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 인문학'을 읽고 읽게된 책이다.

예전에 들였지만 제목이 주는 뉘앙스가 요행을 바라는것처럼 느껴져,

길들여진 것에 익숙하고 틀에 맞춰 규칙적으로 살려는 내 기준으론 거부감이 생겨서 그동안 비껴갔었는데,

요번에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 인문학'이 참 좋았어서 그런 사람의 것이라면 읽어볼만 하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김승호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10월

 

 

 

 

돈보다 운을 벌어라
 김승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4월

 

결론을 얘기하자면 충분히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지만,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 인문학'을 먼저 읽은 후에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예로 든 내용들이 펼쳐져 있어서,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나의 독서 취향은 잡식성이라고 할 정도로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하지만,

그런 나도 안 읽는 분야가 있는데, 자기계발서이다.

이 책도 관점에 따라서는 자기계발서처럼 읽힐 수도 있는데,

자기계발서와 다른 점은 이야기의 전개방식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서 과학적이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가 과학전공자여서 사고방식이 그렇게 훈련되고 적응되었고,

그랬으니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물리학자와 의사들을 상대로 강의를 할 수도 있었던 것이겠고,

반백년을 과학으로서의 주역을 연구했다고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이겠지만,

딴지를 걸 요량으로 과학이나 논리의 잣대를 들이대면 숭숭 뚫린 구멍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무척 능동적ㆍ적극적이면서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는 사실이었고,

그가 말하는 운을 버는 방법이란 결국 매사에 능동적, 적극적,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이란 주어진 상황을 끊임없이 개선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도 그 자체로 도전의 역사였다. 주어진 대로 쉽게 사는 것이 분수를 지키는 것 아니냐고? 천만에! 그것은 태만한 것이다.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남자든 여자든 그래서는 안 된다. 절제란 부득이한 경우에 하는 것이지, 발전의 길을 망가하게 만들면 안 된다. 절제도 지나치면 무능함이고 죄악이다.(43쪽)

 

그는 운을 버는 것을, 운을 이끌어낸다고 하는데,

'일일이 다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면서 '중요한 것은 운을 끌어내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것이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45쪽)거나,

'절대로 따지지 마라. 차차 알게 된다. '(58쪽)거나,

'뒤에서 더 자세히 논하겠다'(94쪽)거나,

'이쯤되면 골치가 아플테니 어려운 설명은 그만하자'(124쪽)고까지 한다.

 

우리가, 아니 적어도 내가 책을 읽는것은,

일일이 전부 다는 아니어도,

하나하나 열거하고 나열하고 있는 것을 나의 그것과 비교해 보기 위해서 이고,

조곤조곤 따지고 한단계씩 밟아나가면서 깨닫게 되는 모범 답안이나 롤 모델로서의 그것을 기대해서 이고,

뒤에서 더 자세히 논할 때까지 이런 저런 자료를 보충하여 알아 먹을 수 있는 밑천을 차곡차곡 쌓아놓기 위해서 이지,

'이쯤되면 골치가 아플테니 어려운 설명은 그만하자'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가 결코 아닌 것이다.

 

또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주역의 괘는 괘로서 존재하는 것이지,

어떤 괘가 좋고 어떤 괘가 나쁘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의 주관이 너무 많이 개입한다.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 인문학'에서는 '산'괘를 관우와 산, 방패를 연관시켜서 긍정적으로 얘기한 반면,

이 책 '돈보다 운을 벌어라'에서는 '꽉 막혀있다는 뜻이다. 변화가 적다. ㆍㆍㆍㆍㆍㆍ다만 운명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이런 성품은 최악이다.(246쪽)라고 얘기한다.

또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 인문학'에서는 '풍'괘를 말에 신용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돈보다 운을 벌어라'에서는 '풍은 한마디로 넓음이다. 바람의 속성은 '객관적'이라는 개념과 같다.(246쪽)'고 하고 있다.

이쯤되면 나의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키고도 남는다.

 

주역의 괘를 놓고 '좋다, 나쁘다'라고 하는 것은 주역, 하늘의 입장이 아니라, 지극히 편협한 인간의 입장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복권을 도박이 아니라 하늘에 소원을 비는 경건한 행위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액땜이라는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가끔 접시를 깨야겠고,

밝고 이쁜 색깔의 옷을 입거나 소지품을 몸에 지녀야 겠다.

 

그렇게 봤을때,

알록달록한 크리스마스 색깔들은 운을 부르는 색깔이 되겠다.

난 운을 부르려고는 아니고,

거리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고,

너무 침체되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길래,

분위기를 업시켜 보려고 맘 먹고 크리스마스 인테리어를 해봤다.

뭐, 크리스마스 인테리어라고 해서 다른 특별한 것을 할 여력은 없고,

책장에 가렌드를 하나 달아주셨다, ㅋ~.

 

 행복한 크리스마스 가랜드
 웅진주니어 편집부 지음 / 웅진주니어 /

 2014년 11월

 

 

 

그리고 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서니데이님표 블룸블루 토트백을 장만했다.

그랬더니 크리스마스 티 코스터가 2장이나 사은품으로 같이 왔는데,

딱 내 취향이다, ㅋ~.

이 책의 저자 '김승호'님이 봤다면, 운을 부르는 색깔이라고 했을 것 같다.

 

서니데이 님의 '소잉데이지'바로가기▶

 

서니데이 님의 소잉데이지에선 연말 이벤트도 진행중이라고 한다.

서니데이 님의 서재에서만 할인가 이벤트를 한다고 하니,

한번씩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서니데이 님의 서재 바로가기▶

 

 

다음 나의 독서 목록은 '이지형'님의 '강호인문학'이다.

 

 

 

 강호인문학
 이지형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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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2-06 04:37   좋아요 1 | URL
주역 ㅡ은 점술이 아닌 누적된 산술과 비슷하지않던가요?
와 ㅡ이쪽으로도 참 ㅡ많이 보셨네요 ㅡ!!!^^
아는 척 함부로 하다간 ㅎㅎㅎ멋지십니다~!^^

책읽는나무 2015-12-06 07:55   좋아요 1 | URL
미리 크리스마스 갑자기 들뜰 수있어 좋네요!
책도 읽어보고 싶어지구요!^^

서니데이 2015-12-07 01:19   좋아요 1 | URL
그래서 주역이 어려운 것 같아요. 책마다 해석법도 다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워요.
그래도 최근에 나오는 책들은 조금 더 설명이 쉬워지는 것 같긴 합니다.

전년도 같으면 지금쯤이면 시내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잘 모르겠어요.
집에 작은 가렌드 하나만 걸어도 분위기가 달라지네요, 소소한 것들도 마음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저희집 티코스터 마음에 드셔서 다행입니다.
양철나무꾼님, 고맙습니다. 월요일 좋은 하루 되세요.
 
유쾌한 수다 바느질 교실 - 시크한 보라고양이의 핸드메이드
조애희 지음 / 리얼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난 이런 책을 만나면 무조건 들이고 본다.

언젠가는 나의 3씨(솜씨, 맵씨, 마음씨)가 빚어낸 공방을 차릴 수 있으리라는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그때까지 하나씩 둘씩 나의 영역을 넓혀가기 위한 밑거름이라고 자위하고 있지만,

실은 책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사를 누리고 마냥 행복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대리만족이랄까?

 

공방을 차리는게 거창하고 허황된 꿈이라면,

축소시켜 자급자족을 꿈꾸고, 자원을 재활용하고 싶어서라고 하면 그만이다.

 

이 책을 쓴 조애희 님은 넷 상에서 '시크한 보라고양이'라는 닉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인가 만발한 파워 블로거이다.

프롤로그에서 그녀는,

워낙에 시크한 성격이던 저는 남들과 잘 소통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지인들의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에도 댓글 한 번 제대로 남긴 적 없는 그런 무심한 성격이었으니까요. 그런 제가 블로그를 통해 이웃이란 인연을 맺게 된 분들과 편안하고 자연스럽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들의 글에 답글을 달고 또 그 답글에 또 답글을 달며, 어느새 저는 이웃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는 조금씩 조금씩 배웠습니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방법을요. 저란 사람 지금은 아주 많이 달라졌어요. 우리 이웃님들에게 배우고 또 이웃님들에게 저만이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누며, 그렇게 정말로 보라가 되어가고 있더라고요. 여러분 감사하고 정말 고맙습니다.(4~5쪽)

라고 하고 있는데,

나랑 닮았다.

나는 시크한 성격도 아닐 뿐더러, 보라색과 고양이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 닮았다.

 

나를 대충 아는 사람들은 내가 되게 붙임성 좋은 성격인줄 알지만, 그건 내 기본 성격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으로 인한 위장이고 변장이었다.

이런 나를 바꿔 놓은게 알라딘 서재이고, 알라디너들이다.

 

과거의 나는 부단히 노력'만' 하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그런 과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성실함이란 이름으로 옭아매고,

항상 열심히 했고,

성실하게 열심히 했는데, 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안으로 좌절했지만,

누구에게도 겉으로 드러내 놓고 얘기하지 못하는,

엉뚱한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부류였다.

 

하지만,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나를 풀어놓아주게 되니까,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성실하게 노력을 했는데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내가 성실하게 노력을 했다고 생각을 할 뿐이었고,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각자 다른 방법으로 성실하게 열심히 살고 있었던 것이다.

 

다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 그게 기본이고,

성실하지도 않고 노력도 안하는 사람들은 논외로 하고,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것을 능가하는 나만의 비법이 필요하게 되는데,

그 일을 내가 즐겁고 신나서 기꺼이 하게 된다면,

그것을 이길 것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즐겁고 신나서 기꺼이 하는 일에 복이 따라 붙는 것은 물론이고,

설혹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내가 즐겁고 신나서 기꺼이 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

 

시크 보라고양이 님과 나의 공통점을 찾자면,

나도 이렇게 손으로 꼼지락거리는 것들을 따로 시간을 내어 어디서 배운 것이 아니라,

혼자 궁리하여 이렇게 저렇게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했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나 달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아무것도 아니고 우습게 보일지 모르지만,

나만의 성취감은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자료들을 '유쾌한 수다'를 떨면서 이웃들과 공유하는게 즐거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시크보라고양이님은 사진찍기를 그냥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좋아하셨다는 걸로 미루어,

나처럼 '방.콕.'족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매어 있는 직장에서 나름 재밌거리를 찾으신 거라면,

나는 한번 자리 잡고 앉으면 움직이는 것을 부단히 싫어하는 엉뚱녀라는 것이다, ㅋ~.

 

또 한가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원단을 통째로 재단하는 걸 좋아하시는 시크보라고양이님과는 달리,

나는 같은 원단이라도 이렇게 저렇게 이어 붙이기를 좋아한다는 것.

때문에 내 것들은 어찌보면 흥부네 물건 같이 보일 수 있다는 것, ㅋ~.

 

또 한가지는, 님은 3미터가 넘는 테이블에 늘어놓고 미싱을 사용해 드르륵 박았겠지만,

난 여러가지 것들에 싸이고 쌓인 책상 한 귀퉁이에서 손바느질로 해결하려 들었다는 것, ㅋ~.

(▶귀요미 조카에게 만들어준 배낭)

 

(▶초록 고깔 핀과 호주머니 인형 사순이)

 (▶핑크 고양이)

 (▶에머랄드 토끼)

 

 

암튼 책 속의 작품들은 하나 하나 너무 이쁘고,

옷과 조화를 이루었을 뿐더러,

TPO에도 맞는 적절한 가방들 뿐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도안에는 수치가 적혀 있고, 어떤 것에는 수치가 생략되었다. 

뭐, 200% 확대라든지, 책 뒷편에 나와있는 실물 도안이 있는 경우라면 괜찮겠지만,

원단이 대략 어느 정도 필요한지만 나오고 수치가 적혀 있지 않게 되면, 

나같은 초보자들은 아무래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겠다.

원단의 어느 부분이 어느 부분과 일치해야 되는지,

어느 부분이 어느 부분과 맞닿게 꿰매야 하는지, 라도 알게 되면 덜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이쁜 원단과 재료, 부자재 등을 맘껏, 아낌없이 사용한 것이 가장 부럽다면 부러웠지만,

책을 만드느라 그랬을테고,

그런 것 말고 아낄 수 있는 건 아끼고 재활용 할 수 있는 건 재활용하면서,

그러면서 하는 작업들이 내 취지랑 더 가까울 것 같다.

 

암튼, 책을 보는 내내,

눈이 호사를 누렸고,

대리 만족으로 뿌듯했다.

책이, 그리고 이런 책을 만들어 주신 시크보라 님의 감각이 고맙다, 땡큐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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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30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5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5-11-30 13:14   좋아요 1 | URL
저도 이책 보며 침 발랐어요.
신 나는 언니표 바느질.
멋져요.
언니

sslmo 2015-12-05 23:15   좋아요 0 | URL
내가 멋지다는 겁니까?
책입니까, 아님 나의 바느질 작품이랍니까? ㅋ~.
잘 지내시죠?

저는 님이 부러운걸요.
살림 솜씨가 잼병이예요~``(속닥~)

하늘바람 2015-11-30 13:26   좋아요 0 | URL
조카베낭 너무 이뻐요

sslmo 2015-12-05 23:15   좋아요 0 | URL
우리 귀요미 남매도 잘 지내죠?^^

하늘바람 2015-12-06 13:35   좋아요 0 | URL
그럼요.
잘 지냅니다

서니데이 2015-11-30 13:54   좋아요 0 | URL
전에도 한 번 보여주셨지만, 다시 봐도 예쁩니다. 퀼트라서 시간 많이 걸리셨겠어요.^^
원단이나 부재료 가격이 상당한 만큼, 책에 꼭 맞추기보다는 적절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님, 오늘 오후도 즐겁고 좋은 시간 되세요.^^

sslmo 2015-12-05 23:20   좋아요 0 | URL
저야 뭐, 제멋에 겨워 주먹구구식인데요, ㅋ~.
님의 작품들을 받아보니 전...그야말로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기이고,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하는 격이던데요, 뭐.

이자릴 빌어 다시한번 님의 작품들은 바느질 솜씨가 깔끔 완벽한 것이...정말 이쁘지 뭐예요~^^

아이리시스 2015-11-30 13:53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

만드는 재주 없어서 꿈도 못 꾸는데(컬러링북도 못 칠합니다..승질 급해서..) 바느질을 해보고 싶게 하는(학생 때 십자수도 엄마가 대신 만들었어요, 이후 십자수에 재미붙인 엄마가 만든 각종 십자수.. 꽃..달마..소풍..하아..) 페이퍼예요. 해봤자 안되겠지만.. 일단 작업실부터 좀 만들어놓고.. 태교할 때 문화센터에서 저런 거(?) 만드는 친구 봤는데 이쁘지만 참 할짓없다..생각했는데(으히히히) 미안해요, 그렇게 생각했어서. 참 예뻐요, 저도 제몸에 맞는 배낭 좀..(핑크로다가..) 아..제가 제 미니미 낳으면 그때..아악 언제..( ˝)

sslmo 2015-12-05 23:22   좋아요 0 | URL
아이리시스 님 미니미, 생각만해도 제가 배시시 배시시에요~^^
만약 탄생할때쯤...제가 노안이 되어 바늘에 실을 꿰지 못하지만 않는다면,
제가 하나 만들어 드립지요~^^

해피북 2015-12-01 19:30   좋아요 0 | URL
어마낫! 양철나무꾼님!

재봉틀도 아니고 손으로 한땀한땀 정성스럽게 만드셨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조카 가방도 귀엽고 아래 인형들도 너무 이뻐요 꺄~~
솜씨 좋으신걸요^^ 양철나무꾼님 바램대로 꼭 공방 만드셔서 아기자기 예쁘게 꾸미시길 바랄께요 ㅎㅎ

sslmo 2015-12-05 23:23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언젠가는, 불끈~!!!

북극곰 2015-12-03 18:40   좋아요 0 | URL
흥부네 물건 ㅎㅎㅎㅎ 조카 배낭 엄청 탐나네요. 저는 고등학교 때 한복 저고리 바느질하다 짜증나서 돌아가실뻔 했는데. ^^ 멋져요!!

sslmo 2015-12-05 23:26   좋아요 1 | URL
저 요즘 옷만들기 책 들여요.
어디 가서 딸내미 한명만 데려오면 완전 맞춤 조합이예요, ㅋ~.

울아들 어렸을때는 완전 울긋불근한 옷 입히고,
머리에 핀도 꽂아줬는데,
이젠 다 커서...
핀은 언감생심이고,
내가 골라주는 옷들도 올드하다고 안 입어요~ㅠ.ㅠ

하늘바람 2015-12-06 16:39   좋아요 0 | URL
며느님을 들이셔야

rosa 2015-12-07 17:18   좋아요 0 | URL
조카에게 만들어준 배낭~ 완전 멋집니다!!
배낭은 늘 만들고 싶고, 만들어도 또 만들고 싶은 아이템이예요.
예전에 만들어놨던 배낭 사진 어디 있나~~ 함 뒤져봐야겠어요.^^
 
책벌레와 메모광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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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기억력이 비상하다는 소리를 제법 들었던 나는, 그 비상한 기억력이 천년만년 유지될 줄로만 알았었다.

근데 나이를 먹을수록 뇌가 쪼그라드는지 어쩐지...

용량이 달려서 버벅거리는 컴퓨터마냥 돌이켜 기억해내는데 점점 애를 먹게 되고,

그러다보니 깜박깜박하는 내 기억력을 잡아두기 위하여 이곳에 서재를 만들고 리뷰를 쓰게 되었다.

 

책의 줄거리나 밑줄 긋고 싶은 구절 따위야,

넷상에서 몇번의 클릭질을 해주는 수고를 하면 되니 차치하고,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느낌이나 감정,

그런 것들이 나를 어떻게 자극하고 움직이고 변화시키는지, 를 붙들어두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도 일반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것들 말고,

나의 주관적인 느낌이나 깨달음, 정서 상태 따위를 기록하고 싶었다.

 

그런 것들은 남들이 보기에는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사소하고 하찮은 것들이 모여 나의 일상을 이루고 나의 삶이 되는 것인데...

그때는 그렇게 그렇게 사소하고 하찮아서 내 곁을 스쳐갈 수 있고,

그렇게 잊혀지고 잃어버리기 때문에,

사람이 미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라지만,

가끔 빛바랜 추억처럼 아련한 것이 그리울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바꾸어 말하면,

목표를 가지고 앞을 보고 달리는 사람들은 종종 자기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까먹는다.

까먹었다고 해서, 근본이 없을 수는 없다.

발을 땅에 견고하게 붙이고 걷는 사람이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책을 읽는 것도 그렇더라.

책을 그냥 읽기만 해서는 안되고,

깨달은 바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더니,

독서를 실천철학 내지는 행위예술 쯤으로 여기라는 건가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런 의미가 아니고,

책과 관련된 아홉 가치 활동(110쪽)-을 보면 좀 이해가 쉬울 수도 있는데,

책은 온몸과 마음, 거기다가 머리로 통과하면서 읽어야 하는,

심신의 온 감각기관을 열고 공감각적으로 협력하여 행해지는,

햇살을 받고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서,

행위로 규정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원초적인 그 어떤 건이 아닐까 싶다.

 

때문에 책을 눈으로만 읽거나 입으로만 읽어서는,

오롯하게 온몸으로 통과해 낼 수 없거나,

심신의 온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이고 받아들여지는 자연스러움이 행해지기 어렵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이고,

책을 읽으면 실천하기까지, 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지,

읽은걸 꼭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실천을 전제로 하는 현장 운동가가 되어야 한다거나 지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산 정약용의 베껴쓰면서 읽는 '초서'는 그냥 읽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손으로 베껴써가며 읽는다는 것은,

눈으로 읽고, 입으로 외고, 손으로 베껴쓰고, 머리로 기억하고, 마음에 담아놓는,

그야말로 심신을 통과하는 책읽기 인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책을 읽는데, 머리와 몸이 다른 얘기를 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초서'를 행하며 책속의 것들을 실천하지 않기도 힘이 들것이다.

 

독서가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계몽주의 발상에서, 가 아니라,

이런 심신을 통과하는 책읽기를 하게 되면,

어느 방향으로든 사람은 움직이고 변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 변화가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지극히 미미하게 보일지라도,

우리는 그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큰 곡선의 일부를 사는 과정 중에 있으니까,

큰 곡선의 일부를 직선으로 보는 것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올해도 알라딘서재에서는 '2015 당신의 책 구매내역'이라고 해서 이런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보다 121권을 더 구매했으며, 책을 가장 많이 구매한 달은 5월이고 가장 적게 구매한 달은 8월이라는 둥,

도표로 제시하기까지 하니 그럴듯해 보인다.

그런데, (딴지를 걸겠다는 것은 아니고~ㅠ.ㅠ), 관점을 살짝 비틀어 보자면,

'책의 구매 내역'이란 자료는 나의 독서생활에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책을 많이 구매했다고 하여 독서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독서라고 하여도 이 책의 제목처럼 '책벌레와 메모광'에 명함을 내밀 수준으로까지 이어진게 몇권이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책의 주 무대가 되었던 18세기에 비하면, 독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

나오는 책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책벌레와 메모광'의 독서법도 좋고,

옛사람도 그렇고, 이 책의 저자 정민 님을 따르는 것도 이상적이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의 방법을 가지고,

내 자신만의 속도로,

기꺼워서 책을 읽고 싶다.

그러면 나머지는 +α이고 덤이고 옵션처럼 자연스러운 것일 것이고,

우리는, 적어도 나는 자연을 가지고 거래 따위를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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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6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30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11-26 12:01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추운 날이예요, 좋은하루되세요^^

sslmo 2015-11-30 12:57   좋아요 1 | URL
오늘은 날이 좀 풀려서 완전 봄날이네요~^^
님도 즐겁고 좋은 하루요~!

단발머리 2015-11-26 13:38   좋아요 1 | URL
온몸으로 통과시키는 책읽기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와요, 양철나무꾼님.
확실히 리뷰를 쓴 책들은 오래 기억나기는 하는데,
저는 한참때도 기억력이 안 좋았던 터라, 항상 까먹습니다.

저도 지금 이 책을 읽고 있어요, 우아... 반가워요. ㅎㅎ

sslmo 2015-11-30 12:58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정민 님의 책 중 참 오래간만에 완전 좋은 거 있죠~^^
님의 맛깔스런 리뷰도 기다릴게요~!!!

책읽는나무 2015-11-27 06:14   좋아요 0 | URL
정민선생의 책은 늘 비슷한 말들이지만 그래도 챙겨읽고 싶은 작가중 한 사람이에요
배울 수있는 부분들이 많더군요^^

잘지내시나요?

잘지내시군요^^

sslmo 2015-11-30 13:00   좋아요 0 | URL
요번 책은 그동안의 정민 님 책들이랑 좀 달라요.
그냥 해석과 본문 풀이 개념이 아니라서,
더 더 더 좋아요~^^

님도 잘 지내시나요?
반갑습니다~^^

책읽는나무 2015-11-30 13:11   좋아요 0 | URL
안그려도 단발머리님의 책벌레와 메모광 리뷰를 읽고 댓글다는중이었는데 순간 단발머리님의 답글인줄 알았어요^^

확실히 정민작가님의 예년책들과는 분위기가 다른게 확~~~땡기네요^^

감은빛 2015-11-27 14:49   좋아요 2 | URL
오랜만입니다. 양철님! ^^
저는 올해 책을 알라딘에서 거의 책을 사지 않았어요.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동네 서점을 이용했어요.
전반적으로 책 읽는 양은 그닥 늘거나 줄지 않았는데,
알라딘에서 박스채 사놓고 쌓아놓고 읽을 때보다는
그때그때 바로 구매해서 바로 읽으니 더 좋은 것 같아요.
어느새 12월이네요.
몸은 바쁘기만 한데, 정작 해놓은 건 하나도 없이 올해도 가버리는 것 같아요.

늘 건강하시고,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

sslmo 2015-11-30 13:03   좋아요 1 | URL
전 이제 알라딘에서 부추기는 듯한(?) 경쟁하는 책 읽기는 지양하려구요.
그냥 내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그렇게,
속도에 맞게 읽어가는거죠~^^

그나 저나 잘 지내시는거죠?
잘 지내셔야 합니다요~ㅅ!!!

2015-11-27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5-11-30 13:26   좋아요 1 | URL
구매는 더 했는데, 실속이 없어요, ㅋ~.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눈먼 적립금이 생겨 90만원어치 더 사들였고,
읽고 무조건 넘겨주는 친구들도 있고 말예요.

근데 그런 책 사재기 내지는 들이기가, 독서로 연결됐냐 하면 그건 아니라서 완전 부끄럽답니다여~ㅠ.ㅠ
 

주역 책을  봤다.

어디선 과학이라고 하고, 어디선 인문학이라고 하고,

각자 다른 용어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같은 얘기라는걸,

결국엔 그게 그거인 얘기를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있을뿐이란 걸 깨닫게 된 이후론,

어떤 주역 책을 읽어도 몰입하지 못하고 시큰둥이었다.

 

그래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은,

과학 위의 학문이고 인문학의 최고봉이어서 공자마저 朝聞道夕死可矣라고 했던,

그런 주역의 의미를 헤아릴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해석조차 떠듬떠듬이었기 때문이었다.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김승호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10월

 

근데 빈수레가 요란하고 나처럼 어설플수록 오지랖은 넓다고, 이 책도 처음 시작했을땐 엄청 툴툴거렸는데,

주역은 인문학이고 과학이고, 의 가부를 나누기 전의 근원적인 것이라 생각하는지라...그 가부 때문이 아니라,

제목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이라고 해서 '인문학'을 표방하고 있는데,

책 내용은 주역은 과학적인 학문이고 그래서 해외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마저 주역을 연구하는데 이바지했다, 는 얘기를 처음 60여쪽에 걸쳐서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양손 엄지 척'으로도 부족하여,

엄지 발가락까지 가세하고 싶을 정도로 좋다고 설레발을 칠 수 있지만,

제목에 '인문학'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은건 아무래도 요즘 대세라는 인문학의 인기에 편승해보려는 꼼수처럼 보여서 별로였다.

하지만, 이 부분을 꾸욱 참고 넘기면,

주역이라는 학문을 향한 신세계가 열리고 문리가 트이는 것을 경험으로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주역 책 가운데 단연코 최고이다.

 

한분야를 꾸준히 연구한 사람에겐 뭔가 범접할 수 없는 그만의 아우라 같은 것이 있나 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1949년 생으로 우리나이로 67세인데,

지난 50년간 과학으로서의 주역을 연구하였다고 한다.

50년이면, 반백년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한 학문을 강산이 다섯번이 변하도록 연구하였다는걸 보면,

주역이라는 학문도 보통이 아니지만, 저자 김승호 님도 보통은 아니지 싶다.

 

이쯤 되면, 업적은 차치하고라도 숙연해질법도 한데,

이런 책을 만날때마다 만나는 이런 사소한 오류 때문에 저자에 대한 신뢰가 같이 반감되곤 한다.

90쪽의 내용인데,

관우와 산, 방패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말에 신용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바람으로 넘어가는데,

괘상은 여전히 산이다, 오류이다.

 

 184쪽인데, 뇌화풍을 뇌하풍으로 오기하였다.

 

그는,

점이란 대개 미래를 알고자 하는 행위지만 때로는 하늘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 점을 치기도 한다. ㆍㆍㆍㆍㆍㆍ이때의 점은 아주 공정하다. 하늘의 운행은 공정한 것이다. 우연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우연 속에는 하늘이 담겨 있는 것이다. 점은 인간의 생각을 초월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으로 알 수 없는 걸 점에 맡기는 것이다.

주역을 공부하는 사람이 가끔 점을 치면 괘상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미신이 아니다. 인간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지칭할 때 흔히 미신이라고 말하는데 점은 절대 그렇지 않다. 점은 하늘을 공경하는 행위다. (203쪽)

라고 하며,

호킹박사는 무의 요동에 의해 우주가 생겼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노자의 "유는 무에서 생겼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ㆍㆍㆍㆍㆍㆍ더 정확하게 말하면 에너지 - 시간 불확정성 때문에 우주가 생겼다는 것이다.

하이젠베르크는 주역을 공부하여 이것을 깨달았다. 무는 정지되어 있기도 하고 움직이기도 하는 존재다. 보통 사람은 무란 텅 빈,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은 그게 아니다. 무는 요동치는 존재로서 양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물론 무는 음의 성질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태극이라고 말하는 것인데, 이는 태극은 음도 양도 아니라는 의미도 된다.(221~222쪽)

이런 식으로 과학자들을 인용한다.

노자, 도(道) 따위도 같은 방식으로 아우른다.

 

 

 

 주역계사 강의
 남회근 지음, 신원봉 옮김 /

 부키 / 2011년 2월

 

물론 다른 주역 관계 서적에서 이런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확인한 것은 '남회근'의 '주역계사 강의'뿐인데,

 남회근과 신원봉의 조합이 우리나라 주역史엔 아주 큰 의미이지만,)

어려운 말로 쓰여 있어서, 무슨 말인지 알아 먹지 못했었던 반면,

이 책은 쉽게 쓰여서 관심만 있다면 쉽게 이해가능하다.

 

암튼 저자가 여러 과학자를 나열한 속 뜻은,

주역은 '시공'을 '초월'하고 있는데,

그 시공의 초월성이 과학적이라는 것을 합리화시키는 방법인듯 하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거기 가기 전에 이미 그 자리에 있는 것이고,

과거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과거로부터 떠나왔지만,

그 과거는 여전히 살아서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된다.

그렇게 볼때, 자기가 살았던 과거의 것들이 자신의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리 놀라울 것이 없지만,

자신이 도달하기 전인 자신의 미래로부터 현재인 자기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동안 내가 읽었던 책들에서는 자신의 부모에게서 자신에게로, 자신에게서 자식에게로, 자신의 과업뿐만 아니라 죄도 대물림된다는 의미로 얘기하고 있었던 것과 관련하여...특별할 뿐더러 숙연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저자는 이 책 의 아쉬운 점으로 하나 하나의 괘상을 좀 더 깊이 설명하지 못한 점을 들고 있는데,

다른 책에도 많이 설명되어 있으니, 이를 참조하라면서 서둘러 마무리한다.

주역의 괘상은 깊이도 중요하지만 많은 예를 이해함으로써 저절로 깊어질 수가 있다면서, 넓어야 깊어진다는 말은 주역 공부에서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원칙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화살을 맞을지언정 역풍을 맞아서는 안된다'며 저 혼자 고집을 피우지 말고 남과 화합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265쪽)

하지만, 인생이란 향하는 바가 저만의 세계에 빠져서는 안될 뿐더러 대자연의 큰 뜻과 합치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 자기 본능에 따라 일생을 살아가는건, 이는 사는게 아니라, 살아진다고 해야 한단다.

저만의 세계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렇게 무시무시한 말로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암튼 이런 책을 보고 나면, 세상에 읽을 책이 그리 많지 않다.

책이 많고 많지만, 아무 책이나 다 책은 아니고,

어떤 책은 책으로 만들어지느라 베어 넘겨진 나무가,

어떤 책은 그 책을 읽는데 들인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 그런 책들이 점점 늘어만 간다.

 

그동안 나이는 먹고,

시간은 나이만큼의 속력을 내고 흘러가고,

책 욕심은 버릴 수 없어서 마냥 사 모으기만 했는데,

이젠 책을 좀 줄여갈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삶의 속도에 정답은 없다.

내 나름대로, 나만의 속도를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살아가는게,

정답은 아니어도 가장 바람직한 모범답안이지 싶다.

 

되게 오래간만에 아침 출근 길에 걸어서 산책하듯 출근을 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직업으로 가져도 그것도 행복이겠지만,

나처럼 그럴 수 없을 경우,

미래의 언젠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기꺼이 하기 위해서 직장을 다니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다.

그때까지 건강 관리는 덤이 아니라, 필수 옵션인 것은 당근이다.

 

미래의 언젠가 하고 싶은 그것이 뭔가하면 손으로 꼬물딱거리는 공방이다.

바느질도 좋고, 뜨개질도 좋고,

요즘은 피규어 아트라고 하는 그것도 잼나 보이고,

클레이 아트도 그렇더라.

 

누군가는 현실적인 타당성을 늘어놓으면서,

나의 꿈을 꺾으려 하겠지만,

아직까지 난 공방을 차리겠다는 꿈에 부풀어 날마다 또는 때때로 행복하다.

 

그런 의미에서,

넷 상에 '소잉 데이지' 라는 공방을 꾸리며 솜씨를 살려, 꿈을 키워가는 '서니데이' 님이 계신다.

계절이 바뀌었다고 이쁜 파우치를 만들어 보내주셨는데,

내가 요즘 먹고사는 관계루다가 바빠 이제야 감사 인사를 날린다.

(이 파우치의 이름은 트리볼 네이비'인데 색이 너무 곱다, 아흑~^^)

때~앵~큐,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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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17 08:35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책 괜찮았던 것 같아요. 일단 한문이나 한자어를 적게 쓰고, 과학이나 수학에서 설명법을 가져온 것 같아서, 그래도 이해하기에는 좋았습니다.
저희집 파우치를 좋게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실제 색상의 느낌이 잘 나도록 사진에 담아주셨어요.
양철나무꾼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blanca 2015-11-17 09:16   좋아요 1 | URL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주역에 문외한이라 이런 삶의 철학이 있는지 몰랐어요. 클레이아트 공방 얘기하시니 제 딸 종일 클레이 아트 중이라^^ 말리느라 힘들어요.

하늘바람 2015-11-24 13:47   좋아요 0 | URL
궁금한 책이네요
저도 이제 다시 책 좀 보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당시 열아홉 살이었던 나는 그런 병동에 앉아 <씨네21>에 연재하던 코너에 제정신이 아닌 글을 볼펜으로 종이에 꾹꾹 눌러 써써서 면회 온 친구에게 건네면 그 친구가 컴퓨터로 쳐서편집부에 송고해주곤 했다. 하루에 한번 진찰을 오는 교수님은 혀를 차면서 말했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대체로 불행한데ㆍㆍㆍㆍㆍㆍ."(79쪽)

 

다른건 몰라도 내가  김현진이랑 비슷한 건 기억력이 좀 된다는 거다.

고리고릿적 옛날에 나랑 독서취향이 비슷해서 좋아했던 누군가가,

지금은 그사람 이름도 얼굴도 잊어버렸지만,

그가 내 글보다 김현진의 글이 좋다고 했던 것만은 용케 기억하고 있다가,

책이 나올때마다 족족 꿰어주셨고 두루 섭렵해 주셨었다.

 

그녀의 글들을 처음 접했던게 10여년 전이었는데,

그때는 감각적으로 쓰는 것과 잘 쓰는 것을 동의어로 생각했었는지 열심히 읽었던 것 같은데,

이젠 잘쓴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나의 가치관이 바뀌었는지라,

그녀의 글들이 치기 어린, 현란한 말장난 같이 느껴져서 읽다가 집어던지길 여러번 결국 완독에 실패하고 말았다.

 

김현진이랑 나랑은 기억력이 좀 된다는 것 말고도, 부모와의 애착 관계 결핍이라는 면에서 닮았다.

꼭꼭 숨기고 감추어야 할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처 입은 옹이를 훈장처럼 내보이고 떠벌리고 광고해야 될 사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린 나이에 삶의 질곡과 인생의 간난신고를 겪은 듯 하지만,

그녀만 겪은 일은 아닐진데,

코스프레나 광대 놀음마냥 상황을 극단으로 몰아붙여 가며 비극의 여주인공이양 행세한다.

  누가 잘해주면 일부러 술을 더 마시고 주사를 부렸다. 이래도 잘 해줄 거야? 빨리 나를 막 대하란 말이야. 사실은 서글프게 묻고 싶었던 것이다. 이래도 나를 사랑할 건가요. 물론 어리석은 짓었지만 당신이 나를 때릴 사람인지 나는 알지 못했으니까. 현명한 남자들은 재빨리 도망쳤고 고집이 있거나 미련한 남즈들은 달래보려고 참다 참다 화를 내거나 결국 폭발했다. 그러면 나는 잔해 속에 혼자 남아 안심했다. 그래, 이렇게 되는 거야. 그렇게 참화 후 혼자 남고서야 비로소 내 영혼은 몸으로 돌아왔다. 그러면 그때서야 통증이 온다. 그게 둔중해지도록 하기 위해 술을 마셨다.(81쪽)

 

'결핍'은 어떤 의미로는 '장애'이다.

극복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헤치고 나왔을때 비로소 내 삶의 진정한 여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힘들지만 치료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어 있다는 채워 가질 수 있다는 것이기에, 과잉이나 잉여보다는 희망적인지도 모르겠다.

 

혹자는 나에게,

그녀처럼 온몸으로 부딪쳐 삶의 의미를 찾는 이를 향하여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를 한다고 툴툴 거릴 수도 있겠다.

책 제목의 '육체탐구생활'이 '섹스'를 말하는게 아니라 '노동과 매질'을 얘기하는 거라는걸 알기나 하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뭔가를 쓰면서 살고자 하는 사람이어서,

뭔가 열심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삶의 기록이어서,

그녀의 몸(=육체)를 드나들었던 삶의 기록이어서,

그런 제목을 취했다고 하면 뭐 할말은 없다.

 

그런데 꼭 '육체 탐구생활'이라는 자극적 상상을 불러오는 제목을 달고 나왔어야 했으며,

화보집도 아닌 것이 그녀의 얼굴을 표지에 내걸어야 했을까, 는 나만 궁금한 것인가 모르겠다.

 

 

육체탐구생활
김현진 지음 / 박하 /

2015년 9월

 

 

이래서 나이가 들면 고전을 찾아서 읽게 되나 보다.

경험에서 비롯되어 삶을 통과하여 나온것이라고 해도,

산만하기만 할뿐 되돌아오는 울림이 없다.

 

 

 

  주자평전 박스 세트 - 전2권
  수징난 지음, 김태완 옮김 / 역사비평사 /

  2015년 9월

 

깊이 있는 고전이 그리워 고른 책이 '주자평전'

깊이 뿐만 아니라 두께도 만만치 않다.

누군가는 책베개 대용으로 딱이라는데,

'주자평전'을 베고 누웠다가는 목디스크로 고생하기 딱이겠다, ㅋ~.

아침에 일어나면 밥 먹듯 한 두쪽씩 읽어봐야 겠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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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10-28 15:51   좋아요 0 | URL
제게는 김현진의 <뜨겁게 안녕>이 그녀의 첫 책이었어요.
너무너무 좋아서 포스트 잇으로 도배질을 하며 읽었던 기억이 나서
얼마전에 다시 꺼내 들어 보았는데, 못 읽겠더라구요. 이유는 양철나무꾼님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녀의 새 책들에서 성장한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는 그녀의 책을 읽게 되지는 않을듯 싶어요.

주자평전을 서점가서 실물로 `만져만` 보고 왔습니다.
엄두가..... ㅡ..ㅡ

2015-10-28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28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5-10-28 20:36   좋아요 0 | URL
전 김현진이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양철나무꾼님의 현란한 말장난같은 글은 나이 드니 오글거려서, 피하게 되더라구요. 전 어려운 말 안 쓰는,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글을 선호하게 돼요.

서니데이 2015-10-28 21:30   좋아요 0 | URL
주자평전은 가격도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고, 그리고 페이지 분량도 상당히 많은 편이어서 저도.^^;
양철나무꾼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5-10-29 10:46   좋아요 0 | URL
김현진은 고등학교 때 친구 이름이고, 작가 김현진은 처음인데,
잘쓴 글이 좋은 글이 아니라는, 양철나무꾼님 말씀에 고개 끄덕입니다.

아침부터 님의 서재에서 놀고 있는데, 오른쪽에 태그, `강신주`가 마냥 반갑네요.
좋다 싫다 말이 많지만, 저는 강신주가 좋다는 사람이거든요. ㅎㅎㅎㅎ

해피북 2015-10-29 15:44   좋아요 0 | URL
저도 단발머리님 댓글에 공감하게되네요 ㅎㅎ 김현진님을 알지 못하지만, 구절구절 끄덕여지는 글이였고 특히나 `이래서 나이들면 고전을 찾아 읽게 되나 보다`에서 빵~터졌어요 ㅎㅎ 오늘 날씨가 무척 쌀쌀합니다. 감기조심하시구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

2015-11-04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5-11-05 11:30   좋아요 1 | URL
예전에 잠시 알던 사람이라, 가끔 이렇게 책이 나오면 반갑더라구요.
제목이 무척 자극적이라 반감이 드는 건 사실이예요.
게다가 한결같이 표지에 얼굴을 드러내는 것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구요.
다른 인터넷서점 인터뷰를 보니,
제목은 미디어스란 인터넷 언론 연재꼭지 제목이었다고 해요.
(뭐 당연히 이렇게 답하겠지만)얼굴을 쓴 것도 본인은 원치 않았지만,
출판사의 끈질긴 설득 때문이라고 하네요.

한창 사회활동에 열심히 참여할 당시에는
글만 잘 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좋았었는데,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개인적으로 제법 힘든 시기를 보낸 모양이더라구요.

책 나온건 알고 있었는데, 아직 읽어보진 못했어요.
조만간 구해서 읽어봐야겠어요.
다 읽고 양철님의 이 글을 한번 더 읽어볼게요.
또 다른 느낌이겠죠? ^^

2015-11-09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