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다.

입춘도 지나고 엊그제 우수도 지났으니 새봄이라고 해야겠지만,

난 한겨울 묵은 때를 못 벗은 고로 경칩을 기다리며 아직은 한겨울이라고 빠득빠득 우기고 있는 중이었다.

 

얼마전 입춘에는 바빠서 숨쉴 시간도 없다는 친구에게 입춘첩을 써내라고 졸랐더니 이런 날림의 입춘첩을 보내왔다.

날림으로 대충 뚝딱 써냈는데도 글씨가 좋으니 볼만하다.

 

제일 위의 것은 싸인펜이고 두번째 것은 천얼마짜리 만년필이고 세번째 것은 몽블랑 만년필인데,

아무래도 세번째 글씨가 제일 낫다.

그걸 펜의 두께로 표현 하길래, 난 펜의 두께라기보다 힘있는 글씨라고 하였다.

암튼,

2월도 하순으로 치닫고 있는걸 보면, 작심삼일은 넘긴지 오래인데,

한자어를 나름 꾸준히 필사하고는 있는데,

내 필력에는 진전이 없다~ㅠ.ㅠ

*

서니데이 님이 봄을 맞이하야~, 이쁜 파우치를 보내주셨다.

그동안 서니데이 님네 소잉데이지(링크)에서 몇가지는 사고, 몇가지는 사은품으로 받고 하였는데,

이뻐서 사용하지 못하고,

귀하게 보관한다고 잘 모셔두다보니,

그렇게 잊혀져 버리거나,

한참 지난 후에 생각나 한번씩 꺼내보곤 했었다.

 

입장 바꿔 내 경우에 대입시켜 보니,

그냥 잘 보관했을때보단 물건을 용도에 맞게 잘 사용했을때,

기쁨 충만, 보람 두배였었던 기억을 되살려,

이제부터라도 잘 사용하여야 겠다.

 

*

봄이지만,

난 아직 한겨울이라고 우기는 이유는 또 있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하는 '강은교'의 시 '사랑법'을 인용하지 않고서라도,

요즘 들썩거리고 술렁거리는 이 동네의 사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주 무디거나,

아주 엉덩이가 뚱뚱한 사람마냥,

잠자코 앉아서 천천히 조금씩 움직이는 듯 움직이지 않는 듯 그렇게 숨 죽이고 앉아 있다.

그렇게 무디게,

뚱뚱한 엉덩이로 뭉개고 앉아 있다가,

그들이 돌아왔을때,

잠시 여행을 다녀왔는지,

좀 더 오래 멀리 떠났다가 돌아왔는지,

잠시 이 곳에 머물다 떠나버린 사람이었는지,

기억 못하는 듯 그렇게 무심하게,

반가운듯 그렇지 않은 듯 퀭한 눈을 비비며,

어깨를 으쓱하거나 머리를 쓸어올리는 것으로 그렇게 감정표현을 하고 싶다.

 

*

새 봄이지만, 또 다시 봄이다.

흐르는 세월을 막거나 잡을 수는 없지만,

계절은 또 다시 돌아오고,

역사는 되풀이된다.

 

그동안 사들이기만 하고 미뤄둔 책이 많아,

웬만하면 신간에 눈독을 들이지 않는데, 켄폴릿은 어쩔 수 없다.

 

 

 

 

 

 

 

 

 

세계의 겨울 1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세계의 겨울 2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또 한권 강신주다.

 

 

 

 

 

 

 

 

 

비상경보기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6년 3월

 

강신주의 책들은 극과 극을 넘나든다.

그의 일부 책들은 사유가 너무 과격해서 버겁다고 하는게 정확하겠다.

하지만, 그의 저작 중 <제자백가의 귀환>시리즈는 동양철학 전공자라는 그의 말마따나,

만나기 힘든 수작이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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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22 18:29   좋아요 2 | URL
예전에는 입춘에 문에 써서 붙여둔 집도 간간히 보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보기 어려워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입춘이면 설 전인데, 며칠 전 같은데,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저희집 파우치, 편하게 써주세요.
파우치 옆의 분홍장미캔이 참 예쁩니다.
양철나무꾼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sslmo 2016-03-03 13:53   좋아요 1 | URL
오늘은 햇살이 따땃한게 정말 서니데이 같아요~^^
잘 지내시죠?^^

[그장소] 2016-02-22 21:03   좋아요 1 | URL
간만에...반갑네요!^^

sslmo 2016-03-03 13:56   좋아요 1 | URL
네, 저도요~^^
근데 매일 애정을 가득 담은 상하이 애니팡 하트를 보내주셔서,
되게 친근하게 느껴지는거 있져~^^

[그장소] 2016-03-03 22:42   좋아요 0 | URL
상하이 꽤 진도 많이 나가셨던데요?
전 선배랑 이웃님이 하시는데 가끔 하트만 날려줘요. 요즘은 프렌즈팝 하고요.
상하이 ㅡ마작 같은 건 옛날에 좀 좋아했는데..
상하이건 좀 너무 쉽다고해야하나..
확실히 웹 하고는 차이가 있어요.
그래도 시간 멍하니 보낼때 ㅡ좋죠.
하트필요하시면 아무때고 보내달라하세요.
ㅎㅎㅎ제 이웃님들은 아..너 살아있구나..하는걸 그 하트로 알아요.
응답하라 ㅡ하트 ㅡ같은 거죠.
살아있으니..응답도 하는거라고..들..

sslmo 2016-03-04 14:23   좋아요 1 | URL
저는 애니팡2를 더 열심히 한다지요.
나머지는 하트를 얻기 위하여~^^

[그장소] 2016-03-04 19:23   좋아요 0 | URL
저도 애니팡2 ㅡ 했었는데. .역시 그 하트를 원하는분들이 갈아타시면 저도 갈아타게 되요..^^ 왜 ㅡ하트는 저보단 원하는분들이 많아서...애니팡 ㅡ하트보내드릴게요.ㅎㅎ

단발머리 2016-02-22 21:42   좋아요 0 | URL
반가운 양철나무꾸님 페이퍼에 반가운 강신주님이...^^ 원래부터 반응이 극과 극인데 요즘에는 싫어하시는 분들도 속속들이 보여요. 저는 아직도 강신주님 좋아하는데 근래에 읽고 있는 <삼십금 쌍담>은 진짜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요 위에 신간은...
사야겠죠? ㅎㅎㅎ

sslmo 2016-03-03 13:57   좋아요 0 | URL
저는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 읽으면서...너무 좋아져 다시 애정하려구요.
근데, 딸랑 두권, 나머지는 언제 나오냐고요~~~~~ㅠ.ㅠ

2016-02-24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03-03 13:58   좋아요 0 | URL
진짜 만능엔터테이너&에너자이저세요~^^
부럽~^^

2016-02-26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03-03 13:59   좋아요 1 | URL
내 글씨 아니라고 했죠?@@
 
이기적 논어 읽기 - 현대 심리학의 눈으로 본 논어
김명근 지음 / 개마고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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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임종수 님의 논어쓰기 이후 전작 읽기라는 못된 습관의 연장선 상이기도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많고 많은 책들 가운데 읽을만한 책이 없다는 시큰둥함 때문이기도 하였다.

집이고 직장이고 적당한 빈 공간이 생기기가 무섭게 책들이 이렇게 저렇게 엮여 탑을 쌓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읽을만한 책이 없다고 툴툴거리게 되는 것은,

문득 여지껏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지 않다는 시간의 유한성을 깨달았기 때문이고,

그러다 보니 책만 읽다 죽는다고 해도 내가 가진 책의 10퍼센트를 다 못 읽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골라 읽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고전이라고 하는 것들에 주목하게 되었다.

 

하지만 고전 읽기도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호기로운 시도와는 다르게 금세 밑천이 바닥나 버렸다.

책을 읽다가 궁금한게 생겨도 물어볼 곳이 마땅치가 않았으며,

해석을 잘못하거나 논리의 미궁으로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해 버벅거리면서도 깨닫지 못했었다.

 

동양 고전을 공부하려는 시도는 좀 되었다.

그때마다 저자를 달리하여 여러 종류의 논어를 시도하였었지만 흐지부지해지곤 했었는데, 그 이유가 해석이 맞는다는 확신이 들지 않아서 였다.

 

저자들의 이름을 달리할때마다 저자 나름의 해석본이 탄생하곤 했었는데,

과연 이 해석본들이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살았던 시대의 '논어'의 그 원뜻에 가까운지 하는 의문이 생겼었다.

만약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살았던 시대의 '논어'의 원뜻을 헤아리는데 실패했다면,

차선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게 오늘날에 맞게 적용시키는 것이라는 나의 견해와는 다르게,

저자들은 자신의 주체적인 가치관이란 없는 사람들마냥 '어느 스승님 문하에서 사사받았는지'만을 크게 얘기하고 있었는데,

그건 스승님의 명성의 크기이지 자신이 이룬 학문적인 성과라고 할 수 없어서 아쉬웠던 차에,

이 책 '이기적 논어 읽기'를 발견하였다.

 

김명근의 가치관이 확고하게 서려 있었던 이 책은,

유명인사나 학자들의 명성을 답습하지 않았다는 면에서는 신선하고 좋았지만,

책을 읽는 내가  '독자로서' 명확한 가치관과 주체성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오독으로 인한 편견이나 선입견의 늪에 빠져 버릴 수 있는 다소 위험한 책이었다.

 

그걸 책 머리에서 이렇게 밝히면서 시작한다.

  흔히 논어를 도덕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서 더 흥미를 느낀다. 동양이나 서양에서 도덕은 욕망을 조절하는, 더 정확하게는 욕망을 억누르는 기준으로 작용해왔다. 그런 억제가 있어야 욕망이 조절된다고 봤다. 하지만 현대 심리학의 설명은 다르다. 욕망을 억지로 누르면 그림자니 뭐니 하는 복잡한 괴물이 되어 나타나게 된다는 결론이다. 공자가 말하는 도덕이라는 것이 과연 욕망의 억제를 말하는 것이었을까? 셋 중 하나는 거짓이다.ㆍㆍㆍㆍㆍㆍ나는 공자가 말하는 도덕이 욕망의 억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쪽에 걸겠다. 기존 유학의 논어 해석을 믿지 않겠다는 것이다.(8쪽)

기존 유학은 논어를 '욕망을 다스려 군자에 이르는 법'을 담은 책으로 봤다.

그렇다고 나이 칠십에 이르니 욕망대로 살아도 도덕적인 삶에서 어긋나지 않더라는 공자의 삶을 놓고,

기존 유학의 논어 해석은 틀린 것이라고 하는 김명근의 견해에 공감한다고도 하지 못하겠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이기적'으로 욕망대로 산다고 해서 그것이 꼭 도덕적인 삶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아닐 수 있으며,

공자처럼 성인이 아니어도 나이 70이 지나면서부터는 어찌 살아도 도덕적이거나 자연의 그것에 점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殺佛殺祖,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는 말이 있다.

정확한 뜻을 헤아릴 깜냥은 아니지만,

내 안에 있는 부처나 조사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죽이고, 있는 그대로의 부처와 조사를 받아들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마찬가지로 이기적으로 논어를 읽겠다는 것 또한 내 안에 있는 논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논어가 읽히고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대로 논어를 읽어야 한다는 의미로 나름 받아들였다.

 

그런 의미에서 김명근의 그것들이,

때론 확고한 가치관으로 읽히기도 했지만,

때론 또 다른 편견과 선입견을 낳을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다.

 

다른 해석본과 큰 차이가 없는 듯 보이는 '이인,12장'을 언급하며,

"(모든 일을) 이로움에 의지해 행하다 보면 원망을 많이 하게 된다." 이게 바른 해석이다.(39쪽)

이라고 하는가 하면,

보통은 이 문장을 어짊仁을 제대로 이루는 것이 그토록 힘들다는 쪽에 초점을 맞춰서 해석한다. 물론 그 뜻도 옳다. 하지만 어짊이라는 하나의 잣대로 모든 것을 재지 않는 공자의 태도 역시 주목할 가치가 있다. ㆍㆍㆍㆍㆍㆍ비슷한 문장이 또 있다.ㆍㆍㆍㆍㆍㆍ'명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는 '벼슬을 하지 않았다'로 보는 해석이 옳을 것이다.(90~91쪽)

이 문장에서 선진과 후진에 대한 해석은 구구하다.(108쪽)

궐闕은 '줄이고'로 해석하는 편이 옳다.(125쪽)

정도는 평범한 축에 속한다.

 

'이인,1장'을

어짊에 처함이 아름다음을 이루니 어짊에 처하지 않으면 어찌 지혜를 얻겠는가.

子曰 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이인里仁의 이里는 '마을'이라는 명사가 아니라 '처한다'라는 동사다. 하지만 주석을 보면 이里를 '마을'이라는 명사로 취급하는 경우가 더 많다. "마을이 어진 것이 아름다우니, 어진 곳에 처하는 것을 택하지 않으면 어찌 지혜를 얻으리오"로 해석하거나, 혹은 "어진 마을에 살지 않으면 어찌 지혜롭다 하리오(지혜롭다는 평을 얻으리오)"로 해석한다. 어짊은 무언가 감성적인 것이고, 지혜는 이성적인 것이니 안 맞는 느낌이 있어서 그렇게 해석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발달심리학 ㆍ인지심리학 등의 연구 결과는 감성과 이성이 물밑 거래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277쪽)

정도가 되면 오독의 냄새가 풍기는 것이 편견이나 선입견 따위의...좀 위태로운 느낌이 드는데,

개인적으로 리링의 '집잃은 개'의 해석에 한표를 던지겠다.

 

'공자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어짊이나 도를 닦는 것에 대해서도, 이를 절대적인 하나의 잣대로 들이밀지는 않는다. 어짊은 아직 못 이루었어도 자신의 제자요, 나름 능력이 있고, 각자 모자라는 구석도 있으나 다 취할 장점이 있다. 도에 아무리 가까이 가도 배를 곯는 것은 여전히 안타깝다. 이런 것이 여러 잣대를 동시에 인정하는 태도다.(92쪽)' 라는 김명근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공자가 멋진 것은 나이 70에 이르러 자신의 ego가 고착될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강요하거나 자신만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가치관과 고집을 혼동하게 되면 괴팍하거나 고집불통이라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가치관을 확립한다고 하다가,

자신이 만든 가치관의 틀에 갇혀 허우적거리지 말고,

마음과 귀를 열고 생각은 유연하게 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함이 없도록 하여야 겠다.

 

논어를 끝까지 다 읽지 않은 사람도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는 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예전엔 이 말의 의미를 잘 몰랐었는데, 이젠 이 말이 단지 학문의 즐거움만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걸 알겠다.

한창 학교를 다니면서는 배우고 때로 익히는 즐거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선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한다.

어려운 말로 하면 時習이겠고,

바꿔 말하면, 마음을 열고 배우고 익히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겠다.

뭐 거창한 것은 아니고, 고착되지 않은 유연한 사고정도 되겠다.

내가 유연하고 말랑말랑해야만, 상대방과의 공감과 소통이 가능할테니까 말이다.

 

혹자들은 이 時習을 두고, 배움에도 적절한 때가 있다고 한다지만,

나도 김명근처럼 꾸준한 반복 학습 으로 해석하고 싶다.

 

이 책은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김명근 나름의 독자적인 해석이라는 면에서 신선하고 좋았지만,

책을 읽는 내가 '독자로서' 명확한 가치관과 주체성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오독으로 인한 편견이나 선입견의 늪에 빠져 버릴 수 있는 다소 위험한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고전이고 신간이고, 를 떠나서 책이란 깊이나 넢이 어느 한방향으로만 흐르면 안되는가 보다.

살 날은 얼마 안 남은 듯 한데, 갈 길이 먼 믓하여 자꾸 분주해진다~--;

 

 

(고칠 곳)

뚜렷이 담고 싶은 인물이=>닮고 싶은(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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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8 0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2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2-20 21:24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주말이 되었어요. 한주 바쁘게 보내셨을텐데,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참, 제 서재에서 요즘 퀴즈 있어요. 시간되실 때 놀러오세요.^^

sslmo 2016-02-22 18:03   좋아요 1 | URL
네, 마실 가보겠어요~^^

2016-02-26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논어쓰기 고전쓰기 시리즈 1
임종수 엮음 / 문사철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사실 그렇고 그런 논어를 생각했고, 그렇고 그런 필사노트를 생각했었던 내게,

'이태준의 필묵'의 한구절을 인용하면서 시작하는 엮은이의 말은 신선했다.

 

 

書如其人 字如其人이라는 말을 몰랐던 소싯적부터,

남편의 연습장 글씨를 보고 반해 쫒아다녔을 정도로,

'글씨란 그 사람과 같다'는 내 연애사의 중심이 되는 가치관이지만,

이리저리 치이고 바쁘게 살다보니,

남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글씨를 쓸 일이 별로 없어졌고,

쓰더라도 갈겨쓰거나 흘려쓰다보니 쓴 사람도 읽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급기야 벌어졌고,

그러니 어쩌다 쓰는 글씨라곤 신분 확인용의 '서명'이 고작이었다.

 

나이가 들고 세월은 비껴갈 수 없다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오래 보고 있으면 잔상이 오래 남고 눈이 피로해지더니,

급기야 그 좋아하는 책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을 수 없게 되었다.

먹고 살려니까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아예 안 쳐다볼 수 없고,

내가 좋아서 읽는 책이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는데,

개인적인 느낌인지 몰라도

허연 형광 종이보다는 재생지를 사용한 책이,

작고 다닥다닥 붙은 글씨보다는 한글서체나 손글씨가,

많이 봐도 괜찮은 것이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

어찌 보면 독서 생활의 위기라고 할 수 있을텐데, 독서 생활의 전환기라고 생각을 바꾸니까 견딜만 했다.

단지 눈으로만 읽는다고 생각하면 독서활동이 위축될 수 있을텐데,

정민의 '책벌레와 메모광'을 빌리지 않더라도,

온몸과 마음, 거기다가 머리로 통과하면서 읽는다고 발상을 전환시키니 얼마든지 다양하고 광범위해질 수 있었다.

 

나이를 먹고 시력이 약해지면서 내 몸 하나 하나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는데,

이른바 과한 부분으로 모자란 부분을 채우는, 심신의 온 감각기관을 적절하게 열고 협력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 있음을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심신의 온 감각기관을 열고 공감각적으로 협력하는 독서를 하기 가장 적합한 것들이 동양고전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이렇게 저렇게 띄엄띄엄 접했던 책들이지만, 난 전혀 이해불가였었던 책들.

그런 책들을 선조들은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두루 섭렵할 수 있었을까?

암튼,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려고 마음 먹었던 차여서 이 책이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책은 이런 모양새를 갖추었다.

왼쪽에 한자가 단정하게 앉아 있고 밑에 독음이 있고,

그 밑에 빨간 글씨로 작게 해석이 되어 있는데, 요즘 방식을 따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고전이란 죽간에 적힌 몇 단어로 압축된 문장이 고작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석이 있는게 아니라,

가치관이나 견해에 따라, 각자 나름대로 해석하면 그만이다.

죽간에 적힌 몇 단어로 압축된 문장은 그래서 선문답 형태를 띄는 것이고,

그걸 이 사람은 이렇게 저 사람은 저렇게 각자의 가치관에 맞게 해석을 하면서 위로를 받고,

죄사함을 받는, 일종의 면죄부가 아닐까 싶다.

난 고전이 그렇게 짧은 문구로 이루어진 이유이고,

오늘날 고전이 필요한 이유이고 고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암튼,

손으로 베껴 써가며 읽는 이 방법이 좋은 것은,

눈으로 읽고, 입으로 외고, 손으로 베껴쓰고, 머리로 기억하고, 마음에 담아놓는,

읽기가 곧 행함으로 이어지는 심신의 온 감각기관을 열고 공감각적으로 협력하는 독서이기 때문이다.

 

난 책의 모양새가 두껍고 옆에 노트하기에 불편한 것도 있지만,

내가 감히 범접하기도 아까워서 노트를 따로 준비하였다.

책의 제본 방식이 필사하기에 불편하다는 것 외엔, 역자의 노고와 내공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책 뒤에 실린 이 분야의 '내로라'하는 학자들의 참고 문헌을 보고 역자 프로필을 다시 보기 전까지는,

이 책의 파격이 낯설었던게 사실이다.

모든 학계가 다 그렇겠지만,

고전, 이 분야는 특히 파격을 파행처럼 취급하고 내치는 곳이 아니던가 말이다~--;

 

세상은 바뀌고 있고,

자연스레 그렇게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면,

앞장 서서 걷는 사람의 그것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대접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견해이다.

옛날식으로 음차하여 오늘날의 입장에선 어색하기만한 현토가 맘에 안 들었었는데 이 책에서는 현토를 볼 수 없어서 좋았고, 해석의 다양함을 인정하지 않는 편협함이 싫었는데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것이 좋았다.

그동안의 책에선 고어 투의 투박한 문체를 그대로 사용했었는데 이 책에선 요즘 일상용어로 고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물론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이겠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책들이 비교의 방법으로 '이중 부정'은 '강한 긍정'인 한자어 특유의 해석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비교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 책은 비교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기능인 나열과 열거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게 아닐까 싶다.

나열과 열거를 통해...장점을 부추기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힘을 얻고 위안을 받으니까 말이다.

공자는 양화(陽貨)에서,

시는 마음을 일으킬 수 있고,

ㆍㆍㆍㆍㆍㆍ 

사람들과 어울리게 할 수 있고,

ㆍㆍㆍㆍㆍㆍ

시를 배우면 날짐승과 길짐승, 풀과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한다고 하였다.

나는 그러니 이러구러...시는 고사하고 논어나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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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2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02-05 09:04   좋아요 0 | URL
Let`s cheer up~!

마녀고양이 2016-02-02 21:42   좋아요 0 | URL
글씨 이쁘다, 이뻐~ 자기만큼.

sslmo 2016-02-05 09:05   좋아요 0 | URL
헤헤~, 내가 내 미모로움을 아는지라 급 겸손 모드로~--;
칭찬 맞지~???

paviana 2016-02-04 12:10   좋아요 0 | URL
이 책 관심있어서 보관함에 넣어놓았는데, 미리보기가 없어서 너무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몇가지 질문이 있는데 논어 전문이 다 있는거지요? 간혹 좋은 구절만 편집한 책들이 있어서요.
그리고 책에 직접 필사하기 많이 불편할까요? 저는 노트 따로 둘 정도로 꼼꼼한 성격이 아니라서...ㅠㅠ
제가 <배우고 익히는 논어> 이책과 어떤게 나을까 비교중이라서요.

sslmo 2016-02-05 09:19   좋아요 0 | URL
네, 고주, 신주까지 들어가면 좀 난해해지지만요.
책에 직접 필사하기 많이 불편하지 않습니다만 하드커버 장정이라 부피감은 좀 있습니다.


성백효 님 책은 제가 보지 않아서 뭐라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군더더기 없는 번역`이라고 되어 있던데,
전 현토를 하나의 `군더더기`라고 보는 입장이라서~--;

paviana 2016-02-05 15:39   좋아요 0 | URL
하드커버군요. 새로운 사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설명절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6-02-12 18:14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sslmo 2016-02-17 17:08   좋아요 1 | URL
금욜날 댓글을 주셨는데, 벌써 수욜이네요~^^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인가요?
좋은 저녁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예전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책 한권이 좋으면 그 작가의 전작주의자가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작가가 소개하는 책은 일단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이고 보았다.

그러다보니 불후의 명작이나 고전 반열에 오른 책들은 출판사나 역자만을 달리하여 중복되는 것도 생겨났고, 

급기야 고미숙의 '윤선도평전'같은 경우는 중복 구입하고 친구가 보내주고 하여, 세권이나 됐다.

덕분인지 때문인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책들을 모아 나란히 꽂던 우리 아들('어부사시사'라는 시조 제목만을 기억하는 이과 출신)로 하여금

4부가 어디있냐고 묻는 황당 시츄에이션을 연출하게 만든 모자란 엄마가 되기도 했었다.

 

책을 머리 속에 집어넣었을 때 지식이고 감동을 마음에 담았을때 양식이지,

그냥 쌓아놓았을때는 종이조각이고 쓰레기더미일 뿐이라는걸 알면서도,

책을 읽는 속도가 예전만 못하다.

 

책을 읽어내는 속도가 책을 들이는 속도에 한참을 못 미치는걸 깨달은 순간,

아니 그전부터 삶을 홀쭉하게 만들기 위하여 내린 처방은 '세 권 버리고 한 권 들이기'인데,

이쯤 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도 읽을만한 책들이 그리 많지않다.

 

예전 전작주의자 시절 읽었던 '한정원의 '지식인의 서재'가 좋아서 구입해 두었던 '명사들의 문장강화'를 읽었다.

책을 읽는 속도가 예전만 못한 것은,

장르 불문하고 수중에 넣으려고 했었고 막무가내로 읽으려고 했었던 예전과는 달리,

책과 책 사이의 여운을 즐기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은 그것이 허기든 허영이든 무엇인가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사명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데,

채 시동이 걸리기도 전에 집어던져서는 가슴이 뻐근해져오는 충만감은 느껴지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리하여 내가 명사를 꿈꾸는 것도 아니고, 문장 강화의 절실함을 느끼는 것도 아니면서,

그들은 어떤 문장 강화 과정을 거쳤고, 어떤 책읽기를 택했는지를 엿보고 싶었나 보다.

한 친구는 500쪽 이상의 두꺼운 책이 내용이 부실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던데,

만약 두꺼운데도 불구하고 '별로'이면 베어넘겨진 나무에 대한 미안함까지 끌어 안아야 하니 그건 위험천만이다.

 

 

 

 

 

 

 

 

 

 

 명사들의 문장강화
 한정원 지음 / 나무의철학 /

 2014년 11월

 

 

"누구나 다 명품을 갖고 싶어 한다. 평생 죽을 때까지 누구라도 명품을 다 갖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명품이 되면 내가 가진 것이 다 명품이 된다."(141쪽)

소설가 김홍신이 한말이다.

이런 마인드로 쓰여진 글이라면 명품일 수밖에 없고, 제대로 읽기만한다면 나도 명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ㅋ~.

그러면서,

  글도 사람과 같이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은 뜻을 머금고 풍부해지며 깊어진다. 글쓴이의 관심사에 따라, 또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글의 향기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글을 쓰는 사람과 그의 글이 세월과 함께 여물어가는 셈이다.(173쪽)

라고 하는데, 그래서인가 나도 이제 나이 지긋한 글들이 좋고,

나보다 젊은 사람이 썼다면 적어도 어느 정도의 세월은 견디어 검증은 거쳤으면 좋겠다.

책 속의 많은 사람들이 

'삼국지 위지'를 인용하여 "독서백편 의자통(讀書百遍義自通)"이라고 하여,

'글을 100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통한다', '어려운 글도 많이 읽으면 그 뜻을 깨우치게 된다'고 하였으며,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두보를 인용하여 "독서파만권 하필여유신 (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 '책 1만 권을 읽으면, 신들린 듯이 글을 쓸 수 있다'고 하였다.

글을 100번 읽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고, 그리하여 문리가 트이지 않고 배길 수 없겠지만,

두보 시대 책 만드는 기준으로 책을 만권씩이나 구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두보 시대 독서법으로 만권을 다 읽어낸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그 시대에 책 만권을 읽어낸 사람이라면,

두보의 예언이 아니더라도,

신들린 듯 글만 쓸 수 있는게 아니라,

(이미 신의 경지에 이르러) 무엇이든지 쉽게 뚝딱 아닐까?

 

암튼,

그동안 들인 책들을 읽느라고,

한동안 알라딘 서점에 책 주문을 미뤘었다.

그러면서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그런 책들이 없다고 자위를 하곤 했었는데,

그런 나의 의지를 한꺼번에 꺾는 책이 나와주셨다.

게다가 그 책은 서재이웃 玄님의 책이다.

(충동)구매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논어쓰기
 임종수 엮음 / 문사철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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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01-20 16:39   좋아요 1 | URL
오늘 새벽 제 고민과 살짝 비슷하신데요. 이 많은 책들을 다 언제 읽는가 하는 고민이 점점 더 심해져요. 예전만큼 진도가 안 나가서 울상까지~_~...책에 더 집중하자 싶어 북플 활동을 좀 뜸하게 했는데, 그러다보니 이웃과 인사가 뜸하게 되어서 오늘은 양철나무꾼님께 명품 인사를! 하려다 실패ㅎ;; 이왕 쓰는 거 댓글도 명품으로 쓰고 싶은데 자꾸 개그로 흐르는; 개그라도 되면 다행이고;;

해피북 2016-01-21 01:23   좋아요 1 | URL
저두 agalma님 댓글에 공감해요. 나름 북플에 딜레마같다는 ㅎㅎ 책을 읽자고 북플을 멀리하면 이웃님들께 미안해지고,그렇다고 북플활동을 열심히 하자니 독서와 멀어져버리는 현실이 말이죠. 저는 아까 11시 조금 넘어서 들어와서 지금까지 열심히 읽고 있는데 둘다 포기할 수 없다는게 문제 같아요 흐흐^~^

sslmo 2016-02-02 17:33   좋아요 0 | URL
Agalma님, 해피북 님, 댓글이 많이 늦었네요.
제가 재작년에도 이 문제로 고민을 한동안 했었다죠.
서재에 글을 올리는 것과 마실 다니는 것, 어느 쪽에 집중을 하는게 좋을까 하여 한동안 망설였었어요.
그런데, 결론은 제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하기로요.
ㅋㅋㅋ~.

명품 개그에 실패하셨고 썰렁개그였고,
명품 댓글였습니다여~^^

2016-01-20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02-02 17:43   좋아요 1 | URL
한때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잡식성 정도가 아니라, 완전 오지랖이다 못해...
글씨가 적힌 것이면 붕어빵 봉지도 들춰볼 정도로 활자중독증이 심했었는데,
나이가 한살 한살 먹다보니까...살 날이 얼마 없다하는 깨달음으로 이어지다보니까,
제가 사들인 책도 다 못 읽고 죽겠다 싶은 거예요~--;
물론 그 저변엔 예전같지 못한 시력도 한몫하고 말이죠, ㅋㅋㅋ~.

서니데이 2016-01-20 17:41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오늘도 참 많이 추워요.
따뜻하고 맛있는 저녁 드세요.^^

sslmo 2016-02-02 17:44   좋아요 1 | URL
며칠 따뜻해서 강가로 목욕하러 나갈랬더니~,
우쒸~, 다시 추워져요~(,.)
님도 감기 조심하셔야 해욧~!

cyrus 2016-01-20 19:46   좋아요 0 | URL
독서파만권 하필여유신은 이제 옛말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망할 도서정가제! ㅎㅎㅎ

sslmo 2016-02-02 17:45   좋아요 0 | URL
cyrus님, 망할 도서정가제 하실 때가 좋을 때입니다.
좀만 지나면, 망할 저질 체력하게 되실 테니까요~ㅅ!

만병통치약 2016-01-20 20:56   좋아요 0 | URL
문장강화는 고사하고 글 쓴 다음에 한 번 읽고 퇴고나 수정이라도 하면 훨씬 나아질텐데 귀찮아서 막 올려요 ㅋㅋ

sslmo 2016-02-02 17:47   좋아요 0 | URL
저에게는 이몽룡과 같은 습관이 있는데,
저도 장원급제한 글솜씨인줄 알고 일필휘지로 글을 쓰고 웬만해선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만병통치약님이 저랑, 이몽룡이랑 같은 급이시라구요?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2016-01-21 00:09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이렇게 뵙는군요! 알라딘 서재 두해만에 들어와 인사드려요...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역시 변함없이 방대한 독서와 글쓰기... 선생님 방에 들어오니 독서욕이 자극됩니다. 아, 그리고 {논어쓰기}를 소개해주셨군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출판사 사장님과 디자이너 두분 선생님,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님이 많은 땀과 공을 들이셨어요. 함께 작업하는동안 좋은 책을 만들려는 예술혼과 장인정신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원문을 확인하고, 기존 번역을 두루 참고하며 여러 차례 다듬는데 미력을 보태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논어} 고유의 한자발음을 확인 교정했는데, 애정이 많이 가는 필사책입니다. 추운데 건강하시고요, 이후로 소식 전하고 저도 자주 들르겠습니다.^^

sslmo 2016-02-02 17:49   좋아요 0 | URL
이렇게 좋은 책을 내 주시다니,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죠.
1권이니 시리즈가 계속되는 거겠죠?
건필을 기원하겠습니다~^^

2016-01-29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2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2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2 21:42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요... 자상한 소개와 품평... 힘이 납니다. 저도 그간 논어해설을 조금씩 써오고 있었는데,이제 {논어쓰기}에 원문도 쓰고 떠오르는 단상을 적바림하고 있네요^^ / 공책에 쓰신 글씨가 참으로 단아해보입니다. 그대로 {논어쓰기}에 필사하셔도 좋겠어요^^ (저는 쓰고나서 바로 아래 메모를 적고 있네요) 그리고 필사시리즈는 계속 간격을 두고 나오는데, 8월 전에 {노자쓰기}가 나올 예정이네요. 사장님과 의논했고, 곧 작업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다시 책으로 뵙게 되어 기쁘고 반갑습니다^^

2016-02-26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6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효재의 살림풍류 - 서울과 시골을 오가는 유쾌한 이중생활
이효재 지음 / 스타일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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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럽고 풍치가 있는 일. 또는 그렇게 노는 일''풍류'라고 한단다.

 

요즘 세상에 '제대로' 된 속도를 갖는다는 것이 가능할가?

'풍류'만 하더라도 그렇다. 

나처럼 움직이는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엉'덩이가 '뚱'뚱한 '엉.뚱.족'에게는,

빠른 속도로 변하는 상황이 적응이 안되어 그마저 경박하다며 툴툴대는 것일 뿐이고,

모든 일을 시간과 노동량에 비례하여 효율성이라는 수치로 환산하려 들고,

'바빠' 또는 '빨리'라는 말을 추임새처럼 입에 달고 사는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는,

'멋스럽고 풍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잉여이고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그런 일들이 풍류가 아닐까 싶다.

 

난 일을 야무지게 잘 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꼼꼼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마음은 안달루시아를 넘나들어서 일의 효율성은  빵점이었다.

 

사람들이 놀부를 보고 부자이고 욕심쟁이여서 나쁘다고 하는데,

놀부가 나쁜 것은 부자이고 욕심쟁이인게 아니라,

자신이 아는 것을 동생에게 알려줘서, 나누고 함께 하면 배가 되는 걸 몰랐다는 것이다.

 

나는 고인들의 살신성인 덕분에, 어렴풋이 개념을 장착할 수 있게 되었고,

추억이고 물건이고 그러모으고 집착할 줄만 알던 것을 버리고 나눌 수도 있게 되었다.

이제는 내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을 갖게 되었고, 적당한 속도에 맞춰 리듬까지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바라보니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인다.

 

그것들은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그런 것들이다.

명품처럼 고가는 아니지만,

재료비 따위를 값으로 매긴다면 푼돈 몇 푼일,

그렇다고 하여 쉽다거나 헤프다는 느낌이 아닌,

궁상맞거나 초라한 느낌도 아닌,

그런 것들 말이다.

 

장인이나 달인 따위의 거창한 수사는 일부러 사양하였지만,

정갈한 밑밭찬 몇 개에 보글보글 끓인 찌개로 힘을 준 소박하고 담백한 밥상이라던가,

머리쪽으로 호청을 더하여 빳빳하게 풀먹인 이불을 내놓으며 '에헴~,이쯤은 보통이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니의 책을 매번 사들이기는 했었지만, 매력이 뭔지 꼬집어 얘기하지는 못했었다.

어찌보면 유난스러워 보인다 싶었었다.

분과 초를 다투어 변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할 일이 없어 누리는 호사처럼 보인 적도 있었다.

 

153쪽에서 영국여왕을 예로 들면서 '격'이라고 하는데,

아, 이렇게 멋질 수가 없는 거다.

'돋보기집을 얘기하며 나이가 든다는 건 허릿살이 생기고 팔뚝이 두꺼워지고 계단 올라갈 때 아고고 소리를 내는 것'이지만,

마음이 너그러워지니 다 괜찮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나이를 한살한살 먹어보니 알겠다.

'응.팔'의 정팔이 엄마 라미란 여사님~!

갱년기라고 기나긴 밤을 불꺼진 거실에서 정물처럼 우두커니 앉아 계시지 마시고,

효재 언니나 처처럼 살림 풍류를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난 효재언냐나 라미란 여사님 나이가 될려면 아직은 멀었는데,

풍류의 도는 벌써 터득한 것 같다는...아흑~--;

 

이 책에서 효재언니가 전해주는 반짝거리는 꿀팁 하나.

아마추어가 손으로 만드는 살림은 자칫 궁상맞아 보일 수 있으니 경계를 잘 지켜야 한단다.

 

나도 그래서 매번 남편과 아들의 자문과 검증을 거치는데, 이 단계가 완전 시련이다.

내가 손으로 꼬물거리는걸 '궁상맞아 보인다'는 단지 그 이유만으로 완전 싫어하는 바람에 한번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내가  '응.팔.'의 라미란 여사님의 나이가 되어,

불꺼진 거실에서 눈물과 한숨으로 밤을 지새워야,

그걸로 부족해서 남편과 아들을 괴롭히고 들볶아봐야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인가?

에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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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17 15:51   좋아요 1 | URL
불편함을 감수하는 품격! 멋지네요.
저도 효재님 살림솜씨 보면서 부럽기는 했지만 뭘 또 그렇게까지 싶기도 했는데... 저 말로 모든게 이해됩니다^^

sslmo 2016-01-20 15:59   좋아요 0 | URL
그쵸~?^^
영국 여왕의 품격이라는데 뭔들 이해못하겠어요?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16-01-17 18:26   좋아요 1 | URL
손으로 꼬물거리는 걸 즐기시는 양철님, 더구나 그 솜씨도 인정합니다.
모자가 너무 예뻐요. 방울이랑 그 아래 것이랑 다요.
젊었던 엄마도 뜨개질을 참 잘하셔서 모자며 머플러며 속바지에 스웨터, 조끼 등등
엄청 잘 뜨셨지요. 저도 거들고. 실 풀기도 같이 하고.
효재언니가 말한 경계 지키기는 저처럼 손으로 뭘 만들 생각일랑 안 하는 주부에겐 해당 없겠죠? ^^

sslmo 2016-01-20 16:02   좋아요 2 | URL
님이 못하는게 있으시다는게 이해가 잘 안가려고 해요.
생각을 안 해 보셔서 그런 것이지,
아마 만드시면 그동안 어머니 어깨 너머로 봐온게 있어서 뚝딱일거에요~^^

서니데이 2016-01-17 19:53   좋아요 1 | URL
양철나무꾼님, 바느질만 잘 하시는 줄 알았는데, 손뜨개도 상당히 잘 하시는군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쓰면 ˝금손˝이신데요.^^
양철나무꾼님, 좋은 일요일 저녁시간 되세요.^^

sslmo 2016-01-20 16:04   좋아요 1 | URL
제가 이 유행하는 말의 의미는 잘 모르고~--;
사주팔자에 금이 한가득한건 아는데...ㅋ~.
옛날 사람들로 치면 별로 좋은거 아니라서 누설하지 말라는데,
모 어때요?
그쵸?
금손이라는데...ㅋ~.