞에서는 '처음'이라는 잣대나 기준을 들이대고 너그러워진다. 나로 비롯함은 처음이고 몰라서라던 관대함일 수 있지만, 상대방으로 방향성이  바뀌는 순간 말미암음이 돠어 지나침으로 돌변한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개념을 버려야 해'라는 말은 내게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하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말言과 칼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됐다. 기준을 정한 후의 방향성과 시간적 경과를 사이에 두고, 말을 한 사람과 말을 듣는 사람이, 칼을 휘두른 사람과 그 휘두른 칼에 맞는 사람이, 정반대 선상에 있다는 것을 종종 간과하게 된다. 우리는 비롯함에 대해서는 시작의 서툼이라는 이유로 관대한 경향이 있지만, 말미암음이랑 관련하여선 숙련된 것의 편안함만을 얘기하지 달관이 만들어낸 매너리즘이나 지나침(또는 과함)으로 인한 실수를 용납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비롯함이건 말미암음이건 간에, 기준점으로부터 똑같은 거리와 시간만큼 경과한 것일 뿐이다. 꼭 칼을 휘둘러야만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처 입고 아프다고 소리 지르는데도 자신의 상처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하게도 되고, 환상통처럼 잘려져 나가 이미 없는 부위의 통증을 가지고 소리지르기도 한다.

  진실은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다는 행위를 통해서 함께 경험하고 깨우쳐 가는 과정이다. 우리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이유이고, 누군가에게는 책을 쓰는, 누군가에겐 칼을 벼리는 이유일 것이다. 세상은 같은 패턴의 무한반복이지만,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그럴 것이라고 믿으며 살고 싶다. 우리가 흔히 자연이라고 부르는 우주원리의 근본은 변하지 않지만, 자기유사성과 순환성을 가지고 눈곱만큼씩 변하는 모순된 구조이기도 해야 희망적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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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9-05 00:53   좋아요 0 | URL
멋진 글입니다.잘 읽고 가요! 프렉탈이 나오는 군요! ^^

sslmo 2015-09-18 17:52   좋아요 1 | URL
멋진 글이라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곳에서 간혹 엿보게 되는 님의 문학적 내공이랑 감수성은 보통이 아니신듯 하던데,
그런 분한테 칭찬을 받으니 기쁜 걸요~^^

[그장소] 2015-09-18 18:08   좋아요 0 | URL
그..감수성~!!^^ 장군~!?
감수성을 사수하고 지키고 있는 ㅋㅎ.. 장군임을..알아봐 주시다니..제가 더 기쁩니다. ^^ (언제적 유머 인지..그춍?) 칭찬에 어후~ 저야말로후덜덜...
양철나무꾼 님에 전 곁가지일 뿐입니다. 저는 솔직히 내실없음..속이 텅빈 문학 ㅡ문학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운..ㅡ그냥 읽기쟁이 일뿐..저 위의 글같이 좀 일목이 요연하게 보고 정리해 쓰는 능력 이라도 있었음..싶은걸요..완전 과찬에 손발 다리 몸 통이 어쩔 줄 모릅니다. (이렇게 칭찬토스로 밤을 꼬박 지새우..응?!^^ 아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